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사실오인 및 양형부당)
사실오인
피고인은 2015. 9. 24. D로부터 1,500만 원을 지급받았어야 하는데 위 1,500만 원에서 D에게 지급하여야 할 이 사건 임금 부분을 상계하기로 합의한 후 1,100만 원만을 지급받았다. 피고인은 위와 같은 상계합의로 D에게 이 사건 임금을 모두 지급한 것이므로 피고인에게 근로기준법위반죄가 성립하지 않는다.
양형부당
원심이 선고한 형(벌금 3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판단
사실오인 주장에 대한 판단
근로기준법 제43조 제1항 본문에 의하면 임금은 통화로 직접 근로자에게 그 전액을 지급하여야 하므로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하여 가지는 채권으로써 근로자의 임금채권과 상계를 하지 못하는 것이 원칙이다.
위 법리에다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해 보면, 피고인의 이 사건 근로기준법위반 행위를 충분히 인정할 수 있고 이를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단은 정당하다.
피고인과 D 사이에는 임금 지급에 관한 정기지급일 합의가 없었던 것으로 보이므로 피고인은 2015. 8. 29.자로 D가 퇴직한 후 14일 이내에 임금을 지급하거나 D와 합의에 의하여 지급기일을 연장하였어야 한다.
그러나 피고인은 2015. 8. 29.부터 14일 이내에 D에게 임금을 지급하지 않았고, D가 퇴직한 후 14일 이내에 지급기일 연장합의를 한 사실은 없다고 진술하였다(수사기록 39면).
피고인은 2016. 3. 28. 수사기관에 출석하여, 'D에게 총 8.5일에 대한 임금을 여러 가지 문제로 지급하지 못했습니다.'는 내용의 진술서를 작성하여 제출하였고(수사기록 6면), 2016. 6. 29. 수사기관에서 조사받을 당시에는, '2015. 8. 20.부터 같은 달 27.까지 6.5일에 대한 임금은 피고인이 D로부터 받을 돈에서 정산을 하였으므로 이미 지급한 것이고, 2015. 8. 28.부터 같은 달 29.까지 2일에 해당하는 임금 26만 원만 지급하지 못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가(수사기록 38면), 원심 법정에 출석하여서는, '2015. 9. 24. D로부터 1,500만 원을 받아야하는데 이 사건 임금 전부를 공제하기로 하고 1,100만 원만 받기로 합의하였으므로 피고인이 D에게 주어야 할 임금을 다 지급한 것이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공판기록 68면).
피고인의 진술은 일관되지 못하고, D에 대한 임금 지급 여부 및 지급 방식에 대한 주요 부분에 대하여 진술 시마다 진술을 번복하고 있어 이를 그대로 믿기 어렵다.
피고인은 D로부터 지급받을 1,500만 원에서 이 사건 임금을 공제하기로 하기로 D와 합의하였다고 주장하므로 이에 관하여 살펴본다.
근로기준법 제43조 제1항 본문에서 "임금은 통화로 직접 근로자에게 그 전액을 지급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여 이른바 임금 전액지급의 원칙을 선언한 취지는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임금을 공제하는 것을 금지하여 근로자에게 임금 전액을 확실하게 지급 받게 함으로써 근로자의 경제생활을 위협하는 일이 없도록 그 보호를 도모하려는 데 있으므로,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하여 가지는 채권을 가지고 일방적으로 근로자의 임금채권을 상계하는 것은 금지된다고 할 것이지만, 사용자가 근로자의 동의를 얻어 근로자의 임금채권에 대하여 상계하는 경우에 그 동의가 근로자의 자유로운 의사에 터잡아 이루어진 것이라고 인정할 만한 합리적인 이유가 객관적으로 존재하는 때에는 근로기준법 제43조 제1항 본문에 위반하지 아니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고, 다만 임금 전액지급의 원칙의 취지에 비추어 볼 때 그 동의가 근로자의 자유로운 의사에 기한 것이라는 판단은 엄격하고 신중하게 이루어져야 하는데(대법원 2001. 10. 23. 선고 2001다25184 판결 참조), 근로자인 D의 자유로운 의사에 의하여 피고인의 주장과 같은 내용의 상계합의가 있었음을 인정할 아무런 객관적 자료가 없고, D는 수사기관에서부터 원심 법정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피고인과 상계합의를 한 사실이 없다고 진술하고 있다.
또한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 '2016. 3. 28. D에게 임금을 지급하지 않았다고 진술서를 작성한 것은 D가 일한 현장과 피고인이 일한 현장이 다르기 때문에 해당현장에서 지급되지 못한 임금을 기재한 것이다'고 진술하였는데(수사기록 37면), 이미 D에게 임금을 지급했음에도 현장이 다르다는 이유로 미지급임금이 존재한다는 내용의 진술서를 작성하였다는 피고인의 진술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
나아가 피고인은 '2015. 9. 24. D로부터 1,100만 원을 받으면서 다 끝냈다고 했습니다. 하남시 J 현장 돈이 2015. 9. 25. 지급받았습니다. 전후 상황을 보면 D가 성남 현장에서 돈을 부쳐줄 때 1,100만 원에 그 전 현장 것까지 다 포함되어 있는 것입니다'고 진술였는데(수사기록 37면), 위 진술을 살펴보면 피고인은 D에게 돈을 지급하기 전에 피고인이 D로부터 다른 현장에 대한 돈을 먼저 지급받았으므로 D와 명시적 합의가 없더라도 당연히 상계합의가 이루어졌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피고인의 주장에 따르더라도 피고인은 D에게 1,105,000원만을 지급하면 되는데 피고인이 지급받을 400만 원을 포기하면서까지 D와 상계하기로 합의하였다는 것은 경험칙상 받아들이기 어렵다.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양형은 법정형을 기초로 하여 형법 제51조에서 정한 양형의 조건이 되는 사항을 두루 참작하여 합리적이고 적정한 범위 내에서 이루어지는 재량 판단이다. 그런데 우리 형사소송법이 취하는 공판중심주의와 직접주의 하에서 존중되는 제1심의 양형에 관한 고유한 영역과 항소심의 사후심적 성격을 감안하면, 제1심의 양형심리 과정에서 나타난 양형의 조건이 되는 사항과 양형기준 등을 종합하여 볼 때에 제1심의 양형판단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났다고 평가되거나, 항소심의 양형심리 과정에서 새로이 현출된 자료를 종합하면 제1심의 양형판단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부당하다고 인정되는 등의 사정이 있는 경우에 한하여 형의 양정이 부당한 제1심판결을 파기함이 상당하다. 그와 같은 예외적인 사정이 존재하지 않는 경우에는 제1심의 양형판단을 존중함이 바람직하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피고인은 동종 범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고, D는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고 있다. 피고인이 당심에서 양형에 유리한 요소로 주장하는 사정들은 이미 원심의 변론과정에 현출되었고, 원심 판결 선고 이후 양형의 조건이 되는 사항과 양형기준에 별다른 사정변경을 찾아볼 수 없다. 그렇다면 원심이 피고인에게 선고한 형이 너무 무거워서 재량의 합리적 범위를 벗어났다고 인정할 수 없으므로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
결론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강혁성(재판장) 권은석 이민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