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동부지방법원판결

서울동부지방법원 2017. 4. 14. 선고 2015가단111175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원고는 2010. 3. 8. 피고가 운영하는 'C'에 덕트공으로 고용되어 2010. 3. 10. 11:00경 서울 노원구 D 소재 E건물 보수공사(이하 '이 사건 보수공사') 현장에 파견되어 덕트 공사(이하 '이 사건 덕트 공사') 작업을 하던 중, 주식회사 펜직(이하 '펜직')의 차량기사를 도와 펜직이 이 사건 공사현장에 납품한 팬 완제품(이하 '이 사건 팬') 하차작업을 하였는데 제품이 잘못 도착된 것을 확인하고 반송을 위하여 상차작업을 하다가 원고가 바닥에 미끄러지면서 이 사건 팬이 원고의 다리에 떨어지는 사고(이하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다.

나.

원고는 위 사고로 인하여 '좌측 경골 간부 및 비골 경부 골절, 좌측 무릎 부분의 염좌' 등의 상해를 입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4, 5호증(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의 주장

가.

원고의 주장

원고는 피고의 사용자로서 근로계약에 수반되는 신의칙상의 부수적 의무로서 피용자가 노무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생명, 신체, 건강을 해치는 일이 없도록 인적·물적 환경을 정비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강구하여야 할 보호의무 내지는 산업안전보건법 제23조 소정의 안전상의 조치의무가 있다. 피고는 이를 위반하여 당시 원고가 작업한 팬의 무게가 두 명의 인부로는 감당할 수 있는 정도가 아니고 사실상 장비를 이용하여 하차 내지 상차작업을 해야 하는 정도인데도 무리하게 원고를 포함한 인부 2명에게 상차작업을 하도록 지시하였고,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할 날은 눈이 많이 온 날이어서 공사현장이 매우 미끄러웠음에도 불구하고 원고와 같은 인부들이 미끄러져 넘어지거나 다칠 위험이 많은 환경을 방치하였다.

이로 인하여 원고가 이 사건 사고를 당하게 되었으므로 피고는 근로계약상 주의의무 위반(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책임 또는 산업안전보건법 제23조의 안전조치의무를 위반한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책임이 있다.

나.

피고의 주장

원고는 이 사건 보수공사 현장에 파견되어 이 사건 덕트공사를 하였는데 위 업무범위에 이 사건 팬을 상·하차하는 부분은 포함되어 있지 않다. 그럼에도 원고는 업무 중 피고의 지시 없이 펜직 차량기사의 요청에 따라 이 사건 팬 상·하차작업을 도와주다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다. 당시 이 사건 보수공사 현장은 제설작업이 완료된 상태였는데, 원고가 피고의 지시 없이 일부 물기가 남아있는 부분에서 부주의하게 펜직 차량기사를 도와 이 사건 팬 상차작업을 하다가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사고에 대한 책임은 피고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고 펜직과 차량기사에게 있다.

3.

판단

가.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청구에 관하여

사용자는 고용 또는 근로계약에 수반되는 신의칙상의 부수적 의무로서 피용자가 노무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생명, 신체, 건강을 해치는 일이 없도록 물적 환경을 정비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마련하여야 할 보호의무 또는 안전배려의무를 부담하고, 이러한 의무를 위반함으로써 피용자가 손해를 입은 경우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진다(대법원 1999. 2. 23. 선고 97다12082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서 피고에게 근로계약에 수반되는 신의칙상의 보호의무 또는 안전배려의무를 위반한 사실이 있는지에 관하여 보건대, 일반적으로 자재를 납품하는 경우 공사현장까지 자재를 운반하는 책임은 납품업체가 부담하고, 이 사건 팬과 같이 한 사람이 운반하기 어려운 무거운 물건의 경우 원칙적으로 납품업체에서 운반을 위반 장비를 준비하거나 적정 인원을 파견하여야 할 책임이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인바, 이 사건 덕트공사의 범위에 이 사건 팬의 상·하차작업이 당연히 포함되어 피고에게 이를 위한 지게차 등의 장비를 준비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거나 피고가 원고에게 이 사건 팬 상·하차작업을 지시하였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고, 이 사건 팬의 상·하차 작업이 원고의 업무범위 내에 포함된다거나 피고가 위 작업을 지시하였다는 증거가 없는 이상 피고에게 위 작업을 대비하여 이 사건 보수공사현장 바닥의 물기를 제거하여야 할 보호의무가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설령 이 사건 팬의 상·하차작업이 이 사건 덕트공사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어 원고의 업무범위에 속한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덕트공사 현장은 피고 사업장인 아닌 E건물이고, 이 사건 사고 당시의 날씨나 제설작업의 정도, 바닥의 상태 등에 관하여 알 수 있는 아무런 자료가 없는 이 사건에서 피고에게 신의칙상 보호의무 또는 안전배려의무 위반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에 관하여

산업안전보건법 제23조(안전조치)는 '사업주는 굴착, 채석, 하역, 벌목, 운송, 조작, 운반, 해체, 중량물 취급, 그 밖의 작업을 할 때 불량한 작업방법 등으로 인하여 발생하는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제2항)라고 정하고 있다.

이 사건에서 피고가 위 안전조치의무를 위반하였는지에 관하여 보건대, 이 사건 덕트공사에 이 사건 팬 운반작업이 당연히 포함된다거나 피고가 원고에게 이 사건 팬 운송작업을 지시하였다고 볼 증거가 없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 이 사건 팬의 상·하차 작업이 이 사건 덕트공사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어 위 법 규정상 운반의 범위에 들어가고 피고가 운반 시 원고가 미끄러질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사실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피고는 3년의 소멸시효 항변을 하고 있고,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의 청구권은 피해자나 그 법정대리인이 그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로부터 3년 간 행사하지 아니하면 시효로 인하여 소멸하는 것인바, 여기에서 그 손해 및 가해자를 안다는 것은 손해의 발생사실과 그 손해가 가해자의 불법행위로 인하여 발생한 것이라는 사실을 알면 되는 것이고 그 손해의 정도나 액수를 구체적으로 알아야 하는 것은 아니므로(대법원 1992. 4. 14. 선고 92다2011 판결 참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는 이 사건 사고발생일인 2010. 3. 8. 그 손해 및 가해자를 현실적이고 구체적으로 인식하였다 할 것이다. 이 사건 소가 그로부터 3년이 경과한 후인 2015. 4. 22. 제기되었음은 기록상 분명하므로 원고의 피고에 대한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청구권은 소멸시효 완성으로 소멸되었다 할 것이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어느모로 보나 이유 없다.

4.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한다.

판사 김현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