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방법원판결

서울남부지방법원 2025. 11. 6. 선고 2025노620 판결

근로기준법위반,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

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1)

근로기준법위반(근로조건 서면 미교부)의 점

피고인이 E에게 근로계약서를 교부하지 않은 것은 사실이나 이를 교부하지 않는다는 고의는 없었다. E의 근로조건은 한국국제협력단(KOICA, 이하 '코이카'라 한다)가 승인한 기준에 따라 정해지는 것이었고, 실제로 피고인은 E과 합의한 근로조건을 예산안에 반영하였으나, 코이카와의 사업계약 체결이 지연되는 과정에서 본의 아니게 근로계약서의 서면 교부를 누락하게 되었다.

(2)

근로기준법위반(임금 미청산)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점

피고인은 E에게 임금을 체불하거나 퇴직금을 미지급한 사실이 없다. E은 2020. 9. 14. 상호합의 하에 주식회사 D(이하 '이 사건 회사'라 한다)에서 퇴직하였고, 2021. 11. 14.까지 계속 근무하였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며, 피고인은 2021. 2.경 E에게 2020. 9. 14.까지의 체불 임금 및 퇴직금을 모두 정산 후 지급하였다.

나.

양형부당

원심의 형(벌금 70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판단

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1)

근로기준법위반(근로조건 서면 미교부)의 점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및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인은 고의로 E에게 임금 등 근로조건이 명시된 서면을 교부하지 않았다고 인정된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①

E은 고용노동청에 진정을 제기하면서 피고인에게 근무 초기부터 지속적으로 근로계약서의 작성 및 교부를 요구하였으나 피고인이 이에 응하지 않았다고 진술하였고, 피고인 역시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여 E에게 교부한 사실이 없다고 인정하였다(증거기록266면, 280면).

②

피고인은 E과의 근로계약 체결 여부가 코이카와의 'G 프로젝트' 사업 성사 여부에 의해 좌우되었고, 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되면 코이카 기준에 맞추어 임금 등 근로조건을 정하고 근로계약서를 작성할 예정이었으나, 코이카와의 계약 체결이 약 1개월 지연되면서 본의 아니게 그 작성 및 교부를 누락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E은, 이 사건 회사가 코이카에게 사업제안을 하면서 인력운용, 급여, 자금조달 방법 등 계획을 제출하여 평가받았고, 자신이 근로를 시작할 당시에는 이미 코이카 지원금 규모 등이 확정되어 있었다고 진술하였다(공판기록 132면). 한편 피고인 스스로도 2019. 7. 1. 코이카와 이 사건 사업에 관한 계약을 체결하였다고 진술하는바(증거기록 281면), 같은 날 근무를 개시한 E의 근로조건을 확정함에 특별한 장애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설령 피고인이 주장하는 장애가 존재하였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에게 근로계약서를 교부하지 않는다는 고의가 있었음을 인정하는 데에 아무런 방해가 되지 않는다.

③

피고인은 E에게 근로계약서에 준하는 서면으로서 임명장을 교부하였고, IBS 사업 예산안에 E의 급여 등을 기재하여 코이카의 승인을 받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E에 대한 2019. 5. 31.자 임명장에는 근로조건이 명시되어 있지 않고, IBS 사업 예산안 역시 임금 외의 근로조건은 기재되어 있지 않는 등 위 각 문서를 근로기준법 제17조 제2항 소정의 서면으로 볼 수는 없다.

(2)

근로기준법위반(임금 미청산)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점

㈎ 원심의 판단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항소이유와 같은 취지로 주장하였다. 그러나 원심은, 기록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E이 실질적으로 2021. 11. 14.까지 이 사건 회사에서 계속 근로하다가 퇴사한 것으로 인정하여 피고인의 주장을 배척하고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①

피고인은 E이 2020. 9. 14. 퇴사하였다고 주장하면서도, 이후 2020. 12. 31. E에게 네 차례에 걸쳐 1,547,2000원씩 각각 9월부터 12월까지의 급여 명목으로 송금하였다. 나아가 피고인은 2021. 5. 28. E에게 두 차례에 걸쳐 3,868,000원씩 지급하였는데, 그 경위에 대해 처음에는 2021년 1월 및 2월 급여라고 진술하다가 이후 E의 용역제공에 대한 보수 명목이라고 진술을 변경하였으나, 원심 법정에 이르러서는 다시 진술을 번복하고 2020. 9. 14.까지의 근로에 대한 임금 및 퇴직금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②

E은 2020. 9. 14.자 퇴직처리의 경위에 대해, 이 사건 사업이 코로나 사태로 지연되어 이 사건 회사로부터 지급받는 급여가 삭감되자, 다른 경로로 부족한 생활비를 조달하기 위해 피고인과 협의하여 4대 보험을 상실하는 퇴직처리를 하였을 뿐, 이후로도 이 사건 회사에서 계속 근무하였다고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다.

③

E은 2020. 9. 14. 퇴직처리 이후에도 피고인이 참여한 카카오톡 그룹채팅에서 이 사건 사업에 관하여 대화를 나누고 현지 진행 상황을 공유하였으며, 피고인에게 이메일로 이 사건 사업과 관련한 미팅 결과를 보고하였다. 피고인은 2021. 3.경 H를 새로운 프로젝트 매니저(PM)으로 선임하여 몽골로 파견한 이후로는 E을 이 사건사업으로부터 배제하였다고 주장하나, 위와 같은 업무처리 내역에 비추어 E이 실제로 업무에서 배제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④

이 사건 회사가 발급한 2021. 5. 10.자 및 2021. 7. 8.자 재직증명서에는 E이 2019. 7. 1. 입사하여 발급일자 현재 이 사건 회사에서 근무하고 있음을 확인한다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고, 이 사건 회사가 코이카에 제출한 반기별 사업추진현황서에는 E이 2020. 1. 1.부터 2020. 12. 31.까지의 몽골 현지 사업담당자로 기재되어 있으며, 이 사건 회사가 2021. 6. 18. 코이카에 제출한 '몽골 파견 인력 출장 승인 요청서'에도 E이 파견자 목록에 포함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이 사건 사업의 총괄 책임자 및 현지 PM이라는 취지의 기재가 존재한다.

⑤

E은 2021. 11. 14. 피고인에게 "오늘 이후 공식 업무에서 빠지겠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냈고, 2021. 11. 26. 피고인에게 "2021. 1. 1.부터 2021. 11. 15.까지 미지급 급여와 퇴직금을 정산해 달라"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냄으로써 퇴직의사를 밝혔다.

㈏ 당심의 판단

원심이 판시한 사정에 원심과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더하여 보면, E이 2021. 11. 14.까지 이 사건 회사에 계속 근로를 제공한 사실 및 피고인이 공소사실과 같이 E에게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임금과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①

E이 2020. 9. 14. 퇴직처리가 이루어진 경위에 관하여 수사기관 및 원심 법정에서 한 진술은 일관되고 구체적일 뿐만 아니라, 다른 증거에도 부합하여 신빙성이 높다. E은 이 사건 사업의 1차년 예산이 거의 소진됨에 따라 잔여 예산으로 월 150만 원 가량의 급여만을 수령하고 국내에 체류하며 몽골 현지사업을 추진하였으나, 결국 생활고로 인해 겸직이나 실업급여 수령을 목적으로 회사 측과 협의하여 서류상의 퇴사처리및 4대 보험 등의 상실신고 요청을 하게 되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증거기록 116면). 여기에 더해, 피고인도 수사기관 및 원심 법정에서 당초 2019. 7. 1.부터 2020. 6. 30.까지 계획된 1차년 사업이 코로나 사태로 인하여 6개월 연장되자, 잔여 예산으로 2020. 12. 31.까지 사업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인건비가 부족하게 되었다고 진술한 점(증거기록 280-283면), 피고인은 원심이 인정한 바와 같이 2020. 12. 31. E에게 9월부터 12월까지의 급여 명목으로 네 차례에 걸쳐 각각 1,547,200원씩 송금하였던 점, 피고인이 주장하는 E의 퇴직일 2020. 9. 14. 전후 사업소득세 명목으로 3.3%를 공제한 것 이외에 급여액에 변동이 없었던 점 등을 고려하면, 2020. 9. 14.자 퇴직처리는 E의 진술과 같이 서류상으로만 이루어졌다고 봄이 상당하다. 한편 E은 퇴직처리 이후 이 사건 회사에 정식으로 복직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 2021. 1.경 새로운 사업연도가 개시되어 정상적인 급여 정산이 가능해지자 피고인에게 다시금 입사처리를 해 줄 것을 요청하였으나, 이 사건 회사가 코로나 사태에 따른 고용유지지원금을 받고 있어 새로운 취업자를 등록할 수 없음을 이유로 거절당하였다고 진술하였고, 실제로 이 사건 회사가 2021. 1.부터 2021. 9.까지 경영악화로 인해 고용유지지원금을 수급한 사실이 확인되어 E의 진술에 부합한다(증거기록 429면).

②

E이 서류상의 퇴직일자인 2020. 9. 14. 이후에도 2021. 11. 14.까지 이 사건 회사에서 계속 근무하였다고 볼만한 사정이 다수 존재하고, 피고인은 이에 대해 충분히 해명하지 못하였다. 즉 원심이 지적한 바와 같이 E은 2020. 9. 14. 피고인이 참여한 카카오톡 그룹채팅에서 이 사건 사업에 관하여 대화를 나누고 현지 진행 상황을 공유하였으며, 피고인에게 이메일로 이 사건 사업과 관련한 미팅 결과를 보고하였다. 나아가 피고인은, E이 2021. 1. 14. 및 2021. 1. 15. 카카오톡 메시지로 보고서 3건을 메일로 보냈다고 알리거나 '1차년도 2차 반기별 현황서'를 수정하여 업로드 하자, 이에 대하여 "네 감사합니다"라고 답하였고(증거기록 94-95면), 마찬가지로 E이 2021. 9. 2. 피고인에게 한국 I 측과 이 사건 사업에 관하여 회의한 결과를 이메일로 공유하자, 피고인은 2021. 9. 3. E에게 "투자 연계 업무는 E사장님이 맡아서 잘 처리해주시기 바랍니다."라고 답장하는 등(증거기록 123면), E으로부터 정상적으로 업무보고를 받고 E에게 업무 관련 지시를 하였다. 또한 코이카가 이 사건 회사에 2021. 7. 27. 몽골 출장 계획과 관련하여 송부한 이메일의 참조인으로 "몽골 D E PM님"을 포함시켰고(증거기록 126면), 사업비를 지원받는 코이카에게 피고인은 E의 퇴직 사실을 알리며 업무협의 등에서 배제할 것을 요청하지 않았다(증거기록 390면). 한편 2020년 12월 및 2021년 1월 코이카 민관협력사업 월간 보고의 보고자 역시 "몽골D/E/부사장(PM)"으로 기재되어 있고, 보고서에는 몽골 현지 투입자인 E이 현재 국내 체류 중이며, 현지에서 채용된 H가 2021. 1. 31. 일시 귀국한 후 2021. 3.경 복귀할 예정이라는 내용이 존재한다(증거기록 70-73면).

③

H는 2021. 4. 몽골 현지 프로젝트 매니저(PM)으로 선임 및 파견된 이후 자신이 현지 PM으로서 업무를 수행하였으며 E이 몽골 현지 사무실에 출근하거나 연락한 바 없으며 몽골 프로젝트 관련 일을 전혀 하지 않았다고 진술하였다. 그러나 E은 2021. 4. 이후에도 "J", "K" 등 몽골 현지 직원과 카카오톡 그룹채팅에서 업무와 관련하여 주고받았으며(증거기록 81-89면), E은 2021. 5. 3. 및 같은 해 5. 12., 같은 해 9. 29. H에게 업무 관련 메일을 보내기도 하고, 그 무렵 몽골 현지 직원들에게 화상회의에 참석할 예정임을 알리기도 하였다(증거기록 109-112면). 피고인은 H가 새로운 PM으로 선정된 후에도 몽골 현지 직원들이 E에게 업무를 계속 보고하였다고 진술하기도 하였다(증거기록 284면). 이런 사정에 비추어 보면 H의 진술에도 불구하고 E이 이 사건 회사에 계속 근로를 제공한 사실을 넉넉히 인정할 수 있다.

④

피고인은 2021. 5. 28. E에게 두 차례에 걸쳐 3,868,000원씩 지급하였는데, 이에 관하여 E은 2021. 1. 및 2021. 2.분 급여를 받은 것이고, 1차 사업연도 급여 400만 원에서 사업소득세를 공제한 금원이라고 진술한다. 피고인도 수사기관에서 E에게 2021. 1. 및 2.분 급여 명목으로 지급한 것이라고 최초 진술하였던 점(수사기록 34면), 1차 사업연도 급여인 400만 원에서 사업소득세 3.3%를 공제한 금액이 위 금액과 일치하고, 두 차례에 걸쳐 나누어 지급된 점, 피고인의 주장과 같이 위 금액이 2020. 9. 14.을 퇴직일로 계산한 퇴직금과 연말정산환급금을 합산하여 산정된 금액라고 보기 어려운 점, E이 2020. 4. 30. 및 5. 3. 피고인에게 지체된 급여의 지급을 지속적으로 주장하였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E의 진술과 같이 2021. 1. 및 2021. 2.분 급여 명목이라고 보일 뿐이고, 2021. 5.에 이르러 피고인이 E에게 두 차례에 걸쳐 위 금액의 돈을 지급할 이유를 달리 설명하기 어렵다.

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

항소심은 제1심과 비교하여 양형의 조건에 변화가 없고, 제1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이를 존중함이 타당하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원심은, 피고인이 체불한 임금 및 퇴직금 액수가 적지 않고, 이를 E이 퇴직한 2021. 11. 14. 이후 3년이 넘는 기간 동안 지급하지 않은 점 등을 피고인에게 불리한 정상으로 참작하였다. 다만 피고인이 임금 및 퇴직금을 체불하게 된 경위에는 코로나 사태에 따른 사업 지연으로 이 사건 회사의 자금 사정이 악화된 것의 영향도 있었던 점, E이 재택근무를 고수하거나 몽골 출장을 거부하는 등 피고인의 지시에 반하는 행동을 일부하였던 점, 피고인이 초범인 점 등을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하며, 그 밖에 변론에 나타난 제반 양형자료를 종합하여 형을 정하였다. 원심판결 선고 이후 양형에 고려할 만한 별다른 사정변경을 찾아볼 수 없다.

피고인이 항소이유에서 주장하는 사정을 포함하여 이 사건 변론 과정에서 드러난 양 형사유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심의 양형이 너무 무거워서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났다고 보이지 아니한다.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3.

결론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기각하기로 한다.

판사 유환우(재판장) 임선지 조규설

증거목록1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