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방법원판결

서울남부지방법원 2025. 11. 21. 선고 2025나52222 판결

임금

주문

1.

제1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총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버스여객자동차운송사업을 영위하는 회사이고(피고는 E, F, G 마을버스를 운행한다), 원고 B은 2018. 3. 5.부터 2021. 2. 14.까지, 원고 A은 2018. 1. 19.부터 2020. 6. 10.까지, 원고 C은 2017. 10. 13.부터 2019. 11. 7.까지 각 피고 회사에서 버스 운전기사로 근무한 자들이다.

나.

원고들을 비롯한 피고 소속 버스 운전기사들은 1주일마다 번갈아 가며 오전조, 오후조 근무를 맡아, 오전조의 경우 05:30경부터 13:00경까지, 오후조의 경우 13:00경부터 23:30경까지 근무하였고, 피고는 버스 운전기사들의 실제 근무시간과 무관하게 각 버스 운전기사들과 사이의 근로계약에 따라 1일 근로시간 8시간과 휴게시간 1시간을 기준으로 급여를 지급하였다.

다.

원고들과 피고 사이의 근로관계는 피고와 H조합 사이에 체결된 단체협약(이하 '이 사건 단체협약'이라 한다)과 피고 회사의 취업규칙(이하 '이 사건 취업규칙'이라 한다)에 의하는바, 이 사건 단체협약과 취업규칙은 "운행종료 후 다음 배차시간까지의 시간을 휴게시간으로 한다"는 내용의 규정을 두고 있다.

라.

한편, 원고들은 연장근로수당 미지급을 이유로 피고의 대표이사 I를 근로기준법위반죄로 고소하였으나, 서울남부지방검찰청은 2024. 10. 21. I에 대하여 불기소 결정을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 3호증, 을 제1, 2, 12 내지 14, 16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가.

원고들 주장의 요지

원고들은 수차례 정해진 노선을 왕복 운행하는데, 각 회차 운행을 마친 후 다음 출발시까지의 배차 대기시간(이하 '이 사건 대기시간'이라 한다)은 실제 마을버스 운영현실에 비추어 휴게시간이 아닌 근로시간에 포함된다. 그런데도 피고는 원고들에게 1일 1시간분의 임금을 지급하지 아니하였으므로, 청구취지 기재 연장근로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 제50조 제1, 2항은 1주간의 근로시간은 휴게시간을 제외하고 40시간을 초과할 수 없고, 1일의 근로시간은 휴게시간을 제외하고 8시간을 초과할 수 없다고 정하고 있다. 같은 조 제3항은 제1, 2항에 따른 근로시간을 산정함에 있어 작업을 위하여 근로자가 사용자의 지휘 · 감독 아래에 있는 대기시간 등은 근로시간으로 본다고 정하고 있다.

근로시간이란 근로자가 사용자의 지휘 · 감독을 받으면서 근로계약에 따른 근로를 제공하는 시간을 말하고, 휴게시간이란 근로시간 도중에 사용자의 지휘 · 감독으로부터 해방되어 근로자가 자유로이 이용할 수 있는 시간을 말한다. 따라서 근로자가 작업시간 도중에 실제로 작업에 종사하지 않은 휴식시간이나 대기시간이라 하더라도 근로자에게 자유로운 이용이 보장된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지휘 · 감독을 받고 있는 시간이라면 근로시간에 포함된다고 보아야 한다. 근로계약에서 정한 휴식시간이나 대기시간이 근로시간에 속하는지 휴게시간에 속하는지는 특정 업종이나 업무의 종류에 따라 일률적으로 판단할 것이 아니다. 이는 근로계약의 내용이나 해당 사업장에 적용되는 취업규칙과 단체협약의 규정, 근로자가 제공하는 업무의 내용과 해당 사업장에서의 구체적 업무 방식, 휴게 중인 근로자에 대한 사용자의 간섭이나 감독 여부,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휴게 장소의 구비 여부, 그 밖에 근로자의 실질적 휴식을 방해하거나 사용자의 지휘 · 감독을 인정할 만한 사정이 있는지와 그 정도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개별사안에 따라 구체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7. 12. 5. 선고 2014다74254 판결 참조).

다.

판단

위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들, 을 제3, 8 내지 10호증의 각 기재 및 영상,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이 사건 대기시간 전부가 근로시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고, 달리 원고들이 실제 1일 1시간을 추가로 근로하였다고 볼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들의 청구는 모두 이유 없다.

1)

피고는 2019. 9. 30. 개정한 이 사건 취업규칙 제28조 제2항에 "운전직의 경우는 업무의 특성에 기인하여 운행종료 후 다음 배차시간까지의 시간을 휴게시간으로 인정한다."는 내용을 삽입한 후 근로자들 전원에게 취업규칙 변경 동의 의사를 확인하였는데, 동의자 연명부에는 원고들도 포함되어 있다.

2)

원고들은 회차 정류장에서 승객을 응대하는 등으로 업무를 수행하였으므로 이 사건 대기시간 전부가 근로시간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나, 원고들이 이 사건 대기시간 동안 근로시간에 이미 반영된 시간을 초과하여 승객을 응대하였다거나 청소, 차량 점검 등 업무를 하였음을 뒷받침할 객관적인 자료가 없다.

3)

피고가 이 사건 대기시간 중에 원고들에게 업무에 관한 지시를 하는 등 구체적으로 원고들을 지휘 · 감독하였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고, 오히려 이 사건 단체협약 제28조 제2항은 버스 운전기사들이 배차 대기시간을 자유로이 이용할 수 있음을 전제로 운행종료 후 다음 배차시간까지의 시간을 휴게시간으로 인정하고 있다.

4)

도로 사정 등으로 버스운행이 지체되어 배차시각을 변경하여야 하는 예외적인 경우가 아닌 한 피고가 소속 버스운전기사들의 대기시간 활용에 대하여 간섭하거나 감독하여야 할 업무상 필요성도 크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5)

이 사건 대기시간이 다소 불규칙하기는 하였으나 통상적으로 그다지 짧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다음 운행 버스의 출발시각이 배차표에 미리 정해져 있었으므로, 버스 운전기사들이 이를 휴식을 위한 시간으로 활용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을 것으로 보이고, 실제로 피고 소속 버스 운전기사들은 산책을 하거나 흡연을 하는 등 배차 대기시간 대부분을 자유롭게 활용한 것으로 보인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피고에 대한 청구는 이유 없어 모두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일부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받아들여 제1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허일승(재판장) 송승우 이종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