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들은 공동하여 원고에게 4,5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피고 B은 2024. 1. 14.부터, 피고 노무법인 C는 2024. 2. 4.부터 각 2025. 8. 12.까지는 연 5%의, 각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각 기각한다.
소송비용 중 4/5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들이 각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 노무법인 C(이하 '피고 법인'이라 한다)는 공인노무사법 제2조에 의한 업무를 목적으로 하는 법인이고, 피고 B은 피고 법인 소속 공인노무사이다.
원고는 2022. 7. 15. 피고 법인과 인사노무관리에 대한 자문계약을 체결하였는데, 그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원고는 2022. 6. 17.경 피고 B에게 원고 직원들 중에서 지원금을 신청할 수 있는 대상이 있는지 문의하였는바, 원고가 피고 B에게 보낸 자료에는 D에 관한 정보도 포함되어 있었다.
D는 원고와 사이에 근로계약기간 2021. 10. 5.부터 2021. 12. 31.까지, 근로시간16:00부터 22:30까지, 1일 소정근로시간 6시간, 1주 소정근로시간 30시간으로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3개월 씩 근로계약을 연장해오다가, 2022. 6. 30.까지만 주5일 근무를 한 후 2022. 7.에는 주말에만 근무하고 퇴사할 예정이었던 자이다.
피고 B은 2022. 7. 22. 원고를 대신하여 D에 관하여 청년채용특별장려금(이하 '이 사건 지원금'이라 한다)의 지급신청을 하여, 원고는 이 사건 지원금 명목으로 450만 원을 지원받았다.
한편, 원고는 2022. 8. 7. 피고 법인에게 D에 대해 계약만료를 이유로 실업급여신청 절차 진행을 요청하였고, 피고 B은 D가 6월을 마지막으로 퇴사한 것으로 하여 실업급여 신청을 진행하기로 합의한 후 원고를 대리하여 2022. 8. 12. D의 근로계약기간만료를 이유로 한 피보험자 이직 확인서를 작성하였다.
원고는 '거짓이나 그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지원금을 지급받았다.'는 이유로 고용보험법위반의 점에 관하여 2023. 8. 30. 수원지방검찰청 성남지청에서 기소유예처분을 받았고(2023형제16894), 중부지방고용노동청 성남지청은 '청년채용특별장려금 신청 대상자 D는 2021. 10. 5. 비정규직 근로자로 채용되어 청년채용특별장려금을 지급받을 수 없음에도 신청하여 청년채용특별장려금 4,500,000원을 부정하게 지원받음'을 이유로, '지원금 지급제한 6개월, 반환명령 450만 원 및 추가징수 900만 원'의 사전처분 결정을 하고, 그 후 동일한 내용의 본 처분 결정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행정처분'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3, 4, 6, 8, 11, 13, 17 내지 19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의 주장
피고 B은 공인노무사로서 기본적인 검토의무를 다하지 아니하였고, D가 계약직근로자로 이 사건 지원금 지원대상 요건에 해당하지 아니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원고로 하여금 정규직으로 근로계약서를 작성하게 하여 이 사건 지원금을 부정수급하게 하였으며, 이로 인해 원고가 형사처벌 및 행정제재를 받게 되었으므로, 피고 B은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책임이 있고, 피고 법인은 사용자책임을 부담한다.
예비적으로, 수임인은 위임의 본지에 따라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 위임사무를 처리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피고 B은 원고가 제공한 서류들을 검토하면서 계약직인지정규직인지 제대로 확인하지 아니하거나 정규직이 필수적인지 여부 및 부정수급에 따른 행정처분 등의 위험이 있는지에 관해 필요한 조언을 하지 아니하는 등 선관주의의무를 위반하였으므로, 피고 B은 채무불이행을 원인으로 한 손해배상책임이 있고, 피고 법인은 사용자책임을 부담한다.
피고들의 주장
피고 B은 원고가 허위로 정규직 근로계약서 서류를 작성하는 데에 관여하거나 지시한 사실이 없고, 원고가 피고 B에게 D가 사실상 기한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맺은 정규직 근로자이며 합의 하에 정규직 계약서를 다시 작성하였다고 속이는 바람에 이를 모르고 이 사건 지원금 신청 건을 처리하였던 것에 불과하다. 즉 이 사건 지원금신청이 부정수급이 되도록 지시한 바 없으므로, 피고 B은 불법행위책임을 부담하지 않고, 이를 전제로 한 피고 법인의 사용자책임 또한 성립하지 아니한다.
설령 피고들이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한다고 하더라도, 원고가 주장하는 변호사 선임비 및 지원금 지급이 제한됨으로 인한 손해는 피고 B의 불법행위와 인과관계가 부정되거나, 특별손해로서 피고 B이 그와 같은 손실이 발생할 것이라는 사정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고 보기 어려우며, 그 청구금액이 과다하므로 제한되어야 한다.
판단
피고들의 손해배상책임
관련 법리
세무사와 조세 신고의 대리업무를 맡긴 납세자 사이의 법률관계는 민법상의 위임관계와 같으므로, 세무사는 위임계약의 내용에 의하여 정해지는 구체적 위임사무의 범위에서 위임의 본지에 따라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써 위임사무를 처리하여야 하고(민법 제681조), 위임인인 의뢰인의 지시가 있으면 우선적으로 그에 따라야 한다. 그렇지만, 세무사는 공공성을 지닌 세무전문가로서 납세자의 권익을 보호하고 납세의무의 성실한 이행에 이바지함을 사명으로 하므로, 의뢰받은 사무와 밀접하게 연관되는 범위 안에서, 의뢰인이 의뢰한 사무의 처리에 필요한 자료를 제출하지 못하는 경우이거나 비록 의뢰인의 구체적인 지시가 있어도 그에 따르는 것이 위임의 본지에 적합하지 않거나 또는 의뢰인에게 불이익한 경우라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때에는, 별도의 위임이 없다 하여도 의뢰인으로 하여금 이익을 도모하고 손해를 방지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취하도록 의뢰인에게 설명하고 조언할 의무를 진다(대법원 2018. 9. 13. 선고 2015다48412 판결 등 참조). 이러한 법리는 공인노무사의 경우에도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다.
구체적 판단
앞서 본 증거와 인정사실 및 갑 제2, 5, 14 내지 16, 20, 21호증, 을 제1 내지 3호증의 각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 B은 공인노무사로서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써 위임사무를 처리하여야 함에도 설명의무 등을 위반하여 원고로 하여금 정규직 근로계약서를 작성하게 하였음이 인정된다. 따라서 피고 B은 원고에게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고, 그 사용자인 피고 법인은 민법 제756조 제1항에 따라 피고 B와 공동하여 원고에게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원고의 주위적 청구를 받아들이는 이상 예비적 청구에 관하여는 더 나아가 판단하지 아니한다).
청년채용특별장려금이란, 중소·중견기업이 청년을 정규직으로 채용할 경우정부에서 장려금으로 신규 채용 청년 1명당 연 최대 900만 원을 1년간 지원함으로써 청년 고용을 촉진하는 제도로서, (1) 사업장은 5인 이상 중소기업 또는 중견기업일 것, (2) 만 15세 이상 34세 이하 청년을 기한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신규 채용하였을 것, (3) 주 소정근로시간 30시간 이상일 것, (4) 당해 사업장에서 1년 이내에 계약직 또는 프리랜서 등의 형태로 일한 적이 없을 것, (5) 6개월 이상 고용을 유지할 것 등을 요건으로 한다.
피고 B은 2022. 7. 18. D가 이 사건 지원금 수급대상인지 확인하기 위해 원고에게 근로계약서 등의 제공을 요청하였고, D가 계약직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후 계약직으로 근무하는 자인 사실을 확인하고서도 원고에게 "입사 일자는 2021년 10월 5일로 그대로 하고, 작성일이 유효 일자가 되는데 그것만 동일하게 한 다음에 근로계약기간에 만료일만 없는 걸로, 그냥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으로 한다처럼, 그 정도만 고치면 ..(생략).. 근로계약 기간만 종료 기간 없는 걸로 다시 보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와 같이 조언하였다. 이에 비추어 보면, 피고 B은 이 사건 지원금 신청 이전부터 D가 계약직 근로자임을 알면서도 원고에게 이 사건 지원금 신청을 위해 정규직근로계약서를 작성하여 보내줄 것을 요청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원고는 D의 동의 없이 최초 계약일자로 소급하여 갑 제4호증의3 기재와 같이 정규직 근로계약서(이하 '이 사건 정규직 계약서'라 한다)를 허위로 작성하였고, 위 통화 다음 날인 2022. 7. 19. 피고 B에게 이 사건 정규직 계약서를 전달하였으며, 피고 B은 위 근로계약서의 기재사항이 미비한 부분을 보완하여 2022. 7. 22. 이 사건 지원금 지급신청을 하였다.
피고 B은 이 사건 지원금을 부정수급한 사실이 문제되자, 2023. 4. 23. 원고에게 수사과정에 관하여 구체적인 대응 방안을 제시하기도 하였다. 특히 이 사건 정규직 계약서의 작성 시점에 관하여, 'D와 사이에 2022. 3. 31. 계약 기간이 만료되자 재차 연장하면서 2022. 4. 1.자로 D에게 설명한 후 정규직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였던 것이다.'는 내용으로 입을 맞추기도 하였다.
설령 피고들의 주장과 같이 피고 B이 원고가 D의 동의를 받고 이 사건 정규직 계약서를 작성했다고 믿었다고 하더라도, D가 계약직 근로자임을 알고서도 계약서를 소급하여 작성할 것을 지시하였던 점에 비추어 적어도 그와 같은 자문 업무를 수행한 것에 과실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피고 B이 위와 관련하여 원고에게 적절한 설명을 하였다거나 사실과 다르게 기재할 경우 부정수급에 따른 행정처분 등의 위험이 있음을 안내 또는 필요한 조언을 하였다고 볼 만한 자료는 찾아볼 수 없다.
구체적 손해배상 범위
부정수급 추가징수액
앞서 본 증거 및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 B의 선관의무 위반으로 인하여 원고에게 이 사건 징수금인 900만 원 상당의 손해가 발생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변호사 수임료
원고는, 이 사건 지원금 부정수급 사건과 관련하여 변호사 수임료를 지출하였으므로, 그 수임료인 440만 원 상당이 손해배상금에 포함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불법행위에 인한 손해배상의 범위를 정함에 있어서는 불법행위와 손해와의 사이에 자연적 또는 사실적 인과관계가 존재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상당인과관계가 있어야 할 것인데, 변호사강제주의를 택하지 않고 있는 우리나라 법제하에서는 원칙적으로 변호사 비용을 불법행위 자체로 인한 손해배상채권에 포함시킬 수 없고, 다만 제반 사정에 비추어 변호사의 선임이 피해 확대 방지 등을 위하여 필수적이었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 한하여 상당한 범위 내의 변호사 보수액을 불법행위와 상당인과관계 있는 손해로 볼 것이다(대법원 1978. 8. 22 선고 78다672 판결, 대법원 2005. 5. 27. 선고 2004다60584 판결, 대법원 2012. 1. 27. 선고 2010다81315 판결 등 참조).
살피건대, 이 사건 지원금 부정수급과 관련한 변호사 선임이 필수적이었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만한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 B의 행위와 상당인과관계가 있는 손해라고 볼 수 없다.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지원금 지급제한 처분으로 인한 손해
원고는, 지원금 지급제한 처분으로 인하여 소속 직원들에 대하여 지급받던 청년일자리도약장려금(2022년도 입사자 월 80만 원, 2023년도 입사자 월 60만 원)을 더 이상 받지 못하게 되었으므로, 2023. 10. 31.부터 지원금 지원제한기간의 만료일인 2023.12. 26.까지 지급받지 못한 장려금 상당액인 17,266,680원이 손해배상금에 포함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는 민법 제393조 특별손해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이고, 특별히 원고가 E, F, G 등에 관한 청년일자리도약장려금을 지급받지 못하게 될 것이라는 점을 피고 B이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는 점을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일수 없다.
책임의 제한
다만, 채무자가 채권자에 대하여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지는 경우에 있어서 채권자에게 과실이 있거나 손해부담의 공평을 기하기 위한 필요가 있는 때에는 채무자의 책임을 제한할 수 있고,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의 범위를 정할 때 채권자 측의 과실을 어느 정도로 참작할 것인지는 구체적인 사안마다 신의칙과 공평의 관념에 따라 채권자 측과 채무자 측의 고의나 과실의 정도, 책임원인사실인 채무불이행의 내용, 손해의 발생 및 확대 등에 어느 정도의 원인을 이루었는지 등 여러 가지 사정을 참작하여 손해가 공평하게 분담되도록 합리적으로 결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13. 6. 27. 선고 2012다87140(본소), 2012다87157(반소) 판결 참조].
앞서 본 증거 및 인정사실을 종합하면, 원고 스스로 허위로 정규직 근로계약서를 작성하는 등 그 수단이나 방법의 정도 등에 비추어 이 사건 지원금신청이 위법하다는 사정은 비법률가인 원고로서도 충분히 알 수 있었으리라 보이는 점, 그 밖에 이 사건 계약에서 정한 위임사무의 내용, 범위, 보수액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피고들의 책임을 50%로 제한함이 타당하다.
소결
따라서 피고들은 공동하여 원고에게 450만 원(= 900만 원 × 50%)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 다음 날인 피고 B은 2024. 1. 14.부터, 피고 법인은 2024.2. 4.부터 각 피고들이 그 이행의무의 존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 선고일인 2025. 8. 12.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의, 각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각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안승호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