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부지방법원판결

서울서부지방법원 2011. 11. 18. 선고 2011나5695 판결

손해배상

주문

1.

제1심 판결을 취소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15,697,320원 및 이에 대한 2010. 9. 15.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에 의한 돈을 지급하라.

2.

소송총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3.

제1항 중 돈지급 부분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가.

인정사실 다음의 각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1호증의 1 내지 갑 5호증의 9, 을 1호증 내지 을 10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이를 인정할 수 있고, 달리 반증이 없다.

1)

구 철도청은 소속 근로자들을 조합원으로 하는 원고가 설립된 1945년경 이후 계속적으로 원고에게 노동조합 사무실 및 그에 부수하는 수도 및 전기시설을 제공하였고, 위 시설의 이용에 따른 수도 및 전기 요금도 부담하였다.

2)

철도청은 2005. 1. 1. 피고로 전환되었고, 피고는 ‘철도청의 자산으로부터 발생한 권리·의무를 피고가 포괄적으로 승계한다’는 내용의 한국철도공사법 부칙 제6조에 따라 원고에 대한 사용자의 지위 및 한국전력공사와 사이에 체결된 전력공급계약의 당사자의 지위를 각 승계하였으며, 그 이후로도 원고에게 같은 장소를 노동조합 사무실로 제공하면서 이에 소요되는 수도 및 전기요금을 납부하였다.

3)

원고와 피고가 체결한 2006. 4. 1.자 구 단체협약 제13조 제1항 및 2010. 5. 14.자 현 단체협약 제11조 제1항은 각 ‘피고는 원고에게 조합활동을 위한 사무실을 제공한다’고 규정되어 있다.

4)

피고가 2009. 4.경 서울지사에 대한 종합감사를 실시하는 과정에서 원고에 대하여 노동조합 사무실에 관한 수도 및 전기요금을 징수하지 않는 것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조법’이라 한다) 제81조 제4호에서 정하는 노동조합에 운영비를 원조하는 부당노동행위에 해당될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었고, 피고는 노동부에 이를 질의하였는데, 노동부는 2009. 7. 7. 피고에게 ‘사용자가 단체협약의 규정에 따라 노동조합 사무실의 운영에 소요되는 수도 및 전기요금을 지원하는 행위는 부당노동행위에 해당된다’는 취지로 회신하였다.

5)

이에 피고는 2009. 7. 31. 원고에게 ‘피고가 원고의 노동조합 사무실에 관한 수도 및 전기요금을 부담할 경우 노조법 제81조 제4호 소정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고 알리면서 향후 원고에게 수도 및 전기요금을 지급하지 않을 것임을 알렸고, 그 후 실제로 2009. 12.분부터 노동조합 사무실에 관한 전기요금의 납부를 중단한 결과, 2010. 4. 8. 위 사무실에 대한 단전조치가 실시되었다.

6)

원고는 위 단전조치를 해소하기 위하여 2009. 12.분 이후로 노동조합 사무실에서 발생한 전기요금을 직접 납부하게 되었는데, 원고가 2009. 12.분부터 2011. 1.분까지 한국전력공사에게 납부한 전기 요금은 합계 15,697,320원이다.

나.

판단 위 인정사실에다가 앞서 든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철도청 및 피고는 원고에게 수십 년 동안 노동조합 사무실 및 그에 부수하는 수도 및 전기시설을 제공하였을 뿐만 아니라, 위 시설의 이용에 따른 수도 및 전기 요금까지 납부하였던 점, 2006. 4. 1.자 구 단체협약 제13조 제1항 및 이와 동일한 문구로 유지된 2010. 5. 14.자 현 단체협약 제11조 제1항은 위와 같은 수십 년 간의 노사관계를 바탕으로 이를 유지하기 위하여 규정된 것으로 보이는 점, 위 단체협약에는 ‘사무실의 제공’만을 기재하고 있으나, 이를 사무실이라는 공간적 시설만 제공하는 것으로 엄격하게 해석할 필요는 없고, 노동조합이 정상적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통상적인 사용이 가능한 노동조합 사무실을 제공한다는 의미로 볼 수 있는 점, 노동조합 사무실은 통상 사용자의 건물 내에 있는 경우가 대부분으로 노동조합 사무실의 이용에 따른 수도 및 전기요금만을 명확하게 구분하기 어려운 점 등에다가 단체교섭의 결과로 또는 확립된 노사 간의 관행에 의하여 노동조합이 사용자의 시설을 이용해 온 경우로서 그 시설이 노동조합의 운영에 긴요한 것이지만 기업의 운영에는 그다지 현저한 지장을 주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사용자는 노동조합의 시설이용을 수인하여야 할 것이므로, 그 같은 경우에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노동조합의 시설이용을 거부하거나 종전의 관행을 파기하는 것은 노동조합의 운영에 대한 지배·개입행위가 될 수 있는 점을 고려하면, 현 단체협약 제11조 제1항에서 정하고 있는 ‘사무실의 제공’에는 원고가 피고의 노동조합 사무실에 관한 전기요금까지 납부하겠다는 의미로 보아야 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단체협약 채무불이행에 따른 손해배상으로 원고가 대신 납부한 전기요금 15,697,320원 및 이에 대한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른 이 사건 소장부본이 피고에게 송달된 다음날임이 기록상 명백한 2010. 9. 15.부터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20%의 비율에 의한 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피고의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는, 가사 현 단체협약 제11조 제1항에 따라 피고가 원고에게 노동조합 사무실의 운영에 소요되는 전기요금을 지원할 의무가 발생한다고 하더라도 이는 노조법 제81조 제4호에서 정한 부당노동행위이므로, 위 단체협약 조항은 강행법규에 위반되는 것으로서 무효라는 취지로 주장한다. 노조법 제81조 제4호에 따른 운영비 원조금지의 입법목적은 조합의 자주성을 확보하는 데에 있다 할 것이므로, 위 법조 소정의 부당노동행위의 성립 여부는 형식적으로만 볼 것은 아니고, 그로 인하여 조합의 자주성을 잃을 위험성이 현저하게 없는 한 부당노동행위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봄이 상당하다(대법원 1991. 5. 28. 선고 90누6392 판결 등 참조). 돌이켜 이 사건에 있어서 보건대, 앞서 본 바와 같이 현 단체협약 제11조 제1항의 ‘사무실의 제공’은 사용자인 피고가 원고에게 통상적인 활동이 가능한 상태의 노동조합 사무실을 제공할 수 있다는 의미로 볼 수 있고, 위 단체협약 조항은 원고와 철도청 및 피고 사이에 수십 년 이상 지속된 노사관계에 따라 이를 유지하게 위해 규정된 것으로서 피고가 위 단체협약에 따라 원고의 노동조합 사무실에 관한 전기요금을 납부하더라도 피고가 노동조합인 원고의 자주성을 잃을 위험성이 현저하다고 보이지 않으므로, 이를 전제로 하는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할 것인바, 이와 결론을 달리한 제1심 판결은 부당하므로 이를 취소하고, 피고에게 당심에서 인정한 돈의 지급을 명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희승(재판장) 김세용 오택원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07.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