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방법원판결

서울남부지방법원 1996. 9. 12. 선고 96가합1048 판결

주문

1.

피고가 1995. 9. 10. 원고에 대하여 한 파면처분은 무효임을 확인한다.

2.

피고는 원고에게 1995. 9. 11.부터 원고의 복직시까지 매월 21.에 금 1,000,000원씩의 금원을 지급하라.

3.

소송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4.

제2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주문청구취지

주문과 같다.

이유

1.

기초사실

다음과 같은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호증(인사위원회의결결과통보서), 갑 제2호증(서신), 갑 제3호증(재심청구서), 을 제1호증(취업규칙), 을 제2호증(인사규정), 을 제3호증(인사기록카드), 을 제4호증의 1(심의결과회신), 2(인사발령), 을 제5호증의 1(인사위원회회부의뢰서), 2(출퇴근현황), 을 제6호증의 1(심의결과 회신), 2(의결결과통보서), 을 제7호증의 1(재심위원회개최심의), 2(출석요구서), 을 제8호증의 1(재심위원회개최결과보고), 2(재심위원회의결서), 3(의결결과통보서), 을 제9, 10호증(각 인사발령), 을 제11호증(인사위원회회부의뢰)의 각 기재와 증인 C, D의 각 증언에 변론의 전취지를 더하여 보면 이를 인정할 수 있고 반증이 없다.

가.

피고는 항공화물하역업, 지상조업등을 목적으로 하는 법인이고, 원고는 1977. 11. 23. E 총무부 차량과 운전원으로 입사하였다가 기구개편에 따라 1986. 9. 1. E 계열사인 피고 회사에 전입하여 이 사건 파면처분 전까지 장비지원과 운전반장으로 근무하던 근로자이다.

나.

피고 회사는 항공사에 대한 서비스질의 향상을 목적으로 램프(RAMP)버스 운전원들에게 비행 행선지 안내방송을 할 것과 내부교신을 위한 차량 워키토키의 소음방지방안으로 내부교신을 이어폰을 착용하여 듣도록 교육, 계도하였는데 원고는 그 지시에 따르지 않았고 1995. 6. 7. 15:20경에는 장비지원과장 소외 F이 원고 및 소외 G, C에게 행선지 안내방송 및 이어폰 착용을 철저히 할 것을 지시하자 원고 등은 "이어폰을 안 쓸테니 다른 부서로 보내달라, 사고나면 누가 책임지느냐"면서 반발하였다.

다.

피고는 1995. 6. 12.과 그 달 15. 열린 제8차 현업 부문 인사소위원회에서 원고 등의 위와 같은 지휘명령 위반의 건에 대하여 원고 등에게 징계 제37호로 견책 및 타부서전출의 징계를 하였고 1995. 8. 23. 원고를 제주지점으로, 위 C을 부산지점으로 전근조치하였다.

라.

원고 및 위 C은 전근조치에 반발하여 원고는 1995. 8. 31.부터, 위 C은 1995. 9. 4.부터 각 10일간을 전근지에 부임하지 않고 무단결근하였고 이에 피고는 1995. 10. 9. 제13차 현업부문 인사소위원회에서 원고 및 C을 취업규칙 제38조, 인사규정 제20조 1, 2항 위반을 이유로 각 파면조치하였다.

마.

원고는 1995. 9. 6. 피고에게 위와 같은 전근조치에 대하여 "1. 정당한 이유없는 전직으로서 근로기준법 제27조 위반이므로 당연무효입니다. 2. 자유로운 노동조합활동에 대한 보복인사조치로서 노동조합법 제39조 위반이므로 당연무효입니다. 3. 노동조합 또는 본인과의 어떠한 협의 내지는 동의없이 일방적으로 취해진 인사권남용입니다. 4. 타지방 전출시 본인의 생활상의 불이익에 대한 비교, 교량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부당인사조치입니다."라고 항의하는 서신을 보내었고, 파면된 후 1995. 10. 28. 인사위원회에 부당노동행위 내지 인사권의 남용을 이유로 파면조치의 재심을 청구하였으나 기각되었다.

바.

피고의 인사규정 제20조에는 "① 회사는 업무상의 필요에 따라 직종변경, 보직변경 및 전근을 명할 수 있다. ② 직원의 전근시의 부임일자는 발령일로부터 3일 이내로 한다. 단 인계인수일자가 별도로 정해져 있을 때에는 이에 의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으며 취업규칙 제46조 제3항 및 인사규정 제11조 제3항은 직원이 "무단결근을 10일 이상 계속하였을 때"에는 파면을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2.

당사자의 주장에 관한 판단

가.

파면처분 무효확인에 관한 판단

(1)

원고는 위 전근조치는 원고와 사전에 아무런 협의를 거치지 않았고 원고의 노조활동을 탄압하기 위한 부당노동행위이며 업무상 필요가 없을뿐 아니라, 원고에게 현저한 불이익을 초래하는 인사권의 남용으로서 무효이고 이에 불복하고 결근한데 대하여 행해진 파면조치 역시 무효라고 주장함에 대하여 피고는 위 파면조치가 피고의 취업규칙 등 관계규정에 따른 것이고 정당한 절차를 밟아 행해진 것이므로 적법한 조치였다고 주장하므로 보건대, 원고가 위 전근조치에 항의하여 피고 회사에 서신을 보내어 그 철회를 요구하면서 결근한 사실은 위에서 본 바와 같으나 원고의 결근이 전근명령에 항의하는 수단으로 행해진 이상, 전근명령이 유효한 것이 아닌 한 그와 별도로 원고의 무단결근을 파면의 사유로 삼을 수 없으므로 피고의 위 파면조치가 정당한가의 여부는 위 전근명령이 과연 유효한가 여부에 달려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2)

근로자에 대한 전직 또는 전보명령은 피용자가 제공하여야 할 근로의 종류와 내용 또는 장소 등에 변경을 가져온다는 점에서 피용자에게 불이익한 처분이 될 수도 있으나 이는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권한에 속하여 업무상 필요한 범위 안에서는 상당한 재량을 인정하여야 하지만, 그것이 근로기준법 제27조 제1항 또는 제105조에 위반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하는 등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허용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하고 전직처분이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 내에 속하는지 여부는 전직명령의 업무상의 필요성과 전직에 따른 근로자의 생활상 불이익과의 비교교량, 근로자 본인과의 협의 등 그 전직명령을 하는 과정에서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거쳤지는지의 여부에 의하여 결정되어야 한다.

(3)

그러므로 살피건대, 원고에 대한 피고 회사 제주지점으로의 전직명령의 업무상의 필요성에 대하여는 을 제8호증의 2의 기재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며, 위에서 든 증거와 갑 제7호증(답변서), 갑 제8호증(민원회신), 갑 제9, 10호증(회신)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는 이어폰 착용지시에 따르지 않은 데 대하여 징계로서 취업규칙이나 인사규정의 징계조항에 있지도 않은 타부서전출의 징계를 받았고 위 전근명령은 타부서전출이라는 징계의 일환으로 행하여진 것으로 보이는 사실, 소외 H이 질의한 운전자의 이어폰착용에 대하여 I협회 이사장, 경찰청장, 서울지방항공청장 등이 운전자의 이어폰 착용은 운전자의 외부적 자극에 대한 대응을 방해하여 안전운전에 지장을 초래하므로 피고 회사에 대하여 이를 시정하도록 권고할 것이고 대신에 운전석에 칸막이 유리를 설치하여 운전자와 승객을 분리하는 등의 조치를 강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회신을 보낸 사실, 원고는 1977. 11. 23. E에 입사하여 1986. 9. 1. 계열사인 피고회사에 전입한 이래 1988. 2. 20.에는 10년 근속표창을 받은 바 있고 그 후로도 파면조치를 당하기까지 서울지역에서만 근무하여 왔고 처 및 12세, 15세 된 자식들을 두고 있으며 제주와는 아무런 연고가 없는 사실, 피고회사는 사전에 원고에게 제주지점에 근무할 의사가 있는지 여부를 타진하는 등 그의 생활상의 이익에 관한 적절한 배려를 위한 협의나 상의도 하지 않은 사실이 인정되고 반증이 없으므로, 결국 피고 회사의 전근명령은 피고회사에 아무런 업무상 필요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그 대상인 원고에 대하여 근로자로서 통상 감수할 수 있는 정도를 현저히 초과한 중대한 불이익을 초래하는 것일뿐만 아니라, 그 과정에 있어서도 원고에게 가장 불이익이 적도록 생활상의 이익에 관한 적절한 배려를 위하여 신의칙상 요구되는 사전 통보나 원고의 의사반영의 기회를 제공하지 않은 사실이 인정되고 반증이 없으므로 위 전근명령은 피고의 인사의 필요성의 범위를 일탈한 인사권의 남용에 해당되어 무효라고 할 것이고, 원고가 부당한 전직명령에 대한 항의 내지 시정요구의 수단으로 결근을 하였다면 이는 통상의 무단결근과는 달리 원고와 피고 사이의 근로계약관계를 지속하게 하는 것이 현저히 부당하다고 인정할 정도의 비위행위라고는 볼 수 없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의 이 사건 파면조치는 징계권의 남용으로서 무효라고 함이 상당하다.

나.

복직시까지의 임금청구에 관한 판단

원고에 대한 위 파면처분이 무효임은 앞에서 본 바와 같으므로 원, 피고 사이의 고용계약은 여전히 유효하게 존속하고 있는 것이므로, 원고가 위 파면처분으로 인하여 실제로 근로를 제공하지 못하였다 하더라도 이는 피고의 수령지체로 인한 것이고 원고는 실제근무한 여부에 관계없이 근무하였더라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을 지급받을 권리가 있다고 할 것인 바, 나아가 그 지급할 액수에 관하여 보건대, 을 제3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원고의 파면 당시 기본급은 834,000원이고 반장수당으로 55,000원 기타수당으로 76,000원이 지급되었으며 상여금을 포함하여 평균임금이 1,527,029원인 사실이 인정되고 그 이후 위 임금액수가 변동되었다고 볼 특별한 사정은 없으므로 피고는 위 금액의 범위내에서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원고에게 매월 21.에 월 금 1,000,000원의 비율에 의한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할 것이다.

3.

결론

그렇다면 위 파면처분의 무효확인과 임금지급을 구하는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모두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한다.

1996. 9. 12.

판사 전수안(재판장) 서민석 김용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