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피고인과 근로자 D 사이에 묵시적 포괄임금약정이 유효하게 성립하였고, 피고인은 이를 바탕으로 산정한 임금을 모두 지급하였다. 또한, 임금 지급의무의 존부나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었으므로 임금을 지급하지 않은 데에 상당한 이유가 있어서, 피고인에게 임금 미지급에 대한 고의가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판단
원심의 판단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이와 동일한 취지의 주장을 하여, 원심은 증거의 요지 하단(원심판결문 제2면 제10행부터 제3면 제16행까지 부분)에서 그 이유를 설시하면서 피고인의 위 주장을 배척하였다.
당심의 판단
관련 법리
포괄임금제(사용자와 근로자가 기본임금을 미리 정하지 않은 채 법정수당까지 포함된 금액을 월 급여액이나 일당임금으로 정하거나 기본임금을 미리 정하면서도 법정 제 수당을 구분하지 않은 채 일정액을 법정 제 수당으로 정하여 이를 근로시간 수와 관계없이 지급하는 것을 말한다)에 관한 약정이 성립하였는지는 근로시간, 근로형태와 업무의 성질, 임금 산정의 단위, 단체협약과 취업규칙의 내용, 동종 사업장의 실태 등 여러 사정을 전체적·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구체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이때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 및 근로계약서에 포괄임금이라는 취지를 명시하지 않았음에도 묵시적 합의에 의한 포괄임금약정이 성립하였다고 인정하기 위해서는, 근로형태의 특수성으로 인하여 실제 근로시간을 정확하게 산정하는 것이 곤란하거나 일정한 연장·야간·휴일근로가 예상되는 경우 등 실질적인 필요성이 인정될 뿐 아니라, 근로시간, 정하여진 임금의 형태나 수준 등 제반 사정에 비추어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정액의 월 급여액이나 일당임금 외에 추가로 어떠한 수당도 지급하지 않기로 하거나 특정한 수당을 지급하지 않기로 하는 합의가 있었다고 객관적으로 인정되는 경우이어야 한다.
근로시간, 근로형태와 업무의 성질을 고려할 때 근로시간의 산정이 어려운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에는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 지급계약을 체결하더라도 그것이 달리 근로자에게 불이익이 없고 여러 사정에 비추어 정당하다고 인정될 때에는 유효하다. 그러나 위와 같이 근로시간의 산정이 어려운 경우가 아니라면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시간에 관한 규정을 그대로 적용할 수 없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시간에 따른 임금 지급의 원칙이 적용되어야 하므로, 이러한 경우에 앞서 본 포괄임금제 방식의 임금 지급계약을 체결한 때에는 그것이 근로기준법이 정한 근로시간에 관한 규제를 위반하는지를 따져, 포괄임금에 포함된 법정수당이 근로기준법이 정한 기준에 따라 산정된 법정수당에 미달한다면 그에 해당하는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지급계약 부분은 근로자에게 불이익하여 무효라 할 것이고, 사용자는 근로기준법의 강행성과 보충성 원칙에 의하여 근로자에게 미달되는 법정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대법원 2024. 2. 8. 선고 2018다206899, 206905, 206912 판결 등 참조).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와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경우라면 사용자가 그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사용자에게 근로기준법 제36조, 제109조 제1항 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와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지 여부는 사용자의 지급거절 이유와 그 지급의무의 근거, 사용자가 운영하는 회사의 조직과 규모, 사업 목적 등 여러 사항, 그 밖에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한 다툼 당시의 제반 정황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5. 7. 9. 선고 2013도12730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을 기록에 비추어 면밀히 살펴보고, 거기에 원심에서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더하여 보면, 피고인과 근로자 D 사이에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 지급계약이 체결된 것이라고 볼 수 없으므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피고인에게 미필적으로나마 근로기준법 위반에 대한 고의가 인정되므로, 피고인의 주장과 같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 피고인의 주장은 이유 없다.
C센터(이하 “이 사건 센터”라 한다)와 근로자 D와 사이에 체결한 활동보조인 계약서(이하 “이 사건 계약서”라고 한다)에 의하면 임금에 관하여 ’시간급 7,530원을 계산하여 지급하되 기본근로에 따른 기본급 외에 법정수당을 가산하여 지급한다. 단, 최저임금법에 의한 최저임금 변동 시 그에 따른다’라고 기재되어 있고(증거기록 제36면), 이 사건 센터의 취업규칙 역시 위 센터가 지급하는 임금의 구성에 관하여, ’1. 기본급 : 기본근로에 따른 시간급 계산금액, 2. 법정수당 : 주휴수당, 연장근로수당, 휴일근로수당, 야간근로수당, 연차수당’이라고 기재되어 있어 기본급 외에 법정수당을 가산하여 지급함이 명시되어 있으며, 포괄임금이라는 취지를 나타내는 아무런 기재가 없다(증거기록 제80, 91면).
이 사건 센터는 보수교육<1>의 방식으로 활동보조인들에게 월 209시간 초과 근무에 대해 연장근로수당이 지급되지 않는다는 내용을 공지하고, D를 포함한 근로자들의 서명을 받은 사실은 인정되지만(증거기록 제56면, 공판기록 제130면), ㉠ 근로자 D는 원심에서 증인으로 출석하여 보수교육 당시 임금에 관해 자세한 설명은 들은 기억이 없다는 취지로 진술한 점(공판기록 제226면 내지 228면), ㉡ 위와 같은 사정 외에는 피고인과 근로자 D 사이에 묵시적 포괄임금약정이 성립하였다고 볼만한 아무런 객관적 자료가 없는 점<2> 등을 종합하여 볼 때, 이 사건 계약서 및 이 사건 센터의 취업규칙 기재에도 불구하고 피고인과 근로자 D 사이에 묵시적 합의에 의한 포괄임금약정이 성립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 사건 센터에서 근무하는 활동보조인들의 근로시간 산정방식에 관하여 보건대 활동보조인이 보건복지부에서 지정한 전용 단말기 또는 모바일 단말기를 이용하여 이용자인 장애인을 태그하고, 활동보조인에게 배정된 카드에 태그하는 방식으로 서비스 제공 전과 후에 실제 활동한 시간을 결제하면(증거기록 제110면, 공판기록 제219면), 전자바우처시스템을 통해 활동보조인들의 실제 근무시간 및 결제금액을 확인할 수 있는바(증거기록 제38 내지 41면), 이용자인 장애인들의 수요 및 상황에 따라 월간 근로시간의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업무의 성질상 실제 근로시간을 정확하게 산정하는 것이 곤란한 경우라고 볼 수는 없다.
보건복지부가 작성한 ‘2019년 장애인활동지원 사업안내’에 의하면 사업비 관리에 관하여 ‘활동지원기관은 서비스 단가의 최소 75% 이상을 활동지원인력 임금(4대보험 본인부담금 포함)으로 사용하되, 『근로기준법』을 준수하여야 함’이라고 기재되어 있는바(증거기록 제46면), 위 지침에 활동보조인들에 대하여 서비스 단가의 75%를 급여로 지급하라는 것은 최소한의 기준을 정한 것에 불과하므로, 피고인이 활동보조인들에게 서비스단가의 75%를 조금 넘는 금액<3>을 지급하여 와 보건복지부에서 정한 지침을 위반하지 않았다는 사정이 인정되어도, 이는 피고인과 보건복지부와의 관계에서 적용되는 것에 불과하고 위 사정이 피고인과 근로자 D 사이의 임금 지급의무의 존부나 범위를 결정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2019년 장애인활동지원 사업안내’에 의하면 사업비 관리에 관하여 ‘근로계약서상 임금이 각종 수당을 포함한 포괄임금 형식이라도 연장근로 등에 따른 임금은 통상임금을 기준으로 지급’이라고 기재되어 있으며(증거기록 제46면), ‘2020년 장애인활동지원 사업안내’에 의하면 근로기준법상 임금 관련 규정에 관하여 ‘포괄임금제는 근로시간 산정이 실제로 어려운 경우 등 엄격한 요건 아래 극히 제한적으로 인정되어야 함에 따라, 근로계약서 상 임금이 각종 수당을 포함한 포괄임금 형식이라도 연장근로 등에 따른 임금은 통상임금을 기준으로 지급’이라고 기재되어 있는 점(증거기록 제280면)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이 근로자 D에게 임금을 지급한 방식이 포괄임금제라고 만연히 주장하는 것은 포괄임금제의 적용을 신중히 하라는 취지의 보건복지부의 지침에 부합하지도 않는다. 위와 같은 점을 종합하면 피고인에게 근로자 D에 대한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와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미필적으로나마 임금 미지급으로 인한 근로기준법 위반에 대한 고의가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결론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한다. 재판장 판사 김성훈
판사 장찬 김창현
각주1) 이 사건 센터에서 활동보조인들을 대상으로 정기적으로 실시하는 교육으로, 교육을 이수할 시 보수교육 수당을 지급하며, 공지사항을 안내받고 명단에 서명을 하는 경우에도 보수교육시간 10분을 인정해준다.
각주2) 피고인은 이 사건 센터에 소속된 다른 활동보조인들의 자필진술서를 제출하였으나, 위 진술서들에도 ‘보건복지부 단가, 연장근로수당 적용기준 등 급여에 관해 설명을 들었다’는 취지의 개괄적인 기재들만 있을 뿐이어서 이를 포괄임금제에 대한 합의가 있었다는 근거로 보기 어렵다(공판기록 제246 내지 256면).
각주3) 피고인은 2018년 바우처 단가금액의 76.85%를 지급하였고, 2019년에는 바우처 단가금액의 77.31%를 지급하였다(증거기록 제56면).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