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반소피고)와 피고(반소원고)의 각 항소 및 원고(반소피고)가 당심에서 추가한 예비적 본소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각자 부담하고, 예비적 본소청구로 인하여 생긴 소송비용은 원고(반소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인정 사실
원고는 소프트웨어의 개발, 자문 및 공급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회사이고, 피고는 2019. 7. 15.경 소프트웨어 공급 및 개발을 하는 개인사업체인 ‘C’의 사업자로 등록하였다.
㈜D은 주식회사 E(이하 ‘E은행’이라 한다)로부터 위 은행의 ‘F 사업’에 관한 용역을 수주하였고, 그중 서식솔루션 부문은 ㈜G에게 용역을 주었으며, ㈜G 2019. 8.경 원고와 위 서식솔루션 부문 중 전자문서 서식개발에 관한 용역계약을 체결하였다.
원고는 2019. 8. 18.경 피고와 사이에 발주자를 원고, 수주자를 ‘C 대표이사 B’로 표시하여 업무는 ‘F’ 개발프로젝트 중 서식개발 담당으로, 계약기간은 2019. 9. 2.부터 2020. 2. 29.까지 6개월 간으로, 계약금액은 40,800,000원(부가가치세 별도, 월 단가 6,800,000원, 익월 10일 지급)으로 각 정하여 ‘소트프웨어 개발 계약’(이하 ‘이 사건 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이 사건 계약의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피고는 이 사건 계약에 따라 2019. 9. 2.경부터 2019. 11. 29.경까지 부산 강서구 H에 위치한 E은행의 I시설(이하 ‘이 사건 I’라 한다)에서 원고의 직원인 J 등 2명 및 E은행의 위 사업에 관한 업무에 관련된 위 각 다른 용역업체의 직원들과 함께 근무하면서 위 전자문서 서식개발 작업에 참여하였다.
원고는 피고에게 이 사건 계약에 따른 용역대금 명목으로, 2019. 10. 10. 7,480,000원, 2019. 11. 11. 7,480,000원, 2019. 12. 10. 7,230,678원 합계 22,190,678원을 각 지급하였다. 피고는 원고로부터 위 각 돈을 받는 과정에서 공급자를 C으로 하고, 공급받는 자를 원고로 하여 각 전자세금계산서를 발행하였다.
원고는 2019. 11. 29. 피고에게 ‘계약 해지·해제 통지의 건’이라는 문서를 통하여 이 사건 계약을 이 사건 계약서 제3조[계약해제 및 손해배상청구]에 기하여 해지한다는 내용의 통보를 하였다. 위 해지사유는 ‘피고가 발주사 PM<1>의 요구사항을 정당한 이유 없이 이행하지 않고 지연시켰고, 이로 인한 문제로 인하여 소통 중 발주사 PM과의 트러블이 발생하였으며 원활한 소통이 불가능하고, 피고의 기술 경력서에 비하여 프로젝트 요구사항에 맞는 업무수행 능력(업무 이해도 및 javascript 구사 능력)이 부족하여 프로젝트를 더 이상 수행하기 어려운 것으로 판단된다’는 취지이다.
피고는 2020. 1. 16. 이에 대하여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였고, 부산지방노동위원회는 2020. 4. 24. ‘피고는 개인사업자로서 원고와 외주용역계약을 체결하였고, 업무수행 과정에서 원고의 지휘ㆍ감독을 받았다고 볼 수 없으므로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1호에서 정한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판정하여 피고에게 당사자 적격이 없다는 이유로 위 구제신청을 각하하였다. 피고는 재심신청을 하였으나 이후 취하서를 제출하여 위 판정은 확정되었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청구취지
본소
주위적으로, 피고(반소원고, 이하 ‘피고’라고만 한다)는 원고(반소피고, 이하 ‘원고’라고만 한다)에게 22,190,678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예비적으로, 피고는 원고에게 15,533,475원 및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원고는 당심에서 예비적 청구취지를 추가하였다).
반소
원고는 피고에게 19,017,322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반소장부본 송달일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항소취지
원고
제1심판결
중 본소에 관한 부분을 취소한다. 본소 청구취지와 같다.
피고
제1심판결
중 반소에 관한 부분을 취소한다. 반소 청구취지와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5, 6, 7호증, 을 제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의 본소 청구에 관한 판단
당사자의 주장 요지
원고의 주장
피고는 위 서식개발팀의 팀장 역할을 하던 원고의 직원 J에게 피고의 업무완료 여부에 대하여 수회 허위보고를 하였고, 업무 수행에 필요한 원고의 가이드 내용을 이행하지 않았으며, 피고가 원고측에 보낸 이력서에 기재된 경력 등에 비추어 기술능력 내지 개발능력이 부족하여 업무수행을 제대로 하지 못하였으며, 이로 인하여 원고의 위 서식개발 업무 진행이 지속적으로 지연되게 되었다.
주위적으로, 이는 이 사건 계약서 제3조 제1호, 제2호 및 제5호에 기재된 각 해제사유에 해당하고, 원고는 위 조항의 위 각 호에 근거하여 피고에게 계약 해제를 통보하였으므로 이 사건 계약은 해제되었고, 그에 따라 피고는 원고에게 원상회복의무로서 기지급된 용역대금 22,190,678원을 반환할 의무가 있다. 위 조항의 해제사유는 모두 피고의 귀책사유를 요건으로 하고 있고 이 사건 계약서에 별도로 해지 관련 조항을 규정하지 않고 있으므로 이 사건 계약은 해지가 아닌 해제되었다고 보아야 한다.
예비적으로, 이 사건 계약서에 의하면, 원고가 이 사건 계약서 제3조에서 정한 해제사유로 계약을 해제하는 경우 피고에 대하여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고, 제3조 제5호 해제사유로 ‘근무처에서 피고에게 철수요청을 할 경우 용역대금지급 조건은 제6조에 준한다’고 되어 있으며, 제6조에 ‘계약금액의 30% 이내로 지급을 제한’하는 내용을 정하고 있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위 기지급된 용역대금 22,190,678원에서 위 돈의 30%에 해당하는 6,657,203원(= 22,190,678원 × 30%)을 공제한 나머지 15,533,475원 상당의 손해배상을 할 책임이 있다.
피고의 주장
이 사건 계약의 실질은 근로계약이고, 피고가 원고로부터 지급받은 위 22,190,678원은 피고가 근로자로서 근무하고 지급받은 임금에 해당하며, 원고의 이 사건 계약의 해지ㆍ해제 통보는 해고에 해당하므로, 피고는 원고로부터 지급받은 위 22,190,678원을 원고에게 반환할 의무가 없다.
피고는 고의로 작업을 지연시키거나 정당한 사유없이 원고의 지시대로 작업을 수행하지 않은 적이 없고 피고의 기술 경력서에 비하여 피고의 업무 능력이 상식 이하에 해당하지도 않는다. 또한, 이 사건 계약서 제3조 제5호는 ‘근무처’로부터 ‘철수 요청’을 받은 경우에만 적용되는 것인데 이 사건 계약에서 ‘근무처’는 E은행에 해당하고 피고는 E은행으로부터 철수 요청을 받은 바 없으므로, 이 사건 계약은 해해제 내지 해지되지 않았다.
가사 피고에게 이 사건 계약서 제3조 각호에 해당하는 계약 종료사유가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계약은 계속적 계약이어서 원고의 이 사건 계약 종료 통보는 계약 해지에 해당하므로 피고가 기지급받은 위 22,190,678원을 원고에게 반환할 의무가 없다.
원고의 예비적 청구의 경우, 원고는 손해의 발생, 정도, 산정 근거에 대한 증명을 하지 못하고 있으며, 피고로 인하여 ‘진행 완료된 성과물’이 ‘품질의 이상으로 활용에 있어 중대한 지장이 발생’하였는지 여부에 대한 구체적 주장ㆍ증명이 없으므로 이유 없다.
원고의 주위적 본소청구에 관한 판단
원고의 근로자성 여부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노무제공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노무제공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아니한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아니 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앞서 인정된 사실들과 갑 제7호증, 을 제11, 12호증의 각 기재, 을 제6, 7호증의 각 영상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는 이 사건 계약에 따라 매월 고정적으로 680만 원을 지급받되 무단으로 결근할 시 일할로 계산하여 차감될 수 있었고, 원고가 지시하는 대로 이 사건 I에 출근하여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근무하였으며 원고 소속으로 기재된 출입증과 원고로부터 직함이 차장으로 기재된 명함을 발급받은 사실, 피고는 휴가를 사용하고자 할 경우 원고의 직원인 J에게 휴가 사용을 원하는 날짜와 휴가 신청 사유를 전달한 사실, 원고는 피고에게 노트북 등 업무에 필요한 도구를 제공한 사실, 원고는 팀장이라는 직함의 원고 직원 J으로 하여금 피고를 비롯한 개발자들에게 업무를 분배하고 업무와 관련한 제반사항을 점검하거나 필요사항을 지시하였으며 피고는 작업을 수행한 후 그 결과물을 J에게 업무 보고한 사실이 각 인정되기는 한다.
그러나 제1항 기재 인정 사실, 갑 제7호증, 을 제10호증의 1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계약이 실질적으로 근로계약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피고가 원고의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이 사건 계약 당시 작성된 ‘소프트웨어 개발 계약서’에는 소정근로시간, 휴게시간, 급여 및 상여금 등 근로조건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한 합의 및 이에 대한 기재가 없어 원고의 정규직 근로자와의 사이에 작성되는 일반적인 근로계약서와 그 내용이 다른 것으로 보인다. 피고는 소정근로시간이나 휴게시간 등의 구체적인 근로조건에 대하여는 별도로 정하지 않은 채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하였다.
피고는 원고의 정규직 근로자와는 달리 이 사건 계약에서 정한 서식개발이라는 특정 개발업무만을 담당하였고 그 외 원고 및 사용자가 지시하는 부수적인 업무를 수행하였다고 보이지 않는다.
이 사건 계약에서 정한 피고의 보수는 월 680만 원이고 이 사건 계약서에 무단 결근 시 일할로 계산하여 차감될 수 있다고 기재되어 있으나, 이는 그 보수가 노무에 대한 대가라는 의미라기보다는 프로그램 개발이라는 업무의 특성상 수행한 업무의 양을 계량적으로 파악하는 것이 어려워 그 일응의 기준을 근무일수로 삼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오히려 피고의 보수는 고정급과 수당으로 구성되는 일반적인 근로자와는 그 임금 구성이 다르고 원고의 정규직 직원들의 급여일은 매월 13일이나 피고의 급여일은 매월 10일로 그 지급날짜에 차이가 있으며 같은 업무를 하였던 원고 소속 개발자인 K의 경우 연봉 3,200만 원을 기준으로 월 약 270만 원을 지급받은바, 같은 개발 직군에 있는 직원과도 그 금액에 있어서 현저한 차이가 드러난다.
원고는 보안상의 문제 및 E은행의 요구와 협업을 통한 작업진행·관리를 필요로 하는 업무의 특성을 고려하여 이 사건 I에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개발자를 모집하였고 피고 역시 그에 따라 근무일 및 근무시간, 예정된 일정에 맞추어 위 I에 출근하여 업무를 수행한 것으로 보이는바, 이는 이 사건 계약 당시부터 예정되어 있었던 것으로서 업무의 수행방법으로 양자 간에 합의한 내용에 해당한다고 보인다. 그 외 원고가 피고의 출퇴근 시간의 준수 여부를 별도로 관리하여 징계하는 등으로 강제하였다고 인정할 자료도 없다.
다수의 개발자가 함께 진행하여 업무수행 및 결과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있는 프로그램 개발업무의 특성 및 다수의 용역업체가 협업하는 E은행의 사업 특성상, 업무 수행방식에 일정한 통일성을 요구하는 것은 업무의 성질상 부득이하고 결과물에 대한 수정요청은 다음 업무를 진행하기 위한 필수불가결한 요소로 봄이 상당하다. 위와 같은 특성을 감안하여 이 사건 계약서 제1조 제2호에 ’피고는 원고가 제시하는 근무조건, 제반기술수준, 검수방침, 관리지침, 명세서 및 기타 원고의 요구에 따라 개발을 수행하여야 한다‘고 정한 것으로 보이므로 J이 원고에게 보낸 이메일이나 메신저 내용 등에서 나타나는 업무전달사항들은 위임업무의 원활한 수행을 위하여 위임자의 지위에서 행하는 최소한의 지시 범위 내에 있는 것으로서 근로종속성 있는 업무지시로 보기 어렵다. 그 외 피고가 일상적인 업무에 관하여 지시받았다고 주장하는 지시메일의 경우, 컴퓨터 끄기와 서류를 서랍에 정리하기를 요구하는 것으로 프로젝트의 보안 문제와 관련하여 요구한 것일 뿐, 피고에게 고용관계를 전제로 일상적인 업무에 관하여 지시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피고가 근태사유서를 통하여 J에게 휴가를 신청한 바는 있으나, 그것을 별도로 승인하는 절차는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는 결재와는 별개로 아무런 통보 없이 임의로 출근하지 않는 등의 재량을 행사할 수 없었다고 주장하나 이는 업무일정 관리를 위한 것으로서 위임업무를 관리하는 업무의 범위 내에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는 원고의 직원이 휴가를 신청하는 절차와는 달리 별도로 근태사유서를 작성하여 제출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취업규칙 또는 복무규정 등의 적용을 받았다고 볼 만한 별다른 증거가 없다. 오히려, 피고가 2019. 11. 18. J에게 일방적으로 ’11월 28일 쉰다‘는 이야기를 하였고 이에 대하여 J은 결재가 필요하다는 등 별도의 언급 없이 관련 작업 일정을 미리 챙겨달라고 하며 근태사유서를 작성해달라고 요청한 것에 비추어 보면, 피고는 별도의 승인 절차를 거치지 않고 원하는 날짜에 쉴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원고는 단기 프로젝트의 개발자를 모집한다는 내용으로 구인공고를 한 것으로 보이고, 피고도 다년간 여러 업체에서 프리랜서로 단기의 개발업무를 수행하여 왔다. 피고는 이 사건 계약에 따른 개발업무를 수행함과 동시에 2019년 하반기 4,100만 원의 사업소득 신고를 하면서 그중 약 1,900만 원은 이 사건 계약 외에서 발생한 것이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이에 대하여, 피고는 이 사건 계약기간 동안 다른 업체로부터 프로그램 개발과 관련한 발주를 받아 관련 업무를 수행하고 수익을 올린 사실이 없고 매출액 신고 수가 원고로부터 받은 노무제공의 대가 총액보다 많은 이유는 매출액 신고 대상 기간이 피고가 원고에게 소속되어 근로를 제공한 기간보다 더 길었을 뿐만 아니라 플리마켓에서 비누, 방향제 등을 판매하여 올린 수익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고 주장한다. 그러나 피고가 플리마켓만으로 1,900만 원 가량의 소득을 얻었다고 하더라도 이는 피고가 이 사건 계약 외 소득을 취득한 것으로 겸직을 하고 있었다는 의미이므로, 일반적으로 취업규칙에서 겸직을 금지하고 있음을 고려할 때, 피고는 스스로를 원고에 전속된 근로자라고 생각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 사건 계약서에서 피고가 이 사건 계약기간 동안 다른 업체로부터 프로그램 개발과 관련한 업무를 수행하는 것을 금지하는 조항을 찾을 수 없고, 피고는 개인 역량에 따라 다른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도 있었을 것으로 보여 피고가 다른 이 사건 계약 중 다른 개발업무에 참여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사용자에 대하여 전속성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이 사건 계약서 제6조에 ‘피고가 이 사건 계약에 따라 업무를 수행하여 완료된 성과물을 원고 또는 원고에게 위 전자문서 서식개발 용역을 준 ㈜G 등이 활용함에 있어 품질 이상으로 활용에 중대한 지장이 발생한 경우에는 원고가 피고에게 계약금액의 30% 이내로 지급을 제한한다’는 취지의 내용이 정해져 있었던 이상, 피고는 이 사건 계약에 따른 업무수행 결과에 따라서 이 사건 계약상의 계약금액을 제대로 지급받지 못하는 등의 손해를 볼 수 있는 위험을 부담하는 상황이었다고 할 수 있다. 성과물에 따라 감액의 가능성이 있는 이상 피고에게 고정급이 보장되어 있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원고가 피고에게 노트북 등을 제공하였거나 출입증을 발급한 것은 보안유지를 위한 것으로 보이고 제3자를 통한 피고의 업무대행 역시 보안상의 이유로 제한되었고 이에 대한 원고와 피고 사이의 업무 수행방식에 대한 합의가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피고에게 차장이라는 직함을 사용한 것은 피고가 L에 경력 직급란에 ’차장‘이라고 기재한 적이 있으므로 그 직급을 그대로 호칭으로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이 사건 계약서에는 피고가 개발에 필요한 장비를 준비하는 것으로 약정하였으므로 원고의 노트북 제공 및 출입증 발급 사실만으로 원고와 피고가 근로관계에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이 사건 계약 해제사유의 유무 및 원고의 위 계약해지 통보의 성격
피고에게 이 사건 계약서 제3조 제1호, 2호, 5호에 해당하는 해지 혹은 해제 사유가 있는지에 관하여 본다.
발주자인 원고가 계약을 해제할 수 있는 사유에 관하여 이 사건 계약서 제3조에 피고가 ’정당한 이유 없이 본 계약을 이행하지 않고 업무를 고의로 지연시켰을 경우(제1호), 정당한 사유 없이 원고의 지시대로 작업을 수행하지 않았을 경우(제2호), 개발(운영, 유지보수)능력이 기술경력서에 비해 너무 상식이하라 근무처에서 철수요청을 할 경우(제5호)‘ 등을 정하고 있는 사실, 원고가 2019. 11. 29. 이 사건 계약서 제3조를 근거로 하여 위 계약 해지 통보를 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먼저, 이 사건 계약서 제3조 제5호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하여 보건대, 제1항 기재 인정 사실, 을 제1, 2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피고는 L 자기소개서에 “퍼블리셔 프리랜서”라고 기재하였고 경력 직무란에 “퍼블리싱”이라고 기재하였으며 희망근무조건의 직무란에도 “컨텐츠ㆍ사이트운영>웹사이트운영, 컨텐츠개발, 컨텐츠관리, e-Learning. HTMLㆍ퍼블리싱ㆍUI개발>웹접근성, 웹퍼블리셔, 웹표준, CSS, CSS3, HTML5, HTML코딩, UIㆍUX”로 기재한 사실, 피고가 원고에게 보낸 이력서의 경력사항에도 직무는 모두 “퍼블리싱” 혹은 “디자인”으로 기재된 사실이 각 인정되므로, 피고의 전문 분야는 이 사건 계약의 담당 업무인 서식개발이 아닌 퍼블리싱으로 보여진다. 그런데, 을 제2, 9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원고는 이 사건 계약 과정에서 피고로부터 받은 피고의 이력서에 피고가 2010. 11. 1.부터 2019. 4. 26.까지 약 23개의 프로젝트에서 관련기술로 HTML, Javascript, Jquery를 사용하였다는 경력기재를 확인하고 피고가 업무 수행에 필요한 Javascript, Jquery능력을 갖추고 있음을 전제로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② 그러나 피고가 이 사건 계약에 따른 업무를 수행함에 있어 위 관련기술의 활용능력 미숙으로 J이 2019. 11. 19. 피고에게 ’대다632: 미리보기시 콘솔창에 스크립트 오류, 대다841: 연월일의 경우 입력받는 컴포넌트가 아닌데 입력받는 컴포넌트로 되어 있음‘의 이유로 수정요청을 하는 등 서식개발 작업에 오류가 상당히 자주 발생하였을 뿐만 아니라 다른 직원의 도움을 받아야 작업을 진행할 수 있는 경우도 종종 있었던 점, ③ 서식개발 방식은 J이 개발 가이드와 공통 스크립트를 코딩하여 전달해 주면 서식에 복사하여 붙여넣는 방법으로 진행되는 것으로 고도의 개발능력을 요하는 것으로 보이지 아니하고 피고는 응용 단계 이전인 비교적 간단한 공통 스크립트 작업에서 오류를 다수 발생시켰고 이는 실제로 피고가 이 사건 계약에 따른 업무수행에 필요한 서식개발능력이 상당히 부족하여 원고측이 요구하는 작업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 점, ④ 그 결과 원고의 위 서식개발업무에 지장이 초래되자, 원고가 피고에게 위 계약 해지 통보를 하게 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의 전문 분야가 퍼블리싱인 점을 감안한다 하더라도, 피고의 개발 능력이 기술 경력서에 비하여 부족하였다고 인정할 여지가 있다.
그러나 이 사건 계약서 제3조 제5호의 경우 피고의 개발 능력이 기술 경력서에 비해 부족할 경우 근무처에서 철수 요청을 할 경우 철수해야한다는 내용으로 계약서 상 “발주처”와 “근무처”를 별도의 용어로 구분하여 계약서를 작성한 점에 비추어 보면, 근무처는 원고가 아닌 이 사건 IT그룹을 운영하는 E은행 등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된다{원고는 M PM(Project Manager)이 피고와의 대화 중 피고와의 계약 해제 여부와 관련하여 ’N부부장과 다 이야기가 끝났다‘는 취지로 이야기한 것에 비추어 E은행에서도 피고를 철수시키는 것에 대한 동의를 하였다고 주장하나 별도의 공식문서 없이 위 M의 진술만으로 E은행이 피고에게 철수 요청을 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원고의 개발능력이 기술 경력서에 비하여 부족하다는 사정만으로는 근무처인 E은행의 철수 요청에 대한 증명 없이 이 사건 제3조 제5호의 해제 요건을 충족하였다고 보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다음으로, 이 사건 계약서 제3조 제1호 위반 여부에 관하여 보건대,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가 ’정당한 이유없이 본 계약을 이행하지 않고 업무를 고의로 지연시켰을 경우‘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그러나 다른 한편, 원고는 위 구직사이트에 공개된 피고의 경력, 직무, 이 사건 계약 과정에서 피고로부터 받은 피고의 이력서에 기재된 피고의 경력 및 관련기술 등을 확인하고 피고가 위 전자문서 서식개발업무에 필요한 관련기술인 Javascript 등에 상당히 능통한 것으로 알고서 피고와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한 사실, 그런데 피고가 이 사건 계약에 따른 업무를 수행함에 있어 위 관련기술의 활용능력 미숙으로 서식개발 작업에 오류가 상당히 자주 발생하였을 뿐만 아니라 다른 직원의 도움을 받아야 작업을 진행할 수 있는 경우도 종종 있었던 사실, 특히 앞서 본 바와 같이 협업 및 전체적인 업무 진행 관리가 필요한 상황에서, 피고가 2019. 11. 18.부터 2019. 11. 27.까지 사이에 서식개발팀의 팀장 역할을 한 원고의 직원 J에게 작업을 완료하였다고 메시지를 보낸 여러 서식들이 실제로는 오류 발생으로 작업이 완료되지 않은 상태인 것이 후에 발견되어 원고의 직원 J과 피고 사이에 마찰이 생기기도 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와 피고는 피고가 그 이력서 내지 경력 등에 맞게 이 사건 계약에 따른 피고의 업무 수행에 필요한 서식개발능력을 갖추고 있음을 전제로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한 것이라 할 것인데, 실제로 피고가 이 사건 계약에 따른 업무수행에 필요한 서식개발능력이 상당히 부족하여 원고측이 요구하는 작업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였고, 그 결과 원고의 위 서식개발업무에 지장이 초래되자, 원고가 피고에게 위 계약 해지 통보를 하게 된 것으로 볼 수 있는바, 위와 같은 피고의 업무수행 능력 부족 내지 업무수행 미숙은 이 사건 계약서 제3조 제2호 기재 해제사유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원고의 위 계약해지 통보의 성격
법률행위의 해석은 당사자가 표시행위에 부여한 객관적인 의미를 명백하게 확정하는 것으로서, 당사자 사이에 법률행위의 해석을 둘러싸고 이견이 있어 당사자의 의사해석이 문제 되는 경우에는 법률행위의 내용, 그러한 법률행위가 이루어진 동기와 경위, 법률행위에 의하여 달성하려는 목적, 당사자의 진정한 의사 등을 종합적으로 고찰하여 논리와 경험칙에 따라 합리적으로 해석하여야 한다(대법원 2020. 12. 24. 선고 2019다293098 판결). 한편, 계약으로부터 생기는 채권·채무의 내용을 이루는 급부가 일정 기간 계속하여 행하여지게 되는 경우 이는 이른바 계속적 계약에 해당하고(대법원 1995. 3. 24. 선고 94다17826 판결 등 참조), 개별 사안에서 계약당사자 사이의 약정이 계속적 계약인지 여부는 계약 체결에 이르게 된 경위와 사정, 당사자의 의사, 계약의 목적과 내용, 급부의 성질, 이행의 형태와 방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구체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대법원 2022. 3. 11. 선고 2020다297430 판결 참조). 또한, 계속적 계약은 당사자 상호간의 신뢰관계를 그 기초로 하는 것이므로, 당해 계약의 존속중에 당사자의 일방이 그 계약상의 의무를 위반함으로써 그로 인하여 계약의 기초가 되는 신뢰관계가 파괴되어 계약관계를 그대로 유지하기 어려운 정도에 이르게 된 경우에는 상대방은 그 계약관계를 막바로 해지함으로써 그 효력을 장래에 향하여 소멸시킬 수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대법원 1995. 3. 24. 선고 94다17826 판결).
앞서 거시한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 즉 ㉠ 이 사건 계약서 제3조는 “발주자는 다음의 사유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수주자에게 통지하여 계약해제(전부, 일부) 및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하면서, 제2호로서 “정당한 사유없이 발주자의 지시대로 작업을 수행하지 않았을 경우”를 규정하고 있는 사실, ㉡ 원고는 2019. 11. 29. ’계약 해지·해제 통지의 건‘이라는 문서를 통하여 피고에게 ’귀사는 본 프로젝트의 수행에 있어 발주사 PM의 업무 요구사항에 대하여 정당한 이유 없이 이행하지 않고 지연시켰으며, 이로 인한 문제로 인하여 소통 중 발주사 PM과의 트러블이 발생하여 원활한 소통이 불가능하다고 판단되므로 본 프로젝트를 더 이상 수행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이유를 들면서 ’계약 해지‘로 명시하여 통지를 한 사실, ㉢ 이 사건 계약은 ’O 프로그램 서식개발에 관한 용역계약‘에서 파생된 계약으로서 협업이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6개월간의 계속적 계약관계을 내용으로 하고 있는 점, ㉣ 피고가 이 사건 계약에서 정한 업무 중 이미 이행한 부분도 여럿 있고 그 부분들이 다른 협업자들의 업무로 인한 부분과 서로 유기적으로 연관되어 있으므로 원고로서도 이 사건 계약을 해지하지 않고 해제할 경우 피고가 수행한 부분만을 추출하여 원상회복하기가 매우 어렵거나 불가능한 점, ㉤ 원고가 위 계약 해지 후인 2019. 12. 10. 피고에게 그때까지 지급하기로 한 계약대금을 일할 계산하여 7,230,678원을 지급하였고 이는 이미 발생한 부분에 대한 정산금으로 볼 수 있는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의 위 계약 해지 통보는 계약 해제의 의사표시라기보다는 계약 해지의 의사표시라고 봄이 타당하고, 계약의 해제는 계약의 효력을 소급하여 잃게 하는 것임에 비하여, 계약의 해지는 장래에 대하여 계약의 효력을 잃게 하는 것이어서, 이 사건 계약의 경우에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계약의 해지가 계약의 해제보다 피고에게 덜 불리하다고 할 것인 점 등을 감안하면, 원고는 계약 해제사유로 계약을 해지할 수도 있다 할 것이므로, 원고가 피고에게 이 사건 계약서 제3조에 기하여 한 위 계약해지 통보는 계약해지로서 효력이 있다고 할 수 있다.
피고의 계약대금 반환의무 유무
원고의 위 계약 해지 통보는 이 사건 계약의 해지에 해당함은 앞서 본 바와 같은 이상, 이 사건 계약의 효력은 장래에 대하여 효력을 잃게 되므로 피고가 위와 같이 지급받은 위 22,190,678원을 원고에게 원상회복의무 내지 부당이득반환의무로 반환할 의무가 있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원고의 예비적 본소청구(손해배상청구)에 관한 판단
이 사건 계약서 제3조는 ’원고가 위 제3조 각호 해제사유를 이유로 계약을 해제하는 경우 피고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는 내용과 함께, 위 제3조 제5호에 기재된 해제사유, 즉 ’수주자는 개발(운영, 유지보수) 능력이 기술 경력서에 비해 너무 상식 이하라 근무처에서 철수 요청을 할 경우 철수하여야 하며, 그로 인하여 계약을 해제하는 경우 대금지급조건은 제6조에 준한다‘고 정하고 있고, 이 사건 계약서 제6조는 ’이 사건 계약에 의해 완료된 성과물이 품질 이상으로 그 활용에 중대한 지장이 발생한 경우에는 계약금액의 30% 이내로 지급을 제한한다‘고 정하고 있는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런데,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근무처‘로 해석함이 상당한 이 사건 프로젝트의 최초 발주자 ’E은행‘ 측이 피고의 업무 수행능력을 ’너무 상식 이하‘라고 문제삼으며 피고의 ’철수‘를 ’요청‘하였다거나, 피고에 의해 완료된 성과물이 ’품질이 이상‘하여 그 활용에 ’중대한 지장‘이 ’발생‘하였다든지, 그로 인하여 원고에게 실제로 어떠한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는 이상, 원고의 위 계약 해지로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손해배상의무를 부담한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나아가 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피고의 반소 청구에 관한 판단
피고의 주장
피고는 2019. 9. 2. 원고에 입사하여 IT서식개발 담당 차장으로 근무한 원고의 근로자인데, 원고는 2019. 11. 29. 해고사유 없이 일방적으로 피고를 해고하였으므로, 위 해고는 무효이고, 원고의 인사에 대한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이어서 위법하다. 피고는 원고의 무효 내지 위법한 위 해고로 인하여 이 사건 계약 만료일인 2020. 2. 29.
까지 근로제공을 할 수 없었으므로, 원고는 피고에게 부당해고 기간인 2019. 11. 29.부터 2020. 2. 29.까지의 월 임금 7,480,000원 상당 합계 19,017,322원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판단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원 고에게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라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오히려 원고와 피고 사이의 계약은 위임계약 혹은 도급계약에 해당한다고 볼 여지가 있다. 따라서, 피고가 원고의 근로자임을 전제로 한 피고의 임금 청구는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당심에서 추가한 예비적 손해배상청구를 포함한 이 사건 본소청구 및 피고의 이 사건 반소청구는 모두 이유 없어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원고와 피고의 항소 및 당심에서 추가된 원고의 예비적 본소청구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황기선(재판장) 이상윤 김광섭
각주1) 프로젝트 매니저, 전체 진행일정을 관리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사건정보
서울북부지방법원
판결
사건
2021나35422,2021
판결선고
2023. 1. 17.
판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