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동부지방법원판결

서울동부지방법원 2025. 1. 15. 선고 2024가단165082 판결

주문

1.

피고(반소원고)는 원고(반소피고)에게 11,494,505원과 이에 대하여 2023. 7. 15.부터 2026. 1. 15.까지는 연 6%의, 2026. 1. 16.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반소피고)의 나머지 본소청구와 피고(반소원고)의 반소 청구를 각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10%는 원고(반소피고)가, 나머지 90%는 피고(반소원고)가 각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본소와 반소를 함께 본다.

가.

당사자의 지위

1)

피고는 C병원(이하 '이 사건 병원'이라 한다)을 운영하는 자이고, 원고는 피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이 사건 병원에서 2022. 7. 1.부터 2023. 6. 30.까지 근무하였던 산부인과 전문의이다.

나.

이 사건 근로계약의 체결

1)

원고는 2022. 7. 1. 피고와의 사이에, 근로소득세 기타 제세공과금은 사업주인 피고가 부담하되 원고는 제세공과금의 액수와 관계없이 정액으로 정한 월 9,000,000원을 세후로 지급받기로 하는 근로계약(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이 사건 근로계약서의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고, '갑'은 피고, '을'은 원고를 뜻한다.

3)

한편 원고는 이 사건 근로계약 체결 당시 피고와의 사이에 근무시간과 근로계약기간 등에 관한 아래와 같은 내용의 서약서를 추가로 작성하였다(이 사건 서약서라 한다).

<1><2><3>

4)

원고는 2022. 7. 1.부터 2022. 11. 30.까지는 이 사건 근로계약에 따라 이 사건 병원에서 주 3일, 총 58시간(= 월요일 24시간 + 수요일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 10시간 + 금요일 24시간)씩 근무하면서 세후 월 9,000,000원의 급여를 지급받다가, 2022. 12. 1.부터는 피고와 합의 하에 주 2일 근무로 변경하여 주 2일, 총 48시간(= 월요일24시간 + 금요일 24시간) 근무하면서 세후 월 8,000,000원의 급여를 지급받았다.

5)

피고는, 2022. 7.부터 2022. 11.까지는 원고의 세전 급여를 12,500,000원으로,2022. 12.부터 2023. 6.까지는 원고의 세전급여를 9,600,000원으로 설정하고 이를 기준으로 과세관청에 원고의 근로소득원천징수액을 신고하였다. 위 기간동안, 피고가 원고의 급여에서 원천징수한 근로소득세액은 총 21,170,680원(을 제5호증)에 이른다.

다.

이 사건 근로계약 기간만료일 도래와 피고의 출근 요청

1)

피고는 위 근로계약기간 만료일 하루 전인 2023. 6. 29. 원고에게 전화로 '다음달(2023. 7.) 말까지만 근무해달라'는 취지로 이야기하였다. 이에 원고는 '예 예'라고 대답한 뒤, 같은 날 피고 측에게 다시 '당초 계약기간 만료일인 내일(2023. 6. 30.)까지만 근무하고 그만두겠다'라는 취지로 통보하였다.

2)

이에 피고는 2023. 7. 1., 같은 달 2. 원고에게 "출근명령 / 의사 A(원고)는 퇴직처리가 되지 않았으므로 다음 의사가 업무를 인계받을 때까지 이전과 같은 근무를 계속할 것을 명령합니다."라는 내용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각 보냈으나, 원고는 2023. 7. 1. 이후로 이 사건 병원에 출근하지 않았다.

라.

이 사건 근로계약 연장과 피고의 임금 등 체불에 관한 다툼

1)

피고는 2023. 10. 27. 서울 송파경찰서에게, 원고가 2023. 7. 31.까지는 근무하기로 약속한 뒤 피고가 출근명령을 보냈음에도 출근하지 않음으로써 진료를 거부하여 2023. 7. 3. 2명의 환자를 사망하게 하였으므로, 원고를 업무방해죄와 의료법위반죄로 고소, 고발한다는 내용의 고소(고발)장을 제출하였다.

2)

그러나 서울 송파경찰서와 서울 동부지방검찰청은 2024.경 원고가 피고와의 사이에 근로계약기간 만료 이후에도 계속 근무하기로 하는 구체적인 합의를 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설령 그와 같은 합의가 있다고 하더라도 업무방해의 인식이나 의사 내지 진료요청 거부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아, 업무방해죄와 의료법위반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불송치결정과 불기소결정을 내렸다. 피고는 이에 대하여 재정신청을 하였으나 서울고등법원은 2024. 8. 28. 2024초재1210호로 피고의 재정신청을 기각하였다.

3)

원고는 2023. 8. 3. 관할 노동청에 피고의 임금과 연차휴가미사용수당, 퇴직금 체불에 대하여 진정을 제기하였고, 원고의 위 진정에 따라 조사한 결과 중부지방고용노동청 의 정부지청은 2023. 11. 28. 원고가 피고로부터 2023. 6. 1.부터 2023. 6. 30.까지의 임금 2,000,000원, 연차휴가미사용수당 1,322,006원, 퇴직금 9,494,505원, 합계 12,816,511원(=2,000,000원 + 1,322,006원 + 9,494,505원)을 지급받지 못하였다고 확인하였다.

4)

원고는 2024.경 피고가 원고에게 임금 200만 원을 미지급한 행위를 고소하였고, 피고는 2024. 11. 8. 의정부지방법원 남양주지원 2024고약2226호로 근로기준법위반죄 등으로 벌금 500,000원의 약식명령을 발령받았다. 피고는 위 약식명령에 대하여 정식재판을 청구하였으나, 의정부지방법원 남양주지원은 2025. 6. 11. 2024고정448호로 약식명령과 같이 벌금 500,000원을 선고하였으나, 피고가 항소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6, 7, 10, 11, 13호증, 을 제1, 4, 6, 7호증의 각 기재및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의 주장

가.

본소 청구원인 (원고의 주장)

1)

원고는 2022. 7. 1.부터 2023. 6. 30.까지 피고의 근로자로서 근무하다가 퇴직하였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미지급한 2023. 6.분 임금 2,000,000원과, 퇴직금 9,494,505원[= (9,600,000원 X 3개월 / 91일) X 30일 X (2022. 7. 1.부터 2023. 6. 30.까지 총 재직일 수 365일 / 365일), 원 이하 버림]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이 사건 근로계약 중 법정수당을 월 급여에 포함하여 지급하기로 정한 부분은 포괄임금제 약정에 해당하는데, 이는 포괄임금제가 유효하기 위한 요건을 갖추지 못하였고 연차사용을 원천적으로 봉쇄하여 무효이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연차휴가미사용수당으로 1,322,006원<4>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미지급 임금, 퇴직금, 연차휴가미사용수당 합계12,816,511원(= 2,000,000원 + 9,494,505원 + 1,322,006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의 퇴

직일로부터 14일이 경과한 다음날인 2023. 7. 15.부터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반소 청구원인과 피고의 주장

1)

피고는 원고와의 사이에 이 사건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일정한 금액으로 정한 포괄임금을 지급하고(이하 원, 피고 사이의 이 사건 근로계약 내용을 '이 사건 포괄임금약정'이라 한다), 퇴직금을 별도로 지급하지 않기로 약정하는 내용의 이 사건 퇴직금 미지급 약정을 체결하였다. 또 피고가 원고의 각종 제세공과금을 대납하기로 하는 이 사건 제세공과금 대납약정을 하였는데, 이는 피고가 원고에게 실질적으로 퇴직금과 연차수당을 미리 지급하는 약정이다. 피고는 위 약정들에 따라 원고의 제세공과금을 대신 납부함으로써 퇴직금과 연차수당을 이미 지급하였으므로, 원고의 청구 중 퇴직금과 연차휴가미사용수당의 지급을 구하는 부분은 이유 없다.

2)

설령 원고가 위 포괄임금제 약정과 퇴직금 미지급 약정을 파기하거나 위 약정이 강행규정에 해당하여 무효라면, 그와 대가적 관계에 있는 이 사건 제세금 대납약정 또한 소급하여 효력을 상실한다. 따라서 원고는 법률상 원인 없이 피고가 대납한 원고의 세금 등 합계 20,302,940원의 이익을 얻고, 이로써 피고는 동액 상당의 손해를 입었으므로, 원고는 피고에게 그중 20,300,0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할 의무가 있다.

3)

원고는 2023. 6. 29. 피고와 이 사건 근로계약을 2023. 7. 31.까지 연장하기로 하기로 합의(이하 '이 사건 구두합의'라 한다)하였음에도 일방적으로 위 구두합의의 해제를 통보하고 무단결근을 하였다. 위와 같은 원고의 불법행위로 인하여 피고가 운영하는 병원의 환자들은 적절한 진료를 받지 못하여 사망하였고, 피고가 운영하는 병원의 신용이 훼손되었으며, 피고는 원고를 대신할 대진의를 구인하는 비용을 지출하는 손해를 입었으므로, 원고는 피고에게 위 불법행위에 대한 손해배상으로 5,000,000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또한 원고는 피고에게 모욕적인 메시지를 수차례 전송하고, 피고를 모욕하는 대화에 가담함으로써 피고를 모욕하고 명예를 훼손하며 피고에게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가하였으므로, 피고에게 위자료로 5,000,000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따라서 원고는 피고에게 부당이득금 및 불법행위에 대한 손해배상금으로 합계 30,300,000원(= 부당이득금 20,300,000원 + 불법행위 손해배상금 5,000,000원 + 위자료 5,000,0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본소 청구에 관한 판단

가.

피고의 미지급 임금 지급의무 인정 여부

1)

원고가 2022. 7. 1. 피고와의 사이에 세후 월 9,000,000원을 급여로 지급받기로 하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사실, 이후 원고는 2022. 12.경 피고와 원고의 근무시간을 조정하면서 급여액을 월 8,000,000원으로 변경하여 합의한 사실, 원고가 2022. 7. 1.부터 2023. 6. 30.까지 이 사건 병원에서 근무한 사실은 앞서 기초사실에서 본 것과 같다.

2)

그렇다면 피고는 원고에게 원고가 지급받았다고 자인하는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2023. 6.분 임금 2,000,000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으므로, 이 부분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다. (피고도 원고에게 2023. 6.분 임금 중 200만 원을 지급하지 않았다는 점에 대하여는 다툼이 없다.)

나.

피고의 퇴직금 지급의무

1)

피고의 퇴직금 지급의무 발생

원고가 2022. 7. 1.부터 2023. 6. 30.까지 1년간 이 사건 병원에서 근무한 사실은 앞서 기초사실에서 본 것과 같고, 위 기간 동안 원고가 피고의 근로기준법상 근로자 지위에 있었음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따라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는 원고에게 위 1년간의 계속근로기간에 상응하는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피고의 퇴직금 분할 약정 주장에 관한 판단

가)

이에 대하여 피고는, 피고가 원고의 세금 등을 대납하기로 약정함으로써 퇴직금 분할 약정이 성립하였고, 이에 따라 피고가 원고의 퇴직금 액수를 초과하는 제세공과금을 대신 납부하였으므로, 피고는 별도로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주장한다.

나)

살피건대, 퇴직금은 사용자가 일정 기간을 계속근로하고 퇴직하는 근로자에게 계속근로에 대한 대가로서 지급하는 후불적 임금의 성질을 띤 금원으로서 구체적인 퇴직금청구권은 근로관계가 끝나는 퇴직이라는 사실을 요건으로 발생한다. 최종 퇴직시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을 미리 포기하는 것은 강행법규인 근로기준법,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위반되어 무효이다(대법원 1998. 3. 27. 선고 97다49732 판결 등 참조). 또한 사용자와 근로자가 매월 지급하는 월급이나 매일 지급하는 일당과 함께 퇴직금으로 일정한 금원을 미리 지급하기로 약정(이하 '퇴직금 분할 약정'이라 한다)하였다면, 그 약정은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 제2항 전문에서 정한 퇴직금 중간정산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아닌 한 최종 퇴직 시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을 근로자가 사전에 포기하는 것으로서, 강행법규인 같은 법 제8조에 위배되어 무효이다.

다)

이 사건에 관하여 본다. 기초사실에서 본 것처럼, 이 사건 근로계약의 내용중, 원고가 퇴직금을 지급받지 않기로 하는 이 사건 퇴직금 미지급약정과, 피고가 원고가 부담해야 할 제세공과금을 대납하기로 하는 이 사건 제세금 대납약정이 포함되어있음은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사건 근로계약이 위와 같은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는 사정만으로는, 이 사건 제세금대납약정이,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매월 지급하는 월급이나 매일 지급하는 일당과 함께 퇴직금으로 일정한 금원을 미리 지급하기로 약정이라거나, 그와 같이 퇴직금을 매월 정산하기로 하는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 제2항전문에서 정한 퇴직금 중간정산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이 부분 피고의 주장은 더 나아가 볼 필요 없이 받아들일 수 없다.

3)

퇴직금의 산정

위에서 든 증거들, 을 제6호증의 기재를 종합하면, 퇴직 전 원고의 평균임금은 원고의 세전 급여인 9,600,000원을 기초로 산정하여야 한다. 이에 따라 산정한 원고의 퇴직금 액수는 아래 계산내역과 같이 9,494,505원이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9,494,505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이 부분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다.

다.

피고의 연차휴가미사용수당 지급의무 인정여부

1)

이 사건 근로계약의 포괄임금제 약정이 무효인지 여부

가)

관련 법리

사용자는 근로계약을 체결함에 있어서 근로자에 대하여 기본임금을 결정하고 이를 기초로 시간외, 휴일, 야간근로수당 등 제 수당을 가산하여 이를 합산 지급함이 원칙이라 할 것이나, 근로시간, 근로형태와 업무의 성질 등을 참작하여 계산의 편의와 직원의 근무의욕을 고취하는 뜻에서 근로자의 승낙 하에 기본임금을 미리 산정하지 아니한 채 시간외근로 등에 대한 제 수당을 합한 금액을 월급여액이나 일당임금으로 정하거나 매월 일정액을 제 수당으로 지급하는 내용의 이른바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지급계약을 체결하였다고 하더라도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에 비추어 근로자에게 불이익이 없고, 제반 사정에 비추어 정당하다고 인정될 때에는 그 계약은 유효하다(대법원1997. 4. 25. 선고 95다4056 판결 등 참조). 주휴수당이나 연월차휴가수당이 구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기간을 근로하였을 때 비로소 발생하는 것이라 할지라도 당사자 사이에 미리 그러한 소정기간의 근로를 전제로 하여 주휴수당이나 연월차휴가수당을 일당임금이나 매월 일정액에 포함하여 지급하는 것이 불가능한 것이 아니며, 포괄임금제란 각종 수당의 지급방법에 관한 것으로서 근로자의 연월차휴가권의 행사 여부와는 관계가 없으므로 포괄임금제가 근로자의 연월차휴가권을 박탈하는 것이라고 할 수도 없다(대법원 1998. 3. 24. 선고 96다24699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 판단

(1)

앞서 든 증거들와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와 피고 사이에 체결된 네트제 방식의 이 사건 근로계약은, 기본임금을 미리 산정하지 아니한 채 법정수당까지 포함된 금액을 월 급여로 정하여 이를 근로시간 수에 상관없이 지급하기로 하는 포괄임금제 약정이 포함된 계약에 해당하는데, 이는 근로자인 원고에게 불이익이 없고 제반사정에 비추어 정당하다고 인정된다. 따라서 위 포괄임금약정은 유효하다고 할 것이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연차휴가미사용수당 지급청구는 이유 없다.

①

원고는 이 사건 병원에서 1년간 근무하면서 근로계약상 정액으로 정해진 급여 이외에 연차수당, 연장근로수당 등을 지급받지 않았음에도 피고에게 아무런 이의를 제기하지 아니하다가, 피고와 근무기간에 관한 분쟁이 발생한 이후 비로소 이 사건 소를 제기하면서 위 수당의 지급을 최초로 요청하였다.

②

의료업계에서는 업무의 전문성이나 고소득 등을 고려하여, 이 사건 근로계약과 같이 구체적인 기본임금을 산정하지 아니한 채 법정수당까지 포함한 급여를 일정한 금액으로 정하여 세후로 지급받기로 하는 네트제 근로계약이 통용되고 있다.

③

이 사건 서약서는 원고의 근무시간을 월, 수, 금으로 정하고 있으나 피고와 상의 하에 근무시간을 변경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실제로 원고는 근로계약 체결 당시에는 이 사건 병원에서 주 3일 근무를 하다가 이후 원고의 요청에 따라 주 2일 근무로 근무시간을 조정하는 등 근무시간에 관한 재량을 가지고 있었다. 또한 이 사건 병원은 노인들을 위한 요양병원이고 원고 외에도 2명의 양의사와 1명의 한의사가 근무하고 있으므로, 원고의 근무 형태에 비추어, 원고의 진료시간 선택이나 업무처리방식에 대하여 상당한 재량이 부여되어 있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므로 원고가 피고와의 사이에서 포괄임금약정을 체결하는 것은 전문직으로서 자신이 선호하는 업무처리성향에 따라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재량을 부여받음으로써 근로의욕을 고취할 수 있는 측면이 있으므로, 이를 원고에게 불이익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④

원고가 피고로부터 실제 지급받은 급여액의 액수는 세후 월 8,000,000원, 세전 월 9,600,000원으로 통상적인 근로자에 비하여 상당한 고액이고, 원고의 실제 근로형태에 따른 법정 제수당을 고려하더라도 원고가 실제 지급받은 급여액이 최저임금에 미달되는 결과는 발생하지 않음이 명백하다.

⑤

원고는 이 사건 포괄임금약정이 원고의 연차휴가 사용 자체를 금지하여 무효라고 주장하나, 이 사건 근로계약이 포괄임금약정을 이유로 원고의 연차휴가 사용을 금지하였다고 볼 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다.

(2)

설령 원고가 체결한 이 사건 근로계약이 포괄임금계약에 해당하지 않는다거나 또는 그러한 포괄임금계약이 무효라고 가정하여 보더라도, 원고가 피고에게 연차수당, 연장근로수당을 청구하기 위해서는 그 수당 발생의 요건이 되는 사실을 증명하여야 할 것인데,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에게 그 주장과 같은 미사용연차가 있다거나 또는 그 주장과 같이 연장근로를 하였음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의 이 부분 수당지급청구는 이와 같은 측면에서도 이유 없다.

라.

소결론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미지급 임금과 퇴직금 합계 11,494,505원(= 미지급 임금 2,000,000원 + 퇴직금 9,494,505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의 퇴직일로부터 14일이 경과한 다음날인 2023. 7. 15.부터 항쟁함이 상당한 이 판결선고일인 2026. 1. 15.까지는 상법이 정한 연 6%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반소 청구에 관한 판단

가.

원고의 부당이득반환의무 인정 여부

1)

피고는 이 사건 근로계약 중 퇴직금 미지급 약정이 강행법규 위반으로 무효라면, 그 약정과 대가적 관계에 있는 이 사건 제세금 대납약정도 무효이므로, 원고는 피고가 대납한 세금 합계 20,302,940원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하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2)

살피건대 을 제2, 5, 6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이 사건 제세금대납 약정에 따라 피고가 원고의 근로소득세, 건강보험료 등 명목으로 최소한 20,302,940원(을 제2호증에 따른 금액, 을 제5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21,170,680원이다)을 납부한 사실은 인정할 수 있다.

한편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퇴직금 지급의 효력이 인정되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임금 지급의 효력도 인정되지 않는다면, 근로자는 수령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부당이득으로 사용자에게 반환하여야 한다고 보는 것이 공평의 견지에서 합당하다. 다만 퇴직금 제도를 강행법규로 규정한 입법 취지를 고려할 때, 위와 같은 법리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 약정이 존재함을 전제로 하여 비로소 적용할 수 있다. 따라서 사용자와 근로자가 체결한 해당 약정이 그 실질은 임금을 정한 것에 불과함에도 사용자가 퇴직금 지급을 면탈하기 위하여 퇴직금 분할 약정의 형식만을 취한 것인 경우에는 위와 같은 법리를 적용할 수 없다. 즉,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월급이나 일당 등에 퇴직금을 포함하고 퇴직 시 별도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합의가 존재할 뿐만 아니라, 임금과 구별되는 퇴직금 명목 금원의 액수가 특정되고, 위 퇴직금 명목 금원을 제외한 임금 액수 등을 고려할 때 퇴직금 분할 약정을 포함하는 근로계약 내용이 종전 근로계약이나 근로기준법 등에 비추어 근로자에게 불이익하지 아니하여야 하는 등 사용자와 근로자가 임금과 구별하여 추가로 퇴직금 명목으로 일정한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할 것을 약정한 경우에 한하여 위와 같은 법리가 적용된다(대법원 2012. 12.13. 선고 2012다77006 판결 참조).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이 부분의 쟁점은, 이 사건 퇴직금미지급 약정이나, 이 사건 제세금 대납약정이, 그 내용에 비추어 원, 피고 사이에서 실질적으로 퇴직금 분할 약정이 성립된 것으로 볼 수 있는지, 혹은 적어도 이 사건 제세금 대납약정으로 인하여 원고가 얻은 이득의 실질이 임금이 아닌 퇴직금으로 볼 수 있는지 여부라고 할 것이다. 그런데 다음과 같은 이유로, 이 사건 근로계약의 포괄임금제 내용이나, 이 사건 퇴직금 미지급약정과 이 사건 제세금 대납약정의 내용만으로는, 피고가 원래 원고가 부담할 제세금을 부담하기로 한 것만으로는 이를 원고에게 퇴직금으로 지급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고, 달리 원, 피고 사이에 실질적인 퇴직금 지급약정이 있었음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 이 부분 피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①

통상 '네트제 근로계약'이라고 하면 근로자에게 부과되는 근로소득세 기타 제세공과금을 사용자가 대납하기로 하고 그에 따라 근로자는 위 제세공과금의 액수와 관계없이 약정한 일정액을 급여로 받는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고, 급여 속에 퇴직금이 포함되어 있다는 것까지 의미하지는 않는다. 이 사건 근로계약의 급여와 관련된 계약내용이, 통상의 네트제 근로계약을 넘어서, 제세공과금 상당액을 퇴직금으로 지급받기로 약정한 것이라고 볼 아무런 근거가 없다.

이 사건 근로계약의 내용인 포괄임금제로 인하여, 원고는 자신이 매월 수령할 수 있는 급여 상당을 예상할 수는 있었겠으나, 자신이 부담하지 않게 될 제세금의 내용까지 예상할 수 있었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에 비추어 보면 더욱 그러하다(원고로서는 이 사건 퇴직금 미지급 약정이나 이 사건 제세금 대납 약정을 체결하였다는 사정만으로, 피고로부터 원래 받아야 할 일정한 퇴직금 중 일부를 지급받는 것이라고 판단하기는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②

피고는 이 사건 퇴직금 미지급약정과 이 사건 제세금 대납약정이 대가 적 관계라고 주장하나, 이를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 오히려 이 사건 근로계약의 내용을 원, 피고 사이에서 간명하게 정리한 것으로 보이는 이 사건 서약서의 내용에 따르면, 퇴직금과 관련하여서는 '퇴직금은 지급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급여와 관련해서는 "제세금을 공제하고 지급받는다"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을 뿐이다.

나.

원고의 무단결근에 대한 불법행위 손해배상의무 인정 여부

1)

피고는 원고와의 사이에 2023. 7. 31.까지 계속 근무하기로 하는 구두합의가 성립되었으므로, 원고의 무단결근은 불법행위에 해당하고, 이에 따라 원고는 피고에게 불법행위에 대한 손해배상으로 5,000,000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한다.

2)

원고가 2023. 6. 29.경 한 달간만 더 근무하여 달라는 피고의 전화에 '예 예'라고 대답한 사실은 앞서 기초사실에서 본 것과 같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 갑 제6, 7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 즉 ① 피고는 이 사건 근로계약에서 정한 계약기간 만료일에 임박한 2023. 6. 28.까지 근로계약 연장에 대한 아무런 의사표시가 없었던 것 으로 보이고, 원고로서는 2023. 6. 30. 이 사건 병원에서의 근무가 종료된다고 믿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 ② 그러한 상황에서 피고는 2023. 6. 29. 원고에게 일방적으로 한 달간만 더 근무해달라고 부탁한 것이고, 피고가 구체적인 근무기간이나 형태 등 근로계약에 관한 조건을 제시하였다거나, 당사자 사이에 근로계약 연장에 관한 구체적인 합의가 존재하였다고 볼 만한 아무런 사정도 없는 점, ③ 원고는 피고에게 '예 예'라고 대답한 것이 피고의 갑작스러운 연장근무요청에 당황하여 얼떨결에 대답한 것이라는 취지로 주장하고, 원고가 실제로 피고와의 통화 직후 이 사건 병원에 다시 전화를 걸어 2023. 6. 30.까지만 근무하겠다는 취지로 정정한 것은 위와 같은 원고의 주장에 부합하는 점 등을 종합하면, 위 인정사실만으로는 원고와 피고 사이에 계약기간 연장에 관한 구두합의가 성립하였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설령 원고가 '예 예'라고 대답함으로써 구두 합의가 일응 성립되었다고 하더라도, 앞서 본 사정들을 두루 고려하면 원고의위 대답은 법률행위 내용의 착오로서 중요부분의 착오에 해당하므로, 이후 같은 날 원고가 당초 약정한 근로계약 기간만료일인 2023. 6. 30.까지만 근무하겠다고 다시 이야기함에 따라 적법하게 취소되었다고 할 것이다.

3)

따라서 원고와 피고 사이에 계약기간 연장에 관한 구두합의가 성립되어 원고가 2023. 7. 1. 이후로도 이 사건 병원에 출근할 의무가 있음을 전제로 하는 피고의 주장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받아들일 수 없다.

다.

원고의 명예훼손 내지 모욕에 대한 위자료 지급의무 인정 여부

1)

피고는 또한 원고가 피고에게 모욕적인 메시지를 수차례 전송하고(이하 '제1행위'라 한다), 피고를 모욕하는 대화에 가담함으로써(이하 '제2행위'라 한다) 피고를 모욕하고 명예를 훼손하며 피고에게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가하였으므로, 피고에게 위자료로 5,000,000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한다.

2)

먼저, 피고의 제1행위에 관한 주장에 관하여 본다. 을 제7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원고가 2023. 6. 30. 내지 2023. 7. 1. 피고에게 "직원들이 당신을 뭐라고 부르는 지 알아요? 싸XX라고들 해요", "환자들에게 위장약, 항생제, 항정신제 너무 남용하지 마세요", "직원들이 원장이 약 하는 것 같다고 하는 소리를 언뜻 들었어요"라는 내용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보낸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위 인정사실만으로는, 원고가 피고에게 직접적으로 인격적 가치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표현을 했다거나, 원고가 위와 같은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피고에게 전송함으로써 피고의 사회적 평가가 저해될 만한 위험이 발생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제1행위가 형법상 모욕죄 내지 명예훼손죄의 구성요건에 해당하는 불법행위임을 전제로 한 위 피고의 주장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받아들일 수 없다.

다음으로 제2행위에 관하여 본다. 피고는 원고가 '직원들이 피고를 싸XX라고 부른다', '직원들이 피고가 불법적인 약물을 투약하는 것 같다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라는 취지로 이야기한 점을 들어 원고 또한 피고를 모욕하는 대화에 가담하였다고 주장하나, 피고가 주장하는 사정만으로는 원고가 피고를 모욕하는 대화에 가담하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 부분 피고의 주장도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받아들일 수 없다.

5.

결 론

원고의 본소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일부 인용하고, 원고의 나머지 청구와 피고의 반소청구는 모두 이유 없어 각 기각한다.

판사 이진화

각주1) 이 사건 근로계약서에는 2023. 6. 31.로 기재되어 있으나 6월 31일은 존재하지 않으므로 이를 2023. 6. 30.의 오기로 본다

각주2) 이 사건 근로계약서에는 "일금구백만원(99,000,000원)"으로 기재되어 있으나, 위 계약서의 전체적인 내용과 맥락상 이를 '일금구천구백만원(99,000,000원)'의 오기로 본다.

각주3) 이 사건 근로계약서에는 "일금일천만원(9,000,000원)"이라고 기재되어 있으나, 위 계약서 및 이 사건 서약서의 전체적인 내용과 맥락상 이를 '일금구백만원(9,000,000원)'의 오기로 본다. (이 사건 근로계약서 제5조 제1항에서 월 계약급여는 총 계약금액의 11분의 1을 적용한다고 정하고 있으므로, 총 계약금액인 99,000,000원의 11분의 1은 9,000,000원이고, 이 사건 서약서는 원고의 봉금을 월 900만 원으로 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각주4) 원고가 주장하는 연차미사용수당 산정식은 아래의 표와 같다.

각주5) (생략) * 연차유금휴가미사용수당 산정식: 미사용 연차(43,2시간)×통상시급(30,602원)~¹1,322,006원

각주6) ' 유글인정근로시간 : 18)*연장 45-(30×1.5)+이간 8(16×0.5)+주후 32% 2%×4345주-2a3¦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