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인정사실
피고는 서울 성동구 C 지하 1층에 본사를 두고 전국 각 지역에서 체력단련시설들(피트니스센터, 이하 피고가 운영하는 피트니스센터의 각 지점들을 통칭할 경우 '이 사건 사업장'이라 한다)을 운영하고 있는 회사이다. 원고는 2016. 11. 2.경 피고에게 고용되어 그 무렵부터 2019. 7. 31.경까지 이 사건 사업장 중 양재점과 삼성점(이하 피고가 운영하는 피트니스센터의 각 지점들을 개별적으로 지칭할 경우 각각 '양재점', '삼성점'이라 한다)에서 퍼스널 트레이너(Personal Trainer, 이하 'PT'라 한다) 매니저 또는 피트니스 카운슬러(Fitness Counselor, 이하 'FC'라 한다) 매니저로 근무하였다.
원고는 2019. 3. 14.경 피고와 사이에 이 사건 사업장에서 근무하는 것과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내용의 프리랜서 용역계약 관련 합의서를 작성하였다(이하 '이 사건 용역계약서'라 한다).
원고는 2019. 7. 31.경 이 사건 사업장에서 퇴직하였으나, 피고는 원고의 퇴직일로부터 14일이 지날 때까지 원고에게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11,326,211원의 법정퇴직금을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피고의 공동대표이사 중 1인인 D는 서울중앙지방법원 2021고단1416호로 원고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아니하였다는 등의 근로기준법위반과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공소사실로 기소되었고, 위 법원은 D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의 형을 선고하였다. D가 이에 불복하여 항소하였으나 그의 항소가 기각되었고(서울중앙지방법원 2022노499), 이후 대법원이 D의 상고를 기각함에 따라(대법원 2022도15492) D에 대한 유죄판결이 그대로 확정되었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갑 제3호증의 1 내지 6, 갑 제4호증, 갑 제5호증의 1, 2, 갑 제8호증, 을 제6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의 주장
원고
원고는 2016. 11. 2.경부터 2019. 7. 31.경까지 피고에게 고용되어 양재점과 삼성점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피고의 지휘·감독을 받으면서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원고의 근무기간에 상응하는 법정퇴직금 11,326,211원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
원고는 피고와 사이에 이 사건 용역계약서를 작성하고 본인의 영업활동을 한 개인사업자일 뿐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가 아니어서 피고는 원고에게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원고가 피고로부터 지급받은 품위유지비를 임금으로 보더라도, 이와 별개로 원고가 피고로부터 실적에 따라 추가로 지급받은 돈(이하 '성과급'이라 한다)은 근로기준법상의 임금에 해당하지 아니하므로, 퇴직금 산정을 위한 평균임금에 포함될 수 없다.
원고의 근로자성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피고는 원고가 근무하는 기간 동안 퇴직금을 분할하여 지급하기로 약정하였고 이에 따라 퇴직금을 원고의 급여에 포함시켜 분할 지급하였으므로, 피고의 원고에 대한 퇴직금 채무와 원고에 대한 퇴직금 상당의 부당이득반환채권을 대등액에서 상계한다.
원고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인지 여부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보다 근로제공 관계의 실질이 근로제공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인지는 업무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제공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근로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근로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고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그리고 근로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아니 된다(대법원 2015. 7. 9. 선고 2012다20550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앞서 든 증거와 을 제1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볼 때, 원고는 피고와 사이에 위탁사업계약의 형식을 갖춘 이 사건 용역계약서를 작성한 후 개인사업자로서 단지 위탁받은 업무를 수행한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임금을 목적으로 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이 사건 사업장에서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피고의 사칙은 근무하는 직원들을 직급에 따라 수습사원, 사원, 시니어, 팀장, 매니저, 지점장, 본부장, 대표이사로 나누고 있고, 업무종류에 따라 PT, FC 및 커스토머서비스(Customer Service)로 나누고 있다. PT 부서는 회원들에게 운동을 직접 가르쳐주는 업무를, FC 부서는 회원관리와 상담 등의 업무를 수행한다. 이처럼 PT 부서와 FC부서의 업무내용이 다름에도, 원고는 2016. 11. 2.경부터 2019. 7. 31.경까지 약 2년 9개월 동안 이 사건 사업장에서 PT 매니저 또는 FC 매니저로 근무하였다.
피고는 소속 직원들이 승진하는 경우 상장 형식의 임명장을 만들어 수여하였고, 피고의 사칙에서 정한 일정한 사유(무단 지각 및 결근, 근무태만, 정당한 지시 불이행 등)가 발생하는 경우 소속 직원들에게 사유서, 시말서를 작성하게 하였으며, 이러한 사유서와 시말서가 누적되는 경우에는 소속 직원들의 직급을 강등하기도 하였다. 원고 또한 삼성점에서 근무하는 기간 동안 FC 매니저에서 PT 매니저, 교육팀장으로 직급이 강등되기도 하였다. 따라서 피고는 피고의 사칙과 직급체계에 따라 인사권을 행사함으로써 원고를 포함한 이 사건 사업장의 직원들을 조직적이고 체계적으로 관리하였다고 보아야 한다.
피고의 사칙에서는 PT 매니저와 FC 매니저의 경우 평일 9시간, 주말 5시간의 범위 내에서 근무시간을 구체적으로 특정하여 정하고 있고, 피고는 원고에게 회원관리프로그램(E)을 이용하여 이 사건 사업장의 출입내역을 입력하게 함으로써 원고의 출퇴근시각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원고의 근무시간이 프로그램에 설정되어 있어 지각 또는 조퇴 여부가 자동으로 기록되었으며, 원고는 지각 및 조퇴의 사유로 회의, 미팅, 오전출근 등을 기록하기도 하였다.
피고는 전국에 여러 지점을 두고 있었는데, 원고를 비롯한 피고의 직원들은 피고가 운영하는 지점들의 매출증진이나 지점의 신규개설 등을 이유로 피고의 지시에 따라 근무 지점을 옮겨야 하였고, 근무 지점을 옮길 때마다 피고와 새롭게 계약을 체결하지 아니하였다. 원고 또한 근무기간 동안 피고의 인사발령에 따라 양재점에서 삼성점으로 근무지를 옮겨 다니면서 PT 매니저 또는 FC 매니저로서의 업무를 수행하였다. ⑤ 원고는 피고가 제공하는 운동시설, 부대집기, 소모품 등을 이용하여 회원모집, 운동지도 등 업무를 수행하였다. 피고는 원고가 이 사건 사업장에서 F과 함께 단백질보충제 및 마사지기기 등을 판매하는 사업을 하고 그 수익을 나누어 가졌다고 주장하나, 이를 인정할 객관적인 자료가 없다.
원고의 보수는 품위유지비(기본급)와 성과급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성과급은 피고가 부여한 지점별 목표액의 달성 여부와 원고가 진행한 수업의 수업료 등에 따라 지급되었다. 따라서 원고는 이 사건 사업장에서 근무하는 기간 동안 품위유지비 명목으로 실적과 무관하게 일정액의 돈을 고정급으로 지급받았고, 지점 매출의 변동 등에 의하여 피고가 설정한 기준에 따라 성과급이 늘거나 줄어드는 것 외에 직접 이윤 창출이나 손실 초래 등의 위험을 부담하지 아니하였다.
원고는 퇴직금 미지급 등을 이유로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서울강남지청에 D에 대한 진정을 제기하였고, 근로감독관은 원고의 근로자성이 인정됨을 전제로 피고가 원고에게 미지급 퇴직금이 있음을 확인하는 내용의 '체불 임금 등 사업주 확인서'를 작성하였다. 나아가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서울강남지청은 D의 근로기준법위반 및 근로퇴직급여보장법위반 혐의에 관하여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하였고, D는 위와 같은 범죄사실이 인정되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의 유죄판결을 선고받았다.
이 사건 용역계약서에 원고가 프리랜서로서 도급계약을 체결한 자이므로 퇴직금 등 노동 관계 법령의 적용대상이 아니라는 취지의 내용이 기재되어 있기는 하나, 이 사건 용역계약서가 작성된 시점과 구체적 내용 등에 비추어 볼 때 이는 피고의 우월한 지위에 기하여 작성된 것으로서 근로관계의 실질을 반영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고, 원고가 퇴직일 이후인 2019. 8. 1.경부터는 프리랜서로서 수업이 있는 시간에만 이 사건 사업장에 출근하였다는 사정을 더하여 볼 때, 이 사건 용역계약서의 기재 내용만으로는 원고가 근무기간 동안 프리랜서로서 독립적으로 근무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퇴직금 지급의무의 발생 및 그 범위
피고의 퇴직금 지급의무
원고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로서 약 2년 9개월 동안 계속하여 이 사건 사업장에서 PT 매니저 또는 FC 매니저로서의 업무를 수행하다가 퇴사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법정퇴직금 11,326,211원과 이에 대하여 원고의 퇴직일에서 14일이 경과한 날 이후로서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2019. 8. 16.부터<1>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 제37조 제1항 및 같은 법 시행령 제17조에서 정한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주장에 대한 판단
평균임금 산정과 관련한 성과급 공제주장에 대하여
원고가 피고로부터 일정한 액수의 기본급에 해당하는 품위유지비와는 별개로 지점 매출이나 원고가 진행한 수업의 수업료 가운데 일정비율을 성과급으로 지급받아온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위와 같은 성과급은 원고가 근무하던 지점의 매출이나 원고가 수행한 수업의 수업료를 기준으로 하고 있고, 결국 매출이나 수업료는 원고의 업무수행이라는 근로로 인하여 발생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으므로, 피고가 주장하는 성과급은 원고의 근로에 대한 대가로서 퇴직금 산정을 위한 평균임금에 포함된다고 할 수 있다. 피고의 위와 같은 주장은 이유 없어 이를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퇴직금 상당의 부당이득반환채권과의 상계주장에 대하여
을 제6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이 사건 용역계약서에서 원고가 피고로부터 급여와 별개로 퇴직금을 지급받는다고 기재되어 있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위 인정사실만으로는 원고와 피고 사이에 매월 임금과 별도로 퇴직금 명목의 일정한 금액을 실질적으로 지급하기로 하는 퇴직금 분할 약정이 존재하였다거나 피고가 이와 같은 약정에 기하여 매월 원고에게 임금과 별도로 퇴직금 명목의 일정한 금액을 지급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에게 원고에 대한 퇴직금 상당의 부당이득반환채권이 존재함을 전제로 한 피고의 상계항변 또한 이유 없어 이를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상주(재판장) 안지열 김지예
각주1) 원고는 원고의 퇴직일에서 14일이 경과한 날의 다음 날이 2019. 8. 15.로서 공휴일이므로 그 다음 날을 지연손해금의 기산점으로 하여 청구하였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