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원고는 F 주식회사(이하 '이 사건 회사'라 한다)의 G센터 기획진단팀 소속의 진단(감사)요원으로 근무하던 자이고, 피고 B은 노경(노무)담당 전무로, 피고 C는 노경담당 산하 노경기획팀의 팀장으로, 피고 D은 노경기획팀원으로 근무하던 자이며, 피고 E은 CFO 운영팀장으로 근무하던 자이다.
원고는 2021. 7. 13. 서울남부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로부터 '적응장애'라는 상병으로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7조 제1항 제2호에 따른 업무상 질병 판정을 받았다.
원고는 2020. 7.경부터 2022. 2.경까지 업무상 질병 등으로 휴직과 복직을 반복하여 오다가, 2023. 3. 23.경 이 사건 회사에서 징계해고 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의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의 주장 요지
피고 B, C, D의 위법행위
피고 E의 위법행위
원고는 피고들이 위 각 불법행위를 저질렀다는 점을 전제로 청구취지 기재 각 손해배상금의 지급을 구하고 있는바, 아래에서는 피고의 본안전 항변에 관하여 판단한 다음, 위와 같은 원고의 주장을 최대한 선해하여 정리할 수 있는 부분을 중심으로 본안에 관한 판단을 하기로 한다.
본안전 항변에 관한 판단
피고는 원고가 항소심 4회 변론기일에 임박해서야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를 제출하면서 한 청구의 변경은 소송절차를 현저히 지연시키고 청구의 기초에 변경이 없다고 볼 수도 없는 것이므로 허용되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청구의 변경은 소송절차를 지연함이 현저한 경우가 아닌 한 청구의 기초에 변경이 없는 한도에서 사실심의 변론 종결 시까지 할 수 있는 것이고, 동일한 생활사실 또는 동일한 경제적 이익에 관한 분쟁에 있어서 그 해결방법에 차이가 있음에 불과한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의 변경은 청구의 기초에 변경이 없다고 할 것이며, 또 새로운 청구의 심리를 위하여 종전의 소송자료를 대부분 이용할 수 있는 경우에는 소송절차를 지연케 함이 현저하다고 할 수 없다고 할 것인바(대법원 1998. 4. 24. 선고 97다44416 판결 등 참조), 원고의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은 같은 기간 내의 대체로 동일한 생활사실을 대상으로 피고들에 대하여 위법한 행위를 하였다는 점을 내세워 불법행위를 원인으로 한 손해배상 청구를 하는 범주 내의 것으로서 청구 기초의 동일성이 인정된다고 볼 것이다.
따라서 피고의 본안전 항변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본안에 관한 판단
피고 B, C, D에 대한 청구
(이하 4의 가.항에서는 합하여 '피고들'이라고만 한다)
근태기록 수정 부분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들이 원고의 근태를 수정하는 행위를 하였거나 이에 관여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위 사실을 전제로 피고들이 사전자기록위조 및 동행사의 불법행위를 하였다는 원고의 주장을 받아들이기 어렵다. 오히려 앞서 든 증거, 갑 제10호증(이하 각 가지번호 포함)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2020. 9. 2. 원고에 대한 2주의 정직 징계가 확정된 사실, 원고가 2020. 7. 27.부터 2021. 10. 1.까지 휴직상태에 있어 위 징계를 즉시 집행할 수 없었고, 이에 따라 2021. 10. 2.부터 2021. 10. 15.까지 정직 처분이 집행된 사실이 인정되는바, 원고의 근태에 정직 2주에 해당하는 결근 표시가 이루어진 것은 위 징계 집행 결과를 반영한 것으로 볼 수 있어 그 자체로 부당하다고 보기 어렵고, 비록 해당 표시가 사후적으로 근태시스템에 반영되었다고 하더라도 이는 단순한 정정에 불과할 뿐, 이를 두고 사전자기록의 위조 또는 그 행사에 해당하는 불법행위라고 평가하기도 어렵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급여 환수 메일 발송 부분
원고는 피고 C 등이 급여 강제환수 메일을 발송하여 권리행사방해죄 내지강요죄에 해당하는 불법행위를 하였다고 주장하고 있는바, 앞서 든 증거, 갑 제2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는 있다.
원고는 이 사건 회사로부터 2020. 7. 27.부터 2021. 4. 26.까지 의병휴직을 부여받아 사용하면서, 해당 기간의 급여 및 명절상여 등을 지급받았다.
이후 원고는 2021. 7. 15.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산업재해 승인(상병명: 적응장애, 최종 승인기간: 2020. 7. 20. ~ 2021. 10. 31.)을 받았다.
원고가 위 산업재해 승인을 받은 이후에도 이 사건 회사는 원고의 의병휴직을 산업재해보상법상 휴업 기간으로 소급하여 변경하지 않았다.
이후 원고가 근로기준법 제60조 제1항, 제6항<1>을 근거로 이 사건 회사에 위 휴직 기간을 출근한 것으로 보아 2021년의 유급휴가를 재정산하여 달라고 주장하자, 피고 C는 2022. 12. 14. 피고 B을 참조 대상으로 하여 원고에게 다음과 같은 내용의 이메일을 발송하였다.
<생략>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가 정당하게 산업재해 승인을 받은 것을 기초로 유급휴가 재산정을 요청하였을 뿐인데, 오히려 약 5,000만 원에 달하는 기지급 급여
등의 환수에 관한 위와 같은 이메일을 받고서 상당한 압박감이나 스트레스를 받았을 것임은 충분히 짐작이 된다.
그러나 위 사실관계 및 증거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피고 C의 위와 같은 메일 발송은 연차휴가 재산정 등 원고의 요구사항에 대한 답변으로, 기존 근태 처리에 관한 회사의 입장을 밝히고 그에 따른 정산 및 환수 방법을 안내하는 내용이며, 환수금 미납 시 민사적 절차를 통하여 금원을 회수하겠다는 부분 역시 이후 진행될 법적 절차를 고지한 것에 그치는 점, 원고가 2022. 12. 23. 피고 B, C를 강요미수,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고소하였으나 서울 영등포경찰서가 2023. 2. 2. 불송치결정을 내리기도 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 C가 원고에게 위와 같은 내용의 메일을 발송한 것이 원고에게 의무없는 일을 하게 하거나 원고의 권리행사를 방해하는 등 사회통념상 허용되는 범위를 일탈한 위법한 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에는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며, 피고 B, D이 위와 같은 이메일과 관련하여 권리행사방해나 강요에 해당하는 위법행위를 저질렀다는 증거도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기 어렵다.
원고의 서명 위조 부분
원고는 피고들이 2023. 2. 21. 원고의 서명을 위조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갑 제27, 28호증의 각 기재만으로는 피고들이 원고의 서명을 위조한 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나머지 불법행위 부분
원고의 주장 중 앞서 판단한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에 대하여 원고가 제출한 모든 증거들 및 피고의 주장과 견주어 살펴보더라도, 원고가 주장하는 불법행위 내용이 구체적으로 특정되었다고 보기 어려울 뿐 아니라, 피고들에 대하여 원고의 각 주장과 같은 죄목 내지 법령 위반의 불법행위가 성립하는 점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나머지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기 어렵다.
피고 E에 대한 청구
진단서를 요구하는 메일 발송 부분
원고는 피고 E이 2021. 7.말부터 약 50여 일간 원고에게 '업무상질병(적응장애)외 다른 질병의 진단서 또는 복직원을 휴직 만료 2주전까지 제출하지 않으면 퇴직처리하겠다'는 협박으로 원고에게 의무 없는 일을 강요하는 불법행위를 하였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갑 제16호증, 을 제4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피고 E이 원고에게 2021. 9. 1.부터 2021. 10. 19.까지 "취업규칙에 의하여 복직 시에는 휴직기간 만료 15일전까지 복직신청을 해야 하는바, 만일 휴직 연장을 희망하는 경우에는 휴직 사유를 입증할 수 있는 진단서를 제출하여야 한다. 만일 복직원을 제출하지 않을 경우 퇴직처리됨을 알린다."는 취지의 메일을 발송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피고 E의 메일은 그 내용과 표현 등에 비추어 볼 때, 통상적인 인사 절차에 관한 안내를 한 것으로 볼 수 있을 뿐, 원고에게 해악을 고지하여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하려는 취지의 것으로 보기 어려운 점, 피고 E이 복직원을 제출하지 않을 경우 퇴직 처리될 수 있음을 알린 부분 역시 회사의 인사규정 및 행정절차에 따른 결과를 고지한 것에 그치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와 같은 메일 발송행위 자체가 불법행위라고 보기는 어렵다. 또한 원고의 주장에 의하더라도 피고 E이 원고에게 위와 같은 메일을 발송한 것은 근로복지공단이 원고의 요양기간을 연장한 사실을 알지 못하였음에 기인한 것인바,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 E에게 위 메일 발송과 관련하여 고의 또는 과실이 있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통상해고 후 철회 부분
원고는 피고 E이 원고에 대하여 2021. 10. 2.자로 퇴직발령을 하였다가, 같은 달 8.경 이를 철회하는 불법행위를 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 E이 원고에 대하여 2021. 10. 2. 해고 통지를 하였다는 점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복도 CCTV 영상 인멸 부분
원고는 피고 E이 이 사건 회사 29층 복도의 CCTV 영상을 인멸하는 불법행위를 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 E이 복도의 CCTV 영상을 인멸하였다는 점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소결론
따라서 피고들이 위 각 원고 주장의 불법행위를 저질렀다는 점을 전제로 하는 원고의 손해배상청구에 관한 주장은 나머지 점에 대하여 나아가 살펴 볼 필요 없이 받아들이기 어렵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항소는 모두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임수희(재판장) 김춘수 김한성
1근로기준법 제60조(연차 유급휴가)
사용자는 1년간 80퍼센트 이상 출근한 근로자에게 15일의 유급휴가를 주어야 한다.
제1항 및 제2항을 적용하는 경우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기간은 출근한 것으로 본다.
1근로자가 업무상의 부상 또는 질병으로 휴업한 기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