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동부지방법원판결

서울동부지방법원 2021. 4. 9. 선고 2020노1030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벌금 500,000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않는 경우 10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로부터 1년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이유

1.

피고인의 항소이유 요지

피고인은 근로자 D의 요청에 따라 D과 사이에, D이 장시간 근무를 할 수 있게 하는 대신 D에게 주휴수당을 지급하지 않기로 하는 내용의 근로계약을 체결하여 D을 고용하였으므로, 피고인은 D에게 주휴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할 것임에도, 원심은 피고인이 D에게 그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주휴수당 1,937,200원을 지급하지 않았다는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한 잘못이 있다.

2.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에 관하여

가.

관련법리

사용자는 근로계약을 체결할 때에 근로자에 대하여 기본임금을 결정하고 이를 기초로 제 수당을 가산하여 지급함이 원칙인데, 근로시간, 근로형태와 업무의 성질 등을 참작하여 계산의 편의와 직원의 근무의욕을 고취하는 뜻에서 기본임금을 미리 산정하지 아니한 채 제 수당을 합한 금액을 월 급여액이나 일당 임금으로 정하거나 매월 일정액을 제 수당으로 지급하는 내용의 이른바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지급계약을 체결한 경우에, 그것이 근로자에게 불이익이 없고 제반 사정에 비추어 정당하다고 인정될 때에는 이를 무효라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05. 8. 19. 선고 2003다66523 판결, 대법원 2006. 4. 28. 선고 2004다66995,67004(병합) 판결 등 참조].

포괄임금제에 관한 약정이 성립하였는지 여부는 근로시간, 근로형태와 업무의 성질, 임금 산정의 단위, 단체협약과 취업규칙의 내용, 동종 사업장의 실태 등 여러 사정을 전체적·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구체적으로 판단하여야 하는바, 이때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 및 근로계약서에 포괄임금이라는 취지를 명시하지 않았음에도 묵시적 합의에 의한 포괄임금약정이 성립하였다고 인정하기 위해서는, 근로형태의 특수성으로 인하여 실제 근로시간을 정확하게 산정하는 것이 곤란하거나 일정한 연장·야간·휴일근로가 예상되는 경우 등 실질적인 필요성이 인정될 뿐 아니라, 근로시간, 정하여진 임금의 형태나 수준 등 제반 사정에 비추어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그 정액의 월급여액이나 일당임금 외에 추가로 어떠한 수당도 지급하지 않기로 하거나 특정한 수당을 지급하지 않기로 하는 합의가 있었다고 객관적으로 인정되는 경우이어야 할 것이다(대법원 2016. 10. 13. 선고 2016도1060 판결 참조).

나.

판단

1)

근로기준법 제55조 제2항은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휴일을 유급으로 보장하여야 한다’고, 같은 법 제15조 제1항은 ‘이 법에서 정하는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근로조건을 정한 근로계약은 그 부분에 한정하여 무효로 한다’고 정하고 있으므로, 피고인이 주장하는 바와 같은 사정이 있다 하더라도 피고인은 D에게 소정 근로일수를 개근한 주수에 상당하는 주휴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설령, 피고인의 위와 같은 주장을 포괄임금제와 관련된 주장으로 선해하더라도,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피고인이 D과 작성한 근로계약서에는 주휴수당을 최저시급에 포함하기로 하는 포괄임금에 관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지 않고, D도 주휴수당을 최저시급에 포함하기로 하는 내용의 합의가 없었다고 진술한 점, ② D은 피고인으로부터 최저시급(2018년 7,530원, 2019년 8,350원)에 해당하는 임금을 지급받았으므로, D이 지급받은 임금에 주휴수당이 포함되었을 가능성이 없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과 D 사이에 주휴수당을 포함한 금액을 일급으로 정하여 지급하는 내용의 포괄임금약정이 체결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할 것이다.

3)

따라서 피고인은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근로자 D에게 주휴수당을 지급하지 아니하여 근로기준법을 위반하였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인의 위 사실오인 주장은 이유 없다.

3.

직권판단

항소법원은 판결에 영향을 미친 사유에 관하여는 항소이유서에 포함되지 아니한 경우에도 직권으로 심판할 수 있는 것이므로(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 피고인이 사실오인만을 이유로 항소한 경우에 항소심이 직권으로 양형부당을 이유로 제1심 판결을 파기하고 제1심의 양형보다 가벼운 형을 정할 수 있다(대법원 1990. 9. 11. 선고 90도1021 판결 참조).

이 사건 범행은 피고인이 근로자에게 주휴수당을 지급하지 않은 것으로서 범정이 가볍지 않으나, 피고인이 D의 요청에 따라 주휴수당을 지급하지 않는 대신 D이 원하는 시간을 근무시간으로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D에게 그에 해당하는 임금을 지급하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이 사건 범행에 이르게 된 동기 및 경위,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제반 양형조건 등을 종합하여 보면, 원심의 형(벌금 5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판단된다.

4.

결론

그렇다면, 원심판결에는 위와 같은 직권파기사유가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이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