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각 주위적 및 예비적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 사실
피고들은 2007. 1. 10. 남양주시 D 소재 건물에서 ‘E병원’(이하 ‘이 사건 병원’이라 한다)을 개업한 후 그 무렵부터 2018. 6.경까지 이 사건 병원을 공동운영하였다.
원고는 흉부외과 의사로서 2009. 3. 1. 피고들과 사이에 이 사건 병원의 응급의 학과에서 근무하기로 하고 아래와 같이 매월 세후 1,500만 원을 지급받는 조건의 연봉계약(이하 ‘이 사건 연봉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원고는 응급실 진료부장으로 근무하던 중 2016. 1. 1.부터 이 사건 병원의 부원장으로 임명되어 현재까지 근무하고 있다.
피고들은 2018. 7. 7. F와 사이에, F에게 이 사건 병원의 모든 자산과 이 사건 병원 사업에 관련된 권리를 양도하면서 F가 이 사건 병원에 관련된 채무를 인수하고 종업원들과의 근로계약도 승계하기로 하는 내용의 사업양도양수계약(이하 ‘이 사건 사업양도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청구취지
주위적으로, 피고들은 연대하여 원고에게 1,027,676,796원 및 이에 대하여 2021. 7. 15.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예비적으로, 피고들은 각자 원고에게 1,027,676,796원 및 이에 대하여 2018. 7. 1.부터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호증, 을 제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본안전 항변에 관한 판단
피고들은 원고의 미지급 초과근무수당 청구(주위적 청구)에 관하여, 이 사건 사업양도계약에 따라 원고와 피고들 사이의 근로계약이 F에게 승계되었으므로 피고들은 당사자적격이 없다고 항변한다. 그러나 이행의 소에서는 원고에 의하여 이행의무자로 주장된 자가 피고적격을 가지는 것이어서 피고들이 주장하는 위 사유는 본안에서 청구권의 유무로서 판단될 사항에 불과하고 본안 전에 당사자적격 유무로서 판단될 사항은 아니다. 따라서 피고들의 위 본안전 항변은 이유 없다.
당사자들의 주장 요지
원고
주위적 청구
원고와 피고들은 이 사건 연봉계약을 체결하면서 근무횟수를 평일 야간당직은 1회, 토요일은 1.5회, 일요일은 2회로 계산하여 월 당직근무 13회를 기준으로 월 급여 22,800,000원을 지급하기로 정하였다. 이에 따르면 당직근무 1회당 급여는 1,753,846원(= 22,800,000원/13회)이고 근로기준법에 따라 연장근무에 대하여는 통상임금의 50%를 가산하여 지급하여야 하므로 초과근무 1회당 수당은 2,630,769원(= 1,753,846원 × 1.5)인데, 피고는 원고가 2009. 11. 1.부터 2018. 6. 30.까지 총 464회의 초과근무를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위 계산법에 따른 초과근무수당 1,220,676,796원<1>에 미달하는 193,000,000원만 지급하였다. 따라서 피고들은 연대하여 원고에게 미지급 초과근무수당 1,027,676,796원(= 1,220,676,796원 - 193,000,0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예비적 청구
원고는 피고들의 요청에 따라 이 사건 병원에 3억 원을 투자하였고, 피고들은 원고가 피고들의 단순한 피용자가 아닌 이 사건 병원의 공동운영자인 것처럼 원고를 기망하였다. 원고는 피고들의 위와 같은 불법행위에 의해 자신이 이 사건 병원의 공동운영자라는 착오에 빠져 피고들에게 1,027,676,796원 상당의 미지급 초과근무수당청구권을 행사하지 못하는 손해를 입었다. 따라서 피고들은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금으로 1,027,676,796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들
주위적 청구에 관하여
연봉제에서 법정수당 산정 기초가 되는 시간급 통상임금은 연봉 총액에 소정 근로시간을 나누어 산정하므로, 위 계산방식에 따르면 원고의 시간급 통상임금은 110,267원[= 276,000,000원 ÷ (40시간 + 8시간) × 365일 ÷ 7일]이 되고, 여기에 근로기준법에 따른 가산율 50%를 적용하여 초과근무수당을 산정하여야 한다. 그런데 원고는 위와 같은 방식을 따르지 않고 임의로 초과근무수당을 산정하였는바, 원고가 주장하는 미지급 초과근무수당을 인정할 수 없다.
설령 원고에게 미지급 초과근무수당채권이 있다 하더라도 위 초과근무수당채권은 임금채권에 해당하여 3년의 소멸시효기간이 적용되므로, 이 사건 소 제기 전 위 초과근무수당채권의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
예비적 청구에 관하여
피고들은 원고를 이 사건 병원의 공동운영자라고 기망한 적이 없다. 설령 피고들의 불법행위가 인정된다 하더라도, 이 사건 소 제기 전 이미 원고가 피고들의 불법행위를 안 날로부터 3년이 경과함으로써 원고의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은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
판 단
주위적 청구에 관한 판단
피고들이 초과근무수당 지급의무자에 해당하는지 여부
피고들이 2018. 7. 7. 이 사건 병원의 운영권을 F에게 양도하면서 F가 이 사건 병원에 관련된 채무를 인수하고 종업원들과의 근로계약도 승계하기로 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영업양도에 따라 근로관계가 포괄승계되는 경우 영업양도 전에 발생한 채무에 관하여는 병존적 채무인수가 되는 것이 원칙인 점, 설령 그렇지 않고 이 사건 사업양도계약이 제3자인 F가 채무자인 피고들과 사이에서 피고들의 원고에 대한 미지급 임금채무를 면책적으로 인수하기로 하는 약정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제3자와 채무자 사이의 채무인수 약정으로 채무자인 피고들의 채무를 면하게 하려면 채권자인 원고의 승낙이 있어야 채권자에 대하여 효력이 생기는데(대법원 2012. 5. 24. 선고 2009다88303 판결 등 참조), 이에 대하여 원고의 승낙이 있었음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들은 원고에게 미지급 초과근무수당을 지급할 의무를 부담하는 자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미지급 초과근무수당청구권의 존재 여부
앞서 든 증거들 및 갑 제12호증, 을 제1, 4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들이 원고에게 미지급한 초과근무수당이 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주위적 청구는 이유 없다.
원고와 피고들은 이 사건 연봉계약을 체결하면서 월 13회 근무를 기준으로 매월 세후 1,500만 원의 임금을 지급받기로 정하였다.
나아가, 원고는 월 13회를 초과하여 근무하는 경우 2018. 7. 1.부터 2020. 4. 30.까지는 1회당 40만 원의, 2020. 5. 1.부터 현재까지는 1회당 70만 원의 각 수당을 받아왔고(위 각 금액에 미달하거나 각 금액을 초과하는 달도 있었으나 대체로 위 각 금액에 따른 수당을 지급받았다), 이 사건 병원에 근무하는 다른 의사들도 초과근무 1회당 40만 원의 수당을 지급받아 왔는데, 원고뿐만 아니라 이 사건 병원의 다른 의사들도 이 사건 소 제기 전까지 이 사건 병원에 위와 같은 초과근무수당의 산정방식에 관하여 이의를 제기한 적이 없다. 이러한 점에 비추어, 원고를 비롯한 이 사건 병원 소속 의사들과 이 사건 병원 사이에는 월 소정근무횟수를 초과하여 근무하는 경우 초과근무 1회당 40만 원의 수당을 지급받기로 하는 내용의 관행 내지 합의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원고는 당직근무 1회당 급여를 1,753,846원(= 22,800,000원/13회)으로 보고 위 급여에 50%를 가산한 2,630,769원을 초과근무수당으로 산정하였고, 이를 기초로 미지급 초과근무수당이 존재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근로기준법에 따라 연장근로수당을 산정하는 경우 시간급 통상임금을 기준으로 하는 것이 원칙이므로 피고들이 지급한 초과근무수당이 근로기준법에 따른 연장근로수당에 미달하는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원고의 실 근무시간(원고의 근무형태에 비추어 보더라도 소정 근로시간은 특정하기 어렵고 소정 근로시간에 관하여 당사자들 사이에 합의된 바도 없다)을 기준으로 시간급 통상임금을 산정하여야 하는데, 이에 관한 아무런 주장 및 증명이 없고, 달리 이 사건 병원의 초과근무수당 산정방식이 근로기준법을 위반하였다고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
응급실 전담 의사인 원고의 근무형태와 업무 성격 상 정상 진료시간에 근무하는 의사들보다 대기시간이 더 길고 휴게시간도 특정할 수 없으며, 이 사건 병원의 응급실 환자현황에 따르면 2016년부터 2018년까지의 연 평균 응급실 환자 수는 4,283명인데, 그렇다면 위 기간 중 1일 환자 수는 약 11.73명(= 4,283명 ÷ 365일)에 불과하여 1회 근무 시 원고의 실 근무시간은 길지 않았던 점 등을 고려하면, 위와 같은 초과근무수당 산정방식이 원고에게 불이익하다고 보이지도 않는다.
설령 원고가 피고들에 대하여 미지급 초과근무수당채권을 가지고 있었다 하더라도, 위 미지급 초과근무수당채권은 임금채권으로서 근로기준법 제49조에 따라 3년의 소멸시효기간이 적용되는데, 원고의 보수지급일은 매월 2일이므로 원고가 구하는 2009. 11. 1.부터 2018. 6. 30.까지의 초과근무수당채권은 늦어도 2018. 7. 3. 모두 발생하였다. 그런데 이 사건 소가 위 기산일로부터 3년이 경과한 2021. 11. 9. 제기된 사실은 기록상 분명하므로, 결국 원고의 미지급 초과근무수당채권은 모두 소멸시효가 완성되어 소멸되었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피고들은 원고로 하여금 이 사건 병원의 공동운영자라고 생각하게 만들어 초과근무수당을 청구하지 못하게 하였으므로 피고들의 소멸시효 항변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한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들이 원고로 하여금 이 사건 병원의 공동운영자라고 믿게 하였다고 인정하기 어려운 점은 뒤에서 보는 바와 같고, 그 밖에 달리 피고들이 원고의 초과근무수당 청구나 시효중단을 불가능 또는 현저히 곤란하게 하였다거나 그러한 조치가 불필요하다고 믿게 하는 행동을 하였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예비적 청구에 관한 판단
앞서 든 증거들 및 갑 제8, 9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면, 피고들은 원고를 ‘오너’라고 부른 사실, 원고는 이 사건 병원에서 ‘오너’로서 본인과 가족들의 병원비 면제 등의 혜택을 누린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들 및 을 제3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 피고들이 원고로 하여금 이 사건 병원의 공동운영자라고 믿도록 기망함으로써 원고가 착오에 빠져 미지급 초과근무수당을 청구하지 아니하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예비적 청구도 이유 없다.
원고는 피고들과 사이에 이 사건 연봉계약서만 작성하였을 뿐 별도로 이 사건 병원의 공동운영약정을 내용으로 하는 처분문서를 작성한 사실이 없다.
원고는 2009. 11. 3. 피고들의 부탁에 따라 피고들에게 이 사건 병원의 운영자금으로 3억 원을 대여하였는데, 원고가 그 동안 이 사건 병원에서 누린 병원비 면제 등의 혜택은 피고들이 위 대여에 대한 보답의 의미로 제공한 것이라고 볼 여지도 있는바,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 피고들이 원고를 기망하였다고 보기는 어렵고, 그 밖에 달리 피고들이 원고에게 이 사건 병원 운영으로 인한 수익 배분을 약속하였음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
피고들은 이 사건 병원의 설립 과정에서 200억 원 이상의 채무를 부담하게 되었는데, 원고에게 이 사건 병원의 공동운영자로서 위와 같은 채무를 공동으로 부담할 것을 요구한 적은 없다.
원고는 그가 주장하는 피고들의 기망행위와 관련하여 피고들을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혐의로 고소하였는데(서울동부지방검찰청 G), 위 형사사건에서 검사는 “원고가 피고들의 기망행위로 인해 미지급 초과근무수당채권의 존재를 알지 못하였다거나 위 채권을 행사하지 않을 의사를 가지게 되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피고들의 기망행위로 인한 원고의 처분행위를 인정할 수 없다고 보아 위 고소를 각하하였다.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각 주위적 및 예비적 청구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완(재판장) 곽새롬 한성민
각주1) 2,630,769원에 464회를 곱하면 1,220,676,816원이나 원고는 그 중 1,220,676,796원을 초과근무수당으로 보아 미지급 초과근무수당을 산정하였다.
사건정보
서울동부지방법원
판결
사건
2021가합114042
판결선고
2023. 1. 12.
서울동부지방법원
제15민사부
판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