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북부지방법원판결

서울북부지방법원 2022. 12. 23. 선고 2020가단135478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각자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원고는 2008. 8. 28.부터 택시 운전기사로 근무하여 왔고, 피고 회사에는 2017. 2. 22.부터 입사하여 택시 운전업무에 종사하였다.

나.

원고는 2018. 10. 12. 14:55경 근무를 시작하여 다음날 04:00경까지 일을 한 후 자택에 들렀는데, 08:00경 갑작스러운 어지럼증과 구토와 함께 의식을 잃어 C병원으로 후송되었고, “소뇌의 뇌내출혈, 교통성 수두증”(이하 ‘이 사건 상병’이라 한다)으로 진단되어 개두술 및 혈종제거술 등의 수술을 받았다.

다.

근로복지공단은 이 사건 상병의 발병을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여 요양을 승인하였고 요양기간은 2018. 10. 13.부터 2019. 12. 2.까지(입원 51일, 통원 365일)로 인정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6, 15호증(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가.

원고의 주장 요지

○

원고는 피고 회사의 강요로 1인 1차제 근무를 하게 되었고, 피고 회사는 1인 1차제 근무의 경우 2017. 8. 1.부터 2018. 10. 13.까지 사납금을 1일 163,000원으로 정하였다. 이에 따라 원고는 근무 시간을 늘릴 수밖에 없었고, 1일 평균 12시간 이상씩을 일해야 겨우 사납금을 채울 수 있는 근무를 약 6개월이나 지속하면서 과로가 누적되었다.

○

원고는 이 사건 상병 발병 전날인 2018. 10. 12. 11:37경 택시를 출고하여 다음날 04:09경 택시를 입고해서 약 16시간 30분 동안 근무하였고 야간근로 8시간도 포함되어 있는바 상당한 과로를 하였다. 또한 원고는 2018. 9. 15.부터 2018. 10. 12.까지 28일간 총 397시간 운행하여 발병 전 4주 동안 업무시간이 1주 평균 99시간 15분에 달하였고, 2018. 8. 2.부터 2018. 10. 13.까지 10주 동안의 근무시간도 총 1,021시간에 달해 1주 평균 약 100시간에 달한다. 또한 원고는 2018. 8. 21. 및 2018. 9. 25. 단 2일간만 24시간 동안 온전한 휴식을 취하는 등으로 휴일 없이 근무하였다.

○

피고는 원고가 사납금 등으로 인한 부담으로 과로를 할 수밖에 없다는 사정을 알면서도 합당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원고는 이와 같은 피고 회사의 근로계약상의 근로자 보호의무 또는 안전배려의무 위반 또는 산업안전보건법 제5조 제1항 제2호 소정의 쾌적한 작업환경 조성 및 근로조건 개선의무의 위반으로 인하여 이 사건 상병이 발병하였으므로, 피고 회사는 원고에게 그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나.

구체적 판단

위 인정사실 및 갑 제11호증, 을 제1 내지 8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의 D병원장에 대한 신체감정촉탁결과 및 사실조회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 각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 회사가 원고에 대한 근로계약상 보호의무 또는 안전배려의무, 산업안전보건법상의 작업환경 및 근로조건 관련 의무를 위반하여 이 사건 상병이 발병한 것으로 인정하기 어려우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손해배상의 범위에 관하여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1)

피고 회사가 원고에게 1인 1차제를 강요하였다고 볼 아무런 증거가 없고, 원고가 피고 회사에 과로와 스트레스를 호소하며 2인 1차제로 배차방식을 변경하여 줄 것을 요청하였다고 볼 증거도 없다.

2)

피고 회사는 택시기사가 얻은 수입의 관리방식에 관하여, 택시기사가 피고 회사에 일정 금원(사납금)을 납부하고 이를 초과하는 수입은 택시기사의 수입으로 하며 택시 기사에게 매월 기본임금을 지급하는 방식(이하 ‘사납금제’라 한다)을 취하고 있으며, 피고 회사는 이 사건 당시 1인 1차제의 경우 사납금을 163,000원으로 정하고 있었다. 피고 회사가 채택하고 있는 사납금제는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등의 관계 법령에 위반되고 원고의 근로조건이 근로시간 및 휴게시간을 규정한 근로기준법 제50조 등에 위배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되나, 피고 회사의 사납금 수준이나 전반적인 근로조건이 다른 택시회사의 일반적인 근로조건에 현저히 미치지 못하여 위 사납금제의 시행으로 인해 반드시 원고가 하루 12시간 이상의 집중적 운행으로 인한 과로를 강요받았다고 볼 근거가 부족할 뿐만 아니라, 의학적으로 과로와 이 사건 상병 간의 인과관계를 계량화하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하면, 위와 같은 사납금제의 운영 자체와 이 사건 상병 사이의 인과관계를 바로 인정하기는 어렵다.

3)

원고가 과로로 주장하고 있는 근무시간, 즉 발병 직전 약 16시간 30분, 발병 전 4주 동안 1주 평균 99시간 15분, 발병 전 10주 동안 1주 평균 약 100시간의 근거자료는 원고가 운행한 택시의 운행기록장치에 수록된 별지 표 종합운행내역상의 운행시간의 합산에 근거한 것이다. 그러나 종합운행내역의 운행시간은 매일 차량을 출고하여 첫 시동을 걸어 주행속도가 시속 20km가 되는 시점부터 입고 전 마지막 시동을 끈 시간까지를 측정한 것으로서 정차시간이나 시동을 끄고 휴식을 취한 시간까지 모두 포함되는 것이다. 실제 차량이 이동한 시간을 나타내는 별지 표의 주행시간은 운행시간에 훨씬 미치지 못한다(예: 발병직전 9시간, 발병 전 4주간 1주 평균 40시간). 물론 주행시간 외에 일시 정차하여 손님을 대기하는 시간 등도 근무시간에 포함될 수 있을 것이나 이러한 점을 감안하더라도 원고가 주장하는 근무시간은 과다하게 산정된 것이다.

4)

신체감정의(신경외과)는 의학적으로 뇌출혈과 과로와의 관계를 증명하는 것은 쉽지 않고 과로와 뇌출혈의 관련성 연구는 대부분 10년 이상의 긴 시간 동안의 과로로 인한 영향을 조사하는 것이 일반적이며 원고가 주장하는 10주간, 4주간, 1주간의 과로로 심뇌혈관계의 질환이 즉시 발생하는 것을 검증하기는 어렵다는 견해를 밝히면서, 다만 고혈압과 당뇨의 기왕증이 있는 경우 뇌출혈의 위험도가 증가하는데 원고는 이 사건 상병 발병 당시 당뇨와 고혈압으로 치료 중이었던 것으로 보이고 원고의 이전 근무한 회사에서부터의 근무 형태와 기간(약 10년 1개월)을 고려할 때 과로로 인한 뇌출혈의 위험도 증가가 일부 인정되더라도 기왕증의 기여도를 70% 정도로 평가하여야 한다는 판단을 첨언하고 있는바, 위 신체감정의의 견해만으로는 이 사건 상병이 반드시 피고 회사에서의 근무기간 동안에 발생한 업무상 과로 또는 피고 회사의 과실로 인한 것으로 확증하기 어렵다. 또한 이 법원의 E병원장에 대한 신체감정촉탁결과에 나타난 발병원인에 관한 신체감정의(안과)의 견해는 이를 선뜻 믿기 어렵다.

5)

근로기준법상 재해보상제도는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자를 그 지배하에 두고 재해위험이 내재된 기업을 경영하는 사용자로 하여금 그 과실 유무를 묻지 않고 재해 발생으로 근로자가 입은 손해를 보상케 하려는 데에 그 목적이 있어서 근로자의 업무상 부상, 질병 또는 사망이 사용자의 과실에 기한 것임을 요하지 않으므로, 원고가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이 사건 상병을 업무상 재해로 인정받아 관련 급여를 지급받았다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원고의 위 상병 발병에 관하여 사용자인 피고 회사의 과실이 인정되거나 추정된다고 볼 수는 없다.

3.

결 론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한다.

판사 박형순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