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동부지방법원판결

서울동부지방법원 2025. 2. 19. 선고 2024가합101665 판결

제명무효확인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들의 지위

1)

피고는 서울 송파구 C시장 D 사업장 내에 사무소를 둔 E단체 소속 노동조합으로서(이하 '피고 조합'이라 한다), 위 C시장에서 농수산물을 집하하고 도소매상에게 운반·배달하는 업무 등에 종사하는 조합원으로 구성되어 있고, 피고 조합 산하에는 F분회와 G분회가 있다.

2)

원고는 2015. 12. 24.경 피고 조합의 F분회에 조합원으로 가입하였고, 2020. 2. 27.경부터 2023. 1. 30.경까지 피고 조합 및 F분회의 감사로 활동하였다.

나.

원고의 형사사건 진행경과 등

1)

원고는 "2021. 8. 5. 서울 송파구 C시장 내 'D' 경매장에서 과일 하역 선별작업을 하던 중, 피해자 H와 작업 방식 문제로 시비하여 다투다가 피해자가 다가오자 왼손으로 피해자의 얼굴을 때리고 양팔로 피해자의 목을 감아 바닥에 넘어뜨려 피해자에게 약 4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뇌진탕 등의 상해를 가하였다."는 상해죄의 범죄사실로 기소되어, 2022. 4. 7. 징역 4월의 유죄판결을 선고받았다(서울동부지방법원 2021고단2549호). 이에 원고가 항소하였으나, 항소심은 2022. 11. 24. 원고의 항소를 기각하였고(서울동부지방법원 2022노392호), 그 무렵 위 유죄판결이 확정되었다(이하 '관련 형사사건'이라 한다).

2)

원고는 관련 형사사건으로 구금되었다가 2023. 3. 23. 형기종료로 출소하였다.

다.

F분회의 원고에 대한 제명처분 및 서울지방노동위원회의 의결 등

1)

피고 조합은 2022. 12. 2. 원고에게 관련 형사사건과 관련하여 '징계를 위한 임시대의원총회를 소집하려고 하니 관련 형사사건에 대한 원고의 입장 및 대의원총회에 부의하길 원하는 소명 및 관련 자료를 제출하기 바랍니다'라는 내용의 사실관계소명요청서(이하 '이 사건 소명요청서'라 한다)를 내용증명우편으로 발송하였다.

2)

이에 원고는 2022. 12. 6.경 피고 조합에 "형이 확정되어 수형생활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고, 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진행 중이므로 피고 조합의 규약과 징계규정에 의한 징계대상이 아니며, 징계시효를 넘었으므로 임시대의원회의 안건이 될 수 없다."라는 내용의 소명서(이하 '이 사건 소명서'라 한다)를 제출하였다.

3)

피고 조합은 2022. 12. 21. 임시대의원회를 개최하여 피고 조합의 재적 대의원 18명 중 10명이 참석한 가운데 참석 대의원의 과반수인 7명의 찬성으로(반대 3명) 원고의 징계 건을 F분회의 총회에 위임하기로 결의하였다.

4)

F분회는 2023. 1. 28. 분회 정기총회를 개최하여 F분회 소속 재적 조합원 81명 중 74명이 참석한 가운데 참석 조합원의 과반수인 55명의 찬성으로(반대 16명, 기권 3명) 원고를 피고 조합의 조합원에서 제명하는 결의를 하였고, 2023. 1. 31. 위 결의에 따라 원고가 조합원에서 제명되었다는 사실을 공고하였다(이하 '이 사건 선행 제명처분'이라 한다).

5)

원고는 2023. 4. 27. 서울 송파구청장에 이 사건 선행 제명처분에 대한 시정명령을 요청하였고, 서울 송파구청장은 2023. 8. 11.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이 사건 선행제명처분 등에 대한 시정명령을 위한 의결을 요청하였다.

6)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23. 10. 4. "피고 조합이 2023. 1. 28. 피고 조합의 임원인 원고의 제명을 분회에서 결의·처분한 것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16조제1항제2호<1> 및 피고 조합의 징계규정 제4조제1항에 위반된다."고 의결하였다(이하 '이 사건 노동위원회 의결'이라 한다).

라.

피고 조합의 원고에 대한 제명처분 등

1)

서울 송파구청장은 피고 조합에 이 사건 노동위원회 의결 결과에 따른 시정명령을 하면서 2023. 12. 18.까지 이행사항을 제출하라고 통보하였다.

2)

피고 조합은 2023. 11. 29. 원고에게 피고 조합의 임시운영위원회에 출석하여 소명하라는 취지의 다음과 같은 내용의 내용증명우편(이하 '이 사건 출석통지'라 한다)을 발송하였고, 원고는 2023. 12. 1. 이 사건 출석통지를 수령하였다.

<생략>

3)

피고 조합은 2023. 11. 30. 개최일시를 "2023. 12. 4. 월요일 오전 02시"로, 개최장소를 "2층 D 회의실"로, 안건을 "원고 조합원 시정명령건" 등으로 하여 피고 조합의 임시운영위원회 소집을 공고하였다(이하 '이 사건 소집 공고'라 한다).

4)

이에 원고는 피고 조합의 대표자인 위원장 I에게 다음과 같은 문자메시지를 전송하면서 위 임시운영위원회에 출석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생략>

<2>

5)

피고 조합은 2023. 12. 4. 임시운영위원회(이하 '이 사건 임시운영위원회'라 한다)를 개최하여 재적 운영위원 17명 중 14명이 참석한 가운데 참석 운영위원의 과반수인 13명의 찬성으로(기권 1명) '원고가 형사상 금고형 이상의 처분을 받은 자'라는 이유로 원고를 피고 조합의 조합원에서 제명하는 결의를 하였고, 같은 날 원고에게 위 결의에 따라 2023. 12. 5.자로 조합원에서 제명되었다는 내용을 내용증명우편으로 통지하였다(이하 '이 사건 제명처분'이라 한다).

마.

피고 조합의 규약 및 징계규정, E단체 상벌규정

1)

피고 조합의 규약 및 징계규정(이하 각 '이 사건 규약', '이 사건 징계규정'이라 한다) 중 이 사건과 관련된 내용은 다음과 같다.

<생략>

2)

E단체 상벌규정(이하 '이 사건 E단체의 상벌규정'이라 한다) 중 이 사건과 관련된 내용은 다음과 같다.

<생략>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11, 12, 14호증, 을 제1, 4, 5, 8, 9호증의 각 기재 및 영상,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 주장의 요지

가.

절차상 하자에 관한 주장

1)

이 사건 규약 및 징계규정에는 징계대상자에게 소명기회를 부여하여야 한다는 규정은 없으나, 위 규약 제59조는 "규약상의 미비점은 법과 E단체의 규약 또는 운영세칙에 의거하여 통산관례에 준한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피고 조합은 조합원에 대한 징계를 함에 있어 징계대상자에게 충분한 소명기회를 부여하는 관례가 있었다. 그럼에도 피고 조합은 원고에게 이 사건 출석통지를 하면서 이 사건 임시운영위원회의 안건과 소명 대상을 특정하지 않았고, 원고가 위 출석통지를 수령한 2023. 12. 1.로부터 3일 후인 2023. 12. 4. 이 사건 임시운영위원회를 개최하여 원고에 대한 이 사건 제명처분을 결의함으로써 원고에게 소명할 수 있는 충분한 기회를 제공하지 않았다. 따라서 이 사건 제명처분에는 충분한 소명기회를 부여하지 않은 절차상 하자가 존재한다.

2)

이 사건 임시운영위원회는 오전 2시에 소집·개최되었는바, 위 임시운영위원회에는 운영위원들이 참석할 수 없는 시각에 소집·개최된 절차상 하자가 존재한다. 따라서 이 사건 임시운영위원회에서 결의된 이 사건 제명처분은 무효이다.

3)

피고 조합의 각 분과에 소속된 조합원에 대한 징계는 각 분과의 운영위원회에서 의결하는 관례가 있었는데, 이 사건 제명처분 결의 당시 원고가 소속되지 않은 피고 조합의 G분회 소속 운영위원들이 이 사건 임시운영위원회에 참석하여 의결권을 행사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 제명처분에는 위와 같은 관례에 반하여 원고가 소속된 F분회의 운영위원회에서 의결되지 않은 절차상 하자가 존재한다.

나.

징계양정에 관한 주장

이 사건 제명처분 당시 원고는 관련 형사사건에서 선고받은 징역형의 형기를 모두 복역하고 출소한 상태였는바, 피고 조합에 대한 근로제공의무를 이행하지 못하거나 피고 조합의 사업에 차질을 줄 염려가 없었다. 그리고 관련 형사사건에서 피해자가 입은 상해는 원고의 정당한 지시를 거부하고 만취상태로 원고에게 달려든 피해자의 행위로 인해 발생한 것이지 원고의 행위로 인한 것이 아니다.

따라서 원고로부터 피고 조합의 조합원 지위를 박탈하는 이 사건 제명처분은 원고의 잘못에 비하여 과도한 징계이므로, 재량을 일탈·남용한 처분으로서 무효이다.

3.

판단

가.

징계절차의 적법성 여부

1)

소명기회 부여절차 위반 주장에 관한 판단

가)

갑 제2, 3, 7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이 사건 규약 및 징계규정은 피고 조합의 조합원에 대한 징계처분 시 징계대상자에게 소명기회를 부여하여야 한다는 등의 절차규정을 별도로 정하고 있지는 않으나, 이 사건 규약 제57조는 "규약상의 미비점은 법과 E단체의 규약 또는 운영세칙에 의거하고 통산관례에 준한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이 사건 E단체의 상벌규정은 제13조에서 '본인의 이의 진술 및 증인 신청권, 자료제출 및 열람의 요구권을 징계대상자의 권리'로 규정하고 있으며, 제15조에서 '징계 결의를 하고자 할 때에는 당해 조직 및 당사자에게 사전에 그 사유를 통지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이에 의하면, 피고 조합은 상급단체인 위 E단체의 상벌규정에 따라 이 사건 제명처분 결의 이전에 원고에게 그 사유를 통지하는 등 소명기회를 부여하여야 한다고는 보인다.

나)

그러나 앞서 본 인정사실들과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피고 조합은 2022. 12. 2. 원고에게 이 사건 소명요청서를 통해 관련 형사사건과 관련한 징계를 위한 임시대의원총회 개최사실을 통지하면서 소명자료 제출을 요청하였고, 이에 원고도 2022. 12. 6.경 피고 조합에 '징계사유에 해당하지 않거나 징계시효를 도과하였다'는 취지의 이 사건 소명서를 제출하였던 점, ② 이후 피고 조합의 F분회가 2023. 1. 28. 분회 정기총회에서 이 사건 선행 제명처분을 결의한 뒤 2023. 1. 31. 위 선행 제명처분 사실을 공고하였는데, 이에 원고는 직접 이 사건 선행 제명처분 등에 대한 시정명령을 요청하였고, 이 사건 노동위원회 의결 당시 이해관계인으로 출석하여 '피고 조합의 임원은 대의원총회에서만 징계할 수 있다'고 진술하기도 한 점, ③ 한편, 이 사건 노동위원회 의결에 따라 이 사건 선행제명처분이 위법하다고 판단되자 피고 조합은 2023. 11. 29. 원고에게 "임시운영위원회 출석(소명)"이라는 제목의 이 사건 출석통지를 발송하였고, 원고가 2023. 12. 1. 위 출석통지를 수령하였으며, 피고 조합은 2023. 11. 30. 이 사건 임시운영위원회 개최 사실을 공고하면서 안건을 "원고 조합원 시정명령건" 등으로 표시하기도 한 점, ④ 이 사건 선행 제명처분과 이 사건 제명처분은 동일한 원고의 관련 형사사건에 대한 징계처분인바, 비록 피고 조합이 이 사건 출석통지와 이 사건 소집 공고에 구체적인 징계혐의나 소명대상 등을 특정하지 않았더라도, 앞서 본 이 사건 선행 제명처분의 경위와 그 전후 상황 및 이 사건 노동위원회 의결의 진행과정 등에 비추어 특히 원고는 임시운영위원회의 안건이 "원고 조합원 시정명령건"이라고 기재된 공고문을 받으면서(원고는 위 공고문을 받은 사실을 자인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갑 제11호증의 영상으로도 위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사전에 그 사유를 구체적으로 통지받았다고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피고 조합이 이 사건 제명처분 이전에 이미 원고에게 충분한 소명기회를 부여하였던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제명처분에 원고에게 소명기회가 부여되지 않은 절차적 하자가 존재한다고 볼 수 없다.

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2)

기타 절차적 하자 주장에 관한 판단

가)

이 사건 임시운영위원회가 운영위원들이 참석하기 어려운 오전 2시에 소집·개최된 절차적 하자가 존재하는지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본 인정사실들과 앞서 든 증거들, 을 제2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피고 조합이 2023. 11. 29. 원고에게 이 사건 임시운영위원회에 출석하여 소명하라는 취지의 이 사건 출석통지를 발송하면서 위 임시운영위원회의 개최일자를 "2023년 12월 4일 오전 02시"로 통지하였는데, 이에 대해 원고는 피고 조합의 대표자인 I에게 소명대상이 특정되지 않았다는 등의 이유로 위 임시운영위원회에 불출석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을 뿐, 이 사건 임시운영위원회의 개최일시를 문제삼지는 않았던 점, ② 피고 조합의 J분회 소속 조합원들의 근로시간은 '오전 6시부터 익일 오전 6시까지' 또는 '오후 10시부터 익익일 오전 6시까지'로 대부분 새벽시간대를 포함하고 있는바, 이에 의하면, 피고 조합은 피고 조합 내지 J분회 소속 운영위원들의 이 사건 임시운영위원회 참석을 보장하기 위하여 위 임시운영위원회의 개최시각을 '오전 2시'로 정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③ 실제로 이 사건 임시운영위원회 당시 재적 운영위원 17명 중 14명이 참석한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임시운영위원회에 운영위원들이 참석하기 어려운 시각에 소집·개최된 절차적 하자가 존재한다고 보기 어렵고, 그로 인해 위 임시운영위원회에서 결의된 이 사건 제명처분이 무효라고 보기도 어렵다.

나)

이 사건 제명처분이 F분회의 운영위원회에서 의결되지 않은 절차적 하자가 존재하는지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본 인정사실들과 앞서 든 증거들, 갑 제15호증, 을 제6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이 사건 규약은 제56조에서 "조합원으로서 다음 사항의 각 호에 해당되는 경우에는 본 조합 징계규정에 의거, 운영위원회의 결의로서 징계를 행할 수 있다."라고, 제57조에서 "조합의 조직운영 발전을 위해 별도의 징계규정을 정한다."라고 각 규정하고 있고, 이 사건 징계규정 제4조 제1항은 '조합 임원은 조합 대의원총회에서만 징계할 수 있으며 조합원 제명 등 징계처분은 운영위원회의 의결 또는 사안에 따라 상무집행위원회 의결을 거쳐 결정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는 점, ② 반면, 피고 조합의 F분회 운영세칙은 제15조에서 "징계는 규약 제57조(징계규정)<3>에 의거하여 징계한다."라고만 규정하고 있을 뿐, F분회 내 징계사유 내지 징계절차 등에 관한 독자적인 규정을 두고 있지 않은 점, ③ 한편, 피고 조합의 F분회가 분회 정기총회에서 원고에 대한 이 사건 선행 제명처분을 결의하자, 원고는 직접 이 사건 선행 제명처분 등에 대한 시정명령을 요청하면서 이 사건 노동위원회 의결 당시 이해관계인으로 출석하여 '피고 조합의 임원은 대의원총회에서만 징계할 수 있다'라고 진술하기도 점(다만, 원고는 2020. 2. 27.경부터 2023. 1. 30.경까지 피고 조합 및 F분회의 감사로서 임원이었으나, 이 사건 제명처분이 이루어질 당시에는 피고 조합의 임원 지위에 있지 않았다), ④ 이후 이 사건 노동위원회 의결에 따라 '이 사건 선행 제명처분이 피고 조합이 아닌 피고 조합의 F분회에서 결의된 것은 관계법령 및 이 사건 징계규정 등에 위반된다'라고 판단되었고, 서울 송파구청장은 피고 조합에 위 노동위원회 의결 결과에 따른 시정명령을 하면서 2023. 12. 18.까지 이행사항을 제출하라고 통보한 점, ⑤ G분회 내지 F분회에 소속된 조합원에 대한 징계는 각 분회 총회에서 의결한다는 관례가 있었다고 인정할 만한 자료가 없을 뿐만 아니라, 설령 그러한 관행이 있더라도, 위와 같이 규정 및 앞서 본 유권기관의 시정명령에 따른 절차가 관행과 다르다고 하여 위 절차가 위법하다고 인정할 만한 자료도 없는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제명처분에 F분회의 운영위원회에서 결의되지 않은 절차상 하자가 존재한다고 볼 수 없다.

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들은 이유 없다.

나.

징계양정의 적정성 여부

1)

관련법리

징계대상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서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지는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져 있고, 다만 징계권자의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하였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그 처분이 위법하다고 할 수 있다.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난 위법한 처분이라고 할 수 있으려면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징계의 원인인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로 달성하려는 목적, 징계양정의 기준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하여 판단할 때에 징계 내용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02. 8. 23. 선고 2000다60890, 60906 판결, 대법원 2017. 3. 15. 선고 2013두26750 판결 등 참조).

2)

판단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본 인정사실과 앞서 든 증거들 및 을 제3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이 사건 징계규정은 제8조에서 징계의 종류를 '경고', '취업중지', '정직, 정권 및 무기한 출근금지', '제명'으로 규정하고 있고, 제12조 제3호에서 '형사상 금고 이상의 실형처분을 받은 자(단, 조합의 이익을 위하였을 시에는 제외)는 제명 처분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제15조에서 '징계 처분 시 징계대상자의 평상시 작업(근무)태도, 과거 징계전적, 포상전적, 재범 여부 등을 고려하여 징계양정을 결정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점, ② 원고는 관련 형사사건에서 "C시장 내 'D' 경매장에서 과일 하역 선별작업을 하던 중, 피해자 H와 작업 방식 문제로 시비하여 다투다가 피해자가 다가오자 왼손으로 피해자의 얼굴을 때리고 양팔로 피해자의 목을 감아 바닥에 넘어뜨려 피해자에게 약 4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뇌진탕 등의 상해를 가하였다."는 상해죄의 범죄사실로 기소되어 징역 4개월의 유죄판결을 선고받았고, 위 판결이 확정되었는바, 이에 의하면, 원고는 이 사건 징계규정 제12조 제3호의 제명 처분사유에 해당하는 '형사상 금고 이상의 실형처분을 받은 자'에 해당하는 점, ③ 위 조항은 형사상 금고 이상의 실형처분을 받은 조합원에 대해서는 그 비위행위의 내용과 중대성, 피고 조합과의 조합관계를 유지·지속하는데 필요한 신뢰관계의 파탄 등을 고려하여 조합원 지위를 박탈하는 제명처분을 하도록 규정한 것으로 보일 뿐, 단순히 형사상 금고 이상의 실형처분을 받음으로써 피고 조합에 대한 근로제공의무를 이행하지 못하거나 피고 조합의 사업에 차질을 줄 염려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제명처분을 하도록 규정한 것이라고 해석할 근거가 없는 점, ④ 특히 관련 형사사건의 범죄사실은 원고가 피고 조합의 사업장인 C 시장 D 내에서 피고 조합의 업무에 해당하는 과일 하역 선별작업을 하던 중 피고 조합의 다른 조합원과 작업 방식을 둘러싸고 시비를 하다가 위 조합원에게 상해를 가하였다는 것으로 그 비위행위의 중대성이 인정되고 그 비위행위로 인하여 피고 조합과의 조합관계를 유지·지속하는데 필요한 신뢰관계가 파탄되었다고 볼 수 있는 점, ⑤ 원고는 관련 형사사건의 피해자가 입은 상해는 원고의 행위로 인한 것이 아니라 피해자의 행위로 인한 것이라고 주장하나, 민사재판에 있어서 형사재판에서 인정된 사실에 구속을 받는 것은 아니라 하더라도 이미 유죄로 확정된 관련 형사사건의 판결에서 인정된 사실은 유력한 증거자료가 된다 할 것인데(대법원 1991. 1. 29. 선고 90다11028 판결 참조), 관련 형사사건에서 원고는 "왼손으로 피해자의 얼굴을 때리고 양팔로 피해자의 목을 감아 바닥에 넘어뜨려 피해자에게 약 4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뇌진탕 등의 상해를 가하였다."는 상해죄의 범죄사실로 기소되어 유죄의 확정판결을 선고받았고, 이 사건에서 위 관련 형사사건의 확정판결의 사실인정을 배척할 만한 사정이 없는 점, ⑥ 원고는 관련 형사사건 이외에도 '2019. 11. 28.경 C시장 내에서 K공사 외주업체 인원을 폭행하였다'는 범죄사실로 벌금형을 선고받았고, '2020. 4. 17.경 위 C시장 내에서 피고 조합 소속의 다른 조합원을 폭행하였다'는 범죄사실로 재차 벌금형을 선고받은 것으로 보이는 등 유사한 비위행위를 반복하여 저지르고 있는 점 등 원고에게 인정되는 징계사유의 중대성 및 피고 조합에 미친 영향 등을 종합하면, 피고 조합의 원고에 대한 이 사건 제명처분이 징계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

다.

소결론

따라서 이 사건 제명처분에 원고가 주장하는 하자가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 사건 제명처분이 무효라고 할 수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조용래(재판장) 윤한나 신연석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