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유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 A는 서울 노원구 B에 있는 C의 실경영주로서 인천서구 D 현장에서 상시근로자 4명을 사용하여 건설업을 행한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의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공사현장에서 2020. 9. 18.부터 2020. 9. 23.까지 근 무하다가 퇴직한 E의 2020. 9월 임금 1,325,000원을 비롯하여 별지 범죄일람표와 같이 퇴직근로자 4명의 임금합계 3,980,000원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각 당사자 간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각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판단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재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경우라면 사용자가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어서 사용자에게 근로기준법 제36조, 제109조 제1항 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지는 사용자의 지급거절 이유 및 지급의무의 근거, 사용자가 운영하는 회사의 조직과 규모, 사업 목적 등 제반 사항, 기타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한 다툼 당시 제반 정황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하며, 사후적으로 사용자의 민사상 지급책임이 인정된다고 하여 곧바로 사용자에게 같은 법 제36조, 제109조 제1항 위반죄의 고의가 인정된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0도14693 판결 참조).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이 E 외 3명의 근로자에 대한 임금의 액수를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피고인이 E 외 3명의 근로자에게 임금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피고인에게 근로기준법 제36조, 제109조 제1항 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이 사건 근로자 E이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2020. 9. 18.부터 2020. 9. 23.까지 공사를 마친 이후에 이 사건 근로자들이 받아야할 임금내역을 작성하였는데, 그 내역서(증 제1호)의 내용은 아래와 같다.
이 사건 근로자 E은 이 법정에서, 지인으로부터 I를 소개받았고, I를 통해 이 사건 공사현장에 가게 되었는데, 당시 피고인이 일당 21만 원이고, 6일 안에 공사를 마치면 2공수 임금을 더 준다고 해서 위 내역서에 추가로 2공수를 더 기재한 것이고, 통상 일요일 작업을 오후 5시까지 하면 1.5공수를 주는 곳도 있고 2공수를 주는 곳도 있는데 일단 2공수로 하여 일요일 임금을 위 내역서에 기재했고, 토요일은 오후 3시까지 일을 하는데, 당시 오후 7시 넘어서까지 4시간을 더 일했고, 이러한 경우 통상적으로 2시간에 0.5공수를 인정해 주기 때문에 토요일 임금도 2공수로 하여 위 내역서에 기재한 것이라고 증언하였다. 이 사건 근로자 H은 이 법정에서, 일당이 16만 원이고, 6일 안에 공사를 마치면 2공수 임금을 더 주기로 했다고 E으로부터 들었다는 취지로 증언하였다. 이에 대하여 피고인은 6일 안에 공사를 마치면 2공수 임금을 더 준다고 약속한 적이 없다고 다투고 있다. 피고인이 6일 안에 공사를 마칠 경우 2공수 임금을 더 지급하기로 약정하였다고 볼 만한 객관적 자료를 찾아볼 수 없다(피고인과 이 사건 근로자들 사이에 근로계약서가 작성된 바도 없다). 피고인과 E의 이해관계가 대립되는 상황에서 E의 진술만으로 2공수 임금의 추가 지급약정이 존재하였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또한, 이 사건 근로자 F, E, G이 2020. 9. 19.(토) 및 2020. 9. 20.(일)에 연장근로를 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객관적 자료를 찾아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위 연장근로를 인정한다고 하더라도, E의 증언에 의하면 토요일과 일요일 연장근로에 대한 추가임금액에 관해 피고인과 구체적으로 협의하여 정한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이는바, 그 임금액에 대해서도 다툼의 여지가 있어 보인다.
피고인은 I에게 이 사건 근로자들에 대한 숙박비, 식비, 인건비 등 명목으로 100만 원을 선 지급 하였는데, E은 이 법정에서, 임금체불로 피고인을 고소하여 근로감독관의 조사를 받으면서 위 내용을 뒤늦게 알게 되었다고 증언하였다. 근로감독관은 선급금 100만 원을 근로자 4명의 임금에서 각각 25만 원씩 공제하는 것으로 조정한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으로서는 선급금 100만 원을 공제하지 않은 채 산정한 이 사건 근로자들 주장의 임금을 그대로 지급하기는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은 근로감독관이 조정한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 근로자들의 임금을 지급하려고 하였으나, 이 사건 근로자들은 자신들이 주장하는 임금액과 차이가 많이 난다는 이유로 그 수령을 거절한 것으로 보인다.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여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피고인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 단서에 따라 무죄판결의 요지를 공시하지 아니한다.
판사 김병훈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