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이 사건 근로자들의 평일 근로시간이 법정 근로시간을 하루 1시간씩 초과하고 있어 그에 대한 연장근로수당을 지급하여야 함이 분명하므로, ① 기본급과 업무수당을 합하여 지급한 기존 연봉 방식의 급여액과 명시적으로 연장근로수당을 지급하는 시급 산정 방식의 급여액 사이에 차이가 없다는 점, ② 동종 업체들 역시 피고인 운영의 회사와 동일한 임금지급 방식을 갖고 있어, 피고인이 그러한 관행을 신뢰하였다는 점, ③ 피고용자인 근로자들이 연장근로수당의 미지급에 대하여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는 점 등의 사정들에 의하여 피고인에게 연장근로수당 미지급에 대한 고의가 없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피고인이 연장근로수당을 지급하여야 하는지 여부를 몰랐다고 하는 것은 법률의 무지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원심은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에게 연장근로수당을 미지급함에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2008년경부터 서울 중랑구 E건물 301호에 있는 주식회사 F(이하 'F'이라 한다)의 대표이사로서 상시 31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케이블인터넷설치업을 하였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의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당사자간 합의에 따라 지급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사업장에서 근로자 G에 대한 2012년 4월 임금(연장근로수당) 308,786원을 비롯하여 퇴직근로자 6명에 대한 임금(연장근로수당) 합계 4,471,854원을 당사자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지급사유 발생일인 퇴직일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사용자는 연장근로에 대하여는 통상임금의 100분의 50 이상을 가산하여 지급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사업장에서 2011. 5. 4.경부터 2013년 3월경까지 근무하던 근로자 H에 대하여 2012년 3월 연장근로수당 457,653원을 비롯하여 재직 근로자 15명에 대한 연장근로수당 합계 47,268,173원을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원심의 판단
원심은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을 종합하여 그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그 인정사실 및 그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사정들, 즉 F과 그 근로자들 사이에 명시 또는 묵시의 포괄임금약정이 있었다고 할 수는 없으나, F은 케이블방송사인 주식회사 씨앤앰의 협력사로서 케이블방송·인터넷 장비의 설치 및 유지·보수업을 영위하는 하는바, 외근 업무가 주종을 이루고 있어 근무 시간 내 근로자들의 장소 이동과 일정 변경이 잦고, 작업 시간의 선후, 그리고 개별 작업의 시작과 끝이 근로자의 재량에 의해 좌우될 수 있으며, 고객 사정이라는 우연한 요소에 의해 근로자들 사이에도 일일 작업량에 불규칙한 비대칭 현상이 나타날 수 있었으므로, 피고인으로서는 근로자별로 정확한 근로시간을 산정하기에 어려움이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 그와 같은 업무상 특성으로 인해 피고인은 전날 접수된 고객의 요청확인을 위한 업무 준비시간(08:30~09:00)과 실제 작업 수 파악을 위한 업무 마감 시간(18:00~18:30)을 통상의 근로시간에 포섭시킨 채 이를 연장근로수당으로 인식하지 못했던 것으로 보이는 점, 이 사건 근로자들 역시 근로감독관의 조사가 시작되기 전까지 이와 같은 월 급여 산정 방식과 연장근로수당 미지급에 대해 피고인에게 이의를 제기했다고 볼 만한 증거가 없고, 그 후 피고인은 근로감독관의 조사내용과 설명을 참고해서 임금 산정 방식을 연봉단위에서 시급 단위로 전환한 점, F 외에도 주식회사 씨앤앰의 협력사로서 5개의 동종 업체들이 더 있었는데 이 회사들 역시 F과 동일한 업무시간 및 임금 체계를 유지하고 있었음에도 근로기준법위반으로 수사가 진행되거나 공소가 제기되지는 않았다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으로서는 연장근로수당의 지급 의무 존부와 그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었다고 할 것이어서 피고인에게 근로기준법위반에 대한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다.
당심의 판단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재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것이라면 사용자가 그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는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어서 사용자에게 근로기준법 제36조, 제109조 제1항 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할 것이고,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지 여부는 사용자의 지급거절이유 및 그 지급의무의 근거, 그리고 사용자가 운영하는 회사의 조직과 규모, 사업 목적 등 제반 사항, 기타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한 다툼 당시의 제반 정황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1도2101 판결 등 참조).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원심 설시의 사정들과 이들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피고인이 운영하던 F 외에 동종 업체들 역시 F과 동일한 업무시간 및 임금 체계를 유지하고 있었다는 점, F의 근로자들이 기존의 임금산정 방식과 연장근로수당 미지급에 대하여 이의를 제기했다고 보여지지 아니하고 근로감독관의 조사가 진행되고서야 기존의 임금 산정방식에 문제가 있었다고 인식하기 시작했을 뿐인 점, 상당수의 근로자들이 위 조사 당시 서울북부고용 노동지청에 "1시간에 해당하는 연장근로수당을 '업무수당'으로 수령하였고, 통상의 업계 평균 임금 등에 비추어서도 불이익이 없는 것으로 판단한다"는 내용의 확인서를 작성하여 제출한 점, 그와 같은 동종 업계의 임금지급 실태 및 F 근로자들의 태도는 피고인이 업무 준비시간(08:30~09:00) 및 업무 마감시간(18:00~18:30)을 통상의 근로시간에 포섭시킨 채 이를 연장근로수당 지급대상으로 인식하지 못했음을 뒷받침하는 정황으로 작용한다고 보여지는 점 등을 보태어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근로자들에 대한 연장근로수당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었다고 할 것이고 봄이 상당하고, 피고인이 근로자들에게 연장근로수당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피고인에게 근로기준법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할 것이고, 그 밖에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에 의하더라도 이를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따라서 원심이 이 사건 공소사실이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아 피고인에 대하여 무죄로 판단한 조치는 옳고, 거기에 항소이유에서 지적하는 바와 같은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으므로, 검사의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결론
그렇다면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조휴옥(재판장) 이준규 김용태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