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북부지방법원판결

서울북부지방법원 2024. 6. 14. 선고 2023노1928 판결

주문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사실오인, 법리오해)

피고인과 근로자 D, E 사이에 체결된 근로계약에는 임금에 포함되는 각종 수당의 항목이나 지급액이 정하여져 있지 않아 포괄임금계약이 근로기준법이 정한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지 알 수 없어 위 근로자들에게 불이익하지 않다고 단정할 수 없고, 위 근로자들이 포괄임금제 약정의 의미를 이해하고 이에 동의한 것으로 볼 만한 증거도 없음에도 이에 관한 특별한 심리 없이 이 사건 포괄임금제 계약이 유효한 것으로 보아 이 사건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심리미진으로 인한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2.

판단

가.

관련 법리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재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것이라면 사용자가 그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는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어서 사용자에게 근로기준법 제36조, 제109조 제1항 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할 것이고,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지 여부는 사용자의 지급 거절 이유 및 그 지급의무의 근거, 그리고 사용자가 운영하는 회사의 조직과 규모, 사업 목적 등 제반 사항, 기타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한 다툼 당시의 제반 정황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할 것이며, 사후적으로 사용자의 민사상 지급책임이 인정된다고 하여 곧바로 사용자에 대한 근로기준법 제36조, 제109조 제1항 위반죄의 고의가 인정된다고 단정해서는 안 될 것이다(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0도14693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 판단

원심은 피고인이 위 근로자들과 포괄임금제 계약을 체결한 후 특별수당 형식으로 연월차유급휴가수당을 매월 나누어 지급한 점이 인정된다는 이유로 피고인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다.

살피건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제반 사정들을 종합하면, 설령 이 사건 포괄임금제 계약이 무효라고 하더라도 피고인이 위 근로자들의 미사용연차유급휴가수당을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않은 것에 미필적으로나마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바, 피고인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은 결론에 있어 정당하고, 거기에 검사가 주장하는 것과 같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1)

이 사건 사업장의 대표자인 피고인과 위 근로자들 사이에 체결된 이 사건 근로계약서의 제6조에 의하면, 위 근로자들의 연봉은 기본급이나 수당 등 각종 항목으로 나눠지지 않고 정액<1>으로만 특정되어 있으며, ‘계산의 편의와 근로의욕 고취차원에서 연장근로수당 등 법정수당이 포함된 포괄산정임금 형태로 지급키로 하고 근로자는 이에 동의한다.’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고, 위 근로자들은 ‘위와 같은 포괄산정임금제 등 근로계약조건에 대하여 사용자로부터 상세한 설명을 듣고 충분히 이해한 후 동의하여 위 근로계약을 체결하였음을 확인한다’는 취지의 별도의 확인란에 자필로 서명하였다.

2)

위 근로자들은 이 사건 사업장에서 근로하는 동안 피고인에게 연차를 사용하지 못한 것에 대해 불만을 제기하기는 하였으나, 위 사업장에서 퇴직하기 전까지 미사용 연차유급휴가수당을 받지 못한 것에 대하여는 특별한 이의를 제기한 사실이 없다.

3)

나아가 피고인은 D에게 2021. 6.부터 월 2,416,660원(연봉 약 2,900만 원), 2021. 8.부터 월 2,500,000원(연봉 약 3,000만 원), 2021. 10.부터 월 2,666,667원(연봉 약 3,200만 원), 2022. 1.부터 월 3,000,000원(연봉 3,600만 원)을 지급하였고, E에게도 2021. 8.부터 월 2,416,888원(연봉 약 2,900만 원), 2021. 10.부터 월 2,583,334원(연봉 약 3,100만 원), 2022. 1.부터 월 2,833,334원(연봉 약 3,400만 원), 2022. 8.부터 월 2,916,667원(연봉 약 3,500만 원)을 각 지급함으로써 1년 사이에 3-4회에 걸쳐 연봉을 인상해 주었는데, 이는 피고인이 각종 법정수당을 고려하여 연봉을 수 회 인상하여 지급하였다는 변소와 부합하는 사정이다.

4)

피고인의 사업장에서 근로한 다른 근로자들도 위 근로자들과 동일하게 포괄임금제 방식의 계약을 체결하는 데 동의하였고, 이 사건이 문제되기 전까지 피고인에게 미사용연차유급휴가수당을 지급하지 않은 것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였던 것으로 볼 만한 사정은 없다(한편 서울지방고용노동청의 조사 결과 다른 근로자들 5명에 대하여도 미사용연차유급휴가수당이 지급되지 않은 것으로 조사가 되었으나, 다른 근로자들 5명은 ‘연봉계약에 미사용연차수당이 포함되었음을 익히 알았으며, 실질적인 임금 인상으로 충분히 보상을 받았기에 진정을 취하한다.’는 취지가 기재된 진정 취하서를 제출함으로써 피고인에 대해 처벌불원 의사를 표시하였다).

3.

결론

그렇다면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동식(재판장) 이유경 박계현

각주1) 피고인 D은 2020. 8. 10., 피고인 E은 2021. 2. 1. 각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는데, 위 연봉의 정액은 모두 2,700만 원이었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