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D는 2010. 3. 6.부터 피고 회사 소속 택시 운전기사로 근무하여 왔다. D는 2015. 2. 10. 13:00경 자신이 운전하던 택시 안에서 신발을 벗고 운전석 의자를 뒤로 약간 눕히고 누워 있는 상태에서 관상동맥경화증(심근경색)으로 사망하였다(이하, D를 '망인'이라고 한다).
원고들은 망인의 동생들로서 그 상속인들이다.
[인정 근거] 갑 제1호증 내지 갑 제4호증, 을 제4호증의 1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들의 청구
피고 회사는 2014. 11.경부터 망인에게 택시 한 대를 다른 교대기사 없이 단독으로 배차하여(이하, 이러한 배차방식을 '1인 1차제'라고 한다) 망인으로 하여금 하루에 16시간 이상, 1주에 6일 이상 운전을 하도록 강요 내지 방치하였고, 이에 대해 망인이 과로와 스트레스를 호소하였음에도 교대기사를 배정하거나 합리적인 배차를 시행하지 않았다. 위와 같은 근로조건은 근로자의 근로시간 및 휴게시간을 규정한 근로기준법 제50조 등에 위배될 뿐 아니라, 피고 회사가 채택하고 있는 사납금제는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제21조 제1항 등에 위배된다.
망인은 이와 같은 피고 회사의 근로자 보호의무 또는 안전배려의무 위반 및 위법행위로 인하여 과로사에 이르게 되었으므로, 피고 회사는 망인의 상속인인 원고들에게 그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원고들의 청구에 관한 판단
인정사실
피고 회사가 망인에게 1인 1차제를 강요하였다고 볼 아무런 증거가 없고, 망인에게 1인 1차제를 시행한 2014. 11.경 이후 망인이 피고 회사에 과로와 스트레스를 호소하며 2인 1차제로 배차방식을 변경하여 줄 것을 요청하였다고 볼 증거도 없다(오히려, 망인의 동료직원인 증인 E은 1인 1차제는 피고 회사가 강제로 배정하는 것이 아니라 택시기사가 원해서 하는 것이고, 망인도 처음에는 1인 1차제를 희망하였으며, 망인이 피고 회사에 대하여 2인 1차제로 배차방식을 변경해 달라고 요청한 적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는 취지로 증언하였다).
피고 회사는 택시기사가 얻은 수입의 관리방식에 관하여, 택시기사가 피고 회사에 일정 금원(운송수입금 또는 사납금)을 납부하고 이를 초과하는 수입은 택시기사의 수입으로 하며 택시 기사에게 매월 기본 임금을 지급하는 방식(이하, '사납금제'라고 한다)을 취하고 있다. 피고 회사는 이 사건 당시 2인 1차제의 경우, 오전 운송수입금을 132,000원, 오후 운송수입금을 148,000원으로 정하였고, 망인이 운전하는 YF 소나타 택시의 경우 1인 1차제 운송수입금을 172,000원으로 정하였다가 2015. 1. 20. 165,000원으로 감액하였다.
망인에 대하여 1인 1차제가 시행된 2014. 11. 1.부터 2015. 2. 9.까지 망인이 피고 회사의 택시를 관리한 시간(출고시간과 입고시간 사이의 간격)은 1일 평균 약 16시간 이상(주 6일 운전), 주행거리는 1일 평균 약 220km 이상이었다. 이와 관련하여 증인 E은 피고 회사가 송파, 강동지역에서 모범적인 회사로 이미 오래전에 소문이 나 있었기 때문에 피고 회사에 입사하게 되었고, 피고 회사와 같이 사납금제를 채택하고 있는 회사나 운송수입금 전액관리제를 실시하고 있는 다른 회사의 근무조건이 비슷하며, 자신은 2인 1차제로 택시를 배차받아 운행하였는데, 1일 평균 운행시간은 약 11시간(1주에 6일 근무), 1일 평균 주행거리가 230km 정도라는 취지로 증언하였다.
망인에 대한 2013년 건강검진 결과에 의하면, 망인은 고혈압으로 약물치료가 필요하고 비만관리를 위하여 식이요법 및 운동이 필요한 상태였는데, 당시 망인은 건강검진 문진내역에 20년 동안 하루 평균 20개비의 담배를 피우고 있고, 1주일에 평균 5회(1회 평균 음주량 14잔) 음주를 하고 있으며, 평소보다 숨이 차게 하는 중간 정도의 운동을 30분 이상 하는 등의 필요한 운동을 1주일에 1회도 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기재하였다. 망인은 이후 2014년 건강검진 결과 정상 판정(꾸준한 운동과 관리 필요)을 받았으나, 그 건강검진 문진내역에 30년 동안 하루 평균 20개비의 담배를 피우고 있고, 1주일에 평균 3회(1회 평균 음주량 7잔) 음주를 하고 있으며, 평소보다 숨이 차게 하는 중간 정도의 운동을 30분 이상 하는 등의 필요한 운동을 1주일에 1회도 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기재하였다.
망인의 사망원인인 관상동맥경화증(심근경색증)의 발생원인으로는 고지혈증, 고혈압증, 흡연, 당뇨병 등이 있고, 계속적인 과로와 스트레스도 그 발생원인으로 추정되나, 심근경색증은 스트레스와 관계없이 발생할 수 있어서 어느 정도의 스트레스가 동맥경화반 파열을 유발하는지 의학적으로 명백하지 않고, 스트레스와 급성 심근경색증의 발병에 대한 인과관계를 계량화하기도 어렵다.
[인정 근거] 갑 제8호증의 1, 2, 갑 제13호증, 을 제3호증의 1 내지 4, 을 제4호증의 1, 2, 을 제5호증, 을 제6호증의 1, 을 제7호증의 1 내지 3의 각 기재, 증인 E의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피고 회사가 망인 등에 대하여 시행한 1인 1차제가 실정법에 위반된다고 볼 수 없고, 피고 회사가 망인에게 1인 1차제를 강요하였다거나 2인 1차제로 배차방식을 변경하여 달라는 망인의 요청을 묵살하였다고 볼 증거도 없다. 또한 사납금제를 실시하고 있는 피고 회사 소속 택시기사의 근로조건이 운송수입금 전액관리제를 실시하고 있는 다른 택시회사에 비하여 열악하다고 볼 근거가 없고, 망인이 피고 회사에 납부해야 하는 사납금이 2인 1차제가 적용되는 택시기사에 비하여 본질적으로 과중하다고 보기도 어렵다(망인이 운전한 택시는 신차였고, 1인 1차제에는 교대로 인한 시간 손실을 막을 수 있으며 손님이 많은 시간대에 맞추어 운행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오히려, 망인의 1일 평균 주행거리(약 220km 이상)는 2인 1차제가 적용되는 증인 E의 1일 평균 주행거리(약 230km 정도)와 큰 차이가 없다.
망인이 피고 회사의 택시를 관리한 시간(출고시간과 입고시간 사이의 간격)이 1일 평균 약 16시간 이상임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런데 피고 회사 택시운송사업의 방식은 순항식(승객의 호출이 아니라 기사가 운행을 하다가 승객을 발견하고 태우는 방식)으로 택시기사는 차고지에서 배차를 받은 순간부터 택시를 차고지에 반환할 때까지 사용자의 통제를 받지 않고 정해진 노선이 없는 상태에서 스스로 운행 여부, 운행시간, 운행장소를 결정하게 되는 것이므로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 망인의 1일 평균 근로(운전)시간이 16시간을 초과하였다거나 이에 준하는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망인은 2014년 건강검진 문진내역에 1주일에 평균 3회(1회 평균 음주량 7잔) 음주를 하고 있다고 기재하였는데, 이러한 사정은 망인의 1일 평균 근로(운전)시간이 16시간에 이른다는 사정과 양립하기 어렵다. 또한, 원고들은 2016. 3. 30.자 참고서면에서 망인이 퇴근시 택시를 피고 회사에 반환하지 아니하고 집에다 주차 후 다음 날 택시를 운전하여 바로 출근하는 경우도 많았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는데,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보면 망인이 택시를 관리한 시간에는 망인의 주거지 등에서 주차된 시간도 포함되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이러한 제반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 회사가 망인에 대한 보호의무 또는 안전배려의무를 위반하였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이를 전제로 하는 원고들의 위 주장은 나머지 점에 관하여 살펴 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다만, 피고 회사가 채택하고 있는 사납금제는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제21조 제1항 등에 위배되고, 망인에 대하여 부과된 사납금의 액수나 증인 E이 진술한 피고 회사 소속 택시기사의 근로조건 등에 비추어 보면, 망인에 대한 근로조건은 근로자의 근로시간 및 휴게시간을 규정한 근로기준법 제50조 등에 위배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망인에 대해 1인 1차제를 시행한 기간이 3개월 정도에 불과하고, 피고 회사의 전반적인 근로조건이 다른 택시회사의 근로조건에 현저히 미치지 못한다고 볼 아무런 근거가 없을 뿐 아니라, 의학적으로 과로와 심근경색증 간의 인과관계를 계량화하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하면, 위와 같은 피고 회사의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및 근로기준법 위반과 망인의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하기는 어렵다. 오히려, 망인에게 고혈압 등의 지병이 있었고, 이러한 지병에도 불구하고 망인이 사망 직전까지 다량의 음주, 흡연을 하는 등 건강관리를 위한 노력을 거의 하지 않았다는 점에 비추어 보면, 이러한 사정이 망인의 심근경색증의 원인이 되었을 가능성이 더욱 크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피고 회사의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및 근로기준법 위반의 점에 관한 원고들의 주장 역시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송인권
각주1) 제50조(근로시간)
1주 간의 근로시간은 휴게시간을 제외하고 40시간을 초과할 수 없다.
1일의 근로시간은 휴게시간을 제외하고 8시간을 초과할 수 없다.
제1항 및 제2항에 따른 근로시간을 산정함에 있어 작업을 위하여 근로자가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에 있는 대기시간 등은 근로시간으로 본다.
각주2) 제21조(운송사업자의 준수사항)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운송사업자는 제24조에 따른 운전업무 종사자격을 갖추고 여객자동차운송사업의 운전업무에 종사하고 있는 자(이하 "운수종사자"라 한다)가 이용자에게서 받은 운임이나 요금(이하 "운송수입금"이라 한다)의 전액을 그 운수종사자에게서 받아야 한다.
각주3) 이외에 일정 장소에 대기하면서 승객을 맞이하는 형태(대기식), 승객의 호출을 미리 받고 특정 장소로 이동하여 승객을 맞이하는 형태(호출식)가 있으나, 우리나라 택시의 기본 운행행태는 순항식이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