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이 사건 소를 각하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C대학교, D고등학교 등을 설치·경영하는 학교법인이고, 원고는 피고 산하 C대학교 행정직원으로 근무하던 사람이다.
원고는 2016. 3. 16. 도로교통법위반(음주운전)죄로 징역 8월, 집행유예 2년의 유죄판결을 선고받았고(서울중앙지방법원 2016고단181호), 위 판결은 2016. 3. 24. 그대로 확정되었다(이하 위 판결을 '이 사건 확정판결'이라고 한다).
피고는 이 사건 확정판결을 징계사유로 하여 2018. 12. 20. 피고 행정직원 징계위원회 의결을 거쳐, 2018. 12. 27. 원고에 대하여 '감봉 3월'의 징계처분을 하였다.
교육부장관은 피고 및 C대학교에 대하여 2020. 5. 18.부터 2020. 5. 29.까지 종합감사를 실시하였고, 그 결과 원고에게 피고 정관 제80조에 따라 당연퇴직사유가 있음에도 당연퇴직처리를 하지 않고 '감봉 3월'의 징계처분을 하였다는 것을 지적하면서 '도로교통법 위반으로 징역형이 확정된 원고를 피고 정관이 정하는 바에 따라 조치하기 바람'이라는 처분요구를 하였다.
이에 피고는 2021. 3. 3. 원고에 대하여 정관 제80조 제1항 제4호, 제3항에 따라 당연퇴직처분(이하 '이 사건 당연퇴직처분'이라고 한다)을 하였다.
한편 피고 정관은 행정직원의 자격에 관하여 아래와 같이 정하고 있다.
[인정근거] 갑1부터 3, 6호증, 을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의 주장
이 사건 당연퇴직처분은 그 법적성질이 해고에 해당하는바, 이는 정당한 이유 없이 이루어진 것으로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에 위반하여 무효이다.
피고는 원고에 대하여 이 사건 확정판결을 받은 것을 징계사유로 하여 감봉 3개월의 징계처분을 하였음에도, 동일한 사유로 재차 이 사건 당연퇴직처분을 하였는바, 이는 이중징계 원칙을 위반하여 무효이다.
이 사건 소의 적법여부에 관한 판단
직권으로 이 사건 소의 적법여부에 관하여 살펴본다.
관련 법리
확인의 소에 있어서는 권리보호요건으로서 확인의 이익이 있어야 하고 그 확인의 이익은 원고의 권리 또는 법률상의 지위에 현존하는 불안, 위험이 있고 그 불안, 위험을 제거함에는 피고를 상대로 확인판결을 받는 것이 가장 유효적절한 수단일 때에만 인정된다(대법원 2013. 2. 15. 선고 2012다67399 판결 등 참조).
해고무효확인의 소는 회사와의 사이에 이루어진 근로계약상의 지위 회복을 목적으로 하는 것임이 명백하므로, 사실심 변론종결 당시 이미 회사의 인사규정에 의한 당연 해직사유인 정년을 지났다면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회복하는 것은 불가능하게 되었으므로 해고무효확인의 소는 확인의 이익이 없다(대법원 2004. 7. 22. 선고 2002다57362 판결 등 참조).
판단
살피건대, 피고 정관 제84조 제2항, C대학교 직원임용규정 제29조에 의하면, C대학교 행정직원은 만 61세가 되는 날이 속하는 학년도의 말일에 정년퇴직하게 되는데, E생인 원고는 만 61세가 되는 2021. 1. 26.이 속하는 학년도의 말일인 2021. 2. 28. 정년이 도래하였다. 따라서 원고는 현재 이미 정년이 도래하여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회복하는 것은 불가능하게 되었으므로, 이 사건 당연퇴직처분의 무효확인을 구하는 이 사건 소는 확인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
본안에 관한 판단(가정적 판단)
이 사건 당연퇴직처분의 성격
관련 법리
근로계약의 종료사유는 근로자의 의사나 동의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퇴직,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해고, 근로자나 사용자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이루어지는 자동소멸 등으로 나누어 볼 수 있을 것인바, 근로기준법 제23조에서 말하는 해고란 실제 사업장에서 불리우는 명칭이나 그 절차에 관계없이 위의 두 번째에 해당하는 모든 근로계약관계의 종료를 의미한다고 해석하여야 할 것이므로, 피고 회사가 어떠한 사유의 발생을 당연퇴직사유로 규정하고 그 절차를 통상의 해고나 징계해고와는 달리 하였더라도 근로자의 의사와 관계없이 사용자측에서 일방적으로 근로관계를 종료시키는 것이면 성질상 이는 해고로서 근로기준법에 의한 제한을 받는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대법원 1993. 10. 26. 선고 92다54210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이 사건 당연퇴직처분은 '금고 이상의 형을 받고 그 집행유예의 기간이 완료된 날로부터 2년을 경과하지 아니한 경우'를 당연퇴직사유로 정하고 있는 피고 정관 제80조 제1항 제4호, 제3항에 따라 이루어진 것으로, 원고의 의사와 관계없이 피고의 일방적 의사에 의한 근로계약관계의 종료이므로,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 소정의 제한을 받는 해고에 해당한다.
이 사건 당연퇴직처분에 정당한 이유가 인정되는지 여부
관련 법리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에서 종업원이 형사상 범죄로 유죄판결을 받았을 때는 당 연면직한다고 되어 있어 마치 위 규정상의 요건에 충족되기만 하면 곧바로 퇴직되는 것과 같은 형식으로 규정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이를 이유로 하는 당연면직처분이 일종의 해고에 해당하는 이상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의 '정당한 이유'가 인정될 수 있는 경우라야 정당하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1993. 10. 26. 선고 92다54210 판결 등 참조). 한편, 해고는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 행하여져야 그 정당성이 인정되는 것이고, 사회통념상 당해 근로자와의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인지의 여부는 당해 사용자의 사업 목적과 성격, 사업장의 여건, 당해 근로자의 지위 및 담당직무의 내용, 비위행위의 동기와 경위, 이로 인하여 기업의 위계질서가 문란하게 될 위험성 등 기업질서에 미칠 영향, 과 거의 근무태도 등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3. 7. 8. 선고 2001두8018 판결 등 참조). 다만, 정관 등에 따른 당연면직처분이 근로기준법의 제한을 받는 해고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그 정당성 판단에 있어서는 그와 같은 당연면직사유를 정한 것이 사회통념상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 규정들의 취지는 존중되어야 한다(대법원 2005. 6. 10. 선고 2004두10548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와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당연퇴직처분에 정당한 이유가 인정된다고 봄이 타당하다<2>. 따라서 이 사건 당연면직처분에 정당한 이유가 없다는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피고의 정관 제80조 제1항 제4호는 '금고 이상의 형을 받고 그 집행유예의 기간이 완료된 날로부터 2년을 경과하지 아니한 경우'를 당연퇴직사유로 정하고 있는바, 사립학교의 공공성을 높임으로써 사립학교의 건전한 발달을 도모하는 사립학교법의 목적 등을 고려할 때 사립학교법에 따라 설립된 피고의 정관에서 위와 같은 당연퇴직사유를 정한 것이 사회통념상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볼 수 없다.
음주운전은 사회적으로 비난가능성이 큰 범죄이다. 더구나 원고는 이 사건 확정판결 전에 음주운전으로 처벌받은 전력이 2회(2007. 2. 21. 벌금 400만 원, 2008. 10. 14. 징역 6월, 집행유예 2년)나 있음에도 또다시 동일한 범행을 반복하였으므로 더욱 비난가능성이 크다.
문화세계 창조와 인류사회의 평화증진을 지향하는 건학정신에 입각하여 고등교육 등을 실시하는 피고의 설립목적(피고 정관 제1조)과 사립학교의 공공성을 고려하여 볼 때, 피고 소속 교원 또는 직원의 음주운전 등 사회적 비난 가능성이 큰 범죄행위로 인하여 피고의 대외적인 신용이나 명예가 훼손될 가능성을 부정할 수 없다.
이 사건 당연퇴직처분이 이중징계에 해당하는지 여부
관련 법리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하여 이중징계를 한 경우 일사부재리의 원칙이나 이중처벌금지의 원칙에 위배되어 그 징계처분은 무효이나, 이와 같이 이중징계에 해당하려면 선행 처분과 후행 처분이 모두 법적 성질상 징계처분이어야 하고, 선행 징계처분이 취소됨이 없이 유효하게 확정되어야 하며, 선행 징계처분과 후행 징계처분의 징계혐의사실이 동일하여야 한다(대법원 2000. 9. 29. 선고 99두10902 판결 등 참조).
판결에 의하여 집행유예 이상의 형이 확정되었음을 이유로 한 당연퇴직처분과 징벌적 제재인 징계 정직처분은 그 성질을 달리하므로 위 당연퇴직처분이 일사부재리 또는 이중처벌금지원칙을 위반한 것이라 할 수 없다(대법원 2005. 4. 15. 선고 2003두12639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위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피고 정관 제80조 제1항 제4호, 제3항에 따라 이루어진 이 사건 당연퇴직처분은 원고가 판결에 의하여 집행유예 이상의 형이 확정되었음을 이유로 한 것이므로, 징벌적 제재인 감봉 3개월의 정직처분과 그 성질을 달리하므로 이중징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당연면직처분이 이중징계에 해당한다는 원고의 주장도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소를 각하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우정(재판장) 김연수 김현호
각주1) 이 사건 소장의 청구취지에는 '2021. 2. 26.자 당연퇴직처분'으로 기재되어 있으나, 피고 정관 제81조 제4항은 행정직원에 대한임용권자를 이사장으로 정하고 있고, 피고 이사장은 2021. 3. 3. 원고에 대한 당연퇴직의 인사발령을 하였으므로(갑3호증), 청구취지를 위와 같이 선해한다.
각주2) 원고는, 이 사건 당연퇴직처분에 정당한 이유가 인정되기 위해서는 '근로자의 기본적인 의무인 근로제공의무를 이행할수 없는 상태가 장기화되어 근로계약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게 되는 경우'에 해당하여야 한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가 주장의 근거로 들고 있는 대법원 1995. 3. 24. 선고 94다42082 판결은 해당 사건의 취업규칙에 규정된 다른당연퇴직사유나 당연면직사유의 내용 등에 비추어 '당연퇴직사유로 규정된 형사상의 범죄로 유죄판결을 받았을 경우의의미는 형사상 범죄로 구속되어 있는 근로자가 현실적인 근로제공이 불가능한 신체의 구속상태가 해소되지 아니하는 내용의 유죄판결(예컨대, 실형판결)을 받은 경우를 의미한다고 풀이함이 상당하다'고 판단한 사안으로서 당연퇴직처분의정당성 판단에 관한 일반적인 법리를 설시한 것이 아니므로, 이 사건에서 원용하기에 적절하지 않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