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한 2014. 7. 31.자 해고는 무효임을 확인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53,971,400원 및 2016. 3. 1.부터 원고가 복직하는 날까지 월 2,840,600원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제2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인정사실
피고는 주택건설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 원고는 고려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한 사람으로서 2011. 11.경부터 2014. 7. 31.까지 피고의 준법감시팀(원고가 근무하던 기간 중에 법무팀에서 준법감시팀으로 명칭이 변경되었다)에서 부장으로 근무한 사람이다.
원고는 2014. 7. 16. 개인신병을 사유로 2014. 7. 31.자로 퇴직하겠다는 내용의 사직서를 제출하고 2014. 7. 31. 퇴직을 하였으며, 2014. 8. 19. 퇴직연금을 수령하였다.
원고는 2014. 8. 1. 법무법인 안세에 취업하였다.
원고는 피고를 퇴직한 후 2014. 11. 25. 피고의 사내이사로서 사장으로 근무하는 C를 협박, 모욕, 근로기준법위반(근로자폭행) 등의 사실로 고소하였고, 서울북부지방검찰청은 2015. 5. 29. C를 협박과 모욕의 공소사실로 기소하였으며 고소 사실 중 근로기준법위반죄 부분에 대하여는 불기소 처분을 하였다.
서울북부지방법원은 2016. 2. 17. 공소사실 중 일부 모욕의 점에 관하여는 원고에 대한 모욕이 아니라는 이유로 무죄 판단을 하고 나머지 공소사실에 관하여 유죄를 인정하여 C를 벌금 200만 원에 처하는 판결을 선고하였는데, 위 판결의 범죄사실은 다음과 같다.
C가 위 판결에 대하여 항소하였으나, 2016. 7. 14. C의 항소를 기각하는 판결이 선고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3, 6, 7, 24호증, 을 제21 내지 29호증(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의 주장 요지
원고는 사직의 의사가 없었음에도 피고의 사장인 C가 원고를 사직시킬 목적으로 2013. 5.경부터 1년이 넘는 장기간 동안 원고를 협박, 모욕하는 방법으로 사직을 강요하여 어쩔 수 없이 사직원을 제출하였다. 이처럼 원고의 사직원 제출은 비자발적인 의사에 의한 것으로 실질적으로는 해고에 해당하고, 원고에게는 정당한 해고 사유가 없으므로, 피고가 2014. 7. 31.자로 원고에게 한 의원면직처분은 무효이고, 피고는 원고에게 부당해고 이후부터 원고가 복직할 때까지 평균임금의 70%에 해당하는 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설령 원고의 사직을 부당해고에 의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하더라도, 피고의 등기 임원인 C가 장기간 동안 원고를 협박, 폭행, 모욕하는 불법행위를 저질렀으므로, 피고는 그에 대한 손해배상으로 원고에게 원고가 이직함으로 인하여 감액된 급여를 받게 됨으로 인하여 입은 재산적 손해 17,440,820원 및 원고가 입은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 10,000,000원의 합계 27,440,820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주장 요지
피고의 의사결정권한을 갖고 있는 대표이사는 H이고, C는 피고의 사장 직함을 갖고 있으나 사내이사에 불과하여 원고를 해고할 수 있는 권한이 없다.
피고가 C를 통하여 원고에게 사직을 강요한 바 없고, 다만 부하직원인 원고가 성실하게 업무를 수행하지 않고 업무수행이 미숙한 점에 관하여 질책한 사실이 있을 뿐이며, 그 과정에서 C가 다소 흥분하여 감정적인 발언을 한 사실은 있으나, 이는 단순한 폭언일 뿐이고 불법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
원고가 피고를 퇴사한 직후 이직하여 근로를 계속하였고 사직원을 제출한 이후 19 개월이나 경과한 시점에서 이 사건 소를 제기한 것으로 보아, 원고는 자의로 사직원을 제출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판단
2014. 7. 31.자 의원면직처분의 효력
원고가 피고의 일방적 의사나 강박에 의하여 사직서를 제출하였는지 여부
사용자가 근로자로부터 사직서를 제출받고 이를 수리하는 의원면직의 형식을 취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킨 경우, 사직의 의사 없는 근로자로 하여금 어쩔 수 없이 사직서를 작성·제출하게 하였다면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일방적인 의사에 의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것이어서 해고에 해당하나,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사용자가 사직서 제출에 따른 사직의 의사표시를 수락함으로써 사용자와 근로자의 근로계약관계는 합의해지에 의하여 종료되는 것이므로 사용자의 의원면직처분을 해고라고는 볼 수 없다(대법원 2003. 4. 11. 선고 2002다60528 판결 등 참조).
앞서 본 인정사실 및 앞서 든 각 증거에 갑 제4, 5, 11, 21 내지 27호증, 을 제1, 3, 36, 40호증의 각 기재, 증인 I의 증언을 더하여 알 수 있는 아래의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의 사장인 C가 사직을 종용하는 취지로 원고를 협박하였을 뿐만 아니라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회사에서 계속 근무하는 것이 불가능할 것으로 판단될 만큼 장기간 인격적인 모독을 가하고 폭언을 함에 따라 원고가 사직의 의사가 없었음에도 어쩔 수 없이 사직서를 제출하였던 것으로 판단되고, 따라서 피고가 원고의 사직서를 수리함으로써 의원면직의 형태로 원고와의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켰다고 하더라도 이는 실질적으로 사용자인 피고의 일방적인 의사에 의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해고에 해당한다.
피고는 C가 사내이사에 불과하여 인사권이 없었기 때문에 C가 원고에게 사직을 종용하였다고 하더라도 피고의 행위와 동일시할 수 없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C가 1994. 8. 10.부터 피고의 등기 이사로 근무하였고, 2006. 6. 19.부터 2008. 5. 1.까지는 피고의 대표이사로 재직하였으며, 현재도 피고의 사내이사로 등기되어 있는 점, 원고를 비롯한 G 등의 준법감시팀 직원들은 피고에 입사하기 위하여 C와 면접을 하였던 점, H은 원고가 입사한 2011. 11. 21. 이후인 2011. 11. 23.에야 직원 채용품의서에 결재를 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C는 피고의 등기 이사로서 사장 업무를 수행하면서 직원의 인사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피고의 실질적 사주가 H이라고 하더라도 위와 같은 지위에 있었던 C가 원고에게 사직을 종용하였다면, 이는 피고가 사직을 종용한 것과 달리 평가되기 어렵다.
C는 2013. 10.경부터 원고에게 사직을 종용하였으나 원고가 이를 거부하자 "마음 편하게 회사를 다닐 수 있을 것 같냐, 법무팀을 해체해 버리겠다"라는 말을 함으로써 원고를 협박한 사실로 형사처벌을 받았는바, 위와 같은 발언의 경위에 비추어 그 취지는 단순히 불쾌한 감정을 표시한 것이 아니라 원고가 사직하지 않을 경우 정상적인 근무를 하지 못하게 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해석되고, 회사의 사장으로부터 그와 같은 발언을 듣게 된 원고로서는 위협을 느꼈을 뿐만 아니라 피고 회사에서 계속 근무하는 것에 관하여 상당한 심리적 압박을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
C는 거의 매일 오전에 열린 준법감시팀 회의에 참석하여 원고를 질책하는 데에 회의 시간의 상당 부분을 사용하며 원고에게 호통을 쳤을 뿐만 아니라 원고의 부하직원이 있는 자리에서 원고에게 "저거 또 알지도 못하면서 씨부리네", "헛소리 씨부리고 있네", "확 패버리고 싶다", "주둥아리를 확 부셔버리고 싶다", "싸데기를 확", "관계 업체의 고졸 직원 발가락도 못따라 간다", "대학은 어떻게 갔냐, 뒷구멍으로 간거 아니냐", "법무팀 수준이 법대 나온 사람들 중에서 하질 중에 최고 하질이고, 그러니까 사시도 안 되었으며, 법무쪽으로 줄을 세우면 맨 아래 바닥이다" 등의 폭언을 하였고, 이에 준법감시팀 직원들은 C가 원고를 쫓아내기 위하여 못살게 구는 것이 아닌가라는 얘기를 나누기도 하였다. 원고는 C로부터 위와 같은 질책, 폭언 등을 계속 듣게 됨에 따라 엄청난 인간적 모멸감을 느꼈을 것이고, 위 ②항 기재와 같이 사직 종용을 받은 근로자로서 사실상 인사권을 행사하고 있는 사장으로부터 부하 직원들이 있는 자리에서 위와 같은 폭언을 계속하여 듣게 됨에 따라 향후에도 그와 같은 인격적 모독을 계속하여 받게 될 것이라고 판단할 수도 있었을 것으로 보이며, 그와 같은 상황에서 원고에게 정상적으로 계속 근무를 할 것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할 것이다.
C는 위 ②, ③항 기재와 같이 원고에게 사직을 종용하고 원고에게 폭언을 가하여 오던 중에 2014. 6. 10. 원고의 부하 직원인 F, G 등이 있는 자리에서 원고에게 "니가 임마 법무팀장이라고 자리 차지하고 앉아 있는게 부끄럽다. 니 수준에 맞춰 가지고 일이 되겠나 임마, 내가 니를 개새끼 취급 안하겠나, 새끼 탁 그냥 막 탁 도끼로 갖고 임마 씹할"이라는 말을 하여 원고를 모욕한 사실로 형사처벌을 받기에 이르렀다. C의 계속되는 폭언과 모욕으로 극심한 모멸감을 느끼고 있던 상황에서 위와 같이 협박에 가까운 말까지 듣게 된 원고의 입장에서는 피고 회사에서 계속 근무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판단할 수도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원고가 사직원을 제출한 다음날부터 법무법인 안세에서 근무하였고 사직원을 제출하고 19개월이 경과한 이후에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다고 하더라도, 원고가 사직원을 제출하게 된 위와 같은 경위, 원고가 이직 후 피고에게 받던 급여보다 더 적은 급여를 받게 된 점, 원고가 자신의 의사에 반하여 어쩔 수 없이 사직원을 제출하였다고 하더라도 사직원 제출 당시 만 48세였던 원고가 가족의 부양을 위하여 새로운 직장을 구하여 경제생활을 계속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점, 원고는 퇴직한 이후 C의 행위를 문제 삼으면서 2014. 11. 25.에 C를 고소하여 그에 관한 제1심 판결이 선고된 직후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던 점 등을 종합하면, 위와 같은 사실만으로는 원고가 이직을 위하여 자의로 사직원을 제출하였다고 볼 수는 없다.
해고사유의 존부에 관한 판단
원고에게 해고사유가 있는지에 관하여 보건대, 갑 제4, 5, 13 내지 20호증의 각 기재, 증인 I의 증언을 종합하면, 원고가 해고사유에 해당할 정도로 업무에 불성실하였다거나 업무처리능력이 미숙하였다고 보기는 어렵고,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에게 해고 사유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
소결론
따라서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한 2014. 7. 31.자 의원면직처분은 부당한 해고로서 무효이다.
임금 청구에 관한 판단
사용자의 귀책사유로 인하여 해고된 근로자가 해고기간 중에 다른 직장에서 근무하여 지급받은 임금은 민법 제538조 제2항에 규정된 자기의 채무를 면함으로써 얻은 이익에 해당하므로,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해고기간 중의 임금을 지급함에 있어 위와 같은 이익(이른바 중간수입)을 공제할 수 있는 것이기는 하지만, 근로기준법 제38조가 근로자의 기본적 생활을 보장하려는 취지에서 사용자의 귀책사유로 인하여 휴업하는 경우에는 사용자는 휴업기간 중 당해 근로자에게 평균임금의 100분의 70 이상의 수당을 지급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이 규정에서의 "휴업"에는 근로자가 근로계약에 따라 근로를 제공할 의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의사에 반하여 근로를 제공할 수 없게 된 경우도 포함된다고 할 것이므로, 근로자가 지급받을 수 있는 임금액 중 근로기준법 제38조 소정의 휴업수당 범위 내의 금액은 중간수입으로 공제할 수 없고, 휴업수당을 초과하는 금액만을 중간수입으로 공제하여야 한다(대법원 1991. 12. 13. 선고 90다18999 판결 등 참조).
2014. 7. 31.자 의원면직처분 당시 원고의 월 평균임금이 4,058,000원인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고, 위 처분은 부당해고로서 무효이며, 원고가 위 처분 이후 이직을 하여 급여를 받은 것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2014. 8. 1.부터 2016. 2. 29.까지의 미지급 임금으로 53,971,400원(= 4,058,000원 × 70% × 19개월)과 2016. 3. 1.부터 복직하는 날까지 월 2,840,600원(= 4,058,000원 × 7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주위적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한다.
판사 박미리(재판장) 박대산 강현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