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인정사실
원고는 전국에 소포 배달 등 우편물류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이다.
피고 D노동조합(이하 피고 조합이라고 한다)은 2017. 8. 31. 설립신고를 한 조합으로 E, F, G, H, I 등 택배노동자들을 조직대상으로 하는 전국 규모의 단위노동조합이고, 피고 B, C(이하 피고 조합과 구분하여 칭할 때 피고들이라고 한다)는 원고와 소포 우편물 배달 위ㆍ수탁 계약을 체결하여 이에 근거하여 우편업무에 종사하는 사람들이다.
원고를 포함한 택배사들과 피고 조합 등은 2021. 1. 21. 택배기사 과로사 대책사회적 합의기구 합의문을 발표하였고(주요 내용은 별지1. 기재와 같다), 원고는 2021. 1. 29. 별지2. 기재와 같이 합의문 내용을 포함하여 단체협약을 체결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의 주장 및 판단
원고의 주장
피고들은 2021. 6. 4. 오전 서울 종로구에서 원고가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을 위한 사회적 합의기구에서 논의한 분류작업 별도 인력 투입 등 사회적 합의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며, 소속 조합원들에게 사회적 합의기구의 1차 합의의 의미와 단체협약의 내용을 일방적으로 전달하면서 합의사항 이행을 목적으로 하는 쟁의행위(배달거부)를 추진할 것을 결의하였다. 그러나 위 합의는 ‘집화 및 배송작업’과 ‘분류작업’구분을 통해 개인별 분류원칙을 합의한 것일 뿐, 택배기사 개인별 분류에 대한 구체적 방법과 그 적용시기에 대해서는 택배거래구조개선 연구용역결과를 고려하여 다시 협의하기로 하였던 1차적 합의이다. 동 합의문 제3항에 따르더라도, 현재 문제되고 있는 분류작업 수수료는 특정되지 아니하였음이 명확하다(갑 제5호증의 1 분류비용지급요청건 관련 J 업무협의결과보고, 갑 제5호증의 2 분류작업거부투쟁건에 대한 회신). 또한 위 사회적 합의 직후에 체결된 원고와 피고 조합간의 단체협약 제7조 제2항에서도 “사회적 합의기구에서 명기되지 않은 사항에 대하여는 2021. 2. 1부터 상시협의체를 구성, 운영하여 협의한다”라고 되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들은 원고의 합의문 미이행을 주장하며 분류작업 수수료의 즉시 소급지급을 요구하면서 이 사건 쟁의행위에 돌입할 것을 결의하였다. 피고 조합은 2021. 6. 5.자로 투쟁지침 등 문서를 작성하여 다수의 조합원들에게 배포하였다. 피고들은 후술하는 바와 같이 노동조합법상의 조정절차나 조합원 찬반투표 등의 쟁의절차를 거부한 채 불법적으로 2021. 6. 7. 09:00부터 피고들을 포함한 ① 다수의 조합원들이 집단적으로 분류작업 노무제공을 거부하고, ② 2시간 늦게 출근하여 배달을 거부하는 방법으로 전격적인 파업에 돌입하였고, 2021. 6. 9.에는 오전 9:00부터 9:30까지 추산인원 200명이 동원되어 K 건물 현관 점거 후 집회를 진행하였으며, 2021. 6. 11.에는 오전 9:20부터 9:40까지 피고 조합 250여명의 인원들이 원고의 건물 입구를 막고 시위를 진행하였다. 이러한 배달거부 등 쟁의행위가 2021. 6. 8.자 L언론 등 신문기사에 “M”이라는 제목 등으로 보도되었고, 이로 인하여 원고에 대한 여론이 악화되고, 불신이 생겨나는 등 원고의 대외적 이미지가 상당히 훼손되고 있다. 이 사건 쟁의행위는 실질적인 주된 목적이 사회적 합의기구 내용 및 단체협약을 일방적으로 해석하여 분류작업에 대한 수수료의 즉시 소급지급을 추가로 요구하기 위하여 쟁의행위에 바로 돌입한 것으로 그 목적에 있어서 정당성을 결여한 것이며 피고들은 원고와 단체협약을 체결하여 평화의무를 부담하고 있음에도 노동조합법상 쟁의조정절차 및 조합원 찬반투표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쟁의행위를 개시한 위법행위를 하는 등 노동조합법 제41조 제1항 및 제45조 제2항, 제91조를 명백히 위반하였는바, 이 사건 쟁의행위는 정당성을 결여한 불법파업에 해당한다. 특히 이미 체결된 단체협약 내용의 이행 또는 불이행에 관한 사항은 이미 단체협약으로 확정된 권리분쟁에 해당하는 것으로 이익분쟁에 대해서 할 수 있는 노동쟁의의 대상이 되지 아니하여 법원 등에 소송으로 청구하여야 하는 것임에도 쟁의행위를 한 것이므로 이러한 점 등을 종합적으로 보면 이 사건 쟁의행위가 불법파업에 해당한다.
원고와 피고 조합은 2021. 1. 29.자로 단체협약을 체결하였는바(갑 제1호증), 이에 따라 피고 조합은 소극적 의무로는 "단체협약의 유효기간 중에 단체협약에서 정한 근로조건 등에 관한 내용의 변경이나 폐지를 요구하는 쟁의행위를 행하지 아니하여야 할 의무"를 진다고 할 것이고, 적극적 의무로는 "조합원들에 대하여도 통제력을 행사하여 그와 같은 쟁의행위를 행하지 못하게 방지하여야 할 이른바 평화의무를 지고 있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1992. 9. 1. 선고 92누7733 판결 참조). 이러한 평화의무의 목적은 "노사관계의 안정과 단체협약의 질서 형성적 기능을 담보하는 것"으로 단체협약의 본질적 기능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피고 조합은 이 사건 단체협약 및 단체협약의 내용으로 포함된 택배기사 과로사 대책 사회적 합의기구 합의문에 포함된 분류작업 및 그 수수료에 대한 사항에 대하여 위법한 쟁의행위를 진행한 것인바, 그렇다면 단체협약 상의 평화의무에 위배하여 이 사건 쟁의행위를 진행한 것이므로 그에 따른 채무불이행 책임을 진다.
노동조합의 간부들이 쟁의행위를 기획, 지시, 지도하는 등으로 주도한 경우에 이와 같은 노동조합 간부들의 행위는 노동조합의 집행기관으로서의 행위라 할 것이므로, 이러한 경우 민법 제35조 제1항의 유추적용에 의하여 노동조합은 그 불법쟁의행위로 인하여 사용자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고, 한편 조합간부들의 행위는 일면에 있어서는 단체로서의 행위라고 할 수 있는 외에 개인의 행위라는 측면도 아울러 지니고 있고, 일반적으로 쟁의행위가 개개 근로자의 노무정지를 조직하고 집단화하여 이루어지는 집단적 투쟁행위라는 그 본질적 특징을 고려할 때, 노조의 책임 이외에 불법쟁의 행위를 기획, 지시, 지도하는 등으로 주도한 조합의 간부들 개인도 이에 따른 민사상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한다고 할 것이며, 노동조합과 그 간부들 사이의 손해배상책임은 부진정연대관계에 있다.
위에서 본 바와 같이, 불법파업과정에서 위력으로 인한 업무방해라는 위법행위가 있었고 그 외에도 단체협약을 체결하여 평화의무를 부담하고 있음에도 노동조합법상 쟁의조정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쟁의행위를 개시한 위법행위를 한 것이고, 위법한 쟁의행위를 개시한 이후 2021. 6. 9. 뒤늦게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진행하는 등 노동조합법 제41조 제1항 및 제45조 제2항, 제91조를 명백히 위반하였으므로 위 피고들은 이 사건 불법파업으로 인하여 발생한 손해에 대하여 민법 제750조 상의 불법행위 손해배상책임을 진다고 할 것이고, 피고 조합 역시 피고들의 불법행위 손해배상책임에 대한 사용자책임을 진다.
피고들은 원고와 소포우편물 배달 위ㆍ수탁 계약을 체결한 수탁자들로, 동 계약서 조항(제7조, 제11조, 제16조) 상의 배달의무를 지는데, 이러한 의무를 위반하여 이 사건 배달거부를 하고 있는 것이므로 동 계약서 제13조 제1항 상의 손해배상책임(채무불이행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을 진다.
원고는 위 피고들에 대한 채무불이행 손해배상청구, 불법행위를 원인으로 한 손해배상 청구 등을 선택적으로 청구한다.
이 사건 쟁의행위로 인하여 원고는 2021. 6. 7.부터 6. 21.까지 단가가 높은 민간배달용차를 사용하게 됨으로써 125,665,887원 상당의 손해를 입었는바, 우선 그 중 100,000,000원을 일부 청구한다.
판단
피고들이 불법쟁의행위를 하였다거나 채무를 불이행하여 원고에게 손해를 가하였는지 여부에 관하여 살피건대,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오히려 갑 제1, 4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원고를 포함한 택배사들과 피고 조합 등은 2021. 1. 21.자 택배기사 과로사 대책 사회적 합의를 하였고, 이를 단체협약에 반영하였던 사실, 이후 피고 조합 등과 J가 분류비용에 관하여 논의를 하였으나 협의가 되지 아니하였고 원고가 기존 택배수수료에 분류비용이 포함되어 있다는 입장을 통보한 사실 등을 인정할 수 있는바, 위 합의 및 단체협약에 따르면 분류작업은 택배기사의 업무에서 원칙적으로 제외되어 있고 다만 불가피하게 분류작업을 하는 경우의 수수료를 추후 정하기로 하였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설령 피고들이 분류작업을 거부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를 쟁의행위에 해당한다거나 채무불이행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청구는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3. 결 론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판사 박성인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