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북부지방법원판결

서울북부지방법원 2025. 8. 21. 선고 2024가합21277 판결

주문

1.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한 2024. 1. 26. 자 해고는 무효임을 확인한다.

2.

피고는 원고에게 2024. 1. 27.부터 원고가 복직하는 날까지 월 4,500,000원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3.

원고의 피고에 대한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4.

소송비용 중 30%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5.

제2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제1항 및 피고는 원고에게 2024. 1. 26.부터 원고가 복직하는 날까지 월 4,500,000원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고, 10,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부본 송달일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전기공사업 등을 영위하는 법인이고, 원고는 2023. 12. 1. 피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그 무렵부터 서울 용산구 C 개보수공사 현장(이하 '이 사건 현장'이라 한다)에서 근로기간의 정함이 없는 상용직 근로자로 일하였던 사람이다. 원고는 2024.1. 17.경부터 피고의 근로자 D와 2인 1조로 이 사건 현장에서 노출배관작업을 하였다.

나.

원고는 2024. 1. 25. 작업중 망치로 D가 착용하고 있는 안전모를 쳤고(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 D는 같은 날 17:00경 피고의 부사장에게 '원고로부터 중망치로 안전모에 가격을 당했고, 원고가 욕을 하였으며, 머리가 멍하고 목이 많이 아프다. 목의 통증이 심해 입원하겠다.'는 취지의 문자를 발송하였다. 원고는 같은 날 18:00경 피고의 사장으로부터 전화를 받고 이 사건 사고에 대해 설명하였고, 피고의 사장은 원고에게 '현장소장의 이야기를 듣고 결정하겠다'는 취지로 말하였다.

다.

원고는 다음날인 2024. 1. 26. 07:00경 이 사건 현장에 출근하였고, 피고의 현장소장 E의 요청에 따라 E과 면담을 하였다. 원고는 면담 후 자신의 공구와 소지품을 모두 챙겨서 이 사건 현장을 떠났고, 그 다음날인 2024. 1. 27.부터 출근하지 않았다.

라.

D는 이 사건 사고 당일과 그 다음날인 2024. 1. 26. 정형외과 및 신경외과의원에서 각 상해진단서를 발급받고, 일자불상경 원고를 서울용산경찰서에 특수폭행으로 고소하였다.

마.

피고는 2024. 1. 30. 근로복지공단에 원고에 대한 고용보험 피보험자격 상실신고를 하면서, '개인사정으로 인한 자진퇴사'를 그 상실사유로 신고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호증, 을 제3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증인 E의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 주장의 요지

가.

원고

피고가 2024. 1. 26. 원고를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하면서 적법한 절차도 지키지 않았으므로 위 해고가 무효라는 확인을 구한다. 따라서 원고와 피고 사이에는 여전히 근로관계가 존속하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미지급 임금으로 해고일 다음날인 2024. 1. 27.부터 원고가 복직하는 날까지 원고의 월 임금 4,500,000원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또한 원고는 피고의 부당해고와 잘못된 고용보험 상실신고로 인하여 생활고뿐만 아니라 정신적 고통까지 겪고 있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2개월분 임금 상당액인 10,000,000원의 위자료와 그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

피고는 원고가 먼저 현장소장 E에게 "그만 둘까요?"라고 하며 사직의사를 밝혀 이에 동의하고 2024. 1. 26.자로 원고를 퇴직 처리한 것이다. 따라서 원고가 주장하는 해고는 존재하지 않는다.

3.

해고무효확인 및 임금청구에 관한 판단

가.

피고의 원고에 대한 해고의 존부

1)

관련 법리

근로계약의 종료사유는 근로자의 의사나 동의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퇴직,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해고, 근로자나 사용자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이루어지는 자동소멸 등으로 나누어 볼 수 있을 것인바, 근로기준법 제23조에서 말하는 해고란 실제 사업장에서 불리우는 명칭이나 그 절차에 관계없이 위의 두 번째에 해당하는 모든 근로계약관계의 종료를 의미한다(대법원 2011. 3.24. 선고 2010다92148 판결 등 참조).

해고는 명시적 또는 묵시적 의사표시에 의해서도 이루어질 수 있으므로, 묵시적 의사표시에 의한 해고가 있는지 여부는 사용자의 노무 수령 거부 경위와 방법, 노무수령 거부에 대하여 근로자가 보인 태도 등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사용자가 근로관계를 일방적으로 종료할 확정적 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볼 수 있는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3. 2. 2. 선고 2022두57695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앞서 본 기초사실, 갑 제2, 3호증, 을 제1호증의 각 기재, 증인 E의 증언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는 원고의 의사에 반하여 일방적으로 근로관계를 종료하고 원고를 해고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이하 피고의 원고에 대한 2024. 1. 26. 자 해고를 '이 사건 해고'라 한다).

가)

원고는 피고에게 사직서를 제출하지 않았고, 달리 원고가 피고에게 자발적으로 사직의사를 표시하였다고 볼만한 객관적인 증거는 확인되지 않는다.

나)

피고의 현장소장 E은 원고가 먼저 자신에게 "그럼 그만 둘까요?"라고 얘기하였다고 주장하나, E의 증언이나 진술서 외에 달리 원고가 위와 같은 발언을 하였다는 사실을 뒷받침할만한 객관적 증거는 확인되지 않는다.

또한 설령 원고가 위와 같은 발언을 하였다 하더라도,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위와 같이 발언한 사실만으로는 원고가 피고 또는 E에게 자진퇴사의 의사를 명확하게 밝히고 그에 따라 원고와 피고 사이의 근로관계가 종료되었다고 볼 수 없다.

①

E은 현장소장으로서 이 사건 현장의 인력관리를 전담하면서, 현장 근로자들 사이에 다툼이 생겨 원만하게 해결되지 않을 경우 이를 본사에 보고하는 역할도 하였다. 그런데 이 사건 사고의 경우 E은 피고의 부사장으로부터 연락을 받고 나서야 비로소이 사건 사고가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기 때문에, 만약 이 사건 사고가 원만히 해결되지 않을 경우 그로 인해 피고의 임원들로부터 질책을 받을 수 있는 입장에 놓여있었고, 따라서 E으로서는 위와 같은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원고에게 퇴사를 종용할 동기가 충분해 보인다. '왜 저한테 연락을 안 하고 본사에서 알아서 왜 거꾸로 오게 했냐그런 식으로 이야기했습니다', '(진술서에 기재된 "곤란한 사정"이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에) 아무래도 본사에서 거꾸로 알고 저한테 왔으니까요.', '그 와중에 본사에서 알았으니까 저는 사실 곤란하지요. 현장에서 싸웠으니까요.'라는 E의 증언(증인 E에 대한 증인신문녹취서 4, 5, 7쪽<1>) 또한 위와 같은 사정에 부합한다.

②

피고는 '현장소장이 인력 한 명 한 명이 아쉬움에도 이 사건 사고로 그만두겠다는 원고의 사직 의사를 만류하지 못하였다'고 주장한다(피고의 2024. 5. 14. 자 준비

서면 7쪽). 그러나 E이 원고에게 '이 일을 어떻게 하면 좋으냐, D가 형사고소를 준비한다는데 어떻게 하느냐?'라는 취지로 이야기하였다는 피고의 주장(피고의 2024. 5. 14.자 준비서면 5쪽), '원고가 "그만 둘까요?"라고 얘기하여 "그게 좋지 않겠냐"라고 답변했다', 'D가 법적 고소를 한다는데 어떻게 했으면 좋겠냐고 이야기했다'는 E의 증언(증인 E에 대한 증인신문녹취서 4, 5쪽), 달리 피고의 임원이나 E이 원고의 사직을 만류하거나 설득하였다는 사정은 확인되지 않고, 오히려 피고는 E과 원고의 면담이 있은지3일 만에 원고에 대한 고용보험 피보험자격 상실신고를 하여 신속하게 원고를 퇴사처리한 사실 등을 종합하여 보면, E이 원고에게 이 사건 사고에 대한 해결을 요구하며 사실상 원고의 퇴사를 종용하였고, 원고가 마지못해 '그만둘까요?'라고 말하자 곧바로 이를 승낙하여 실질적으로는 원고를 일방적으로 해고하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E에게 원고를 해고할 수 있는 권한이 없고 피고가 이를 위임한 사실도 없다고 주장하나, 앞서 본 것과 같이 피고의 임원이 원고에게 직접 퇴사 의사를 확인하는 등의 절차 없이 원고에 대한 퇴사처리가 신속하게 이루어진 이상 피고도 원고에 대한 해고를 승인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면담 당시 E에게 해고 권한 이 있었는지 여부에 따라 이 사건 해고의 존부를 달리 볼 것은 아니다.

③

E은 '피고의 임원들로부터 "D가 고소를 한다고 하니 원고와 이 사건 사고에 대해 면담을 해서 상황을 파악해보라"는 연락을 받았다'는 취지로 증언하였는데(증인 E에 대한 증인신문녹취서 6쪽), 위 증언이 사실이라면 피고로서는 E에게 D와도 면담을 지시하는 등 보다 적극적으로 사실관계를 파악하여, 원고와 D를 중재하거나 원고에 대한 징계절차를 밟는 등의 후속조치에 나아가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원고는 E과의 면담이 끝나자마자 자신의 공구와 소지품을 챙겨 이 사건 현장을 떠났고, 이후 피고가 위와 같은 후속조치를 취하였다고 볼만한 사정은 확인되지 않는다.

다)

피고는 2024. 1. 30. 고용보험 피보험자격이 상실되었다는 전자문서를 받고나서 피고의 사장에게 따졌다는 원고의 주장은 2024. 1. 26. 해고 통지를 받았다는 주장과 모순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가 2024. 1. 26. 피고로부터 해고 통지를 받았다면 원고는 당연히 실업급여 수급자격이 주어지는 '권고사직'이 상실사유일 것으로 기대하였을 것이므로, 실업급여를 받을 수 없는 '개인사정으로 인한 자진퇴사'가 상실사유로 되어 있는 것을 확인하고 피고 측에 항의한 것은 원고 입장에서 자연스러운 행동이라 할 것이다. 오히려 피고의 주장처럼 원고가 자진퇴사한 것이라면, 고용보험 피보험자격상실신고통지서에 '개인사정으로 인한 자진퇴사'가 상실사유로 되어 있는 것은 정확한 기재이므로 원고가 피고 측에 항의할 이유나 명분이 없다고 봄이 타당하다.

라)

피고는 원고와 같은 기술자를 강제로 해고할 이유가 없고 2024. 2.경 부당해고를 주장하는 원고에게 재입사를 권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피고가 원고에게 재입사를 권하였다는 주장을 뒷받침할만한 객관적인 자료는 전혀 제출되지 않았고, 원고의 나이, 직업, 원고가 이 사건 해고일 이후 재취업을 하지 못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으로 볼 때, 피고가 재입사를 권하였다면 원고가 이를 거절하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나.

이 사건 해고의 위법 여부

사용자는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그 효력이 있다(근로기준법 제27조 제1, 2항).

그런데 원고가 피고를 해고한 사실은 앞서 본 것과 같고, 원고가 피고에게 이 사건 해고의 사유와 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지 않은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으므로, 결국 원고의 피고에 대한 이 사건 해고는 근로기준법이 정한 서면통지의무를 위반하여 무효이다. 또한 피고가 이 사건 해고의 존부 및 그 위법 여부에 대하여 다투고있는 이상, 원고로서는 이 사건 해고의 무효 확인을 구할 확인의 이익도 있다.

다.

임금지급의무의 범위

1)

사용자의 부당한 해고처분이 무효이거나 취소된 때에는 그동안 피해고자의 근로자로서의 지위는 계속되고 있었던 것이 되고, 근로자가 그간 근로의 제공을 하지 못한 것은 사용자의 귀책사유로 인한 것이라 할 것이니 근로자는 민법 제538조 제1항에 의하여 계속 근로하였을 경우에 받을 수 있는 임금 전부의 지급을 청구할 수 있다(대법원 2012. 2. 9. 선고 2011다20034 판결 등 참조).

2)

이 사건 해고가 무효인 사실은 앞서 본 것과 같고, 갑 제4, 5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2024년 기준 월 급여 4,500,000원에 대한 근로자 부담액모의계산 결과 건강보험료는 159,520원이고 장기요양보험료는 20,650원인 사실, 원고가 실제 납부한 2024년 1월분 건강보험료 및 장기요양보험료는 위 모의계산 결과와 같이 159,520원 및 20,650원인 사실, 따라서 피고에 재직할 당시 원고의 임금은 월 4,500,000원인 사실이 각 인정된다.

그렇다면 피고는 원고에게, 원고가 계속 근로하였을 경우 받을 수 있는 임금으로서 이 사건 해고일 다음날인 2024. 1. 27.부터 원고가 복직하는 날까지 월 4,500,000원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위자료 청구에 관한 판단

가.

관련 법리

일반적으로 사용자의 근로자에 대한 해고 등의 불이익처분이 정당하지 못하여 무효로 판단되는 경우에도 그러한 사유만에 의하여 곧바로 그 해고 등의 불이익처분이 불법행위를 구성하게 된다고 할 수 없고,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하여 징계해고 등을 할 만한 사유가 전혀 없는데도 오로지 근로자를 사업장에서 몰아내려는 의도하에 고의로 어떤 명목상의 해고사유 등을 내세워 징계라는 수단을 동원하여 해고 등의 불이익처분을 한 경우처럼, 사용자에게 부당해고 등에 대한 고의·과실이 인정되는 경우에 있어서는 불법행위가 성립되어 그에 따라 입게 된 근로자의 정신적 고통에 대하여도 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대법원 1996. 2. 27. 선고 95다11696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 판단

이 사건 해고가 서면통지의무를 위반하여 무효인 사실은 앞서 본 것과 같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 즉 피고는 D가 원고에 대한 형사고소를 예고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 사건 사고를 조기에 수습하기 위해 원고를 해고한 것으로 보이는 점, 실제로 D는 원고를 특수폭행으로 고소하였는데, 수사결과 고소사실이 인정된다면 이는 징계사유에도 해당할 수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원고를 해고할 사유가 전혀 없는데도 오로지 원고를 사업장에서 몰아내려는 의도로 이 사건 해고에 나아갔다는 등 피고에게 이 사건 해고에 대한 고의·과실이 있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 사건 해고가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원고의 피고에 대한 위자료 청구는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5.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신명희(재판장) 김윤서 이승재

각주1) 전자소송기록뷰어 기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