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 B은 원고에게 60,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25. 10. 1.부터 다 갚는 날까지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원고의 피고 C에 대한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 중 원고와 피고 B 사이에 생긴 부분은 피고 B이 부담하고, 원고와 피고 C 사이에 생긴 부분은 원고가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 C은 피고 B의 딸이다.
'D'이라는 상호의 개인사업자 명의는 피고 C으로 등록되어 있다(을 제6호증).
위 'D'은 설탕, 소금, 고추장 등을 소분, 포장하여 E 등의 오픈마켓을 통해 판매하는 소규모 식료품 도소매 업체인데, 피고 B이 위 'D'을 실질적으로 운영하였다.
한편 2021. 5. 1.자 표준근로계약서(갑 제3호증)에는 '원고가 "피고 B(C)"으로부터 2021. 5. 1.부터 매월 300만 원의 임금을 지급받기로' 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그런데 그 "사업주"란에는 "D"이, 위 "D"의 대표자로 "피고 B(C)"으로 각 기재되어 있고, 그 옆에는 피고 C의 인감도장이 날인되어 있으며, 피고 B의 자필 서명이 기재되어 있다(이하 '이 사건 계약'이라 하고, 그 내용이 담긴 계약서를 '이 사건 계약서'라 한다).
이 사건 소 제기 이후인 2025. 3. 12. 피고 B을 "갑", 피고 C을 "을", 원고를"병"으로 하여 아래와 같은 내용의 합의서가 작성되었는데(이하 '이 사건 합의서'라 한다), 원고와 피고 B의 이름 옆에는 원고와 피고 B 명의의 인감도장이 각 날인되어있다 (갑 제8호증).
원고는 2023. 1. 18. 중부지방고용노동청 의정부지청에 "피고 B이 대표로 있는 D에서 2021. 5. 1.~2022. 12. 31.까지 근무했으나 임금 및 퇴직금일 지급하지 않았다."라고 주장하며 근로기준법 위반을 이유로 한 진정을 제기하였으나, 중부지방고용노동청 의정부지청은 "원고가 실질에 있어 피고 B에게 종속되어 임금을 목적으로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로 볼 수 없다고 판단된다."라는 이유로 내사 종결처리를 하였음을 통보하였다(을 제2, 3호증).
피고들은 이 사건 변론종결일 현재까지 위 합의서 기재의 원금과 지연손해금을 지급하지 않고 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3, 8호증, 을 제2, 3, 6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 주장의 요지
원고 주장의 요지
원고는 2021. 1.경부터 2022. 12. 31.까지 피고들이 운영하는 'D'에서 근무하며, 피고들의 지시에 따라 위 'D'의 업무, 피고 B의 개인 업무 등 각종 업무를 수행하였다.
이후 원고는 2023. 5. 1.경 피고들과 사이에, 위와 같은 업무를 처리해주는 대가로 2021. 5. 1.경부터 월 300만 원을 지급하기로 하는 내용의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하였다.
그리고 원고는 2025. 3. 12. 피고들과 사이에 이 사건 합의서를 작성하였다.
따라서 피고들은 연대하여 원고의 용역비 6,000만 원(= 300만 원 × 20개월) 및 이에 대하여 2025. 10. 1.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아가 설령 피고 C이 'D'의 명의상 대표에 불과하여, 이 사건 계약 또는 이 사건 합의서에 따른 채무를 부담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피고 C은 상법 제24조에 따라 피고 B에 대한 명의대여자로서, 여전히 피고 B과 연대하여 원고에게 용역비 6,000만 원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 주장의 요지
피고들은 원고와 용역계약을 체결한 사실이 없고, 원고는 'D'에서 근무한 사실이 없다. 나아가 이 사건 합의서에 날인되어 있는 피고 B 명의의 도장은, 원고가 피고 B 몰래 날인한 것으로, 위 문서는 위조된 문서이다.
판단
피고 B에 대한 청구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사문서에 날인된 작성명의인의 인영이 그의 인장에 의하여 현출된 것이라면 특단의 사정이 없는 한 그 인영의 진정성립, 즉 날인행위가 작성명의인의 의사에 기한 것임이 추정되고, 일단 인영의 진정성립이 추정되면 민사소송법 제358조에 의하여 그 문서 전체의 진정성립이 추정되는 것이고, 위와 같은 추정은 그 날인행위가 작성명의 인 이외의 사람에 의하여 이루어진 것임이 밝혀지거나 작성명의인의 의사에 반하여 혹은 작성명의인의 의사에 기하지 않고 이루어진 것임이 밝혀진 경우에는 깨어지는 것이므로, 문서가 위조된 것임을 주장하는 자는 적극적으로 위 인영이 명의인의 의사에 반하여 날인된 것임을 증명할 필요가 있고, 이 항변사실을 증명하는 증거의 증명력은 개연성만으로는 부족하다(대법원 2020. 2. 6. 선고 2019다275977, 275984 판결 등 참조).2) 원고와 피고 B 사이에 이 사건 합의서의 진정성립이 인정되는지 여부<1>
이 사건 합의서의 '갑'란 옆에 날인된 인영이 피고 B의 인장에 의한 것인 사
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으므로 그 인영의 진정성립, 즉 날인행위가 피고 B의 의사에 기한 것으로 추정되고, 인영의 진정성립이 추정되는 이상 피고 B에 대해서는 이 사건 합의서의 "피고 B" 명의 부분 전체의 진정성립이 추정된다.
나아가 앞서 든 증거, 갑 제9, 11, 31호증, 을 제10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들이 제출한 증거와 피고들이 주장하는 여러 간접사정만으로는 이 사건 합의서에 현출되어있는 피고 B의 인영에 대한 날인행위가 원고에 의하여 이루어졌다거나 원고가 피고 B의 의사에 반하여 혹은 피고 B의 의사에 기하지 않고 날인행위를 한 사실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피고 B은, 피고 B이 '이행각서용(F, G)'이라고 기재된 인감증명서를 발급하였고, 2025. 3. 11. 원고와 사이에 피고 B이 원고에게 여주시 F, H 지상건물, 여주시 G 토지 및 지상건물에 대하여 매매에 관한 일체의 권한을 위임하는 내용이 담긴 이행각서를 작성하며 인감도장을 날인하였는데(갑 제9호증), 피고 B이 위 이행각서의 작성용으로 원고에게 교부한 도장을 원고가 보관하고 있음을 기화로 이 사건 합의서에 임의로 날인한 것이라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피고 B과 원고는 대면하여 위 이행각서를 작성하였고(갑 제11호증), 평소 원고가 피고 B의 인감도장을 보관하였다는 사정 등을 발견할 수 없는 점에 비추어, 피고 B이 위 이행각서 작성용으로 인감도장을 발급하여 원고에게 교부하였다면, 원고와 위 이행각서를 작성하고 난 뒤 인감도장을 원고로부터 회수하는 것이 일반적일 것이다.
피고 B은 위 이행각서의 작성일에 원고가 피고 B에게 "인주가 없다."라고 말하며 새마을금고에서 인주를 빌려 도장을 날인하겠다며 피고 B으로부터 인감도장을 건네받아 혼자 자리를 떠났고, 그때 원고가 피고 B의 인감도장을 이 사건 합의서에 날인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위와 같은 피고 B의 주장을 증명할 증거가 전혀 없다.
원고와 피고 B 사이의 통화 녹음 녹취록(을 제10호증) 기재에 따르더라도, 피고 B이 원고에게 "그럼 내가 도장을 찍었어?"라고 묻자, 원고가 "예"라고 대답하였는데, 이에 피고 B은 이에 "내 도장을 가져가서 네가 임의로 날인한 것이 아니냐."와 같은 취지로 항의하지 아니하고, "어~그래?"라고 말하였음이 확인된다.
이는 자신의 도장을 다른 사람이 임의로 날인하게 된 사실을 알게 된 사람의 반응이라고 보기에는 이례적인 반응이다.
피고 B은 원고가 피고 B으로부터 교부받아 가지고 있던 인감도장을 날인함으로써 피고 B 명의의 이 사건 합의서를 위조하고, 이를 이 법원에 제출하여 행사하였다는 이유로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의 점으로 고소하였으나, 서울북부지방검찰청은 2025. 10. 15. 원고와 피고 B이 주고받은 문자내용, 제3자 진술, 기타 정황 등에 비추어 피고 B 주장의 신빙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불기소 결정을 하였다(갑 제31호증, 서울북부지방검찰청 2025형제3228호).
원고는 이 사건 합의서에 피고 C의 인감도장이 날인되지 않은 이유와 관련하여, 원고는 피고 C의 인감 도장 날인을 피고 B에게 요구하였으나 피고 B이 "피고 C은 미국 시민권자이므로 피고 C의 인감도장은 필요 없다."라는 취지로 주장하여 피고 C의 인감도장은 날인하지 못하였다고 주장한다.
만약 원고가 이 사건 합의서를 위조하고자 하였더라면 굳이 피고 C의 인감도장을 날인하는 것을 빠트리지는 않았을 것이므로, 원고의 위와 같은 변소는 섣불리 배척할만한 것으로 볼 수는 없다.
피고 B 관련 주장에 관한 구체적 판단
원고와 피고 B 사이에 2025. 3. 12. 피고 B이 원고에게 2021. 5. 1.부터 2024. 12. 31.까지의 용역비 합계 6,000만 원 및 이에 대한 2025. 10. 1.부터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기로 하는 내용이 담긴 이 사건 합의서가 작성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따라서 원고와 피고 B 사이에, 이 사건 계약서에 기재된 바와 같이 피고 B이 2021. 5. 1.부터 원고에게 매월 300만 원의 임금을 지급하기로 하는 용역계약 내지는 위임계약이 체결되었음을 인정할 수 있다.
나아가 갑 제1, 17호증의 기재, 갑 제18호증의 영상에 따르면, 원고는 피고 B으로부터 업무지시를 받아 'D'의 거래내역에 관한 결재를 받은 사실(갑 제1호증 3쪽), 원고가 피고 B이 'D'의 대표 지위에서 주식회사 I과 동업계약을 체결하는 것에 관여한 사실(갑 제17, 18호증)이 인정되고, 이를 통해 원고가 피고 B의 지시를 받아 'D'의 업무를 수행하였음을 알 수 있다(앞서 본 중부지방고용노동청 의정부지청의 처리 결과는 원고를 피고 B의 근로자로 볼 수 없다는 취지에 불과하지, 그 결과의 기재만으로 피고 B과 원고 사이에 체결된 이 사건 계약의 내용이나 효력을 부정하는 취지였는지는 확인할 수 없다). 그리고 갑 제25호증의 기재에 따르면, 원고는 피고 B의 지시에 따라 피고 B의 개인 업무도 일부 처리해 온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피고 B은 원고에게 이 사건 계약에 따라 용역비 6,000만 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고, 원고가 이 사건 합의서의 내용에 따라 그 지급을 구하는 바와 같이, 위 6,000만 원에 대하여 2025. 10. 1부터 다 갚는 날까지 약정 지연손해금인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 C에 대한 청구에 관한 판단
살피건대, 앞서 기초사실에서 본 바와 같이, ① 이 사건 계약서에 'D'의 대표자로 '피고 B(C)'이라고 기재되어 있는 사실, ② 그 옆에 피고 C 명의의 인감이 날인되어있는 사실, ③ 이 사건 합의서의 '을'란에 피고 C의 성명만이 기재되어 있는 사실이 인정되기는 한다.
그러나 갑 제1, 2, 25, 31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보면, ① 'D'의 실질적인 대표는 피고 B이고, 피고 C은 그 명의만을 대여해준 것에 불과한 사실, ② 원고는 'D'의 업무 수행과 관련하여 피고 C이 아닌 피고 B과 연락을 주고 받은 사실(갑 제1, 25호증), ③ 'D'과 관련하여 피고 C, B이 인쇄한 명함에 피고 C이 아닌 피고 B이 '대표'로 기재되어 있는 사실(갑 제2호증), ④ 원고는 2022. 12. 27. 피고 B에게 "B 대표님의 지시와 D을 위해 나름 B 대표님의 지시를 따랐고 일을 열심히 했습니다."라는 취지의 문자메시지를 보낸 사실(갑 제1호증 5~6쪽), ⑤ 원고가 이 사건 합의서의 작성 당시 피고 B에게 피고 C의 인감도장을 요구한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이는 피고 B의 신용 불량 등의 문제로 피고 B으로부터 채무를 이행 받을 수 없을 경우에 대비해두기 위한 것이었던 사실(갑 제31호증 9쪽), ⑥ 원고와 피고 C이 서로 알고 지냈다거나, 연락을 주고받았다는 정황을 전혀 찾아볼 수 없는 사실이 각 인정된다. 따라서 원고는 이 사건 계약서의 기재에도 불구하고 피고 B을 당사자로 인식하여 위 계약 또는 합의에 이르렀다고 봄이 상당하다. 그러므로 앞서 본 인정 사실과 원고가 제출한 나머지 증거들만으로는 피고 C이 원고와 용역계약 내지는 위임계약을 체결하여, 원고에게 보수 등 명목으로 매월 3,000,000원을 지급하기로 약정하였다고 인정할 수 없다.
나아가 위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피고 C을 영업주로 오인하여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하거나 이 사건 합의서를 작성하는 등의 거래를 한 것이 아니라, 실질적 운영자인 피고 B을 거래상대방으로 인식하고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하고 이 사건 합의서를 작성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2> 따라서 상법 제24조의 명의대여자 책임은 성립하지 않는다 할 것이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그렇다면 원고의 피고 C에 대한 청구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피고 B에 대한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인용하고, 원고의 피고 C에 대한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강우찬
1원고 주장에 따르더라도, 원고와 피고 B이 이 사건 합의서를 작성하였고 당시 피고 C은 참석하지 않은사실이 인정되므로, 이 부분 문서의 위조 여부는 피고 B 부분에 한정하여 판단한다.
2타인에게 자기의 성명 또는 상호를 사용하여 영업을 할 것을 허락한 자는 자기를 영업주로 오인하여 거래한 제3자에 대하여 그 타인과 연대하여 변제할 책임이 있는데(상법 제24조), 상법 제24조에서 규정한 명의대여자의 책임은 명의자를 영업주로 오인하여 거래한 제3자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므로 거래상대방이 명의대여 사실을 알았거나 모른 데 대하여 중대한 과실이 있는 때에는 책임을 지지 아니한다(대법원 2001. 4. 13. 선고 2000다10512 판결 등 참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