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북부지방법원판결

서울북부지방법원 2014. 6. 19. 선고 2014노228 판결

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은 상시 근로자 20명을 사용하여 의류제조업체인 'D회사'을 운영하면서, D회사' 소속 근로자이던 E에게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이 정한 퇴직금을 E의 신청에 따라 매월 중간정산 하여 전액 지급하였음에도, 원심은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피고인에게 유죄를 선고하였다.

2.

판단

가.

관련 법리

사용자와 근로자가 매월 지급하는 월급이나 매일 지급하는 일당과 함께 퇴직금으로 일정한 금원을 미리 지급하기로 약정(이하 '퇴직금 분할 약정'이라 한다)하였다면, 그 약정은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 제2항 전문에서 정한 퇴직금 중간정산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아닌 한 최종 퇴직 시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을 근로자가 사전에 포기하는 것으로서, 강행법규인 같은 법 제8조에 위배되어 무효이다(대법원 2010. 5. 20. 선고 2007다90760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2011. 10. 13. 선고 2009도8248 판결, 대법원 2012. 12. 13. 선고 2012다77006 판결 등 참조).

한편,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퇴직금 지급의 효력이 인정되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임금 지급의 효력도 인정되지 않는다면, 근로자는 수령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부당이득으로 사용자에게 반환하여야 한다고 보는 것이 공평의 견지에서 합당하다(대법원 2010. 5. 20. 선고 2007다9076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다만, 퇴직금 제도를 강행법규로 규정한 입법 취지를 고려할 때, 위와 같은 법리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 약정이 존재함을 전제로 하여 비로소 적용할 수 있다. 따라서 사용자와 근로자가 체결한 해당 약정이 그 실질은 임금을 정한 것에 불과함에도 사용자가 퇴직금 지급을 면탈하기 위하여 퇴직금 분할 약정의 형식만을 취한 것인 경우에는 위와 같은 법리를 적용할 수 없다. 즉,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월급이나 일당 등에 퇴직금을 포함하고 퇴직 시 별도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합의가 존재할 뿐만 아니라, 임금과 구별되는 퇴직금 명목 금원의 액수가 특정되고, 위 퇴직금 명목 금원을 제외한 임금 액수 등을 고려할 때 퇴직금 분할 약정을 포함하는 근로계약 내용이 종전 근로계약이나 근로기준법 등에 비추어 근로자에게 불이익하지 아니하여야 하는 등 사용자와 근로자가 임금과 구별하여 추가로 퇴직금 명목으로 일정한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할 것을 약정한 경우에 한하여 위와 같은 법리가 적용된다(대법원 2010. 5. 27. 선고 2008다9150 판결, 대법원 2012. 12. 13. 선고 2012다77006 판결 등 참조).

나.

판단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① 피고인과 E 사이에 작성된 (연봉제) 근로계약서(수사기록 17쪽)에는 '퇴직금은 근로자의 청구에 의하여 근속기간 1년에 대한 퇴직금을 매월 분할하여 지급하기로 약정한다'고 기재되어 있고, E는 퇴직금 분할지급에 대하여 '동의한다'는 취지로 표기되어 있는 사실, ② E 명의로 작성된 2010. 2. 28.자 퇴직금 중간정산 확인서 및 영수증(수사기록 18쪽)에는 '2002. 9. 1.부터 2006. 6. 30.까지의 근속기간에 대한 퇴직금은 E의 신청에 의하여 합의한 후 매월 분할 수령하였고, 2006. 7. 1.부터 2010. 2. 28.까지(회사가 퇴직연금에 가입하기 전 월)의 근속기간에 대하여는 E가 매월 급여 수령 시 근속기간 1년에 대한 퇴직금액의 1/12에 해당하는 금액을 개인사정상 가불 수령하였으며, 이렇게 가불한 금액은 매년 퇴직금 중간정산시마다 상계처리하기를 원하여 자동적으로 상계처리 하였으므로, 더 이상 받을 것이 없음을 확인한다'는 취지의 기재가 포함되어 있고, E 명의로 2010. 2. 28. 작성된 퇴직금(중간정산) 수령 확인서 및 퇴직금 중간정산 신청서(수사기록 19, 20쪽)에는 'E는 개인사정으로 2002. 9. 1.부터 2010. 2. 28.까지의 중간정산 기간 동안의 퇴직금 중간정산을 신청하여, 중간정산 퇴직금액 5,550,000원을 수령하였음을 확인한다'는 취지의 기재가 포함되어 있는 사실을 각 인정할 수 있으나, E의 원심법정에서의 '(E는) 회사를 그만두라고 할까봐, 무슨 의미인지도 모른 채, 전체 직원들이 다 이렇게(작성)하라고 하니 일을 하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서명·날인)하게 되었으나, 2006. 7. 1.부터 2010. 2. 28.까지 퇴직금의 1/12에 해당하는 금액을 가불수령하거나 중간정산을 피고인에게 요구한 적은 없다'는 취지의 진술과 피고인과 E 사이에 작성된 (연봉제) 근로계약서, E가 작성하여 피고인에게 제출한 퇴직금 중간정산 확인서 및 영수증, 퇴직금 (중간정산) 수령 확인서, 퇴직금 중간정산 신청서에 각 기재된 문언의 형식과 내용, 그 각 작성 경위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E를 비롯한 'D회사'의 근로자들과 사이에 각 작성한 (연봉제) 근로계약서에서 정한 퇴직금 분할지급약정 및 이에 기초하여 E를 포함한 'D회사'의 근로자 전원으로부터 일괄적으로 각 작성·제출받은 퇴직금 중간정산 확인서 및 영수증, 퇴직금 (중간정산) 수령 확인서, 퇴직금 중간정산 신청서의 앞서 본 것과 같은 각 기재만으로는 피고인과 E 사이의 퇴직금 분할지급약정을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 제2항 전문에서 정한 퇴직금 중간정산으로 인정할 만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어, 피고인과 E 사이의 퇴직금 분할지급약정은 무효라고 할 것이고, 그밖에 피고인이 E에게 임금과 구별하여 추가로 퇴직금 명목으로 일정한 돈을 실질적으로 지급하였다고 볼 만한 아무런 자료도 없으므로, 피고인은 E를 상대로 퇴직금 명목의 돈을 부당이득으로 주장하여 그 반환을 구할 수도 없는 것으로 보이는 만큼, 피고인의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주장은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기각한다.

판사 홍승철(재판장) 김진환 김수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