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는 원고에게 183,980,265원 및 이에 대하여 2024. 5. 7.부터 2025. 12. 23.까지는 연 5%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 중 9/10는 피고가, 나머지는 원고가 각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원고의 해임처분
원고는 약 21,000명의 상시 근로자를 사용하여 전력자원의 개발 및 발전, 송전, 변전, 배전 및 이와 관련되는 영업 등을 영위하는 시장형 공기업이다.
피고는 1996. 4. 8. 원고에 입사하였는데, 2019. 2. 27. 피고가 참석한 가운데 개최된 원고의 징계위원회에서 피고에 대한 해임이 의결되었다. 이에 따라 원고는 2019. 3. 5. 아래와 같은 내용의 징계처분장(이하 '이 사건 징계처분장'이라 한다)을 통해 피고에게 해임을 통보하였다(이하 '이 사건 해임처분'이라 하고, 아래 징계사실 부분에 기재된 징계사유를 통틀어 '이 사건 징계사유'라 한다).
<생략>
피고는 2019. 3. 8. 이 사건 해임처분에 불복하여 원고에게 항고를 제기하였고,그에 따라 2019. 5. 15. 피고가 참석한 가운데 재심 징계위원회가 개최되었는데, 역시 피고에 대한 해임이 의결되었다. 이에 원고는 2019. 5. 20. 이 사건 징계처분장과 동일한 내용이 기재된 징계처분장을 통해 재차 피고에게 2019. 3. 5.자 해임을 통보하였다.
원고의 취업규칙(이하 '이 사건 취업규칙'이라 한다)에서 이 사건 소와 관련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생략>
원고의 인사관리규정(이하 '이 사건 인사관리규정'이라 한다)에서 이 사건 소와 관련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생략>
피고의 구제신청 등
피고는 2019. 5. 28.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이 사건 해임처분과 관련하여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였고, 경기지방노동위원회는 2019. 7. 26. '이 사건 징계사유 중 4-1 사유는 징계시효가 도과하여 징계사유로 삼을 수 없으나 나머지 징계사유는 모두 인정되고, 위와 같이 인정되는 징계징계사유만으로도 징계양정이 적정하며, 징계절차에 하자가 있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피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B, 이하 '이 사건 초심판정'이라 한다).
피고는 이 사건 초심판정에 불복하여 2019. 9. 2.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고, 중앙노동위원회는 2019. 11. 6. '이 사건 징계사유 중 4-1사유뿐만 아니라2-1, 2-2사유도 징계시효가 도과되어 징계사유로 삼을 수 없지만 나머지 징계사유는 인정되고, 징계절차도 하자가 없으나, 다만 위와 같이 인정되는 징계사유만으로는 징계양정이 과중하여 사용자의 재량권을 남용한 과도한 징계처분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피고의 '이 사건 초심판정을 취소한다. 이 사건 해임처분은 부당해고임을 인정한다. 원고는 이 판정서를 송달받은 날부터 30일 이내에 피고를 원직에 복직시키고, 해고기간에 정상적으로 근로하였다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 상당액을 지급하라.'는 내용의 판정을 하였다(C,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원고는 2019. 12. 20. 이 사건 재심판정에 불복하여 서울행정법원 2019구합90487호로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의 소를 제기하였고, 위 법원은 2022. 1. 13. '중앙노동위원회가 2019. 11. 6. 원고와 피고 사이의 C 부당해고 구제 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는 판결(이하 '이 사건 취소판결'이라 한다)을 선고하였고, 위 판결은 항소심(서울고등법원 2022누35475)을 거쳐 상소심인 대법원(2023두37186)에서 2023. 6. 15. 그대로 확정되었다.
한편, 원고는 2020. 1. 8. 중앙노동위원회의 이 사건 재심판정에 따라 피고에 대하여 해임결정을 취소하고 복직을 명하면서, 인사관리규정 제23조 제1항 2호에 의거하여 직위해제처분을 하였고, 피고에게 2020. 1. 13. 해고기간(2019. 3.분부터 2019.12.분)의 임금 및 2020. 1.부터 2023. 5.까지의 임금을 지급하였다.
원고는 이 사건 취소판결이 확정되자 2023. 6. 20. 피고에 대하여 해임처분취소결정을 취소하는 처분을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7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2, 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의 주장
원고는 이 사건 해임처분 이후인 2019. 3.분부터 2023. 5.분까지의 임금을 모두 지급하였는데, 이 사건 해임처분이 소급하여 적법한 것으로 확정되었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위와 같이 지급받은 임금 합계 183,980,265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할 의무가 있다.
원고가 피고에게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는 사유를 인식하고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 자체로 채무 없음을 알면서 피고에게 급여를 지급한 것으로서 비채변제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다.
피고의 주장
피고는 원고의 인사명령에 따라 직위해제기간 동안 감액된 임금을 지급받았던 것이므로, 피고는 임금을 지급받을 법률상 원인이 존재하였는바 그동안 지급받은 임금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할 의무가 없다.
적어도 원고가 2022. 1. 13. 이 사건 취소판결이 선고된 이후 지급한 임금은 민법 제172조의 비채변제에 해당하므로 부당이득으로 반환할 의무가 없다.
설령 피고의 부당이득반환의무가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피고가 얻은 이익은 실제로 지급받은 임금에 한정되어야 하고, 실지급액 이외에 4대보험료 및 기타 공제액은 피고가 실질적으로 이익을 얻은 것이라고 볼 수 없다. 또한, 지연손해금의 기산일은 최소한 원고가 해임취소의 취소처분을 한 2023. 6. 20. 이후부터 가산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판단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의 발생
관련 법리
근로계약은 근로자가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고 사용자는 이에 대하여 임금을 지급하는 것을 목적으로 체결된 계약으로서(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4호 참조) 기본적으로 그 법적 성질이 사법상 계약이므로 계약 체결에 관한 당사자들의 의사표시에 무효 또는 취소의 사유가 있으면 그 상대방은 이를 이유로 근로계약의 무효 또는 취소를 주장하여 그에 따른 법률효과의 발생을 부정하거나 소멸시킬 수 있다(대법원 1996. 7. 30. 선고 95다11689 판결 등 참조). 다만 그와 같이 근로계약의 무효 또는 취소를 주장할 수 있다 하더라도 근로계약에 따라 그동안 행하여진 근로자의 노무 제공의 효과를 소급하여 부정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으므로 이미 제공된 근로자의 노무를 기초로 형성된 취소 이전의 법률관계까지 효력을 잃는다고 보아서는 아니 되고, 취소의 의사표시 이후 장래에 관하여만 근로계약의 효력이 소멸된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7.12. 22. 선고 2013다25194, 2013다25200 판결 참조).
구체적 판단
원고가 2019. 3. 5. 피고에 대하여 이 사건 해임처분을 한 사실, 이 사건 재심판정 이후 원고는 피고에 대하여 해임처분 취소 및 직위해제처분을 하면서 2019. 3.분부터 2023. 5.분까지의 임금을 지급하였던 사실, 이 사건 취소판결이 확정됨으로써 이 사건 해임처분이 정당하다는 점이 확인되었고, 이 사건 해임처분 취소 결정이 처분 당시로 소급하여 취소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와 사이에 고용관계가 존재하지 않는 상황에서, 해당 기간 동안 피고가 반대급부인 노무를 제공하였다고 볼 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원고로부터 임금을 수령하여 이익을 얻고 이로 인하여 원고에게 동액 상당의 손해를 가하였으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는 원고에게 위 기간 동안 지급받은 임금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할 의무가 있다. 이에 반하는 피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피고의 주장에 관한 판단
비채변제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는 원고가 이 사건 취소판결이 선고된 이후에도 임금을 지급하였으므로 해당 기간 동안 지급된 임금은 비채변제에 해당하여 부당이득으로 반환할 의무가 없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민법 제742조의 비채변제에 관한 규정은 변제자가 채무 없음을 알면서도 변제한 경우에 적용되는 것이고, 채무 없음을 알지 못한 경우에는 그 과실 유무를 불문하고 적용되지 아니하며(대법원 1998. 11. 13. 선고 97다58453 판결 등 참조), 채무 없음을 알고 있었다 하더라도 변제를 강제당한 경우나 변제거절로 인한 사실상의 손해를 피하기 위하여 부득이 변제하게 된 경우 등 그 변제가 자기의 자유로운 의사에 반하여 이루어진 것으로 볼 수 있는 사정이 있는 때에는 지급자가 그 반환청구권을 상실하지 않고(대법원 1997. 7. 25. 선고 97다5541 판결 참조), 한편 변제자가 채무 없음을 알았다는 점에 대한 증명책임은 반환청구권을 부인하는 측에 있다(대법원 2010. 5.13. 선고 2009다96847 판결 등 참조). 앞서 본 증거 및 인정사실과 변론 전체의 취지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재심판정이 이 사건 해임처분이 부당해고라고 인정하고 해고 기간 동안 받을 수 있던 임금상당액을 지급하라는 내용의 판정을 하였고, 원고는 이 사건 재심판정에 따라 피고에 대하여 복직을 명하면서 이 사건 취소판결이 대법원에 이르러 확정될 때까지 임금을 추가로 지급하였던 사실, 이 사건 취소판결은 2023. 6.15.에 이르러 확정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은바, 피고가 이 사건 취소판결의 효력을 다투는 동안 원고가 피고에게 임금을 지급한 것은 사실상 손해를 피하기 위하여 부득이 지급한 것이지 채무 없음을 알고 피고에게 지급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이에 반하는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4대보험료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는 실제로 지급받은 임금 상당액 이외에 4대보험료 등은 피고가 실질적으로 이익을 취한 것으로 볼 수 없으므로 부당이득으로 반환할 의무가 없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사용자는 근로자로부터 4대 보험료를 급여에서 원천징수할 의무가 있고, 사용자가 임금 등을 지급하면서 원천징수세액을 공제하였다면 근로자로서는 그 세액까지 포함된 금액을 임금으로 지급받은 것이 되며(대법원 2001. 6. 12. 선고 2001다5579 판결 등 참조), 원천징수의 대상이 되는 소득이라고 하여 소득의 범위 그 자체가 당연히 원천세액만큼 감축되는 것도 아니다(대법원 1994. 9. 23. 선고 94다23180 판결 등 참조).앞서 본 증거 및 인정사실과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원고가 피고의 부담부분인 2019. 3.분부터 2023. 5.분까지의 4대 보험료를 납부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이로써 피고는 4대보험료의 근로자 부담부분 납부의무를 면하게 되었으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 금액 상당의 실질적 이익을 얻은 것으로 보아야 한다. 이에 반하는 피고의위 주장은 이유 없다.
구체적 반환 범위
앞서 본 증거 및 인정사실과 갑 제8 내지 28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피고에게 원천징수액을 포함하여 ① 2020. 1. 13. 이 사건 해임처분 취소에 따른 2019년도 임금 74,942,980원, ② 2020년도 임금 59,813,570원<1>,
2021년도 임금 31,127,910원<2>, ④ 2022년도 임금 32,289,180원<3>, ⑤ 2023년도 임금 13,931,660원을 각 지급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구체적 내역은 별지 목록 기재와 같다), 피고는 원고에게 원고가 구하는 바와 같이 임금 합계 183,980,265원<4> 및 이에 대한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인 2024. 5. 7.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한 이 판결 선고일인 2025. 12. 23.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한편, 원고는 피고에게 각 연도별로 임금을 지급한 마지막 달의 다음 날부터의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하나, 부당이득 반환의무는 이행기의 정함이 없는 채무이므로 그 채무자는 이행청구를 받은 때에 비로소 지체책임을 지고(민법 제387조 제2항), 민법 제748조 제2항에 의하면 부당이득의 수익자가 악의인 경우에는 이익에 이자를 붙여 반환하여야 하나, 여기에서 말하는 '악의'란 자신의 이익 보유가 법률상 원인 없는 것임을 인식하는 것을 말하고 그 이익의 보유를 법률상 원인 없는 것이 되도록 하는 사정, 즉 부당이득 반환의무의 발생요건에 해당하는 사실이 있음을 인식하는 것만으로 부족하다(대법원 2010. 1. 28. 선고 2009다24187,24194 판결 등). 한편 민법 제749조 제2항은 '선의의 수익자가 패소한 때에는 그 소를 제기한 때부터 악의의 수익자로 본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 경우 '소를 제기한 때'란 소송이 계속된 때, 즉 소장 부본이 피고에게 송달된 때를 말한다(대법원 2014. 2. 13. 선고 2013다1891 판결). 피고가 이 사건
소 제기 이전에 부당이득반환의 청구를 받았다거나 악의의 수익자에 해당하였음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는 민법 제748조 제2항에 의해 악의로 의제되는 이 사건 소장부본이 피고에게 송달된 날인 2024. 5. 7.부터 그 받은 이익에 이자를 붙여 반환할 책임이 있다.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안승호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