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가 '피고가 2022. 5. 10. 피고의 직원인 원고에게 2,400만 원을, 변제기를 원고의 퇴직시로 정하여 대여하였는데, 원고가 2022. 10. 31. 퇴직하였음에도 원고의 퇴직금 590만 원을 공제한 나머지 1,810만 원을 변제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원고를 상대로 이 법원 2023차전136954호로 지급명령신청을 한 사실, 이 법원은 2023. 11.17. '원고는 피고에게 1,810만 원과 이에 대하여 2023. 7. 1.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비율로 셈한 돈을 지급하라'는 지급명령을 발령하였고(이하 '이 사건 지급명령'이라고만 한다), 위 지급명령이 2023. 12. 8. 확정된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1, 6, 을 1, 2의 각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다.
원고의 주장
원고는 이 사건 청구원인으로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피고는 2022. 5. 10. 원고에게 원고가 피고의 공사현장에서 수행한 성공적인 업무수행 및 피고의 대표이사 가족들에 대한 업무를 대신 돌봐준 것에 대한 성과상여금 명목으로 2,400만 원을 지급하였다. 그러나 원고는 피고의 요청에 따라 2022. 8. 24. 위 성과상여금 2,400만 원에 대하여 '원고가 피고로부터 2,400만 원을 차용하였고 퇴직시 변제한다'는 취지의 현금보관증을 허위로 작성하였으므로 위 현금보관증은 통정허위표시에 의한 것으로 무효이다.
또한 설령 위 현금보관증이 유효하다고 하더라도, 원고는 피고의 업무를 수행하면서 합계 1,750만 원의 비용을 지출하였으므로 위 비용을 정산받아야 한다. 또한 원고는 피고로부터 퇴직금 590만 원도 지급받지 못하였다. 따라서 위 2,340만 원(= 정산금 1,750만 원 + 퇴직금 590만 원)을 자동채권으로 위 현금보관증의 대여금 채권과 상계하면, 이 사건 지급명령에 의한 채권은 모두 소멸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 지급명령은 무효이거나 소멸한 채권에 터잡아 발령된 것이므로, 이 사건 지급명령에 의한 강제집행은 불허되어야 한다.
판단
갑 1, 6, 을 1, 2의 각 기재에 의하면, 피고는 2022. 8. 24. '2,400만 원을 2022. 6. 1. 수령하고 위 금액의 보관을 확실하게 하기 위하여 이 증서를 작성한다. 보관사유: 개인사용! 부채변제!, 반환일: 퇴직시까지!' 라는 내용의 현금보관증을 작성한 사실, 피고는 일자불상경 '1,810만 원(대여금 2,400만 원에서 퇴직금 590만 원 공제)을 2022. 6. 1. 수령하고 위 금액의 보관을 확실하게 하기 위하여 이 증서를 작성하고 기명날인한다. 보관사유: 개인사용, 부채변제, 반환일 2023. 6. 30.까지, 약속이행시에는 이자를 받지 아니하며 약속불이행시 이자계산을 법정이자인 연 12%로 계산한다. ※ D건물 본공사 추가정산시 변제가능' 이라고 기재한 현금보관증을 작성한 사실이 인정된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는 피고에게 피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퇴직금 590만 원을 제외한 나머지 대여금 1,810만 원과 이에 대하여 변제기 다음날인 2023. 7. 1.부터 다 갚는 날까지 약정 지연손해금율인 연 12%의 비율로 셈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원고는 사실은 2022. 5. 1. 성과상여금으로 2,400만 원을 받았음에도 허위로 위 각 현금보관증을 작성하였으므로 위 각 현금보관증은 통정허위표시에 의한 것으로 무효라고 항변하나,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 위 각 현금보관증이 통정허위표시에 의하여 작성되었다는 점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위 항변은 받아들일 수 없다.
원고는 다시 원고가 피고의 업무를 수행하면서 합계 1,750만 원의 비용을 지출하였으므로 위 비용을 정산받아야 하고, 원고는 피고로부터 퇴직금 590만 원도 지급받아야 하므로, 위 정산금과 퇴직금 합계 2,340만 원(= 1,750만 원 + 590만 원)을 자동채권으로 삼아 위 차용금 채권과 대등액에서 상계한다고 항변한다.
살피건대,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 원고가 피고의 업무수행을 위하여 1,750만 원의 비용을 대신 지출하였다거나 피고가 위 비용을 정산하기로 약정하였다는 점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특히 갑 9의 기재에 의하면, 원고는① 원고가 피고 업무 관련 경비 450만 원을 지출하였으나 위 450만 원을 지급받지 못하였고, ② 원고 개인차량을 피고를 위하여 약 6만 km 가량 운행하였으나 그 차량운행비 비용 800만 원을 지급받지 못하였으며, ③ 퇴사 후 15일 간 피고를 위하여 계속 근무하였으나 위 근로에 대한 경비 및 급여 합계 500만 원을 지급받지 못하였다는 취지의 성과금 내역 및 미지급금 내역자료를 작성한 사실이 인정되나, 위 갑 9는 원고가 일방적으로 작성한 것이므로 그대로 믿기 어렵다.
또한 피고는 원고에게 퇴직금 590만 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음을 자인하고 있으나, 갑 1, 을 2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는 대여금 2,400만 원에서 퇴직금 590만 원을 공제하고 나머지 대여금 1,810만 원을 지급한다는 취지의 현금보관증을 작성한 사실이 인정되므로, 원고와 피고는 위 퇴직금 590만 원을 위 대여금과 상계하기로 합의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위 퇴직금 590만 원은 위 상계합의에 의하여 소멸하였다. 즉, 근로기준법 제43조 제1항 본문에서 "임금은 통화로 직접 근로자에게 그 전액을 지급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여 이른바 임금 전액지급의 원칙을 선언한 취지는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임금을 공제하는 것을 금지하여 근로자에게 임금 전액을 확실하게 지급받게 함으로써 근로자의 경제생활을 위협하는 일이 없도록 그 보호를 도모하려는 데 있으므로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하여 가지는 채권을 가지고 일방적으로 근로자의 임금채권을 상계하는 것은 금지된다고 할 것이지만, 사용자가 근로자의 동의를 얻어 근로자의 임금채권에 대하여 상계하는 경우에 그 동의가 근로자의 자유로운 의사에 터잡아 이루어진 것이라고 인정할 만한 합리적인 이유가 객관적으로 존재하는 때에는 근로기준법 제43조 제1항 본문에 위반하지 아니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고, 다만 임금 전액지급의 원칙의 취지에 비추어 볼 때 그 동의가 근로자의 자유로운 의사에 기한 것이라는 판단은 엄격하고 신중하게 이루어져야 한다(대법원 2001. 10. 23. 선고 2001다25184 판결 등 참조). 원고가 상계합의가 포함된 현금보관증을 작성한 점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피고와 상계합의를 한 것으로 보아야 하고, 이러한 상계합의는 근로기준법 제43조 제1항에도 불구하고 유효하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만으로 이 사건 지급명령상 대여금 채권이 소멸되었다고 볼 수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한다.
판사 정찬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