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북부지방법원판결

서울북부지방법원 2022. 11. 22. 선고 2022나32864 판결

주문

1.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인정사실

○

피고는 택시운송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고, 원고는 2011. 4. 1.부터 피고 회사에 고용되어 근무하다가 2020. 3. 31. 퇴직하였다.

○

퇴직 전 3개월간 원고의 임금은 5,663,365원이고, 이를 총 근로일수 91일(2020. 1. 1.부터 2020. 3. 31.까지)로 나누면, 원고의 1일 평균임금은 62,234.78원(소수점 둘째자리 미만 버림)이다.

○

피고는 중간정산 퇴직금 명목으로 원고에게 2016. 6. 27.경 6,401,269원, 2019. 4. 19.경 4,057,326원을 각 지급하였다.

○

피고는 위 퇴직일인 2020. 3. 31.경 원고에게 퇴직금으로 1,498,258원을 지급하였고, 한편 원고에게 미사용 연차수당 504,972원과 명절수당 50,414원을 지급하지 않았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1, 2호증, 을 6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위에서 인정한 바와 같이 원고의 근속기간은 2011. 4. 1.부터 2020. 3. 31.까지(3,288일)이므로, 원고의 위 1일 평균임금을 기준으로 원고가 지급받아야 하는 퇴직금을 계산하면 16,818,736원(= 1일 평균임금 62,234.78원 × 30일 × 근속기간 3,288일 ÷ 365일, 원 미만 버림)이고, 위 퇴직금에 미사용 연차수당과 명절수당을 합산한 17,374,122원에서, 이미 지급받은 퇴직금 1,498,258원과 원고가 공제를 인정하는 중간정산 퇴직금 명목의 기 수령액 10,458,595원(= 6,401,269원 + 4,057,326원)의 합계 11,956,853원(= 1,498,258원 + 10,458,595원)을 공제하면 5,417,269원(=17,374,122원 -11,956,853원)이 남는바, 피고는 그 미지급 퇴직금 및 임금 합계 5,417,269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의 퇴직일로부터 14일이 경과한 다음 날인 2020. 4. 15.부터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상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피고의 주장 및 판단

가.

피고의 주장 요지

①

피고는 원고의 두 차례에 걸친 신청에 의하여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이하 '퇴직급여법'이라고 한다) 제8조 제2항, 퇴직급여법 시행령 제3조 제1항 제3호에 정한 사유에 따라 적법하게 퇴직금 중간정산 합의를 하고 2019. 3. 31.까지의 중간정산 퇴직금을 지급한 바 있으므로, 원고의 계속근로기간 정산시점을 2019. 4. 1.부터로 새로 정하여 퇴직금을 산정하여야 한다.

②

피고는 원고 자신의 신청에 따라 원고와의 합의를 거쳐 위와 같이 중간정산 퇴직금을 지급하였는바, 설령 퇴직금 중간정산 합의로서의 효력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원고가 이제 와서 그 합의가 무효임을 전제로 퇴직금을 계산하여 추가로 청구하는 것은 관계 법령의 입법취지에 반하고 신의칙에도 위반되므로 허용되어서는 안 된다.

나.

① 주장에 대한 판단

원고가 2016. 6. 24. 피고에게 '자녀교육비'를 사유로 퇴직금 중간정산을 신청하여 피고가 2016. 6. 27.경 원고에게 2011. 4. 1.부터 2016. 3. 31.까지의 근로기간에 대해 중간정산 퇴직금 명목의 6,401,269원을 지급한 사실, 또한 원고가 2019. 4. 19. 피고에게 '임플란트 치료'를 사유로 퇴직금 중간정산을 신청하여 피고가 2019. 4. 19.경 원고에게 2016. 4. 1.부터 2019. 3. 31.까지의 근로기간에 대해 중간정산 퇴직금 명목의 4,057,326원을 지급한 사실, 원고가 2019. 4. 19.경 위 돈을 받은 이후 실제로 임플란트 치료를 받은 적은 없고 다만 2019. 8. 1.부터 2020. 12. 2.까지의 기간 중 총 7회에 걸쳐 C의원에서 수복물 제거 및 GI 충전, 치근활택술, 치주치료, 치석제거 등의 통원치료를 받아 그 치료비가 합계 306,880원(= 공단부담금 299,380원 + 본인부담금 7,500원) 소요된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을 3호증의 1, 2, 을 4, 5호증의 각 기재, 제1심 법원의 국민건강보험공단 서울강원지역본부장에 대한 문서송부촉탁결과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합하여 이를 인정할 수 있다.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이하 '퇴직급여법'이라고 한다) 제8조 제2항은 "... 사용자는 주택구입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유로 근로자가 요구하는 경우에는 근로자가 퇴직하기 전에 해당 근로자의 계속근로기간에 대한 퇴직금을 미리 정산하여 지급할 수 있다. 이 경우 미리 정산하여 지급한 후의 퇴직금 산정을 위한 계속근로기간은 정산시점부터 새로 계산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구 퇴직급여법 시행령(2019. 7. 2. 대통령령 제2995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3조 제1항은 그 각 호에서 퇴직금의 중간정산 사유로 '무주택자인 근로자의 주택 구입', '전세금이나 임대차보증금 부담' 등을 열거하는데, 특히 그 제3호는 퇴직금의 중간정산 사유로 '6개월 이상 요양을 필요로 하는 근로자 본인이나 배우자 또는 부양가족 등에 해당하는 사람의 질병이나 부상에 대한 요양비용을 근로자가 부담하는 경우'로 규정하고 있다.

이 사건의 경우, 위에서 인정한 바와 같이 원고가 2016. 6. 24. 퇴직금 중간정산을 신청한 사유인 '자녀교육비'는 퇴직급여법령상 규정된 사유에 해당하지 않음이 명백한 점, 원고가 2019. 4. 19. '임플란트 치료비'를 사유로 퇴직금 중간정산을 신청하였으나, 이는 6개월 이상 요양을 필요로 하는 질병이나 부상에 대한 요양비용을 근로자가 부담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려울 뿐 아니라, 실제로도 원고가 임플란트 치료를 받은 바 없이 단지 1년 4개월여의 기간 동안 7회 통원치료를 받아 총 30만 원 남짓 정도인 소액의 치료비가 소요되었을 뿐인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가 2016. 6. 27.경과 2019. 4. 19.경 원고에게 지급한 각 돈이 퇴직급여법령상 적법한 퇴직금 중간정산합의에 따라 지급되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다.

② 주장에 대한 판단

퇴직금이란 퇴직이라는 근로관계의 종료를 요건으로 하여 비로소 발생하는 것으로 근로계약이 존속하는 동안에는 원칙적으로 퇴직금 지급의무는 발생할 여지가 없는 것이고(대법원 1998. 3. 24. 선고 96다24699 판결, 대법원 2005. 3. 11. 선고 2005도467 판결 등 참조), 퇴직금 급여에 관한 근로기준법의 규정은 사용자가 퇴직하는 근로자에게 지급하여야 할 퇴직금액의 하한을 규정한 것이므로, 노사간에 급여의 성질상 근로기준법이 정하는 평균임금에 포함될 수 있는 급여를 퇴직금 산정의 기초로 하지 아니하기로 하는 별도의 합의가 있는 경우에 만약 그 합의에 따라 산정한 퇴직금액이 퇴직급여법이 보장한 하한에 미달하는 금액이라면, 그 합의는 무효이다(대법원 2007. 7. 12. 선고 2005다25113 판결 등 참조). 또한 신의성실의 원칙은, 법률관계의 당사자는 상대방의 이익을 배려하여 형평에 어긋나거나 신뢰를 저버리는 내용 또는 방법으로 권리를 행사하거나 의무를 이행하여서는 아니 된다는 추상적 규범을 말하는 것으로서, 신의칙에 위배된다는 이유로 그 권리행사를 부정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에게 신의를 공여하였거나 객관적으로 보아 상대방이 신의를 가지는 것이 정당한 상태에 이르러야 하고 이와 같은 상대방의 신의에 반하여 권리를 행사하는 것이 정의관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없는 정도의 상태에 이르러야 한다. 단체협약 등 노사합의의 내용이 근로기준법 등의 강행규정을 위반하여 무효인 경우에, 그 무효를 주장하는 것이 신의칙에 위배되는 권리의 행사라는 이유로 이를 배척한다면 강행규정으로 정한 입법 취지를 몰각시키는 결과가 되므로, 신의칙을 적용하기 위한 일반적인 요건을 갖춤은 물론 강행규정성에도 불구하고 신의칙을 우선하여 적용하는 것을 수긍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 예외적인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 한 그러한 주장이 신의칙에 위배된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13. 12. 18. 선고 2012다89399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2018. 7. 11. 선고 2016다9261 판결 등 참조).

한편 구 퇴직급여법(2011. 7. 25. 법률 제10967호로 전부개정되기 전의 것) 제8조 제2항은 퇴직금 중간정산의 사유에 관하여 별다른 규정을 두고 있지 아니하였으나, 그 후 2011. 7. 25. 개정된 현행 퇴직급여법 제8조 제2항은 퇴직금 중간정산이 유효하기 위한 객관적 사유를 새로운 요건으로 추가하면서 앞서 본 것처럼 이를 "주택구입 등 대통령령이 정하는 사유"로 한정하였고, 그에 따라 구 퇴직급여법 시행령 제3조 제1항이 그러한 중간정산 사유로서 '무주택자인 근로자의 주택 구입', '전세금이나 임대차보증금 부담', '6개월 이상 요양을 필요로 하는 근로자 본인, 배우자, 부양가족의 요양 비용을 근로자가 부담하는 경우' 등을 제한적으로 열거하여 규정하고 있음도 앞서 본 바와 같다.

살피건대, 위에서 본 것처럼 구 퇴직급여법 제8조 제2항과 달리 현행 퇴직급여법령은 퇴직금 중산정산이 단지 근로자의 요구에 따른 것만으로 유효하게 되는 것이 아니라 그 중간정산이 유효하기 위한 객관적 사유를 제한적으로 열거하여 규정하고 있는 점, 원고가 신청한 중간정산사유인 '자녀교육비'나 '임플란트 치료비'는 모두 현행 퇴직급여법령상 적법한 사유에 해당하지 아니함이 명백하고 피고로서도 이를 충분히 알 수 있었던 점, 피고의 주장처럼 원고와 사이에 유효한 퇴직금 중간정산 합의가 있다고 보고 퇴직금액을 산정할 경우에는 강행규정인 퇴직급여법이 보장한 하한에 미달하게 되는 점 등을 고려하여 보면, 피고가 주장하는 사정들만으로 원고와 피고 사이의 퇴직금 중간정산 합의가 현행 퇴직급여법령의 입법취지에 비추어 유효하다고 볼 수 없을 뿐 아니라, 원고가 이 사건 소로 퇴직금에 관한 권리를 행사하는 것이 정의관념에 비추어도저히 용인될 수 없다거나 퇴직급여법의 강행규정성보다 신의칙을 우선하여 적용하여야 한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따라서 피고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여야 한다.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이 같아 정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한다.

판사 이상윤(재판장) 김광섭 황기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