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동부지방법원판결

서울동부지방법원 2022. 8. 31. 선고 2021나35228 판결

주문

1.

원고와 피고 C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각자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 B은 사업의 종류를 광고물설치업으로 하여 ‘D’라는 상호(변경 전 상호 : E, 이하 상호 변경 전후를 모두 ‘D’라 한다)로 사업자등록을 한 명의자이고, 피고 C은 피고 B의 아들로 D를 실질적으로 운영하는 자이다.

나.

원고는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서울동부지청장으로부터 피고 C이 원고에 대한 임금 12,000,000원, 퇴직금 7,917,507원 합계 19,917,507원을 체불하였다는 내용의 체불임금 등・사업주확인서를 받았고, 피고 C은 위와 같이 원고에게 임금 12,000,000원 및 퇴직금 7,917,507원 합계 19,917,507원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는 범죄사실로 근로기준법위반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죄로 벌금 3,000,000원의 형을 선고받고(서울동부지방법원 2019고정964호) 항 소심에서 항소가 기각된 후(서울동부지방법원 2020노1705호), 2021. 12. 14. 상고기각되어(대법원 2021도13696호) 유죄가 확정되었다(이하 ‘관련 형사판결’이라 한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 6호증, 을 제3 내지 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가.

당사자의 주장

원고는, 2014. 8. 1.경부터 2015. 11. 30.경까지 공동사업주인 피고들에게 고용되어 근로를 제공하였으나 2015. 10. 및 11.분 임금 각 6,000,000원 및 퇴직금 7,919,507원 합계 19,917,507원(= 6,000,000원 × 2개월 + 7,919,507원)을 지급받지 못하였으므로, 피고들은 연대하여 원고에게 이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하여 피고들은 원고가 피고들의 근로자가 아니고, 원고가 2015. 9. 14.경 D와 별도로 사업자등록을 한 후 주식회사 F(이하 ‘F’라 한다)로부터 광고물 설치공사를 수주하였으므로 적어도 그 무렵부터는 피고 C의 근로자도 아니라고 주장한다.

나.

피고 B에 대한 청구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과는 관계없이 실질에 있어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반대로 어떤 근로자에 대하여 누가 임금 및 퇴직금의 지급의무를 부담하는 사용자인가를 판단함에 있어서도 계약의 형식이나 관련 법규의 내용과 관계없이 실질적인 근로관계를 기준으로 하여야 한다(대법원 1999. 2. 9. 선고 97다56235 판결 등 참조).

피고 B이 D의 사업자등록 명의자인 사실은 앞에서 본 바와 같으나,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 B이 원고와의 고용계약 체결에 관여하였다거나 원고에게 업무지시를 하였다는 등의 사정은 전혀 보이지 않는바, 달리 피고 B이 피고 C과 공동으로 D를 운영하였다는 점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 B이 공동사업주로서 피고 C과 연대하여 체불 임금 및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는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다.

피고 C에 대한 청구

1)

원고가 근로자인지 여부

가)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 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위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6. 4. 15. 선고 2015다252891 판결 등 참조).

한편, 원래 민사재판에서는 형사재판의 사실인정에 구속받지 않는다고 할지라도 동일한 사실관계에 관하여 확정된 형사판결이 인정한 사실은 유력한 증거자료가 된다 할 것이므로 민사재판에서 제출된 다른 증거들에 비추어 형사판결의 사실판단을 채용하기 어렵다고 인정되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와 반대되는 사실을 인정할 수는 없다(대법원 1990. 8. 14. 선고 89다카6812 판결, 대법원 2021. 10. 14. 선고 2021다243430 판결 등 참조).

나)

인정사실

다음의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5, 7, 10호증, 을 제2, 4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이를 인정할 수 있다.

(1)

피고 C은 2014. 8. 1. 원고와 사이에, 원고가 저녁 7시부터 다음날 아침 7시까지 광고물 설치 업무를 수행하기로 하는 고용계약을 체결하였다.

(2)

원고는 F를 상대로 2015. 8. 24.부터 2015. 9. 23.까지 F로부터 광고물 설치 공사를 의뢰받아 공사를 완료하였다는 이유로 공사대금 8,520,000원의 지급을 구하는 소(서울중앙지방법원 2016가소317254)를 제기하였는데, 위 사건의 항소심에서 ‘F는 원고가 아니라 D와 체결한 공사계약에 따라 공사를 시공하였음’을 이유로 원고 청구기 각 판결(서울중앙지방법원 2017나51084)이 선고되었고, 그후 상고기각(대법원 2018다

42415)되어 확정되었다.

(3)

원고는 2015. 12. 22. 피고 C에게 ‘11월 견적서’라는 제목으로 ‘경비 미지급분 4,120,000원, 월급 미지급분(10, 11월) 12,000,000원, F 입금 17,200,000원, 명화 지급액 8,000,000원이므로 F 입금액에서 명화 지급액을 뺀 잔액 9,200,000원을 경비 및 월급 미지급 총액 16,120,000원에서 공제한 6,920,000원을 지급하라’는 취지의 내용이 담긴 이메일을 발송하였다.

(4)

피고 C과 원고의 2018. 9. 10.자 통화 내용 중 주요 부분은 다음과 같다.

다)

판단

살피건대 위 인정사실에다가, 위 증거들을 앞서 본 법리 및 관련 형사판결에 비추어 알 수 있는 다음 사정들, 즉 피고 C은 적어도 2015. 8.경까지는 원고를 고용한 사실은 인정하고 있는 점, 비록 원고가 2015. 9. 14. 별도의 상호로 사업자등록을 마치고 같은 날 F로부터 광고물 설치공사를 의뢰받은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이는 피고 C이 F와의 거래가 종료되어 원고에게 급여를 지급할 수 없게 되자 원고로 하여금 개인 사업자로서 F에게 직접 광고물설치 공사대금을 급여조로 지급받을 수 있도록 요청하였기 때문인 것으로 보이고, 원고 역시 일관되게 위와 같은 취지로 진술해온 점, 원고는사업자등록을 마친 이후에도 종전과 마찬가지로 F로부터 의뢰받은 광고물 설치 업무를 수행한 점, 피고 C은 2018. 12. 7. 의정부지방고용노동청 근로감독관으로부터 조사를 받으면서 원고가 사업을 운영하고 있었기 때문에 밤에만 일하는 조건으로 고용계약을 체결하였다고 진술한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의 사업자등록이 반드시 원고의 근로자성 내지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에 영향을 미친다고 단정할 수도 없는바, 원고는 2015. 8.경 이후에도 종전과 마찬가지로 2015. 11. 30.경까지 피고 C과의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고 달리 관련 형사판결의 사실판단을 채용하기 어렵다고 인정할 만한 특별한 사정은 없다.

2)

미지급임금의 액수

살피건대 위 인정사실 및 갑 제5, 8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 사정, 즉 원고는 일관되게 2015. 4. 1.부터는 월 6,000,000원의 월 급여를 지급받아 오다가 같은 해 10. 및 11.에는 월 급여를 지급받지 못하였다고 진술 한 점, 피고 C은 적어도 2015. 6. 30.부터 같은 해 8. 31.까지 매월 말일에 원고 명의 계좌로 세금 등을 공제한 5,802,000원을 각 송금해온 점, 피고 C은 녹취록(갑 제5호증)에서 “그러니까 만약에 7월 달에 원래는 뭐, 600이었잖아요? 600인데 뭐, 600이 다 안 나오고 뭐, 얼마 나왔는데 뭐, 8월 달에는 600 받아야 되는 600 하나도 안 받고 못 받고”라고 진술하였으며 이 사건 제1심에서부터 당심에 이르기까지 월급의 액수에 관하여는 다투지 아니하는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의 2015. 4. 1. 이후 임금은 월 6,000,000원이라고 봄이 타당하므로, 피고 C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에게 2015. 10.분 및 11.분 미지급 임금 합계 12,000,000원(= 6,000,000원 × 2개월)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퇴직금의 액수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제8조 제1항에 의하면,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근속년수 1년에 대하여 30일분의 평균임금을 퇴직금으로 지급할 의무가 있고, 이 때 평균임금은 이를 산정하여야 할 사유가 발생한 날 이전 3개월 동안에 그 근로자에게 지급된 임금의 총액을 그 기간의 총 일수로 나눈 금액을 말한다.

원고가 2014. 8. 1.경부터 2015. 11. 30.경까지 피고 C이 운영하는 D에서 근로를 제공한 사실 및 원고가 퇴직하기 이전에 3개월간의 임금의 총액이 18,000,000원{= 6,000,000원(2015. 9. 1. ~ 2015. 9. 30.) + 6,000,000원(2015. 10. 1. ~ 2015. 10. 31.) + 6,000,000원(2015. 11. 1. ~ 2015. 11. 30.)}인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이를 바탕으로 한 평균임금에 근속년수를 곱하여 계산한 법정퇴직금은 7,917,507원(= 18,000,000원 ÷ 91일 × 30일 × 487/365일, 원 미만 버림)이 된다. 따라서 피고 C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에게 퇴직금 7,917,507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피고 C의 소멸시효 항변 등에 관한 판단

가.

소멸시효 완성 여부

피고 C은 원고의 위 채권이 시효가 완성되어 소멸하였다고 주장하므로 살피건대, 원고의 임금 및 퇴직금 채권은 근로기준법 제49조에 따라 그 소멸시효기간이 3년이고, 이 사건 소는 위 임금 채권이 발생한 2015. 10. 및 11. 그리고 원고가 퇴직한 다음 날인 2015. 12. 1.부터 각 3년이 경과한 2020. 12. 3.에 제기된 사실은 기록상 명백하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의 임금 및 퇴직금 채권의 소멸시효는 완성되었다고 할 것이다.

나.

소멸시효 중단 여부

1)

원고는, 피고 C이 2018. 9. 10. 원고와 통화하던 중 2015. 10. 및 11.분 임금 및퇴직금 채권이 존재함을 인정함으로써 채무를 승인하였으므로 소멸시효는 중단되었다고 재항변한다.

2)

소멸시효 중단사유로서의 채무승인은 시효이익을 받는 당사자인 채무자가 소멸시효의 완성으로 채권을 상실하게 될 이 또는 그 대리인에 대하여 상대방의 권리 또는 자신의 채무가 있음을 알고 있다는 뜻을 표시함으로써 성립하며, 그 표시의 방법은 아무런 형식을 요구하지 아니하고 묵시적이건 명시적이건 묻지 아니한다. 또한 승인은시효의 이익을 받는 이가 상대방의 권리 등의 존재를 인정하는 일방적 행위로서, 그 권리의 원인·내용이나 범위 등에 관한 구체적 사항을 확인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고, 그에 있어서 채무자가 권리 등의 법적 성질까지 알고 있거나 권리 등의 발생원인을 특정하여야 할 필요는 없다고 할 것이다. 그리고 그와 같은 승인이 있는지 여부는 문제가 되는 표현행위의 내용·동기 및 경위, 당사자가 그 행위 등에 의하여 달성하려고 하는 목적과 진정한 의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찰하여 사회정의와 형평의 이념에 맞도록 논리와 경험의 법칙, 그리고 사회일반의 상식에 따라 객관적이고 합리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대법원 2012. 10. 25. 선고 2012다45566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피고 C은 소멸시효기간 만료 전인 2018. 9. 10. 원고에게 “아니, 한 달 치를 못 받은 거잖아요?”, “그래요? 아니, 나는 한 달 치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라고 진술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피고 C은 이로써 원고에 대하여 한 달 치 임금 채무가 존재함을 알고 있다는 뜻을 표시한 것이며 ‘한 달 치’가 원고의 2015. 10.분 또는 11.분 임금 중 구체적으로 어느 것을 가리키는지 반드시 확인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므로, 피고 C은 그 중 적어도 한 달 치 미지급 임금 6,000,000원에 대해서는 채무를 승인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그러나 원고가 제출한 갑 제5, 7, 10호증의 각 기재만으로는 피고 C이 나머지 한 달 치 임금 및 퇴직금에 대하여도 채무를 승인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소멸시효 중단의 재항변은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고, 결국 피고 C의 소멸시효 항변은 위 범위 내에서 이유 없음에 돌아간다.

3)

이에 대하여 피고 C은, 2018. 9. 10.자 원고와의 통화 중 ‘한 달 치’는 2015. 6. 분 또는 7.분을 말하는 것이지 원고가 이 사건에서 구하는 2015. 10.분 또는 11.분과는 관련이 없으므로 채무승인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갑 제5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 C은 한 달 치를 지급하지 아니한 점을 인정하기 전에는 2015. 6.분 또는 7.분에 관하여 언급한 적이 없으며, 원고가 2015. 10. 분 및 11.분이 문제라고 지적하자 피고 C은 2015. 6.분 또는 7.분을 언급한 것은 원고가 미지급 금액을 정리하여 제시하는 방식에 관한 예를 든 것일 뿐이라는 취지로 대답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을 뿐이므로, 피고 C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다.

소결론

따라서 피고 C은 원고에게 소멸시효가 완성된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1개월분 임금인 6,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이 사건 소장부본 송달 다음날인 2021. 2. 23.부터 피고 C이 그 이행의무의 존재여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제1심판결 선고일인 2021. 11. 10.까지는 상법이 정한 연 6%,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피고 C에 대한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피고 C에 대한 나머지 청구와 피고 B에 대한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각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원고와 피고 C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윤경아(재판장) 박남천 박태안

각주1) 항소취지를 위와 같이 선해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