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부지방법원판결

서울서부지방법원 2009. 1. 15. 선고 2008노903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벌금 500만 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5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위반(명예훼손)의 점,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의 점, 명예훼손의 점, 모욕의 점은 모두 무죄.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

가.

피고인

(1)

08고단83호, 08고단145호 사건에 대하여

피고인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글을 배포하고, 표현물을 게시한 것은 노동조합의 활동에 대한 일종의 선전행위이므로 정당한 조합활동으로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에 의하여 면책되거나, 형법 제310조에 이하여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으로서 위법성이 조각되어야 한다.

(2)

07고단2747호 사건에 대하여

공소사실에서 문제삼은 바와 같은 격려금 지급과 관련하여, 2007년 이전에는 이러한 대규모 격려금 지금의 지원근거를 찾을 수 없으므로, 투표일 무렵에 이루어진 대규모 격려금 지급에 대하여 '돈봉투 살포','금품살포'라고 표현한 것은 허위사실의 적시라고 볼 수 없다.

(3)

08고단10, 08고단280호 사건에 대하여

(가)

공동건조물침입의 점에 대하여

피고인은 당시 현장에 있지도 아니하였고, 건조물 침입을 구체적으로 지시한 바 없는데도 공동건조물침입죄의 공동정범의 죄책을 지는 것은 부당하다.

(나)

공동재물손괴의 점에 대하여

스티커 내용이 정당한 주장이고, 따라서 이는 조합의 표현행위의 일환으로 보아야 하므로 노동관계조정법의 취지에 비추어 재물손괴죄가 성립하지 아니한다.

(4)

공소사실 전체에 대한 양형부당

가사 공소사실을 전부 유죄로 판단한다 하더라도, 원심법원이 선고한 형(벌금 1천만 원)은 너무 과다하여 부당하다.

나.

검사

이 사건 범행으로 인한 피해가 매우 크고, 피고인이 노동조합 위원장으로서 범행을 주도한 점 등 여러 가지 정상에 비추어 원심법원이 선고한 형(벌금 1천만 원)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2.

피고인의 항소이유에 대한 판단

가.

인정사실 등

원심법원이 적법하게 조사하여 채택한 증거들을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들을 인정할 수 있다.

(1)

B공사(전신은 C)는 2003. 12. 31.경 '열차의 운전취급 등 안전과 관련된 업무'와 '승객서비스 업무'를 분리하여 승객서비스 업무는 외주업체에 외주화하기로 하고, 재단법인 D에게 승객서비스 업무와 케터링서비스(도시락 주문배달, 커피 등 열차내 판매서비스)를 일괄하여 위탁하기로 하였다.

(2)

이에 따라 B공사는 재단법인 D(사후에 E에 위 업무를 이양하였다. 그 이후에는 E이라고 한다)와 사이에 고객서비스업무위탁계약을 체결하였고, 이에 따라 E은 계약직 근로자(1년마다 근로계약의 갱신이 필요하다)로서 여승무원들을 고용하였다. 그런데, 여승무원들은 2005. 10.경 비정규직 고용불안을 이유로 B공사를 상대로 E 소속의 비정규직에서 B공사의 정규직으로의 전환을 요구하기 시작하였다.

(3)

그런데 E은 2005. 12. 26.경 F 고객서비스 사업을 폐지하기로 하면서 B공사가 F 고객서비스 업무를 G에게 위탁하기로 하였다. 그리고 B공사는 E에 대한 F 고객서비스 사업을 2006. 5. 15.까지 종료하기로 하고, 2006. 5. 9. F여승무원들에게 2006. 5. 15.까지 G로 이적하지 아니할 경우 이적 시한이 만료된다고 통보하였다. E은 여승무원들이 위 이적 기간 내에 G로 이적하지 아니하자 2006. 5. 15. 이들을 해고하였다.

(4)

이에 F여승무원들은 2006. 2. 22.경부터 B공사의 정규직으로의 전환을 요구하면서 B공사 소유의 H역사 일부를 점유한 채 구호를 외치고 노래를 부르는 등 시위를 하고, H역사 또는 I역사의 개찰구 내로 진입하여 승강장 또는 F 열차 차량 외벽, 내부 등에 피신청인들의 요구를 적은 스티커를 부착하였다.

(5)

그런데, B공사와 F여승무원들간에 근로계약관계가 존재하는지 여부에 관하여, 서울고등법원 2008. 4. 8.자 2006라1737사건에서는 B공사가 F여승무원들에 대한 인사관리의 시행주체인 점, E이 B공사로부터 사업상 독립성을 가진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에 비추어 B공사는 위장도급의 형식으로 근로자를 사용하기 위하여 E(D)이라는 법인격을 이용한 것에 불과하고 실질적으로는 B공사가 F여승무원들을 채용한 것과 마찬가지의 근로계약관계가 존재한다고 판단하였다. 나아가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는 2008. 12. 2. B공사와 F여승무원간에 묵시적 근로계약관계가 인정되는 이상 E이 한 해고는 B공사가 행한 부당해고에 해당하고, B공사와의 관계에서 F여승무원들의 근로자지위의 임시보전과 임금지급을 구하는 가처분 신청을 인용하였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08. 12. 2.자 2008카합3449 결정).

나.

08고단83호 사건에 대한 판단

(1)

공소사실의 요지 및 원심법원의 판단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는,

조합 정책기획실장인 J는 2007. 8. 6.자 'K노동조합신문 호외'에 게재된 'L'라는 제목의 글을 작성하였다.

J가 작성한 위 글에는 "M 사장은... 'N'라는 친위조직을 만들어 특별한 우월감을 심어주지만, 현장에서 산업재해로 숨진 노동자들의 빈소엔 한 번도 조문 오지 않아 빈축을 샀다. M 사장은 청렴을 그렇게 강조했지만 B공사에 비리사건이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 국정감사, 감사원, 기획예산처 등에서 지적했던 방만한 자회사들, 그 임원 대부분이 B공사 퇴직 경영진이다. 스스로 낙하산이 되어 부임한 M 사장은 퇴직 경영진을 낙하산으로 자회사에 보내고 있는 것을 방치하고 있는 것이다.... M 사장은 최근 B공사 이름을 'O'로 바꾸고 공공연히 'O 그룹'이라는 표현을 쓰고 있다. 정부투자기관인 B가 왜 'O 그룹'이 되어야 할까? M 사장은 추석이나 설 때 외제차를 빌려 '집에 보내주는 이벤트'도 하고 있다. 'O'이라는 미국식 이름과 외제차는 M 사장의 천박한 철학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P은 M 사장이 발탁한 인물이다. 역 무인화 폐지, 기관사 1인 승무, 전철 차장 생략, 역 외주위탁, 시설 및 전기 분야 외주위탁 등 각종 구조조정 정책에 앞장서왔다. 뿐만 아니라 F, Q 승무 업무를 외주화하는데 앞장섰고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외주화하거나 차별 고착화하는데 거침없이 밀어붙이는 장본인이다. 이 같은 인물이 계속해 출세 가도를 달리는 한 출세에 눈먼 철도관료들이 그를 본받을 우려가 있다... M 사장의 권력남용은 말할 나위도 없다. 철도를 자신의 왕국으로 만들었다. 자신의 퇴진 투쟁이 걸리자 핵심 경영진 모두에게 사표를 제출토록 한 사실이 이를 증명한다. 말썽이 났던 집무실, 비서진, 업무용 자동차 등은 빙산의 일각으로 제왕적 경영의 징표들이다. 전시경영은 세계 최고, 동양최초를 자랑하던 5공화국의 독재자를 떠올리게 한다..." 라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

그러나 'N'는 피해자 M의 친위조직이 아니고, 피해자는 소위 '낙하산 인사'로 B공사 사장에 부임한 사실이 없으며, 피해자가 핵심 경영진 모두에게 사표를 제출토록 한 사실 등도 없었다. 그런데도 피고인은 2007. 8. 6.경 위 글 앞에 피해자와 공사의 상임이사인 P의 사진을 영화 'R' 포스터에 합성한 'S'이라는 제목의 문서를 게재하여 2007. 8. 6.자 'K노동조합신문 호외'를 발행한 후 같은 일시경 조합 각 지부를 통해 소속 조합원 25,000여명에게 이를 배포하여, 위와 같은 방법으로 피고인과 J는 공모하여 비방의 목적으로 'K노동조합신문 호외'를 배포함으로써 공연히 허위의 사실을 적시하여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하였다는 것이고, 이에 대하여 원심법원은 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였다.

(2)

당심의 판단

그런데, 원심법원의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하기 어렵다.

(가)

형법 제309조 제1항 소정의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죄는 타인을 비방할 목적으로 신문, 잡지 또는 라디오 기타 출판물에 의하여 사실을 적시하여 타인의 명예를 훼손할 경우에 성립되는 범죄인바, 먼저 범인이 적시한 사실이 허위이어야 할 뿐 아니라 범인이 그와 같은 사실이 허위라고 인식하여야만 하고(대법원 1988. 9. 27. 선고 88도1008 판결 등 참조), 적시한 사실이 허위임을 범인이 인식하였다는 점에 대하여 검사가 합리적인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입증하여야 한다(대법원 2000. 2. 25. 선고 99도4757 판결 참조).

(나)

그렇다면, 피고인이 게재한 게시물의 내용 중 'N'는 피해자 M의 친위조직이고, 피해자가 '낙하산 인사'로 B공사 사장에 부임하였고, 피해자가 핵심 경영진 모두에게 사표를 제출토록 하였다는 것이 '허위의 사실'을 적시한 것인지 여부에 관하여 보건대, T에 대한 사법경찰관 작성의 진술조서, 증제1-1호(패러디 합성사진 사본1), 증제1-2~3호(J 기사), 증제1-4호(U 기사)의 각 기재 및 영상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다.

오히려, 원심증인 J의 진술에 의하면, N는 B공사의 젊은 직원 위주로 구성된 비공개 조직인 점, M은 B공사와는 별 연관성 없는 정치인 출신으로서 제16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낙선 이후 B공사에 부임하였던 점, 당시 이사급, 본부장, 지사장 등이 한명도 빠짐 없이 일괄 사표를 제출하였던 사정 등을 인정할 수 있고, 여기에 앞서 살펴본 사실관계를 보태어 보면 게시물에서 적시된 사실이 명백히 허위라고 단정하기 어렵고, 가사 허위라 하더라도 피고인으로서는 진실이라고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다)

나아가 비방의 목적에 관하여 보건대, 여기서 '비방할 목적'이란 가해의 의사 내지 목적을 요하는 것으로서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과는 행위자의 주관적 의도의 방향에 있어 서로 상반되는 관계에 있다고 할 것이므로, 적시한 사실이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인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비방할 목적은 부인된다고 봄이 상당하다(대법원 2005. 4. 29. 선고 2003도2137 판결 참조). 한편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한 때'라 함은 적시된 사실이 객관적으로 볼 때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으로서 행위자도 주관적으로 공공의 이익을 위하여 그 사실을 적시한 것이어야 하는 것인데, 여기의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에는 널리 국가·사회 기타 일반 다수인의 이익에 관한 것뿐만 아니라 특정한 사회집단이나 그 구성원 전체의 관심과 이익에 관한 것도 포함하는 것이고, 적시된 사실이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인지 여부는 당해 적시 사실의 내용과 성질, 당해 사실의 공표가 이루어진 상대방의 범위, 그 표현의 방법 등 그 표현 자체에 관한 제반 사정을 감안함과 동시에 그 표현에 의하여 훼손되거나 훼손될 수 있는 명예의 침해 정도 등을 비교·고려하여 결정하여야 하며, 행위자의 주요한 동기 내지 목적이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면 부수적으로 다른 사익적 목적이나 동기가 내포되어 있더라도 무방하다.

원심증인 J의 진술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여러 사정과 앞서 인정한 사실관계에 의하면, 이와 같이 F여승무원들의 고용불안 문제가 K노조의 당면한 현안이 되어 투쟁을 펼쳐나가고 있는 상황에서, 위 게시물은 당시 B공사의 대표자로서 정책결정권자였던 M의 임용과정, 경영철학의 문제점 등(이는 당시 일부 언론에서도 보도되기도 하였던 문제이다)을 조합원들에게 널리 알리고 환기시킴으로써, B공사로 하여금 F여승무원들의 직접 고용을 촉구하기 위한 목적에서 K노동조합원들을 상대로 배포되는 K노동조합신문에 게재되었다는 점에서 조합원 전체의 관심과 이익에 관한 사항으로 볼 수 있어 객관적으로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이고, 그 주된 목적 역시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다(비록 피해자에 대한 일부 비판적인 어휘를 사용하면서 부수적으로 비난의 목적을 달성하고 있다 하더라도, 그 주된 목적이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인 이상 결론을 달리 할 수는 없다).

따라서,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임을 인정할 수 있는 이상 비방의 목적을 인정할 수도 없다.

(라)

그렇다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위 공소사실을 인정하기 부족하므로 위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할 것이므로, 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고, 이를 지적하는 피고인의 주장은 이유 있다.

다.

08고단145호 사건에 대한 판단

(1)

공소사실의 요지

(가)

피고인의 투쟁지침에 따라 V 등 조합 조합원들은 2007. 4. 일자불상경부터 같은 해 5. 29.경까지 전국의 철도역사에 주·정차되어 있는 F 및 Q 열차 객실에 'W'라는 제목으로 "원칙을 강조하지만 정작 본인은 낙하산 인사(데리고 온 비서만 20명), 반짝 이벤트를 즐김(단, 결과는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음), 철도 공공성과 안전은 외면, 상업위주의 서민무시정책 추구, 월급 1원의 공기업 CEO, 과거에는 사형수, 현재는 노동자해고 전문가, 장래희망은 화려한 정치권 복귀, M 사장의 무능으로 B공사가 공기업 고객만족도 조사에서 모두 꼴찌를 해도... 철도의 늘어나는 적자와 상관없이 언론 앞에서 자신의 정치적인 행보를 위해 기분만 내고 있습니다..." 등의 내용이 기재되어 있는 스티커, 'X'이라는 제목으로 "B공사는 F 승무원에 이어 Q 승무원까지 2006년 12월 31일부로 길거리로 내몰았습니다. M 사장은 과거에 민주투사였는지는 몰라도 지금은 해고 전문가이고 '열차에 불이 나면 고객이 불을 끌 것'이라며 안전을 포기하는 발언까지 합니다..." 등의 내용이 기재되어 있는 스티커, 'Y'라는 제목으로 "B공사는 F 및 Q 승무원 대량해고로 대답하였습니다... 2007년 1월 1일 Q 승무원들이 강제위탁을 반대하여 정리해고를 당하였습니다... 비정규직에 대한 차별과 탄압, B공사 M 사장의 비인간적인 경영에 끝까지 저항하여 F와 Q로 돌아가 여러분의 안전과 편안함을 지켜드리고 싶습니다" 등의 내용이 기재되어 있는 스티커를 각 부착하였다.

그러나 피해자 M은 공사 사장으로 부임하면서 비서를 데리고 온 사실도 없고, 철도의 공공성과 안전을 외면한 사실이 없으며, 1회성 이벤트를 즐긴 사실도 없고, 공사에서 F 여승무원 및 Q 여승무원을 해고한 사실이 없으며, 승무사업을 강제 위탁하거나 승무원들을 정리해고 한 사실도 없었다. 그런데도 피고인과 V은 공모하여 공연히 허위의 사실을 적시함으로써 피해자와 공사의 명예를 훼손함과 동시에 공연히 피해자를 모욕하였다.

(나)

피고인의 투쟁지침에 따라 V 등 조합 조합원들은 2007. 5. 3.경부터 약 2개월 동안 대전 서구 Z에 있는 공사의 청사 앞길에서 그곳을 지나는 사람들에게 "공개수배, 인상착의 '민주투사의 탈을 씀', 주요행동 '노동자 탄압, 양심상태 불량, 성차별적 고용', 위 사람을 발견시 돌을 던져주세요"등의 내용이 기재된 'AA'라는 제목의 유인물을 배포함으로써, 피고인과 V은 공모하여 원심판시 별지 범죄일람표(3) 기재와 같이 총 4회에 걸쳐 공연히 피해자 M을 모욕하였다.

(2)

원심법원의 판단

이에 대하여 원심법원은 위와 같은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판단하였다.

(3)

당심의 판단

그러나, 원심법원의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하기 어렵다.

(가)

먼저 명예훼손의 점에 대하여 본다.

형법 제307조 제2항 소정의 명예훼손죄가 성립하기 위하여는 사실을 적시하여야 하고, 그와 같이 적시된 사실이 객관적으로도 허위여야 할 뿐만 아니라, 주관적으로 피고인이 그와 같은 사실이 허위라는 점을 인식하여야 함은 앞서 살펴본 바와 같다.

먼저, 'F 여승무원 및 Q 여승무원을 대량해고하였다', '데리고 온 비서만 20명'이라는 부분은 사실을 적시한 것이긴 하나, 이와 같은 사실이 허위인지에 관하여 원심증인 AB의 진술, F여승무원 불법파견 여부 재조사결과, B공사 제출의 각종 보고서 및 보도자료 등 기타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오히려 원심증인 J의 진술 및 앞서 살펴본 사실관계에 의하면, 피해자 M이 B공사에 부임할 당시 홍보실까지 합하여 약 40여명 정도의 직원을 데리고 온 것이 국정감사 과정에서 드러났고, B공사가 F여승무원들을 정규직원으로 직접 고용하지 아니하여 당사자 사이에서 장기간 분쟁이 일어나고 있었는데 그 이후 법원에 의하여 B공사가 F여승무원들을 부당해고 한 것이라는 판단까지 이루어진 바 있음을 알 수 있다.

그 이외 '철도의 공공성과 안전성을 외면하였다'거나, '반짝 이벤트를 즐긴다'는 등의 표현은("나는 누구일까요" 스티커 부분), 앞서 인정한 바와 같이 B공사가 '열차의 운전취급 등 안전과 관련된 업무'와 '승객서비스 업무'를 분리하여 승객서비스 업무를 외주업체에 외주화하고 이를 직접 담당하는 F여승무원들을 정규직으로 채용하지 아니하였다는 점이나, B공사가 추진하는 적자선 폐지, 역무인화 추구, 청소년·유아·장애인 할인 축소, 차량정비 축소 등의 다른 사업 역시 철도의 안전성을 외면한 채 추진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문제점을 지적하고, 공기업인 B공사가 본연의 공공성에 집중하지 아니하고 외제승용차로 고객 모시기 등 많은 예산을 필요로 하는 홍보성 사업에 몰두하는 것이 잘못되었다는 견해를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이고, 이와 같은 상황에 대한 풍자성 그림과 더불어 전반적으로 AC노동조합의 견해를 표명한 것에 지나지 아니하므로, 그로 인하여 어떠한 사실관계를 적시한 것으로 볼 수는 없다.

(나)

다음으로 모욕의 점에 대하여 본다.

①

위 (1)의 (가)항

살피건대, 모욕죄에서의 모욕이란 사실을 적시하지 아니하고 사람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만한 추상적 판단이나 경멸적 감정을 표현하는 것을 말한다고 할 것인데(대법원 2003. 11. 28. 선고 2003도3972 판결 참조), 이 사건에서 문제된 스티커에 기재된 내용들은('노동자 해고 전문가', M 사장의 무능', 'M 사장의 비인간적인 경영') 그 전체적인 취지가 F여승무원들에 대한 대량 부당해고를 감행한 B공사 대표자 M을 비난함과 동시에 공기업으로서의 B공사로 하여금 위장도급하여 사용중이던 F여승무원들의 직접 고용을 촉구하는 취지이고, 이와 같은 F여승무원들에 대한 위장도급, 부당해고 문제는 언론에서도 비중있게 보도되면서 크게 사회적 이슈화 되기도 하였던 점, B공사가 위장도급 방식으로 부당하게 F여승무원들을 사용하여 왔음이 법원에서 최종적으로 확인까지 되었던 점, 기타 글의 전체적인 맥락에 비추어 사회통념상 피해자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내용의 경멸적인 판단을 표시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②

위 (1)의 (나)항

원심판시 별지 범죄일람표 (3)의 1항에서 배포된 유인물에는, '노동자 탄압하는 악질 경영자', '완전히 변절한 M 사장', '공개수배' 라는 항목에서 피해자 M의 '죄명'을 여승무원들을 전원해고한 죄 등으로 기재하고, 있고, 위 범죄일람표 (3)의 2~4항의 플래카드에는 '해고전문가', '변절한 민주투사' 등의 표현이 기재되어 있기는 하다.

앞서 위 ①항에서도 살펴보았듯이 위 각 표현물들이 전제하고 있는 사실관계는 객관적인 상황에 상당 부분 부합하고 있고, 당시 F여승무원들 지위의 최종결정권자인 B공사 사장이라는 피해자 M의 지위, 이 사안의 성격와 내용, 위 각 표현물에서 지나친 욕설이나 비속어의 사용까지는 이루어지지 아니한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위 유인물에서 담고 있는 표현이나 비유적 기법 등이 피해자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경멸적인 판단이라고 보기 어렵고, 가사 이를 모욕적이라 본다 하더라도 기타 제반 사정에 비추어 그 사회적 상당성을 벗어났다고 보기 어려워, 어느모로 보나 위법성을 인정할 수 없다.

(다)

결국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명예훼손의 점 및 모욕의 점에 관한 공소사실 모두를 인정하기 부족하므로 위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 따라서 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고, 이를 지적하는 피고인의 주장은 이유 있다.

라.

2007고단2747호 사건에 대한 판단

(1)

공소사실의 요지 및 원심법원의 판단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은 2007. 8. 21. 불상의 장소에서 조합의 인터넷 사이트에 접속하여 'AD'이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작성하였다. 그 성명서에는 "투표일이 다가오면서 B공사는 전제주의적 노조 탄압에서부터 금품살포의 치졸한 기만책까지 투표 방해를 위한 책동을 총동원하고 있다... 높으신 지사장과 관리자들이 각 역과 사업소를 방문하고 '하계 수송 격려'라는 명목으로 30만 원이 든 돈 봉투를 돌리고 있다... 사장은 지사장과 단장에게 사표를 강요하고, 사표를 저당 잡힌 지사장은 자신과 지사 간부들을 M 사장의 방패막이로 현장에 내몰고 있다... 'M 사장 구하기' 작전에 전 관리자가 총 동원되어 돈 봉투 살포와 감언이설, 회유, 협박을 일삼고 있는 것이다"라는 내용이 게재되어 있다.

그러나 B공사(이하 '공사'라고 한다) 사장인 피해자 M은 예산에 명시된 격려금을 집행하였을 뿐 지사장 등에게 사표를 강요하지는 않았고, 이로써 피고인은 피해자를 비방할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허위의 사실을 적시하여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하였다는 것이다.

이에 대하여 원심법원은 피고인에 대한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2)

당원의 판단

그러나 원심법원의 판단은 다음과 같은 점에서 수긍할 수 없다

(가)

'금품살포', '지사장과 단장에게 사표를 강요하였다'고 적시한 부분이 허위사실의 적시인지에 관하여 보건대, 원심증인 AE의 일부 진술만으로는 이와 같은 점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오히려 원심법원이 적법하게 조사하여 채택한 증거들, 특히 원심증인 AE, J의 각 진술, 보도자료(2007형제53692 수사기록 25쪽), 원심법원의 B공사에 대한 사실조회 결과를 종합하면, 2007년 이전에는 이 사건 게시글에서 문제삼은 바와 같은 대규모 격려금을 지급한 적은 없었던 사실, 또한 사장퇴진 찬반투표 시기에 즈음하여 지사장과 단장 등이 일괄 사표를 제출하였고, 이에 대하여 B공사에서는 보도자료까지 내어서 핵심 경영진이 회사에 대한 충정으로 스스로 사직서를 제출한 것이라고 해명하였던 사실들을 인정할 수 있어, 적시한 사실은 대체로 진실에 부합하는 것들이거나 피고인이 그와 같은 사실이 진실이라고 믿음에 상당한 이유가 있었다고 할 것이다.

(나)

나아가 비방의 목적이 있는지에 관하여도 보건대, 원심법원이 적법하게 조사하여 채택한 증거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게시글은 K노동조합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게시된 것으로서, B공사 대표자 M이 추진하고 있던 구조조정(F여승무원들의 부당해고 문제도 포함한다)에 반대하는 의사를 가지고 있던 AC노동조합이 조합원들 내부간의 의견수렴을 위하여 M 사장 퇴진 찬반투표를 시행하기로 하였는데, 그 투표일이 다가올 그 무렵 '하계 수송 격려금'이라는 이름으로 종래에 지급되지 않았던 대규모 지원금을 관리자들이 현장 근무자들에게 지급하자, K노동조합에서는 이러한 금원지급이 투표의 공정성을 훼손하려는 의도가 아닌지 의심하였고 조합원들에게 이러한 문제제기를 하기 위한 목적에서 이 사건 게시글을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바, 이러한 문제제기는 K노동조합원 전체의 관심과 이익에 관한 사항으로 볼 수 있어 객관적으로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이고, 그 주된 목적 역시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으로 볼 수 있어, 비방의 목적은 부인된다고 할 것이며, 달리 비방의 목적을 인정할 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다.

(다)

결국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공소사실을 인정하기 부족하므로 위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 따라서 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고, 이를 지적하는 피고인의 주장은 이유 있다.

마.

2008고단10호, 280호 사건에 대한 판단

(1)

공동건조물 침입의 점

살피건대, 공모공동정범에 있어서의 공모는, 두 사람 이상이 공동의 의사로 특정한 범죄행위를 하기 위하여 일체가 되어 서로가 다른 사람의 행위를 이용하여 각자 자기의 의사를 실행에 옮기는 것을 내용으로 하여야 하는 것이나, 그 공모의 판시는 모의의 구체적인 일시, 장소, 내용 등을 상세하게 판시하여야만 할 필요는 없고 의사합치가 성립된 것이 밝혀지는 정도면 된다(대법원 1996. 3. 8. 선고 95도2930 판결 참조)

이 사건의 경우를 돌이켜 보건대, 원심법원이 적법하게 조사하여 채택한 증거들을 종합하면, 피고인은 당시 K노동조합의 위원장으로서 K노조의 행동방침을 정하고 이를 집행하거나 집행할 것을 지휘·감독하는 위치에 있었고, 피고인이 열차에 스티커를 붙이라는 투쟁지침을 하달하고 노조원들이 위 투쟁지침에 따라 원심 판시 스티커를 부착하기 위하여 AF관리단이나 AG사업소에 침입한 것이므로, 아래에서 볼 공동재물손괴의 점뿐만 아니라 이를 위한 전 단계인 건조물침입의 점에 대하여도 피고인과 노조원들 간에 의사의 합치가 있었고 따라서 피고인이 공모공동정범으로서 그 죄책을 지는 것은 타당하다.

따라서, 피고인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2)

공동재물손괴의 점

(가)

재물의 겉면에 낙서를 하거나 게시물을 부착하는 행위 등이 형법 제366조 소정의 재물손괴죄에 해당하는 것인지 여부는, 당해 재물의 용도와 기능, 그 행위가 재물에 미치는 영향과 재물의 미관을 해치는 정도, 재물 이용자들이 느끼는 불쾌감이나 저항감, 원상회복의 난이도와 거기에 드는 비용, 그 행위의 목적과 시간적 계속성, 행위 당시의 상황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사회통념에 따라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7. 6. 28. 선고 2007도2590 판결 참조).

(나)

살피건대, 원심이 적법하게 조사하여 채택한 증거들에 의하면, K노조원들이 2007. 4. 17.부터 2007. 5. 8.까지 4회에 걸쳐 AF관리단 내에 정차되어 있던 B공사 소유 열차들의 창문과 차체 등에 총합계 25,377장에 이르는 스티커를 부착하고, 2007. 4. 2.부터 2007. 6. 25.까지 사이에 15회에 걸쳐 AG사업소내에 정차되어 있던 B공사 소유 열차들의 창문과 차체 등에 총 24,422장에 이르는 스티커를 부착한 사실, AF관리단 내에 정차되어 있던 F의 창문과 차체 등에 부착된 스티커를 제거하기 위하여 B공사가 외주 용역업체에게 지출한 비용으로 총 11,381,568원(대형스티커 2.851,920원, 소형스티커 8,529,648원)이, AG사업소 내에 정차되어 있던 F에 부착된 스티커 제거비용으로 총 35,215,664원(대형스티커 15,424,244원, 소형스티커 19,791,420원)이 각 소요된 사실, 스티커 중 대형은 무려 가로 75cm, 세로 22cm에 달하는 것도 있었던 사실, 스티커를 붙인 위치 역시 승객들의 시야를 가릴 수 있는 창가와, 열차의 전체적인 인상을 좌우하는 전면 부위 등에 덕지덕지 붙여져 있었던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위와 같은 인정사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사정 즉, 스티커의 색상과 열차의 내외부의 표면색감이 서로 조화되지 아니하여 스티커가 부착된 그 자체로 철도 이용 승객들에게 상당한 거부감을 느끼게 한 것으로 보이는 점, 또한 부착된 스티커들에 의하여 표면의 상당 부분이 덮혀진 차량의 모습도 일부 관찰되는 점(특히 열차의 전면부), 스티커를 제거하는 과정에서 창문의 코팅이 훼손되거나 차체의 도색이 벗겨지는 등으로 인하여 열차의 미관을 해치고 열차 이용객들에게 불쾌감이나 저항감을 불러 일으킬 소지가 큰 점, 열차의 창문 등에 붙여진 스티커는 창문을 통한 시야 확보 등의 기능을 저해한 점, 스티커 부착행위가 단발성으로 이루어진 게 아니라 2개월 이상의 기간에 걸쳐 지속적으로 이루어진 점, 부착한 스티커의 장수가 약 5만 장 정도로 그 부착수량이 과다하며, 스티커 제거에 상당한 인력 및 비용이 들어가는 점 등 스티커 부착으로 인한 열차 기능의 저해, 스티커의 크기 및 수량, 스티커 제거비용 등의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위와 같은 스티커 부착행위는 충분히 열차의 효용을 해하였다고 판단된다.

(다)

또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4조에 의하여 면책되는 정당행위는, 노동조합이 단체교섭·쟁의행위 기타의 행위로서 근로자의 단결권·단체교섭권 및 단체행동권을 보장하여 근로조건의 유지·개선과 근로자의 경제적·사회적 지위의 향상을 도모하고, 노동관계를 공정하게 조정하여 노동쟁의를 예방·해결함으로써 산업평화의 유지와 국민경제의 발전에 이바지한다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한 정당한 행위에 한하고, 또한 그러한 목적이라 하더라도 폭력이나 파괴행위는 정당한 행위로 해석되어서는 안된다고 할 것인바, 위에서 검토한 바와 같이 재물손괴죄가 성립하는 이상 이를 위 법 소정의 정당행위로 보기도 어렵다.

(라)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원심판결 중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위반(명예훼손)의 점,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의 점, 명예훼손의 점, 모욕의 점에 대한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고, 이 부분과 나머지 부분은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어 동시에 형을 정하여야 하므로 피고인 및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하여 나아가 살펴보지 아니하고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 전부를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