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동부지방법원판결

서울동부지방법원 2020. 10. 15. 선고 2020노844 판결

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근로자 D, E는 주식회사 C(이하 'C'라 한다.) 부사장 F에게 2017. 6.경까지 근무하고 퇴사한다는 의사를 밝혔고, 2017. 7.경에는 노무를 제공한 사실도 없으므로, 피고인은 위 근로자들에게 2017. 7.분 임금 및 이에 해당하는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그럼에도,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한 위법이 있다.

나.

법리오해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고려하면,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

1)

2019. 6.분 임금 및 퇴직금 관련

피고인은 2019. 6. 3.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횡령) 등으로 출근길에 긴급체포되었고, 법인 계좌도 압류되었다. 피고인에게는 근로자들의 퇴직 후 14일 이내에 임금 및 퇴직금을 지급하거나 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를 하는 등 적법행위를 기대할 수 없었던 불가피한 사정이 있으므로, 책임이 조각되어야 한다.

2)

해고예고수당 미지급의 점

근로기준법 제26조 제2호에 의하면, 천재 사변, 그 밖의 부득이한 사유로 사업을 계속하는 것이 불가능한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해고예고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피고인은 2019. 6. 3. 체포되었고, 회사 계좌도 모두 거래정지를 당했으므로, 이는 부득이한 사유로 사업을 계속하는 것이 불가능한 경우에 해당한다. 따라서 피고인은 근로자들에게 해고예고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다.

양형부당

원심의 형(벌금 20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판단

가.

사실오인 주장에 대한 판단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 사실 및 사정들을 고려하면, 근로자 D, E는 2017. 7. 11.까지 C 사업장에서 근무한 사실이 인정되므로, 이 부분 피고인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1)

원심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한 근로자 D, E는 2019. 6. 말경까지만 C에서 근무하겠다고 이야기한 적이 없다고 일관하여 진술하였다.

C 부사장 F이 작성한 확인서에 따르더라도, 근로자 D, E가 급여와 퇴직금을 수령하면 2019. 6.까지 근무하고 퇴사한다는 의사를 밝혔다는 것인데, 당시 급여와 퇴직금이 지급되지 않았으므로, 위와 같은 의사만으로 근로자 D, E가 2019. 6. 말경 C에서 퇴사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2)

C는 대리인을 선임한 후 2019. 7. 10. 근로자 D, E에게 경영상의 이유로 정리해고를 한다는 내용의 통지서를 발송하였고, 위 근로자들은 2019. 7. 11.경 이를 수령하였으며, 2019. 7. 12. 고용보험 피보험자격을 상실하였다.

3)

근로자 D, E가 고객들과 주고받은 카카오톡 대화내용이나 문자메시지 내용 등을 종합하면, 위 근로자들이 2019. 7. 11.까지 회사에 출근하여 채권 추심업무와 투자 고객에 대한 응대업무를 한 사실 등이 인정된다.

나.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1)

사용자가 기업이 불황이라는 사유만을 이유로 하여 임금이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거나 체불하는 것은 근로기준법이 허용하지 않는 바이나, 사용자가 모든 성의와 노력을 다했어도 임금의 체불이나 미불을 방지할 수 없었다는 것이 사회통념상 긍정할 정도가 되어 사용자에게 더 이상의 적법행위를 기대할 수 없다거나, 사용자가 퇴직금 지급을 위하여 최선의 노력을 다하였으나 경영부진으로 인한 자금사정 등으로 도저히 지급기일 내에 퇴직금을 지급할 수 없었다는 등의 불가피한 사정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러한 사유는 근로기준법 제36조, 제42조 각 위반범죄의 책임조각사유로 된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01. 2. 23. 선고 2001도204 판결 등 참조).

2)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에게 근로자들과 퇴직 후 14일 이내에 임금 및 퇴직금을 지급하거나 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를 하는 등 적법행위를 기대할 수 없었던 불가피한 사정이 있었다거나 부득이한 사유로 사업을 계속하는 것이 불가능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이 부분 피고인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가)

피고인이 2019. 6. 3.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횡령) 등으로 체포되어 구속된 사실은 인정된다.

하지만, 피고인이 구속되었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은 접견을 온 C 부사장 F을 통하여 회사의 업무를 지시할 수 있어서 사업을 계속하는 것이 불가능하였다고는 보기는 어렵다.

나)

또한, 피고인은 C 부사장 F이나 선임한 대리인을 통하여 미리 근로자들에게 해고예고를 함으로써 근로자들이 해고에 대비하여 새로운 직장을 구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주는 것도 가능하였다.

다)

피고인의 사기범행으로 인하여 회사 계좌가 거래정지를 당하였고 그 결과 근로자들에게 임금 등을 지급할 수 없었다고 하더라도, 이는 피고인의 귀책사유로 인한 것이므로, 이와 같은 상황을 사용자가 모든 성의와 노력을 다했어도 임금의 체불 등을 방지할 수 없는 책임조각사유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다.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이 사건 변론과 기록에 나타난 양형사유를 종합하면, 원심의 형은 피고인이 주장하는 여러 양형사유를 포함한 제반 사정을 충분히 고려하여 적정하게 결정된 것으로 보이고, 사후적으로 양형을 변경할 정도의 특별한 사정이 보이지 않으므로,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은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기각한다.

판사 이태우(재판장) 이봉락 김현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