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방법원판결

서울남부지방법원 2026. 5. 15. 선고 2025나52875 판결

손해배상(기)

주문

1.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의 지위

1)

E 주식회사(이하 '소외 회사'라고 한다)는 캐릭터 라이센싱 및 캐릭터 프렌차이즈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고 피고 B은 소외 회사의 대표이사로서 해외 판권 구입과 국내 판매업 등 라이센스 부문을 담당하고, H은 소외 회사의 대표이사로서 미디어콘텐츠부문을 담당하고 있다. 피고 B과 H은 각 부문별로 독립적으로 채용, 인사에 관하여 권한을 행사하고 있다.

2)

소외 회사는 2021. 3. 24. 해외의 라이센스 원작사들과 소통 업무를 수행할 인력으로 영어 구사 능력이 있는 원고를 채용하였다. 피고 D은 2023. 9. 1.에 입사하여 영업기획팀 업무를 수행하였고, 피고 C는 2023. 11. 1. 이사로 입사하였다.

나.

원고의 해외사업부 2팀의 팀장으로서 근무

1)

소외 회사는 2021. 9. 1. 원고를 해외사업부 2팀의 팀장으로 발령하였고, 원고와 같은 날짜에 입사하였던 I은 위 팀의 팀원으로 근무하다가 2021. 11. 23. 소외 회사에서 퇴사하였다. I의 후임으로 채용된 J은 2022. 11. 23. 소외 회사에서 퇴사하였다.

2)

K은 2023. 5. 17. 소외 회사에 입사하여 해외사업부 2팀에서 근무하다가 2023.11. 6. '직속 상사의 지속적인 업무 비협조 및 근로계약서 미작성'을 퇴직사유로 기재한 사직서를 소외 회사에 제출하였다. 같은 팀에서 근무하던 L도 같은 날 '직속 상사의 지속적인 업무 방해 및 사내 괴롭힘으로 인한 정신적 스트레스'를 퇴직사유로 기재한 사직서를 소외 회사에 제출하였다. K, L은 2023. 11. 6. 피고 C와 면담하고, 2023. 11. 13. 소외 회사에서 퇴직하였다.

3)

소외 회사는 2023. 12. 1. M을 채용하여 해외사업부 2팀에 배치하였다.

다.

원고에 대한 인사발령

1)

소외 회사는 2024. 1. 12. 영업기획팀을 신설하는 조직개편을 하면서 원고를 영업기획팀의 매니저로 인사발령하였고(이하 '이 사건 전보'라고 한다), M을 해외사업부2팀의 팀장으로 발령하였다.

2)

원고는 2024. 2. 20.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이 사건 전보가 부당전보라고 주장하며 원고를 해외사업부 2팀의 팀장으로 복직시키라는 내용의 부당전보구제신청(F)을 하였고, 소외 회사는 2024. 2. 26. 위 위원회의 사건 접수 알림 공문을 수령하여, 원고의 신청 사실을 인지하였다. 위 위원회는 2024. 5. 7. 원고의 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고, 원고가 이에 불복하여 2024. 6.경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으나(G), 위 위원회는 2024. 9. 3.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

라.

원고에 대한 직장 내 괴롭힘 조사 진행 경과

1)

소외 회사의 사업관리부 팀장인 N은 2024. 2. 23. 원고에게 지각, 2023. 12.경O행사시 출입증을 장기간 보유하여 다른 직원들에 대한 업무를 방해한 행위, 해외사업부 2팀에 있을 당시 팀원들에 대한 직장 내 괴롭힘 행위에 관한 사유서를 제출하라는 메일을 전송하였다.

2)

N은 2024. 3. 4. 원고에게 노무사를 통한 직장 내 괴롭힘 조사 일정을 통지하였고, P 노무사는 원고와 2024. 3. 8. 면담하고, 2024. 4. 8. 통화하는 방식으로 해외사업부 2팀 팀원들에 대한 원고의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였다.

3)

원고는 2024. 4. 8. 이 사건 전보에 대한 부당전보구제신청에 관한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조사에 응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표시하였다. 이에 P 노무사는 위 직장 내 괴롭힘 조사를 2024. 9. 4.까지 중단하였다가 재개하였고, 이후 원고가 2024. 9. 30. 퇴사함에 따라 위 직장 내 괴롭힘 조사를 중단하였다.

마.

해외 원작사에 대한 로열티 미송금 관련 문제

1)

소외 회사는 'Q' 라이센스의 원작사인 R(이하 'R'라고 한다)에게 로열티를 지급하여 왔다. R의 법률대리인은 2024. 5. 31. 소외 회사에게 6억 원에 이르는 로열티를 지급받지 못하였다는 내용의 메일을 발송하였다.

2)

N은 2024. 6. 3. 원고에게 R에게 송수신하였던 메일과 관련된 자료를 전달해달라고 요청하였다. 원고는 이메일 용량 초과로 백업 파일을 첨부할 수 없다고 하면서, 내부 공유서버에서 자료를 확인할 수 있다는 취지로 답변하였다.

3)

피고 C는 원고에게 'Q'와 관련된 모든 자료를 전달 및 백업하고, 로열티가 누락된 이유를 전달해달라는 메일을 발송하였다. 위 메일에는 '누락 로열티가 6억 원에 육박한다. 방관하게 되면 합당한 조치를 취할 것이다'라는 취지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다.

바.

원고의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한 진정 제기 및 경과

1)

원고는 2024. 7. 2.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서울관악지청(이하 '관악지청'이라고 한다)에 피고들의 직장 내 괴롭힘 행위를 이유로 진정을 제기하였다. 관악지청은 2024. 7. 30. 소외 회사에 원고의 진정 내용에 대하여 근로기준법 제76조의3에 따라 조치를 취하도록 시정지도를 하였다. 이에 소외 회사는 노무법인 S을 선임하여 위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도록 하였다. 원고는 소외 회사의 조사가 진행 중인 2024. 8. 14. 관악지청에 피해사실을 추가하여 진정을 제기하였다. 위 노무법인은 2024. 9. 6.까지 위 조사를 진행하여 2024. 9. 8. 조사결과보고서를 작성하였다.

2)

원고는 퇴사한 이후인 2024. 10.경 관악지청에 피고들의 직장 내 괴롭힘 행위를 추가하여 진정을 제기하였다. 관악지청은 2024. 10. 24. 소외 회사에 원고의 추가적인 진정 내용에 대하여 근로기준법 제76조의3에 따른 조치를 취하도록 시정지도를 하였다. 이에 소외 회사는 노무법인 S을 다시 선임하여 추가 조사를 수행하도록 하였다.

위 노무법인은 2024. 11. 13. 조사결과보고서를 작성하였다(이하 소외 회사가 노무법인을 선임하여 수행한 조사를 '이 사건 직장 내 괴롭힘 조사'라고 한다).

3)

위 관악지청은 2024. 12. 26. '법위반 없음(직장 내 괴롭힘 불인정)'으로 내사를 종결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7 내지 10, 22, 24, 38호증, 을 제1 내지 4, 9,16, 17, 23 내지 29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및 변론 전체의 취지

2.

청구원인에 대한 판단

가.

원고의 주장

1)

피고들의 지시에 따라 소외 회사의 직원들은 원고에 대하여만 생일축하 이벤트를 진행하지 않고, 직원들의 생일선물비를 강요하고는 해당 생일축하 이벤트에서 원고의 참가를 배제하였다. 또한 피고들은 원고와 대화를 나누는 직원들의 자리를 이동시키고, 컨텐츠 부분 소속 직원들과의 대화를 금지시켰으며, 직원들에게 T 티셔츠를 나누어주면서 원고를 제외하고, 직원들로 하여금 원고에게 인사를 하지 못하게 하였다. 이로써 피고들은 소외 회사 내의 직원들이 원고를 집단적으로 따돌리게 하였다.

2)

피고들은 2024. 6. 17., 2024. 6. 24., 2024. 6. 25. 원고를 거주지에서 상당한 거리가 있어 통근이 어려운 경기도 시흥시 U의 물류창고로 이른 시간에 출근하도록 하고, 육체적 노동을 하도록 지시하였다.

3)

피고들은 2024. 6. 15. 원고가 사용하는 소외 회사의 컴퓨터를 원고의 동의 없이 열람하였고, 원고의 개인정보를 포함한 모든 파일을 복사하였다.

4)

피고 C는 원고에게 피해망상과 조울증이 있다고 매도하였고, '원고가 R에 대한 로열티 보고를 누락하여 소외 회사가 6억 원의 손해를 입었다'라는 취지의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원고에게 6억 원의 배상을 구하겠다고 협박하였다. 피고 C는 원고에게 '인수인계를 해본 적이 없냐, 신입도 아니고 뭐하자는 거지', '친화력이 없다. 회사에서 업무를 시키면 무슨 일이든 하여야 한다' 등의 폭언을 하였다.

5)

피고 C는 사업지원부의 N을 통하여 결재라인을 누락하지 말고 결재 상신 서류를 모두 출력해서 원고보다 하급자인 V에게 보고하라고 하였는데, 이는 부당한 업무를 강요한 것에 해당한다.

6)

피고 C는 원고에게 고의적으로 고통을 주기 위하여 3년간 근무한 내용을 일자별로 전부 작성하여 인수인계하라는 지시를 하였다.

7)

피고 D은 피고 C, B의 지시를 받아, 원고가 새로운 부서에 배치받았음에도 제대로 된 업무자료를 제공해주지도 않고, 반복적으로 수정요구를 하였다.

8)

소외 회사는 자율근무제를 운영중임에도, 피고 C, D은 원고에게 부당한 근태관리를 강요하고, 휴게시간인 점심시간 1시간을 보장하지 않았다.

9)

피고 C는 원고에게 근태, O 업무방해, 로열티 보고 과정에서 원고의 잘못을 인정하는 내용의 경위서를 작성할 것을 강요하였다.

10)

피고 B과 피고 C는 이 사건 전보의 사유를 만들기 위하여 원고를 K, L에 대한 직장 내 괴롭힘 가해자로 지목하고 강압적으로 조사하였다. 또한 이 사건 전보에 대한 구제신청에서 소외 회사를 대리한 노무법인 소속 노무사로 하여금 위 조사를 담당하게 하였다.

11)

피고들의 위와 같은 행위들은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하므로, 피고들은 원고에게 손해배상금으로 각 15,000,0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법리

사용자 또는 근로자는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하여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 · 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이하 "직장 내 괴롭힘"이라 한다)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근로기준법 제76조의2).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하여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켰다면, 이는 위법한 '직장내 괴롭힘'으로서 피해 근로자에 대한 민사상 불법행위책임의 원인이 된다(대법원 2021. 11. 25. 선고 2020다270503 판결 등 참조).

다.

판단

1)

피고들이 원고를 집단적으로 따돌렸다는 주장에 대한 판단

소외 회사의 직원들이 원고를 집단적으로 따돌렸다는 사실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고, 설령 소외 회사 직원들이 원고를 집단적으로 따돌린 사실이 있다고 하더라도 피고들이 이를 지시하였다고 볼 아무런 증거가 없으며, 오히려 을 제4 내지 7, 2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이 인정될 뿐이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가)

소외 회사의 직원들 중 W는 '소외 회사가 생일자에게 상품권을 지급해주나생일파티는 생일자의 팀원이 따로 챙기고, 소외 회사의 직원 중에는 생일파티를 진행하지 않거나 참석하지 않는 사람도 많다'는 취지의 진술서를 제출하였고, X도 '소외 회사의 직원들이 자율적으로 생일파티를 진행하고, 참여하지 않는 직원도 있으며, 원고는 생일파티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남긴 적도 많다'는 취지의 진술서를 제출하였다. Y 역시 소외 회사에서 직원들이 생일파티를 자율적으로 한다는 취지의 진술서를 제출하였다. 소외 회사의 직원들은 자율적으로 생일파티를 진행하였고, 해당 파티에 참여하지 않는 인원도 있었고, 원고도 참여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한 적도 있으므로, 원고에 대한 집단적인 따돌림으로 인하여 원고가 생일파티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보기 어렵다.

나)

W는 이 사건 직장 내 괴롭힘 조사에서 '과거 원고에게 인사를 하였으나 어느 순간부터 하지 않고 있고, 원고와 가까이 지내고 싶지 않아서 접촉을 피하고 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이 사건 직장 내 괴롭힘 조사에 대한 결과보고서에 포함된 소외 회사의 직원들의 진술에 의하면, 소외 회사의 직원들 중 일부는 조사 당시에도 원고와 인사를 하였고, 인사를 하는 직원들에는 신입 직원들도 포함되어 있었다. 피고들이 원고와 인사를 하지 말라는 지시를 하였거나 소외 회사의 직원들이 조직적으로 원고와의 교류를 막았더라면 신입 직원들이 이와 같은 지시를 무시하고 원고와 인사를 나누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원고와 관계가 소원한 소외 회사의 직원들이 원고에게 인사를 하지 않은 것이지, 집단적인 따돌림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다)

소외 회사는 2024. 1. 22., 2024. 5. 8. 직원들의 자리 배치를 변경하였는데, 이는 실제로 조직개편이 있었기 때문이다. 피고 C는 원고에게 '소외 회사의 컨텐츠팀과 개인적인 대화는 해도 되나 중요한 업무에 관련된 것을 공유하지 말라'는 취지로 말하였는데, 이를 다른 부서의 직원들과 대화 자체를 금지하는 내용으로 보기 어렵다. 라) W는 T 티셔츠를 제작한 원작사와 소통하는 업무를 담당하였는데, 해당 티셔츠 샘플 감수시기에 내부에 쌓아 둔 실물을 보고 구매희망 의사를 밝힌 직원들에 한하여 2024. 5. 24. 의류 공구 내용의 메일을 보냈고, 개별적으로 입금을 받아 이를 원작사의 담당자에게 송금하였다. 또한 W는 2024. 6. 18. 원작사 제출용, 대표이사 보고용을 제외한 남은 제품은 이사인 피고 C와 담당자인 Z에게만 직접 배부하였고, 남은 제품은 쌓아두고 달라고 요청한 직원들에게 각자 가져가라고 구두로 공지하였다. 그렇다면 소외 회사의 직원들이 원고만 제외하고 위 T 티셔츠를 배부해 주었다고 볼 수 없다.

2)

피고들이 원고를 통근이 어려운 장소로 출·퇴근시키고, 육체적인 노동을 강요하여 괴롭혔다는 주장에 대한 판단

소외 회사에서 원고로 하여금 2024. 6. 17., 2024. 6. 24., 2024. 6. 25. 경기도시흥시 U 물류창고로 출근하여 근무하도록 한 사실은 당사자들 사이에 다툼이 없다.그러나 을 제6, 7, 23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과 사정, 즉 ① 위 물류창고에는 원고 외에 다른 여성 직원인 W, X, AA본부장 등 소외 회사의 다수 직원들이 출근한 사실, ② 소외 회사는 임박한 팝업 행사를 준비하기 위하여 물류창고에서 포장 업무, 수량 체크 등의 업무를 급하게 진행해야 할 필요성이 있었던 사실, ③ 원고가 물류창고로 출·퇴근한 날은 3일에 불과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들의 업무지시가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원고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었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3)

피고들이 소외 회사에서 원고가 사용하는 컴퓨터의 파일을 무단으로 열람·복사하였다는 주장에 대한 판단

피고들이 원고가 소외 회사에서 사용하는 컴퓨터를 작동하여 일부 파일을 복사한 사실은 당사자들 사이에 다툼이 없다. 그러나 피고들이 원고의 개인정보를 고의로 무단 복사한 사실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 오히려 갑 제27호증, 을 제23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소외 회사는 직원들에게 업무용 컴퓨터에 비밀번호를 설정하지 말라고 지시한 사실, 대부분의 직원들은 업무상 필요에 의해 타인이 본인의 컴퓨터를 사용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사무실 컴퓨터에 비밀번호를 설정하지 않고 있는 사실, 소외 회사는 R로부터 로열티 누락 문제를 제기 당하자 위 회사와 소통을 담당했던 원고로부터 위 회사와 소통한 이메일을 받아 첨부 파일 등을 확인하면서 교차대조하려고 했던 사실, 그런데 원고가 이메일로 보내 준 자료에는 위 회사에 로열티 보고를 한 공유파일만 정리되어 있었고 원고가 저장위치를 알려 준 파일만으로는 위 회사와 소통한 내역을 파악할 수 없었던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위 인정사실에 비추어 보면 피고들이 소외 회사의 업무용 컴퓨터에 원고의 개인정보가 포함된 파일이 저장되어 있을 것으로 예상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소외 회사가 R에 대한 로열티 지급 문제 때문에 원고가 사용하는 컴퓨터 내에 저장된 업무 관련 자료에 접근할 필요성이 있었다고 보이므로, 피고들이 원고가 사용하는 컴퓨터의 파일을 복사한 행위가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었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4)

피고 C의 폭언 및 명예훼손 관련 주장에 대한 판단

가)

먼저 갑 제5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 C가 원고에게 '직원들에게 챙겨주라고 할 테니 영업부와 친하게 지내라', '피고 C가 과거 원고와 같이 융화가 안 되는 직원을 많이 챙겨서 실적을 올리게 하였다'는 취지로 말한 사실은 인정할 수 있으나, 위와 같이 말을 한 취지는 원고의 친화력을 비하하려는 목적이 있었다기보다는 원고로 하여금 영업기획팀 직원들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라고 권유하기 위함이었던 것으로 보이므로 위 인정사실만으로는 피고 C가 원고에게 폭언을 하여 정신적 고통을 주었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피고 C가 원고를 정신병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매도한 사실, '원고가 친화력이 없다', '회사로부터 소송에 걸려 어려움이 있을 수 있으니 조심해라'라는 폭언을 한 사실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다음으로 피고 C가 원고에게 인수인계를 해본 적이 없냐고 모욕하였다는 부분에 대하여 살펴본다. 갑 제15호증의 음성, 을 제23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 C가 2024. 2. 5. 원고에게 '인수인계를 하게 되면 이 사람아 정리를 해서 줘야지', '포맷을 만들어 달라면 지금 신입사원이에요? 내가 신입사원처럼 해줄까?'라고 말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한편 을 제5, 23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는 Y에게 인수인계를 해줄 때 인수인계서를 작성해주지 않고 '과거의 메일을 확인하거나 피고 B에게 물어보라'는 취지로 말한 사실, 원고의 후임인 M이 원고에게 인수인계를 요청하자 원고가 인수인계서를 작성해 본 적이 없다고 답변한 사실, 이에 피고 C가 원고에게 인수인계를 다시 지시하자 원고가 '양식이 있어야 작성할 수 있다'는 취지로 답변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위 인정사실을 종합하면, 원고가 인수인계를 다소 불충분하게 이행하였다고 봄이 상당하고, 피고 C의 위 행위는 원고로 하여금 업무상 필요한 인수인계를 이행하도록 지시하는 과정에서 이루어진 것이므로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섰다고 보기 어렵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다)

마지막으로 피고 C가 원고가 R에 대한 로열티 보고를 누락하였다고 원고의 명예를 훼손하고, 원고에게 6억 원의 손해배상을 구하겠다고 원고를 협박하였다는 부분에 관하여 본다. 피고 C가 원고에게 R에 지급해야 할 로열티가 누락된 이유와 관련 자료를 보내라는 내용의 메일을 발송한 사실, 해당 메일에 '누락된 로열티가 6억 원에 이르며 이 건에 대하여 방관하면 합당한 조치를 취하겠다'는 취지의 내용이 포함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① 위 메일에서 R에 로열티 송금이 누락된 것이 원고의 책임이라고 주장하는 내용을 확인할 수 없는 점, ② 해당 메일은 로열티가 누락된 경위에 대한 확인을 요청하고 R와 관련된 자료의 전달을 지시하는 내용인 점, ③ 6억 원이라는 금액은 누락된 로열티의 금액을 특정하면서 언급된 것인 점, ④ 방관하면 합당한 조치를 취하겠다는 내용은 피고 C가 요청한 자료의 전달이 늦어지자 제출을 재촉하는 차원에서 요청한 업무를 방관하는 경우에 한정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위 인정사실만으로는 피고 C가 원고가 R에 대한 송금을 누락하였다는 허위 사실을 유포를 하였고, 원고에게 6억 원의 손해배상을 구하겠다면서 협박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5)

피고 C가 N을 통하여 원고에게 부당한 업무지시를 하였다는 주장에 대한 판단갑 제3, 4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N이 원고에게 '결재라인에서 본인을 누락하지 말고 결재 상신 서류를 모두 출력해서 V에게 보고하라'는 취지의 메일을 전송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을 제13, 23호증의 각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원고가 AB업체 결제건과 관련하여 결재라인에서 결재권자인 사업관리부 N 팀장을 2회나 누락한 사실, 소외 회사의 결재시스템에서 결재권자는 상신자가 지정하는 것이고, 다른 직원들이 결재권자 누락과 같은 시스템 오류가 있다고 신고한 사실이 없으며, 특히 재기한 올리기에서는 결재권자가 누락되지 않음에도 원고는 시스템 오류로 결재가 누락된 것이라고 주장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① 전자결재의 오류나 악용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상신 서류를 출력할 필요성이 있는 점, ② 소외 회사의 다른 직원들은 결재라인이 누락되는 시스템 오류를 경험하지 않았음에도 원고만이 시스템 오류가 있다고 주장하므로, 원고가 작성했었던 다른 기안문에도 결재 누락이 있는지 전수조사를 해야 할 필요가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N의 지시가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었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6)

피고 C가 원고에게 3년 동안 근무 내용을 일자별로 전부 작성하여 인수인계하라는 지시를 하였다는 주장에 대한 판단

갑 제15호증의 음성, 을 제23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 C가 2024. 2. 5. 원고에게 3년 동안 담당한 업무를 전체 정리하여 인수인계하라고 지시한 사실은 인정할 수 있으나, 3년간 담당한 모든 거래 업무에 관하여 일자별로 낱낱이 적어서 보고하라는 지시를 한 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 오히려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가 부서 이동후에도 후임자가 업무를 파악할 수 있을 정도의 인수인계서를 작성해주지 않은 점에 비추어 볼 때, 위 지시는 3년 동안 담당하였던 거래들을 반영하여 후임자의 업무 파악이 가능한 수준의 인수인계서를 작성해달라는 취지로 이해함이 상당하므로, 위와 같은 지시가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었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7)

피고 D이 원고에게 업무자료를 제공해주지 않고 반복적인 수정지시를 하였다는 주장에 대한 판단

갑 제16 내지 18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피고 D이 원고에게 반복적으로 원고가 올린 매출보고에 관한 수정을 요구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위 증거들에 을 제23호증의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 즉 피고 D은 원고에게 일매출 보고를 지시하면서 관련 서식을 제공하고 엑셀프로그램 작업에 서툰 원고에게 사용 방법을 알려준 사실, 그런데 원고의 매출보고 내용에서 데이터 입력 오류나 누락 부분이 자주 발견된 사실, 이에 피고 D은 오류 내용을 지적하며 상세하게 업무 수정 지시를 해왔는데, 이러한 지시가 원고를 괴롭히기 위한 반복적인 지시라고 보기는 어려운 점, 피고 D은 원고가 만든 자료가 이전보다 좋아졌다는 긍정적인 답변을 하기도 하고 원고에게 설명이 필요한 부분이 있으면 언제든지 대면 문의를 하라고 권유한 사실 등에 비추어 볼 때, 위 인정사실만으로는 피고 D의 지시가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괴롭힘에 이르렀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 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8)

피고 D과 C가 소외 회사가 자율출근제를 운영함에도 원고에 대해서만 부당하게 근태관리를 요구하고 휴게시간을 보장하지 않았다는 주장에 대한 판단

소외 회사가 자율출근제를 운영한다거나 원고에게 점심시간 1시간을 보장하여 주지 않았다는 사실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고 오히려 갑 제52호증, 을 제5, 14,15, 18 내지 20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과 그로부터 추론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볼 때, 소외 회사가 원고에 대해서 근태관리를 요구한 것이 업무상 적정 범위를 넘는 직장 내 괴롭힘이라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가)

원고의 근로계약서에는 1일 근로시간이 8시간이고 구체적인 시업 및 종업시간은 취업규칙에 따른다고 기재되어 있다. 소외 회사의 취업규칙은 제25조 제2항에서 시업시간은 09:00, 종업시간은 18:00으로 정하고 있고, 같은 조 제3항에서 휴게시간을12:00부터 13:00까지로 정하고 있다. Y도 점심시간은 12:00부터 13:00까지라는 취지의 진술서를 제출한 바 있다.

나)

피고 C는 2024. 1. 3., 2024. 4. 21. 소외 회사의 모든 직원을 대상으로 근태를 준수해달라는 내용의 이메일을 전송하였다. 이 사건 직장 내 괴롭힘 조사에 대한 결과보고서에 의하면 피고 C가 입사하기 이전에는 근태관리가 이루어지지 않아 지각하는 직원들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나, 소외 회사가 공식적으로 자율출근제를 시행하고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원고는 2023. 10.부터 2024. 7.까지 117회 지각하였다.

다)

원고는 업무를 끝낸 시각이 12시를 경과하였기 때문에 점심시간을 준수하지 못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가 해당 업무를 수행하기 전에도 점심시간을 준수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고, 해당 업무가 12시를 경과하여 종료됨으로 인하여 점심시간을 준수하지 못하였다는 점에 대해서 사전에 보고한 적이 없었다는 점에 비추어 볼 때, 위와 같은 주장을 믿기 어렵다.

9)

피고 C가 원고에게 본인의 잘못을 인정하는 내용의 경위서 작성을 강요하였다는 주장에 대한 판단

피고 C가 2024. 2. 23. 원고에게 지각, 2023년 12월 O 행사에서 다른 직원들의 업무를 방해한 행위, 해외사업부 2팀 팀원들에 대한 직장 내 괴롭힘 행위에 관한 사유서 제출을 요구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을 제23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 C가 2024. 7. 15. 원고가 담당한 해외 원작사와의 계약상 로열티 요율에 문제가 있다는 점에 대한 사유서 제출을 요구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갑 제22, 25, 26호증의 각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즉 ① 원고는 지적사항을 인정하는 내용의 사유서를 작성할 수 없다는 이유가 아니라 지적사항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사유서 제출을 거절한 사실, ② 원고는 지적사항을 인정하지 않는 내용의 사유서를 작성하여 제출하였고, 소외 회사가 해당 사유서 제출을 승인한 사실에 비추어 볼 때, 위 인정사실만으로는 피고 C가 원고에게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는 경위서를 작성하도록 강요하여 정신적 고통을 가하였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10)

피고 B과 C가 이 사건 전보의 사유를 만들기 위하여 원고를 직장 내 괴롭힘 가해자로 조사하였다는 주장에 대한 판단

소외 회사에서 해외사업부 2팀 팀원들에 대한 원고의 직장 내 괴롭힘에 관한 조사를 진행한 것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해외사업부 2팀 팀원이었던 K, L이 사직서에 원고의 직장 내 괴롭힘을 퇴사사유로 기재하였기 때문에 소외 회사가 근로기준법 제76조의3 제2항에 따라 위 조사를 진행한 것인 점, N이 원고에게 직장 내 괴롭힘에 관한 사유서 제출을 요구한 2024. 2. 23.은 소외 회사가 이 사건 전보에 대한 구제신청이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기 전이었던 점, 원고의 요청에 따라 위 조사가 이 사건 전보에 대한 구제신청이 종결되기 전까지 상당 기간 중단되기도 하였던 점에 비추어 보면, 위 조사를 진행한 것이 이 사건 전보에 대한 사유를 만들기 위한 목적이었다고 보기 어렵다.

아울러 갑 제7 내지 10호증의 각 기재만으로는 P 노무사의 원고에 대한 직장내 괴롭힘 조사가 강압적으로 이루어졌다는 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또한 P 노무사는 근로기준법 제76조의3 제2항에 따라 소외 회사가 실시해야 할 조사를 수행한 것이지 원고를 대리한 것이 아니므로, P 노무사가 이 사건 전보에 대한 부당구제신청에서 소외 회사를 대리한 노무법인에 소속되어 있다고 하여 위 조사가 부당하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3.

원고의 변론재개신청에 대한 판단

가.

주장의 요지

원고는 변론종결일 이후인 2026. 4. 15. 피고들이 원고에 대한 직장 내 괴롭힘을 지시하였다는 사실을 입증하기 위하여 소외 회사의 이사로 재직하였던 AC을 증인으로 소환하여 신문해야 한다는 취지로 주장하면서 변론재개신청을 하였다.

나.

관련 법리

당사자가 변론종결 후 주장·증명을 제출하기 위하여 변론재개신청을 한 경우 당사자의 변론재개신청을 받아들일지 여부는 원칙적으로 법원의 재량에 속한다(대법원1987. 12. 8. 선고 86다카1230 판결, 대법원 2009. 7. 23. 선고 2008다14619 판결 등 참조). 그러나 변론재개신청을 한 당사자가 변론종결 전에 그에게 책임을 지우기 어려운 사정으로 주장·증명을 제출할 기회를 제대로 갖지 못하였고, 그 주장·증명의 대상이 판결의 결과를 좌우할 수 있는 관건적 요증사실에 해당하는 경우 등과 같이, 당사자에게 변론을 재개하여 그 주장·증명을 제출할 기회를 주지 않은 채 패소의 판결을 하는 것이 민사소송법이 추구하는 절차적 정의에 반하는 경우에는 법원은 변론을 재개하고 심리를 속행할 의무가 있다(대법원 2010. 10. 28. 선고 2010다20532 판결 참조).

다.

판단

1)

피고들의 원고에 대한 직장 내 괴롭힘 지시 여부에 대한 판단은 이미 제출된 증거를 바탕으로 한 이 법원의 사실인정 및 판단의 영역에 속한다.

2)

이 사건 소가 제기된 2024. 7. 4.부터 이 법원의 변론종결일인 2026. 4. 10.까지 1년 9개월 동안 제1심에서 3차례, 이 법원에서 1차례의 변론기일이 진행되었고, 제1심법원은 원고의 신청에 따라 관악지청의 조사 결과를 확인하기 위하여 2024. 9. 9. 변론기일을 연기하고, 원고의 증거 신청에 따라 2025. 4. 8. 변론기일을 연기하였는바, 원고는 충분한 주장·증명의 기회 및 변론의 기회가 있었던 점, 피고들의 원고에 대한 직장내 괴롭힘 지시 여부에 대해서는 이미 제1심과 이 법원에서 심리가 이루어졌고, 원고가 새로이 신청하려는 증거는 원고가 기존에 주장·증명하려던 내용과 차이가 없어 이 법원에서는 이미 제출된 증거를 바탕으로 판단하기에 충분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비롯하여 기록에 나타난 일체의 사정, 변론재개로 인한 이 사건 소송 완결의 지연 가능성 등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의 변론재개신청은 변론재개신청을 한 당사자가 변론종결 전에 그에게 책임을 지우기 어려운 사정으로 주장·증명을 제출할 기회를 제대로 갖지 못하였던 경우에 해당하지 아니하므로 이 사건 변론을 재개하여 심리를 속행하여야 할 사정이 있다고 볼 수 없다.

3)

그렇다면 이 법원에 예외적인 변론재개 및 심리속행의무가 있다고 할 수 없으므로, 원고의 변론재개신청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4.

결론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여야 할 것인바, 제1심판결은 위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한다.

판사 손승온(재판장) 이정형 송승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