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법률구조법에 의한 법률구조 등의 사업을 수행하는 공공기관이고, 원고들은 1990. 9. 10.부터 피고 공단에서 근무하다가 원고 A(D생)는 2020. 12. 31., 원고 B(E생)은 2021. 6. 30. 각각 퇴직하였다.
피고는 정부(소관 부처: 기획재정부)의 고령자 임직원 인건비 부담 완화 및 청년고용 증진을 위한 ‘공공기관 임금피크제 권고안’에 따라 피고 근로자의 과반수 이상으로 구성된 피고 노동조합과의 노사합의를 거쳐 2015. 12. 9. 정년퇴직 예정일 만 3년 전부터 그 근로자의 임금을 9%씩 감액하기로 하는 내용의 ‘임금피크제 운영규정(이하 ’이 사건 운영규정‘이라 한다)’을 제정하고, 2016. 1. 1.부터 임금피크제(이하 ’이 사건 임금피크제‘라 한다)를 시행하였다. 이 사건 운영규정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이 사건 운영규정]
제1조(목적) 이 규정은 임금피크제 시행과 관련하여 조직․인사, 보수, 복지, 직무, 정원 등 운영에 필요한 사항을 정함을 목적으로 한다.
제2조(적용대상) 이 규정은 모든 직원(변호사, 일반직, 서무직, 무기계약직)에 대하여 적용(1956. 1. 1. 이후 출생자)한다.
제3조(용어의 정의) 이 규정에서 사용되는 용어의 정의는 다음 각 호와 같다.
‘임금피크제’라 함은 조직의 효율적 운영과 고용안정, 신규 고용창출을 위하여 일정연령에 도달한 직원의 임금을 감액하고 직위, 직무 등을 별도로 관리하는 제도를 말한다.
‘임금조정기간’은 다음 각 호에 따라 구분한다.
1차년도 : 정년퇴직 예정일로부터 역산하여 3년이 되는 날의 다음날부터 2년이 되는 날까지
2차년도 : 정년퇴직 예정일로부터 역산하여 2년이 되는 날의 다음날부터 1년이 되는 날까지
3차년도 : 정년퇴직 예정일로부터 역산하여 1년이 되는 날의 다음날부터 퇴직일까지
제4조(적용시기) 임금피크제의 적용시기는 인사규칙 제34조(정년)에 따른 정년퇴직 예정일(6월 30일 또는 12월 31일)로부터 만 3년 전부터 적용한다.
제5조(별도정원관리)
임금피크제 대상인원 중 정년도래 1년 전 인원만큼 별도정원을 반영하여 신규 채용하여야 하며, 별도정원은 다음 각 호에 따라 별도직군 또는 초임직급으로 구분하여 관리할 수 있다.
제6조(직무부여 등)
임금피크제 대상자에 대해서는 임금피크제 적용기간 중 직무를 조정할 수 있다.
제8조(보수)
임금피크제 대상자의 보수는 피크임금(총임금)을 기준으로 1년차 9%, 2년차 9%, 3년차 9%를 감액하여 지급한다.
제10조(퇴직금)
임금피크제 대상자의 퇴직금은 임금피크제 적용 전월에 중간정산하고, 이후 매년 정산할 수 있다. ② 임금피크제 적용 이후에 임금지급률이 변경되는 경우에는 변경된 시점에 퇴직금을 중간정산 할 수 있다.
제11조(전직기원) 임금피크제 대상자에 대해서는 임금조정기간 동안 퇴직 후 재취업을 위한 전직교육 또는 창업교육 등을 실시할 수 있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적용을 받는 원고 A는 2017. 12. 31.을 기준으로, 원고 B은 2018. 7. 1.을 기준으로 각 퇴직금을 중간정산하여 지급받았고, 중간정산일 이후부터 임금이 감액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7호증, 을 제1 내지 8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들의 청구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합리적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를 차별하는 것으로서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이하 ‘고령자고용법’이라 한다) 제4조의4를 위반하여 무효이다.
퇴직금 중간정산의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
임금삭감을 수반하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근로자에게 불리한 취업규칙의 변경이라 할 것이어서 개입이나 간섭이 없는 상태에서 근로자의 자율적이고 집단적인 의사결정에 의한 동의가 필요한데, 피고 노동조합은 임금 인상율에 불이익을 받지 않기 위해 부득이 동의한 것이므로 위 동의는 무효이다.
원고들은 공안업무 등에 종사하는 공무원의 봉급과 동일한 직급 및 호봉에 의하여 임금을 받는 사람들인바, 공무원에 준하는 원고들에게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는 것은 위법하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도입에 따라 퇴직금 중간정산과 임금 삭감이 없었을 경우 원고들이 지급받았어야할 임금 및 퇴직금과 원고가 실제로 지급받은 임금 및 퇴직금의 차액을 지급하여야 한다.
판단
고령자고용법 위반 여부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은 ‘사업주는 모집․채용, 임금, 임금 외의 금품 지급 및 복리후생, 교육․훈련, 배치․전보․승진, 퇴직․해고의 분야에서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 또는 근로자가 되려는 자를 차별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한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근로자들의 개별적인 업무성과 등에 관계없이 오직 근로자가 일정한 연령에 이르렀다는 사정만으로 임금이 감액되므로,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의 임금에 관하여 차등을 두는 경우에 해당한다. 피고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시행에 위 조항에서의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주장하므로, 이하 위 임금 차등에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지 본다.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임금피크제는 고령자에 대한 정년 보장ㆍ연장을 목적으로 하면서 동시에 청년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한 목적을 가지고 있는 점, ② 임금의 삭감 없는 정년만의 보장은 결국 인사적체와 고용주의 인건비 부담을 가져오게 되므로 고용주체로서는 인력 감축을 위한 수단으로 명예퇴직 등 조기퇴직의 방법을 선택할 수 밖에 없게 될 터인데, 그 경우 결국 고령 근로자들에 대한 고용불안이 심화되어 고령자고용법의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어렵게 되는 점, ③ 이 사건 임금피크제 적용은 퇴직 전 3년에 한하고, 감액분은 총임금의 9%로 책정되어 그 감액의 기간이나 정도가 지나치다고 볼 수 없는 점, ④ 시행과정에서 피고 노동조합의 동의를 거치는 등 절차적 요건을 충족한 점(강요된 동의에 불과하다는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⑤ 피고는 임금피크제 대상자에 대하여 임금피크제 적용기간 중 직무를 조정할 수 있으며, 임금조정기간 동안 퇴직 후 재취업을 위한 전직교육 또는 창업교육 등을 실시할 수 있다는 규정을 마련하는 등의 조치를 취한 점을 종합하면,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임금 차등을 두게 된 목적과 취지가 정당하고 그 방법과 정도 또한 필요한 정도에 그쳐, 합리적인 이유로 연령차별을 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판단된다. 피고 소속 근로자들이 위 법 시행 이전부터 이미 60세의 정년을 적용받고 있었다는 사정은 이같은 판단을 하는데 방해되지 아니한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에 반한다고 볼 수 없다.
퇴직금 중간정산의 요건
퇴직금 중간정산이 법적 근거 없이 이루어진 것으로 무효라는 주장에 대하여 보건대,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은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시행령 제3조 제1항 제6호의 “사용자가 기존의 정년을 연장하거나 보장하는 조건으로 단체협약 및 취업규칙 등을 통하여 일정나이, 근속시점 또는 임금액을 기준으로 임금을 줄이는 제도를 시행하는 경우”로서, 위 법 제8조 제2항에 따라 퇴직금 중간정산을 실시할 수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
피고의 개입이나 간섭하에 피고 노동조합이 동의하였는지 여부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피고 근로자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의 동의하에 시행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설령 원고들 주장과 같이 임금인상율에 관한 불이익을 피하기 위하여 동의하였다고 하더라도, 위 사유만으로 피고 노동조합의 동의에 피고의 개입이나 간섭이 있었다고 볼 수는 없다.
공공기관의 임금피크제 도입 가부
설령 원고들이 공공기관의 직원이었다고 하더라도, 원고들의 채용, 근무형태, 임금체계 등이 공무원과 동일하다고 볼 수 없으므로, 피고가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는 것 자체가 바로 위법하다고 볼 수는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한다.
판사 박성인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