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는 원고에게 279,494원과 이에 대하여 2020. 11. 5.부터 2022. 1. 18.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원고는 2018. 9. 10. 피고 회사에 대표이사 수행기사로 입사하여 근무하였다.
원고는 2019. 2. 12. 서울지방노동위원회(이하 ‘서울지노위’라 한다)에 피고의 2018. 11. 22.자 부당해고에 대한 구제신청을 하였는데, 그러자 피고는 2019. 2. 25. 원고에게 2018. 2. 28.자로 원직복직 명령을 하면서 미지급 임금 상당액을 지급하였고 이에 원고는 2019. 2. 26. 서울지노위에서 위 구제신청을 취하하였다.
이후 원고는 또다시 부당해고를 당하였다고 주장하면서 2019. 3. 13. 서울지노위에 구제신청을 하였고, 서울지노위는 2019. 5. 13. 원고에 대한 2019. 3. 8.자 해고가 부당해고임을 인정하고, 피고에 대하여 원직복직 및 해고기간 중의 임금 상당액 지급을 명하는 구제명령을 하였다. 그러자 피고는 2019. 6. 21. 중앙노동위원회(이하 ‘중노위’라 한다)에 재심신청을 하였고, 중노위는 2019. 8. 20. 피고 회사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재심판정을 하였으며, 피고가 2019. 9. 16. 이를 송달받고도 그로부터 15일 이내에 행정소송을 제기하지 아니하여 위 구제명령은 2019. 10. 2. 확정되었다.
피고는 서울지노위의 구제명령 이후인 2019. 5. 21. 원고에게 경력증명서 등의 자료를 요청하는 취지의 내용증명을 발송하였고, 2019. 8. 29. 원고에게, ‘원고가 약 4개월 간 주식회사 C(이하 ‘C’라 한다)에서 근무하였음에도 6년 3개월 간 근무한 것으로 허위 이력을 제출하였으므로 민법 제109조 내지 제110조에 따라 근로계약을 취소한다.‘는 취지의 내용증명을 발송하였고, 그 다음날인 2019. 8. 30. 원고에게 송달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3 내지 9호증, 을 제2, 3, 8호증(가지번호 있는 경우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
민법상 취소사유를 이유로 사용자가 근로계약을 취소하는 것은 사실상 해고에 해당하므로 근로계약을 취소함에 있어서는 근로계약의 특수한 사정이 고려되어야 한다. 피고는 원고와의 근로계약 체결 당시 경력증명서 등 자료를 요구하지 않았고 그 이후에서야 이를 요구하였으며 피고 회사의 수행기사 채용 당시 경력직을 모집한 것인지도 의문일 뿐만 아니라, 오히려 원고가 입사 당시 벤츠 S400을 운전하고 있었다는 점이 채용에 고려되었음을 알 수 있는바, 원고의 근무경력은 근로계약 체결에 있어 중요한 내용이 아니었다고 할 것이다. 설령 피고의 근로계약 취소권 행사가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2019. 8. 27.부터 2019. 8. 30.까지의 임금인 420,821원은 지급되어야 한다.
피고
피고 회사는 원고를 채용할 당시 고가의 벤츠 마이바흐 S560을 운전해야 하기 때문에 수행기사로 경력이 많은 사람을 뽑으려고 했던 것이고 만약 원고가 C에서 약 4개월 동안만 근무한 것을 알았더라면 원고를 채용하지 않았을 것이다. 수행기사를 채용함에 있어 근무경력은 매우 중요한 내용에 해당하므로 원고의 허위경력을 이유로 한 피고의 근로계약 해지는 적법하며, 2020년 8월까지의 임금 및 식대를 모두 원고에게 지급하였으므로 더 이상 지급할 임금은 존재하지 않는다.
판단
관련 법리
이 사건에서 확정된 구제명령의 내용인 ‘원직복직’은 우선 근로자 지위의 회복을 의미하는 것인데, 구제명령 확정 전에 이미 근로계약기간의 만료 등으로 근로관계가 종료되었다면 이를 이행하는 것이 객관적으로 불가능하였다고 할 것이어서, 원직복직 및 이를 전제로 한 임금의 지급을 내용으로 하는 구제명령은 그 효력이 없다(대법원 1993. 4. 27. 선고 92누13196 판결의 취지 참조).
그리고 근로계약은 근로자가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고 사용자는 이에 대하여 임금을 지급하는 것을 목적으로 체결된 계약으로서(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4호) 기본적으로 그 법적 성질이 사법상 계약이므로, 계약 체결에 관한 당사자들의 의사표시에 무효 또는 취소의 사유가 있으면 그 상대방은 이를 이유로 근로계약의 무효 또는 취소를 주장하여 그에 따른 법률효과의 발생을 부정하거나 소멸시킬 수 있다. 다만 그와 같이 근로계약의 무효 또는 취소를 주장할 수 있다 하더라도 근로계약에 따라 그동안 행하여진 근로자의 노무 제공의 효과를 소급하여 부정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으므로 이미 제공된 근로자의 노무를 기초로 형성된 취소 이전의 법률관계까지 효력을 잃는다고 보아서는 아니 되고, 취소의 의사표시 이후 장래에 관하여만 근로계약의 효력이 소멸된다(대법원 2017. 12. 22. 선고 2013다25194, 25200 판결 참조).
그리고 근로계약관계에 민법상 착오 또는 사기 등을 이유로 한 계약 취소의 법리를 획일적으로 적용하는 경우 보호되어야 할 근로자의 지위가 취약해질 우려가 있으므로, 근로계약의 취소를 인정한다고 하더라도 근로관계의 특성 등을 고려하여 취소의 요건을 엄격히 해석하고 하자의 치유를 적극적으로 인정하는 등 사용자의 취소권 행사를 적절히 제한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궁극적으로 민법상 취소사유가 인정되고, 별도로 하자가 치유되었다고 볼만한 사정이 없는 이상, 원직복직의 구제명령은 이행이 불가능한 것을 명한 것으로서 그 효력이 상실된다고 보아야 하고, 사후에 원직복직의 구제명령이 확정되었다는 이유로 근로계약 종료의 효과를 부인하는 것은 오히려 그 본말을 전도한 것이다.
피고의 원고와의 근로계약 해지가 적법한지 여부에 관한 판단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들과 을 제1, 5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는 C에서 실제로는 2015. 12. 1.부터 2016. 4. 20.까지 약 4개월 20일 동안 근무하였으면서도 피고 회사에 지원할 당시 2010년 2월부터 2016년 4월까지 6년 3개월 동안 C에서 수행기사로 근무하였다는 허위경력을 기재한 이력서를 제출하였고, 이자료를 기초로 하여 피고가 원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던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여기에 수행기사를 채용됨에 있어서 운전근무 경력은 일반적으로 상당히 중요한 기준이 될 것인 점, 불과 4개월 가량의 경력을 6년 3개월로 과장한 것은 기망의 정도가 중하다고 보이는 점, 피고 회사의 근무기간은 1년이 채 되지 않는 점 등의 사정들까지 모두 종합하여 보면, 원고의 허위경력 기재를 이유로 하여 민법 제109조 또는 민법 제110조 제1항을 근거로 피고가 2019. 8. 29. 한 원고와의 근로계약에 대한 취소는 적법하다. 따라서 원고와 피고 회사 사이의 근로계약은 피고 회사의 위 취소의 의사표시에 따라 2019. 8. 30. 적법하게 취소되어 종료되었다.
추가 임금 지급 여부에 관한 판단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들과 갑 제11호증, 을 제4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는 피고 회사에 입사할 당시 월급여를 3,200,000원으로 하는 포괄임금제 계약을 체결한 사실, 위 계약에 따라 국민연금, 건강보험료 등 제반 비용을 공제한 나머지 원고의 실수령액이 월 2,833,760원인 사실, 피고는 원고의 2019년 3월분부터 2019. 8. 27.까지의 급여로서, 2019. 10. 28. 16,402,560원, 2019. 11. 19. 600,000원 합계 17,002,560원(= 16,402,560원 + 600,000원)을 원고에게 지급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2019. 8. 27.까지의 임금은 모두 지급되었다고 할 것이고, 다만 위 지급기준일 다음날인 2019. 8. 28.부터 피고의 원고에 대한 근로계약 취소의 의사표시가 도달한 날인 2019. 8. 30.까지의 임금인 279,494원(= 2,833,760원 × 12개월 × 3일 ÷ 365일, 원 미만 버림)에 관하여는 원고가 피고를 상대로 구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미지급 임금 상당액인 279,494원과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지급명령정본 송달 다음날인 2020. 11. 5.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한 이 판결 선고일인 2022. 1. 18.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재희
각주1) 2,833,760원 × 6개월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