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이 사건 소를 모두 각하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국민체육진흥법 제36조에 따라 제24회 서울올림픽대회를 기념하고 국민체육진흥을 위한 연구·개발, 보급사업 등의 공익사업을 행할 목적으로 설립된 법인이고, 원고는 망 C(2016. 6. 5. 사망)의 자이다.
피고는 1998. 9.경 공기업 구조조정을 통한 경영개선의 일환으로 조직과 인력을 축소, 개편하기로 하고, 노동조합과의 협의를 통해 고용조정대상 선정기준을 마련하고 인원감축대상자를 선정하였는데, 피고 D에서 사무직 4급으로 근무하던 망 C이 과도한 채무(25건, 4억 4,900만 원)와 급여 압류, 가압류로 인하여 위 선정기준이 정한 '대출관련 급여압류 등 물의를 일으킨 자'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망 C을 1998. 9. 22.자 제151차 인사관리위원회의에서 인원감축대상자로 심의·선정하였고, 1999. 11. 30.자 제157 차 인사관리위원회에서 해고대상자로 심의·선정하였다.
피고는 위와 같음 심의·선정 결과에 따라 1998. 11. 30. 망 C에게 해고 예고 통지를 하고, 1999. 3. 31. 망 C을 해고하였다.
[인정사실] 갑 제1, 3호증,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소의 적법 여부에 관한 판단
원고의 주장
원고는, 망 C에 대한 1999. 3. 31.자 해고가 근로기준법 제24조가 정한 해고의 요건을 갖추지 못한 부당해고에 해당하므로 위 해고가 무효임을 확인함과 동시에 망 C이 부당해고를 원인으로 근로하지 못한 기간 동안 지급받을 수 있었던 임금 608,580,000원 중 원고의 상속분 상당액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한다고 주장한다.
판단
일반적으로 권리의 행사는 신의에 좇아 성실히 하여야 하고 권리는 남용하지 못하는 것이므로 권리자가 실제로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상당한 기간이 경과하도록 권리를 행사하지 아니하여 의무자인 상대방으로서도 이제는 권리자가 권리를 행사하지 아니할 것으로 신뢰할 만한 정당한 기대를 가지게 된 다음에 새삼스럽게 그 권리를 행사하는 것이 법질서 전체를 지배하는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반하는 것으로 인정되는 결과가 될 때에는 이른바 실효의 원칙에 따라 그 권리의 행사가 허용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한다. 그리고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의 고용관계(근로자의 지위)의 존부를 둘러싼 노동분쟁은, 그 당시의 경제적 정세에 대처하여 최선의 설비와 조직으로 기업활동을 전개하여야 하는 사용자의 입장에서는 물론, 임금 수입에 의하여 자신과 가족의 생계를 유지하고 있는 근로자의 입장에서도 신속히 해결되는 것이 바람직하므로 실효의 원칙이 다른 법률관계에 있어서보다 더욱 적극적으로 적용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한편 실효의 원칙이 적용되기 위하여 필요한 요건으로서의 실효기간(권리를 행사하지 아니한 기간)의 길이와, 의무자인 상대방이 권리가 행사되지 아니하리라고 신뢰할 만한 정당한 사유가 있었는지의 여부는 일률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경우마다 권리를 행사하지 아니한 기간의 장단과 함께 권리자 측과 상대방 측 쌍방의 사정 및 객관적으로 존재하는 사정 등을 모두 고려하여 사회통념에 따라 합리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1992. 1. 21. 선고 91다30118 판결 참조).
또한, 사용자로부터 해고된 근로자가 퇴직금 등을 수령하면서 아무런 이의의 유보나 조건을 제기하지 않았다면 해고의 효력을 인정하지 아니하고 이를 다투고 있었다고 볼 수 있는 객관적인 사정이 있다거나 그 외에 상당한 이유가 있는 상황 하에서 이를 수령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해고의 효력을 인정하였다고 할 것이고, 따라서 그로부터 오랜 기간이 지난 후에 그 해고의 효력을 다투는 소를 제기하는 것은 신의칙이나 금반언의 원칙에 위배되어 허용될 수 없다(대법원 2000. 4. 25. 선고 99다34475 판결 등 참조).
직권으로 살피건대, 앞서 본 사실에다가 갑 제4, 5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피고는 국가 전체의 경제적 위기상황에서 이를 극복을 위한 공공기관 자구 노력의 일환으로 노동조합과의 협의를 통해 고용조정대상 선정기준을 마련하였고, 그 선정기준에 따라 인사관리위원회의 심의·선정절차를 거쳐 망 C에게 해고예고 통지를 한 후 망 C을 해고한 점, ② 망 C이 해고예고 통지를 받거나 해고된 때부터 사망할 때까지 약 17년 동안 피고나 고용노동부 등 근로 관련 분쟁 해결기관에 1999. 3. 31.자 해고에 관하여 이의를 제기하였다고 볼 만한 자료가 전혀 없는 점, ③ 망 C이 근로관계 종료에 따른 퇴직금도 별다른 이의 없이 수령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④ 망 C의 상속인인 원고가 망 C이 사망한 때로부터 약 2년 7개월이 경과한 2019. 1. 14. 1999. 3. 31.자 해고가 부당해고라고 주장하면서 해고무효확인과 함께 미지급 임금의 지급을 구하는 이 사건 소를 제기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고용주인 피고로서는 망 C이 1999. 3. 31.자 해고의 효력을 인정하고, 더 이상 이를 다투지 않을 것이라고 신뢰할 만한 정당한 기대를 가지게 되었다고 볼 수 있다.
결국, 망 C이 해고된 때로부터 19년 8개월 이상이 경과한 후에 망 C의 상속인 중에 한 명인 원고가 1999. 3. 31.자 해고의 효력을 다투면서 그 해고가 무효임을 전제로 임금의 지급을 구하는 이 사건 소는 신의칙이나 금반언의 원칙에 반하는 것으로서 부적법하다.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소는 모두 부적법하므로 각하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재은(재판장) 정우혁 최지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