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을 벌금 5,000,000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사건정보
서울동부지방법원
판결
사건
2019고정1170
판결선고
2020. 7. 23.
범죄사실
피고인은 2017. 10. 28. 경영상 필요에 따라 사업주로부터 사직을 권고받아 B(주)를 퇴사하고 2017. 11. 13.부터 2018. 4. 11.까지 실업급여를 지급받은 자이다.
누구든지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실업급여, 육아휴직 급여 및 출산전후휴가 급여 등을 받아서는 아니 되며, 실업급여 수급자격자가 실업의 인정을 받으려 하는 기간 중에 근로를 제공하거나 창업한 경우에는 그 사실을 고용센터에 신고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제2차 실업인정 대상기간(2017. 11. 21.~2017. 12. 18.) 중 9일(2017. 12. 1., 12. 2., 12. 4., 12. 5., 12. 7., 12. 9., 12. 11., 12. 13., 12. 15.)간 C노동조합 조합원으로서 서울 송파구 D시장에서 일용 근로를 제공하였음에도 이러한 사실을 해당 실업인정일(2017. 12. 18.)에 신고하지 아니하고 거짓으로 서울동부고용센터로부터 실업을 인정받아 2017. 12. 18. 같은 센터로부터 9일분의 실업급여 419,250원을 부정하게 지급받은 것을 비롯하여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총 다섯 차례에 걸쳐 실업급여 4,145,950원을 부정하게 지급받았다.
증거의 요지
제1회 공판조서 중 피고인의 일부 진술기재
범죄인지보고(제2019-50068호), 개인별 중복수혜내역
사업주 문답서, 출근부, 급여분배금표, 조합가입원서
계좌입출금거래내역
개인별수급내역, 실업인정신청서 등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구 고용보험법(2019. 8. 27. 법률 제1655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16조 제2항, 벌금형 선택
노역장유치
형법 제70조 제1항, 제69조 제2항
가납명령
형사소송법 제334조 제1항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에 대한 판단
주장
피고인 및 변호인은, 피고인이 C노동조합 조합원으로서 서울 송파구 D시장에서 일용근로를 제공한 것이 근로관계에 해당하지 아니하여 고용센터에 신고하지 않은 것일 뿐이고, 설령 근로관계에 해당한다 하더라도 고용센터에 이를 얘기한 후 고용보험법 제64조에 따른 조기재취업수당을 신청하면 지급받을 수 있는지에 관하여 문의하였는데, 사용자가 4대 보험에 가입되어 있지 않으면 위 조기재취업수당을 지급받을 수 없고, 피고인이 위 노동조합의 조합원일 뿐 사용자가 없기 때문에 고용보험법상 근로자로 볼 수 없다는 대답을 듣고 이를 신고하지 않았으므로 형법 제16조에서 규정한 법률의 착오에 해당한다고 주장한다.
판단
형법 제16조는, 자기의 행위가 법령에 의하여 죄가 되지 아니한 것으로 오인한 행위는 그 오인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 때에 한하여 벌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는 단순히 법률의 부지를 말하는 것이 아니고, 일반적으로 범죄가 되는 경우이지만 자기의 특수한 경우에는 법령에 의하여 허용된 행위로서 죄가 되지 아니한다고 그릇 인식하고, 그와 같이 그릇 인식함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는 벌하지 않는다는 취지이다. 이러한 정당한 이유가 있는지 여부는, 행위자에게 자기 행위의 위법의 가능성에 대해 심사숙고하거나 조회할 수 있는 계기가 있어, 자신의 지적 능력을 다하여 이를 회피하기 위한 진지한 노력을 다하였더라면 스스로의 행위에 대하여 위법성을 인식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었음에도, 이를 다하지 못한 결과 자기 행위의 위법성을 인식하지 못한 것인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이러한 위법성의 인식에 필요한 노력의 정도는 구체적인 행위정황과 행위자 개인의 인식능력 그리고 행위자가 속한 사회집단에 따라 달리 평가되어야 한다(대법원 2006. 3. 24. 선고 2005도3717 판결 등 참조).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위와 같이 근로를 제공한 것이 근로관계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거나, 피고인이 자신의 특수한 경우에는 법령에 의하여 허용된 행위로서 죄가 되지 아니한다고 잘못 인식함에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인정할 수 없다.
피고인은 C노동조합 조합원으로서 D시장에서 일용 근로를 제공한 것이 고용보험법령상 근로관계가 아니라고 주장하나, 고용보험법령에는 일용근로자로서 근로를 제공하는 경우, 근로 제공의 대가로 임금 등 어떠한 명칭으로든지 구직급여일액 이상을 수령하는 경우 등은 구직급여 수급자격자는 취업한 것으로 본다고 명확히 규정하고 있다.
일반적으로도 실업급여는 실직 등으로 인해 근로소득에 대한 대가인 급여를 지급받지 못하는 근로자만 생활안정 등의 목적으로 지급받을 수 있는 급여라고 인식하고 있고, 이는 비교적 사회일반의 보편적인 통념으로 자리잡고 있다. 피고인도 근로소득을 지급받은 바 있는 근로자로서 실직 등으로 인해 급여소득을 얻지 못해 생활이 어려운 사람들만 실업급여를 지급받을 수 있는 자격이 있다고 인식하고 있었을 것이 분명하다. 게다가 피고인이 작성해 제출한 실업급여 신청서에도 근로사실 여부를 기재하도록 되어 있다. 따라서 적어도 피고인은 서울동부고용센터에 자신이 일용 근로를 제공하고 급여를 지급받고 있으므로 실업급여를 지급받을 수 있는지 여부, 구직급여 수급자격자에 해당하는지 여부 등에 관하여 문의하였어야 했던 것으로 판단된다.
실업급여는 고용보험법상 구직급여와 취업촉진 수당으로 구분되고, 피고인이 부정수급한 급여는 구직급여에 해당한다. 취업촉진 수당에는 조기재취업 수당, 직업능력개발 수당 등에 있는데, 피고인은 최초 신청 당시부터 위 일용 근로를 제공하여 급여를 지급받고 있음에도 이를 알리지 아니한채(근로사실이 있음에도 없다고 적극적으로 허위기재하였다) 실업급여를 신청하였고, 구직급여와 관련하여 문제는 없는지 문의하지는 아니한 채 일용 노동을 하고 있으니 구직급여 수급자격자로서 일정한 기준에 해당하면 지급받을 수 있는 조기재취업수당 등을 지급받을 수 있는지 문의하였다는 것이다. 피고인은 고용센터로부터 위 일용 근로는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답을 들었기 때문에 구직급여 수급자격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였다고 주장하는데, 일용 근로를 제공하여 급여를 받고 있으므로 구직급여를 수령할 수 있는 수급권자에 해당하는지에 관한 직접적인 문답을 통해 얻은 대답이 아닌 조기재취업수당 등과 관련하여 들은 대답으로 스스로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일 뿐 확실한 법률적 근거에 기초하여 판단한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조기재취업수당을 지급받기 위한 기준이 별도로 규정되어 있으므로 조합원으로서 일용 근로를 제공한 것이 위 수당을 지급받을 수 있는 근로자에는 해당하지 않을 수 있으나, 구직급여와 관련하여 신청서에 근로사실을 기재하도록 되어 있고 일용근로자로서 근로를 제공하는 경우, 근로제공의 대가로 임금 등 어떠한 명칭으로든지 구직급여일액 이상을 수령하는 경우 등에는 구직급여 수급자격자는 취업한 것으로 본다고 명확히 규정하고 있는 이상 피고인이 위와 같이 스스로 판단할 것은 자의적인 해석인 것으로 보인다).
설령 피고인이 고용센터로부터 위 일용 근로가 근로자 또는 근로를 제공한 것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답변을 듣고 실업인정 신청을 하였다 하더라도 그 신청서에는 근로사실을 그대로 신고하도록 기재되어 있고, 만약 의문이 있었다면 위 일용근로 내용을 기재해야 하는지 문의하였어야 했던 것으로 보이며 피고인은 이를 자의적으로 판단해 숨긴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피고인은 자신의 지적능력을 다하여 위법의 가능성을 회피하기 위한 진지한 노력을 다 하였다고 볼 수 없고, 그 결과 자신의 행위의 위법성을 인식하지 못한 것이므로 그에 대해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결국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판사 박창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