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 지위
피고는 버스여객 자동차 운송사업 등을 목적사업으로 하는 법인이고, 원고는 2000. 12.경부터 피고의 버스 운전기사로 근무하던 사람이다.
원고의 사직서 제출
원고는 2016. 6. 30.경 피고에게 사직서를 제출하여 그 무렵 피고로부터 퇴직금을 지급받고 퇴사하였다.
피고의 재입사 거부 통보
원고는 2016. 7. 중순경 피고에게 재입사지원서를 제출하였으나, 피고는 원고에 대한 재입사 심사 결과 원고의 재입사를 거부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 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들의 주장 요지
원고
원고는 주택 매매대금을 마련하기 위하여 퇴직금을 중간 정산받고자 하였다. 그런데 피고는 원고에게 퇴직금 중간 정산 제도가 없으니 일단 퇴사의 형식을 취할 수밖에 없다고 하였고, 이에 원고는 피고가 원고의 재입사를 약속하여 실제로 사직의 의사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사직서를 제출하였다. 즉 원고의 사직의 의사는 진의가 아니었고, 상대방인 피고 역시 원고의 의사가 진의가 아님을 알았거나 이를 알 수 있었다. 따라서 원고의 사직의 의사표시는 민법 제107조 제1항에 따라 무효이다.
한편 원고는 2016. 7.경 피고에게 재입사를 신청하여 업무 복귀를 기대하였으나, 피고가 납득하기 어려운 이유를 들며 원고의 재입사를 거부하였다. 즉, 피고는 정당한 이유 없이 원고를 해고하였고, 근로기준법 제26조 및 제27조도 위반하여 원고에게 해고의 의사표시를 30일 전에 통보해 주거나 서면으로 해고의 사유 및 시기를 통지해 주지 않았다. 따라서 원고에 대한 피고의 2016. 7. 1.자 해고 의사표시는 무효이다.
이에 원고는 위 해고의 무효 확인을 구함과 아울러, 해고 시점인 2016. 7. 1.부터 복직 시까지 원고가 정상적으로 근무하였더라면 매월 받을 수 있었던 임금상당액 2,990,000원(2016. 4.부터 같은 해 6.까지의 총 급여 수령액의 평균 급여액)의 지급을 구한다.
피고
피고는 원고에게 퇴직금 중간 정산을 위하여 형식적으로 사직서를 제출해야 한다고 요구한 적이 없고, 원고에게 재입사를 약속한 사실도 없다. 즉 사직의 의사표시는 원고의 자의에 기한 것으로서 적법, 유효한 것이다. 가사 원고의 사직의 의사표시가 비진의 의사표시라고 하더라도 피고가 이를 알지 못하였고 이를 알 수도 없었으므로, 그 의사표시는 여전히 유효하다.
판단
비진의 의사표시 해당 여부
관련 법리
진의 아닌 의사표시에 있어서의 '진의'란 특정한 내용의 의사표시를 하고자 하는 표의자의 생각을 말하는 것이지 표의자가 진정으로 마음 속에서 바라는 사항을 뜻하는 것은 아니므로 표의자가 의사표시의 내용을 진정으로 마음 속에서 바라지는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당시의 상황에서는 그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하여 그 의사표시를 하였을 경우에는 이를 내심의 효과의사가 결여된 진의 아닌 의사표시라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03. 4. 25. 선고 2002다11458 판결, 대법원 2001. 1. 19. 선고 2000다51919, 51926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의 경우
앞서 본 법리에 따라 이 사건을 살펴보면, 비록 이 사건에서 원고가 퇴직금을 지급받은 후 피고에 재입사할 의사를 가지고 있었다고 하더라도, 퇴직금의 중간 정산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퇴직금을 지급받기 위하여 퇴사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하여 피고에게 사직의 의사표시를 한 이상 이를 비진의 표시라고 볼 수 없다. 원고가 피고에게 사직서를 제출함으로써 사직의 의사표시를 한 데에 있어 원고의 내심의 효과의사가 결여되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원고의 사직의 의사표시가 진의 아닌 의사표시라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원고의 사직의 의사표시가 진의 아닌 의사표시임을 전제로 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가사 원고의 사직의 의사표시가 진의 아닌 의사표시라고 하더라도, 증인 B의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B은 피고의 C에 불과하여 피고의 인사권에 관여할 수 없는 사람인바, B이 원고에게 재입사를 약속하는 취지의 진술을 하였다고 하더라도 피고가 원고의 재입사를 약속하였다고 보기 어려운 점, ② 피고가 원고에게 퇴사 후 재입사를 확실하게 약속하였다는 점을 인정한 만한 증거가 부족해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해 보면, 이 사건 변론에서 현출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가 원고의 사직의 의사표시가 진의가 아님을 알았거나 이를 알 수 있었다고 보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해고 해당 여부
관련 법리
사용자가 사직의 의사 없는 근로자로 하여금 어쩔 수 없이 사직서를 작성·제출하게 한 후 이를 수리하는 이른바 의원면직의 형식을 취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경우에는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일방적인 의사에 의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것이어서 해고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나,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사용자가 사직서 제출에 따른 사직의 의사표시를 수락함으로써 사용자와 근로자의 근로계약관계는 합의해지에 의하여 종료되는 것이므로 사용자의 의원면직처분을 해고라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01. 1. 19. 선고 2000다51919, 51926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의 경우
살피건대, 원고가 피고에게 사직서를 제출함으로써 사직의 의사표시를 한 데에 있어 원고의 내심의 효과의사가 결여되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원고의 사직의 의사표시가 진의 아닌 의사표시라고 할 수 없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 즉, 원고가 피고의 기망, 협박, 강요로 인하여 어쩔 수 없이 사직서를 제출하였다고 볼 수 없으므로, 원고와 피고 사이의 근로계약관계는 원고의 사직서 제출과 이에 따른 피고의 수리로써 합의해지에 의하여 종료되었다고 할 것이다.
이와 달리 원고의 사직서 제출과 이에 따른 피고의 수리가 실질적으로 정리해고에 해당함을 전제로 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한편 원고가 주장하는 바와 같은 정리해고의 실질적 또는 형식적 요건이 구비되었는지 여부는 쌍방 의사표시 합치에 의한 원고와 피고 사이의 위 근로계약관계 합의해지의 효력을 좌우할 수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양호(재판장) 임샛별 고석범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