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망 C(이하 ‘망인’이라 한다)은 ‘D’라는 상호로 섬유 가공업 등을 영위하였고, 원고는 2004년경부터 위 업체에 입사하여 근무하였다. 2007년경 망인이 신용불량 상태가 되자 원고 명의로 사업자등록을 한 후 ‘E’라는 상호로 위 업체를 계속 운영하였다. 망인은 2011. 12. 27.경 ‘주식회사 B’라는 상호로 주식회사를 설립해 위 업체를 법인으로 전환하였고, 원고에 대한 고용은 피고로 그대로 이어졌으며, 다만 원고는 법인 설립 시사실상 1인 주주<1>인 망인 측의 요청으로 대표이사로 등재되었다. 후술하는 망인의 사망 시까지 피고를 실질적으로 지배·운영하는 자는 ‘사장’이라는 직함을 가진 망인이었고, 원고는 ‘실장’으로, F은 ‘과장’으로 각 근무하였으며, 위 3인 이외에 피고 소속 관계자는 없었다.
그러던 중 망인이 2016. 7. 21.경 갑작스레 사망하였고, 그 무렵부터는 망인의 배우자인 G(현재 피고의 대표자)의 부탁에 따라 원고가 회사의 영업·경리·회계 등 운영업무 전반을 맡아 대표이사로서 실질적인 역할을 수행하였다.
2018. 7.경 F이 퇴사하면서 피고 소속 관계자는 원고가 유일하게 되었다.
G 등 피고의 주주는 2019. 10. 22.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원고를 대표이사에서 해임하는 대신 G는 사내이사로 선임하였다.
피고는 그 후 내부 회계장부상으로나 국민건강보험자격득실 등 외부 절차적으로 2020. 2. 29.자로 원고를 퇴사 처리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4, 6, 8호증, 을 제1, 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주장 및 판단
원고의 주장 요지
퇴직금 청구
원고는 2009. 8. 1.부터 2020. 2. 29.까지 10년 7개월간 계속 근무하였는바, 피고는 위 계속근로기간에 대응하는 퇴직금 60,854,166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임금 청구
피고는 2020. 2.분 및 3.분 급여 각 450만 원 합계 900만 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판단
퇴직금 청구에 관하여
앞서 인정한 사실과 변론 전체의 취지를 통해 알 수 있는 여러 사정들 특히, 원고가 관련 형사사건에서 수사를 받으면서도 ‘망인의 사망 후에는 자신이 실질적으로 대표이사로서의 권한을 행사하였고 그 권한에 기해 소속 직원들의 급여를 인상하는 등의 업무를 주주인 G와 관계없이 독자적으로 수행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와 원고 사이의 근로계약관계는 망인이 사망한 2016. 7. 21.경 합의해지 되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그 후로는 피고가 원고에게 대표이사로서 일정한 사무처리의 위임을 한 위임관계에 놓였다고 할 것인바, 대표이사로서의 지위에 있던 원고를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고 소정의 임금을 받는 고용관계에 있는’ 즉, 사용종속관계를 본질로 하는 근로자라고 볼 수는 없다.
한편, 사원으로 입사한 후 주식회사의 임원 또는 법률상 대표이사, 이사, 감사 등 임원으로 승진하면, 입사일부터 임원으로 취업하기 전까지 근속한 기간만 계속근로기간에 해당한다. 물론 회사의 임원이라도 사장 등의 지휘·감독 하에 일정한 노무를 담당하고 그 대가로 일정한 보수를 지급받는 관계에 있다면 그 근로기간도 계속근로기간에 통산할 수 있겠으나, 앞서 본 바와 같이 망인의 사망 후 피고의 유일한 구성원이었던 원고가 사장 등 누군가의 지휘·감독을 받았다고 볼 아무런 근거가 없으므로, 2016. 7. 21. 이후의 기간은 계속근로기간에 통산할 수 없다.
따라서 원고가 2016. 7. 21. 이후로도 2020. 2. 29.까지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가진 채 계속 근로하였다는 전제에 선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나아가 원고의 청구 중에는 ‘2016. 7. 21.경 종료된 근로계약관계에 기한 퇴직금’와 ‘2019. 10. 22.경 종료된 대표이사 위임관계에 기한 퇴직보수’에 관한 청구가 포함되어 있는바, 이에 관하여 차례로 본다.
먼저 퇴직금에 관하여 살피건대,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10조에 따르면 근로자의 퇴직금을 받을 권리는 3년간 행사하지 않으면 시효로 소멸되는 것인바, 이 사건 소가 원고가 피고와 근로계약관계를 합의해지 한 2016. 7. 21.경으로부터 3년이 경과한 후 제기되었음이 기록상 명백하므로, 위 퇴직금 청구권은 시효로 소멸되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이 퇴직금 청구권의 소멸시효가 원고가 대표이사로부터 해임된 후부터 기산된다고 주장하나, 소멸시효는 ‘권리를 행사할 수 있을 때’로부터 기산되는 것이고 퇴직금 청구권의 경우 근로자가 퇴직한 다음날부터 이를 행사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인바, 원고가 피고와 근로계약관계를 합의해지 한 2016. 7.경부터 기산된다고 보아야지, 원고의 주장과 같이 볼 아무런 근거가 없다. 결국 피고의 소멸시효 항변은 이유 있다.
다음으로 퇴직보수에 관하여 살피건대, 갑 제3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피고 정관 중 이사의 보수와 퇴직금에 관한 부분은 아래와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그런데 상법 제388조에 의하면, 주식회사 이사의 보수는 정관에 그 액을 정하지 아니한 때에는 주주총회의 결의로 이를 정한다고 규정되어 있는바, 이사에 대한 퇴직금은 그 직에서 퇴임한 자에 대하여 그 재직 중 직무집행의 대가로 지급되는 보수의 일종으로서 상법 제388조에 규정된 보수에 포함되고, 정관 등에서 이사의 보수 또는 퇴직금에 관하여 주주총회의 결의로 정한다고 규정되어 있는 경우 그 금액·지급방법·지급시기 등에 관한 주주총회의 결의가 있었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는 한 이사의 보수나 퇴직금청구권을 행사할 수 없다(대법원 2004. 12. 10. 선고 2004다25123 판결 등 참조).
위와 같은 인정사실과 법리를 기초로 보면, 피고가 이사의 퇴직보수에 관련하여 정관에서 정한 바대로 주주총회를 거쳐 그 금액이나 지급방법, 지급시기 등을 구체적으로 정한 임원퇴직금 지급규정을 두고 있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 나아가 피고가 종래 원고와 유사한 지위에 있었던 임원에 대하여 실질적 1인 주주 등의 결재·승인을 거쳐 관행적으로 퇴직보수를 지급하여 왔음을 인정할 증거도 없다. 또한 정관 제36조 제3항에 ‘전항의 퇴직금은 최소 근로기준법에서 규정되어 있는 금액 이상으로 한다’는 취지로 규정되어 있기는 하나, 이는 주주총회에서 정할 임원퇴직금 지급규정의 내용을 제한한 규정에 불과하고 퇴직보수의 금액, 지급방법, 지급시기 등을 구체적으로 정한 임원퇴직금 지급규정이 존재하지 않는 한 위 정관 규정만으로 곧 임원의 회사에 대한 구체적 퇴직보수 청구권이 발생한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피고가 위 정관 규정에 의해 원고에 대하여 퇴직보수 지급의무를 부담하게 된다고 할 수 없다. 결국 원고의 퇴직보수 청구 역시 받아들일 수 없다.
임금 청구에 관하여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을 앞서 인정한 사실관계에 비추어 보면, 이사로서의 보수를 청구하는 것으로 선해해 볼 수 있는바, 피고가 2019. 10. 22. 대표이사에서 해임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2020. 2. 및 3.에도 대표이사 또는 근로자의 지위에 있었음을 전제로 한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모두 기각한다.
판사 김종신
각주1) 주식은 망인의 친구 H가 40%, 원고가 20%, G가 40% 각 보유한 것으로 되어 있었지만, 실질적으로는 망인이 보유한 것으로 보인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