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동부지방법원판결

서울동부지방법원 2006. 12. 14. 선고 2006노549 판결

2006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은 무죄.

이유

1.

공소사실의 요지 및 원심의 판단

가.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서울 성동구 B 소재 C 대표자로 상시근로자 7명을 고용하여 도매업을 운영하는 사용자인바, 위 사업장에 2000. 2. 10. 사원으로 입사하여 2003. 4. 10. 퇴직한 근로자 D의 퇴직금 6,349,180원을 당사자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그 지급사유 발생일인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나.

원심의 판단

원심은 그 거시 증거들에 의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2.

피고인의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은, (1) D와 근로계약을 체결할 당시 퇴직금이 포함된 연봉제로 임금을 정하였으므로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믿었고, (2) 피고인이 D에 대하여 1,200만 원의 차용금 채권을 가지고 있었는데 D가 위 차용금을 갚지 아니한 채 사직서를 우편으로 보내고 연락을 끊었기 때문에 퇴직금을 지급할 수 없었다.

3.

이 법원의 판단

가.

근로자의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등 일체의 금품을 지급할 의무에 위반함으로써 성립하는 근로기준법 제112조 위반죄는 사회통념상 사용자의 적법행위를 기대할 수 없다거나 퇴직금을 지급할 수 없었던 불가피한 사정이 있어 비난가능성이 없는 경우에는 죄가 되지 아니한다 할 것인바, 과연 피고인이 공소사실에 기재된 대로 근로자 D에게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은 행위에 관하여 적법행위의 기대가능성이 있었는지 여부에 관하여 본다.

나.

원심이 적법하게 조사하여 채택한 증거들 및 증인 D의 당심 법정에서의 진술을 종합하여 보면, D는 피고인이 운영하는 C에 2000. 2. 10. 사원으로 입사하여 2003. 4. 10.경 퇴직한 사실, D는 피고인과 근로계약을 체결함에 있어 매월 지급받는 임금 속에 퇴직금 명목으로 일정 금원을 지급받기로 하는 소위 '연봉제' 봉급약정을 하고 피고인이 이를 매월 지급하여 온 사실, D는 퇴직하기 전에 피고인에 대하여 차용금 채무를 부담하고 있었으나 퇴직 이후에도 이를 변제하지 아니한 사실, D는 2003. 4. 10.경 우편으로 피고인에게 사직서를 보내고, 그 이후부터 C에 출근하지 아니한 사실, D는 상당 기간 피고인에게 연락을 하지 아니하고 지내오다가 피고인이 D에 대하여 위 대여금의 반환을 구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한 이후 서울동부지방노동사무-소에 피고인으로부터 퇴직금을 지급받지 못하였다는 취지의 진정서를 제출한 사실을 각 인정할 수 있다. 다. 근로자에 대한 임금지급방식을 연봉제로 정하여 매월 지급하는 임금에 퇴직금도 포함시켜 지급하기로 약정하고 이를 지급하여 왔다 하더라도 그것은 근로기준법 제34조 제1항에서 정하는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고 사용자는 근로자에 대하여 퇴직금 지급의무를 면한다고 할 수 없다. 또한 사용자는 근로자에 대한 임금을 직접 근로자에게 전액을 지급하여야 하는 것이므로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하여 가지는 대여금채권으로써 근로자의 임금채권과 상계하지 못한다.

그러나 위에서 인정되는 바와 같이 피고인은 근로자인 D와 임금 속에 퇴직금을 포함시켜 지급하기로 약정하여 이를 지급하여 왔고, 또한 D에게 금원을 대여하였는데, D는 위 차용금을 반환하지 아니한 채 우편으로 사직서를 제출하고 출근하지 아니하면서 상당 기간 동안 퇴직금 지급에 관하여 이의를 제기하지 아니한 채 서로 연락하지 아니하고 지내왔다면, 피고인으로서는 D에 대하여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믿었고 그와 같이 믿은데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할 것이며, 또한 위와 같은 상황에서 피고인에게 D에 대하여 따로 퇴직금을 지급할 기대가능성이 없다고 할 것이어서 피고인의 행위는 죄가 되지 아니한다. 따라서 피고인의 주장은 이유 있다.

4.

결론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위 제1의 가.항 기재와 같은바, 이는 위 제3항 기재와 같이 죄가 되지 아니하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한다.

판사 윤남근(재판장) 문성관 이승호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