주문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인정사실
원고는 2017. 6. 19. 피고에 입사하여 인사업무를 담당하고 있었다. 원고와 피고 사이의 2018. 9. 1.자 근로계약서에 의하면 원고의 근로조건에 관하여 '① 직종: 인사, ② 근로장소: 본사 및 지점'이라고 기재되어 있었다.
피고는 2020. 7. 1. 당시 인재개발부 소속 인재개발팀에 있던 원고를 총무문화부 소속 건설총무팀으로 전직 조치하였다가, 2020. 7. 13. 체크개선혁신팀으로 다시 전직조치하였다(이하 '이 사건 전직 처분'이라고 한다).
원고는 2020. 9. 25. 서울지방고용노동청서울남부지청에 이 사건 전직 처분을 '직장 내 괴롭힘'으로 신고하였다. 이에 서울지방고용노동청서울남부지청은 2020. 12. 28. 원고의 근로계약서상 업무가 인사 직종으로 명시되어 있고, 입사 후 3년 이상 인사업무만 수행한 점, 피고의 전 직원이 약 150여 명으로 직원 별로 업무가 특정되어 수행되었던 점, 원고가 권고사직에 불응하였다는 이유만으로 2020. 7. 13. 인사업무와 무관한 체크개선혁신팀으로 전직조치한 점, 그 과정에서 원고의 사전협의나 동의를 받은 사실이 없는 점을 고려하면, 피고의 2020. 7. 13.자 전직처분은 직장내 괴롭힘에 해당하므로 재발방지대책을 작성하여 2021. 1. 14.까지 보고하도록 피고에게 '직장 내 괴롭힘 신고에 따른 개선지도'를 송부하였다.
피고는 2020. 12. 29. 서울지방고용노동청서울남부지청의 '직장 내 괴롭힘 신고에 따른 개선지도'에 대하여 다음과 같은 내용의 개선계획서를 제출하였다.
한편 피고는 2020. 12. 22. 원고가 다른 임직원들에 관한 인사(근태)자료를 임의로 수정하였다는 이유로 징계인사위원회를 열어 정직 1월의 징계를 의결하고, 2020.12. 28. 원고에게 그 결과를 통보하였다(이하 '이 사건 정직 처분'이라고 한다).
피고는 2021. 1. 29. 정직기간 만료일까지 원고에 대한 복직명령이 없었다는 사유<1>를 들어 원고를 퇴사 처리하였다(이하 '이 사건 해고 처분'이라고 한다).
원고는 2021. 2. 17. 서울지방노동위원회 C로 이 사건 정직 및 해고 처분에 대한 구제신청을 하였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21. 4. 14. '이 사건 정직 및 해고 처분이 모두 부당한 처분임을 인정하고, 이 사건 정직 처분을 취소하며, 피고로 하여금 원고를 원직에 복직시키고, 정직기간 및 해고기간에 정상적으로 근로하였다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 상당액을 지급하라'는 내용의 구제 판정을 하였다.
피고는 중앙노동위원회 D로 이 사건 정직 처분에 대한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
앙노동위원회는 2021. 7. 22. 피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내용의 판정을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이 없는 사실, 갑 제3, 4, 5호증, 을 제3, 10호증(각 가지번호 있는 경우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관련 법리
일반적으로 사용자의 근로자에 대한 해고 등의 불이익처분이 정당하지 못하여 무효로 판단되는 경우에 그러한 사유만에 의하여 곧바로 그 해고 등의 불이익처분이 불법행위를 구성하게 된다고 할 수는 없다 할 것이나,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하여 징계해고 등을 할 만한 사유가 전혀 없는데도 오로지 근로자를 사업장에서 몰아내려는 의 도 하에 고의로 어떤 명목상의 해고사유 등을 내세워 징계라는 수단을 동원하여 해고등의 불이익처분을 한 경우나, 해고 등의 이유로 된 어느 사실이 취업규칙 등 소정의 징계사유에 해당되지 아니하거나 징계사유로 삼을 수 없는 것임이 객관적으로 명백하고, 또 조금만 주의를 기울였더라면 이와 같은 사정을 쉽게 알아볼 수 있는데도 그것을 이유로 징계해고 등의 불이익처분을 한 경우처럼, 사용자에게 부당해고 등에 대한 고의·과실이 인정되는 경우에 있어서는 불법행위가 성립되어 그에 따라 입게 된 근로자의 정신적 고통에 대하여도 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 할 것이다(대법원 1993. 10.12. 선고 92다43586 판결, 대법원 1996. 4. 23. 선고 95다6823 판결, 대법원 1999. 2.23. 선고 98다12157 판결, 대법원 2001. 6. 12. 선고 99다27880 판결 등 참조).
구체적인 판단
앞서 든 증거, 갑 제2, 8, 9, 10, 13호증, 을 제4, 5, 8, 9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종합하면, 사용자인 피고는 정당한 사유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원고를 사업장에서 몰아내려는 의도 하에 명목상의 사유를 내세워 징계라는 수단을 동원해 원고에게 전직, 정직, 해고 등 불이익처분을 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고, 이에 대한 피고의 고의·과실도 인정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이로 인한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는 '2020년 내부감사 중 원고가 채용업무를 진행하던 중 신규입사자들의 입사지원서 제출이 마감되었음에도 입사지원서의 내용을 임의로 수정하였던 사실을 확인하였고, 이에 대한 불이익조치로서 이 사건 전직처분을 하게 되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내부감사의 실시 기간은 2020. 8. 6.부터 2020. 9. 30.까지이므로, 이 사건 전직처분이 이루어진 2020. 7. 13.보다 이후이다. 따라서 피고가 주장하는 이 사건 전직처분의 사유는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서울지방고용노동청서울남부지청 또한 이 사건 전직처분은 사용자인 피고가 직장 내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의 우위를 이용하여 이루어진 것으로, 정당한 사유가 없어 업무상의 적정범위를 넘어서는 행위에 해당하며, 이로 인해 원고가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받았다고 볼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피고는 이 사건 전직처분에 앞서 원고에게 권고사직을 권유하기도 하였다.④ 피고가 주장하는 이 사건 정직처분에 대한 징계 사유는 원고가 다른 임직원들에 관한 인사(근태)자료를 임의로 수정하였다는 것이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이 사건 정직처분에 관한 징계인사위원회가 소집된 때부터 '직원들의 요청이나 인재개발부관리자의 지시에 따라 직원들의 근태기록을 수정하였을 뿐 임의로 근태 자료를 수정한 사실이 없다'고 일관되게 주장하여 왔다. 그럼에도 피고는 징계 과정에서 직원들이나 인재개발부 관리자들에게 원고의 주장에 대하여 전혀 사실 확인을 한 적이 없고, 원고에게 근태기록 수정을 요청한 직원들이 징계인사위원회에 회부된 바도 없다.
원고가 근태기록의 임의 수정으로 얻을 이익이 전혀 없고, 원고의 사내 메신저 대화 내용에 비추어 볼 때 원고가 당시 인재 개발부 관리자의 지시에 따라 근태자료를 수정하였을 뿐 임의로 수정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 점 등을 고려해 보면, 위 사유를 징계 사유로 삼을 수 없는 것임이 객관적으로 명백하고 또 피고가 조금만 주의를 기울였었다면 이와 같은 사정을 쉽게 알아볼 수 있는데도 정당한 사유 없이 이 사건 정직처분을 한 것으로 보인다.
피고는 서울지방노동위원회 심판 과정에서 이 사건 해고처분의 근거로 피고의 취업규칙 제61조 제5항 제5호를 주장하였다. 그러나 이 사건 해고처분의 전제가 되는 이 사건 정직처분이 부당함은 앞에서 본 바와 같다. 나아가 피고의 취업규칙 제61조 제5항 제5호의 경우 근로기준법의 해고제한 법리와 충돌하는 것으로 복직명령을 하지 않을 정당한 사유가 인정되지 않는 한 그 효력이 인정될 수 없다고 할 것인바, 피고는 서울지방노동위원회의 심판과정에서 "대표이사의 판단을 따랐다."라고만 할 뿐 원고에게 복직명령을 하지 않은 정당한 사유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피고는 이 사건 해고처분의 사유로서 '원고가 인재채용시스템 운영과 관련하여 피고의 공식적인 채용 사이트와 동일한 디자인의 별도 사이트를 운영하여 입사지원서 및 이력서를 받는다거나, 대표이사에게 일정기간 동안 인재채용시스템에 접수된 이력서를 노출시키지 않았다'는 점을 추가로 들고 있으나, 피고는 서울지방노동위원회및 중앙노동위원회의 심판절차에서 위와 같은 사유를 주장한 바 없고, 징계인사위원회 심의 안건에도 원고가 인사자료(근태)를 임의 수정하였다는 사유만이 명시되어 있는바, 피고가 주장하는 위 사유를 이 사건 해고처분의 사유로 인정하기는 어렵다.
또한 피고는 원고가 연봉계약서 상의 비밀유지의무를 위반하여 사내이사와 직원의 연봉 총액을 무단게시하는 등 해고의 정당한 사유가 있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원고와 피고 사이의 2022. 3. 1.자 연봉계약서(을 제9호증)에 '책정된 연봉을 타인에게 공표하거나 타인의 연봉에 대해서도 알려고 하지 않겠으며, 이를 위반하는 경우 어떠한 인사상의 불이익에 대해서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을 것을 서약한다'고 기재되어 있으나, 원고가 이를 위반하였음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
위자료의 액수
원고가 이 사건 전직, 정직 및 해고처분으로 정신적 고통을 입었음은 경험칙상 분명하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의 정신적 고통을 위자할 위자료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할 것인바, 앞서 본 제반 사정으로 알 수 있는 원고에게 발생한 정신적 고통의 정도, 이 사건 전직, 정직 및 해고처분에 이른 경위, 그 과정에서 나타난 실체적, 절차적 하자의 정도, 기타 제반 사정들을 종합하여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해야 할 위자료 액수를500만 원으로 정함이 상당하다.
피고는 원고가 2020. 10. 23.부터 2022. 1. 25.까지 요양기간 동안 적응장애로 인한 요양비와 진료비·약제비 명목으로 총 2,098,880원을 지급받았고, 피고에 복직한 이후 피고로부터 2021. 1. ~ 5.까지의 급여 및 명절상여금을 지급받아 원고의 재산적 손해가 전보되었으므로 원고의 정신적 손해는 회복되었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이러한 사정만으로 원고의 정신적 피해가 전부 회복되었다고 단정할 수 없으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소결론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위자료 500만 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해고 처분일로서 최종적인 불법행위가 이루어진 2021. 1. 29.부터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인 2023. 7. 26.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인용하여야 한다.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 하여 정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기각한다.
판사 김익환(재판장) 임수희 김춘수
각주1) 피고의 취업규칙 제61조 제5항 제5호 정직자로서 아래 각 호에 해당하는 자는 당연 퇴직된다. 1) 정직기간 만료일까지 복직명령을 받지 아니한 자 2) 복직명령을 받고서도 정당한 사유 없이 복직하지 아니한 자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