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부지방법원판결

서울서부지방법원 2013. 1. 31. 선고 2012노886 판결

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피고인의 항소이유의 요지

F, H, I(이하 'F 등'이라 한다)은 피고인 운영 회사의 텔레마케터로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고, 피고인은 퇴직금 지급의무 존부에 대하여 다툴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어서 근로기준법위반의 고의를 인정할 수 없으므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법리오해 및 사실오인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2.

판단

가.

근로자 인정에 관한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살피건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기 때문에,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그런데 원심 및 당심에서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① F 등은 피고인이 운영하는 주식회사 E(이하 'E')에서 인터넷 광고를 유치하는 영업과 광고계약이 이루어진 광고가 클릭될 수 있도록 관리하는 업무 등을 수행하였고, 그 과정에서 G 팀장(이하 '팀장')은 F 등의 전화량을 확인하거나 더 많은 광고주를 접할 수 있도록 하는 등 F 등에게 구체적인 업무 지시나 매출에 관한 독려를 하였으며, F 등은 매월 말에 매출을 맞추지 못하는 경우에는 E의 방침에 따라 연장근무를 하기도 하였던 점, 2F 등의 근무시간은 월요일~금요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로, 점심시간은 오전 12시부터 오후 1시 반까지로 정해져 있었고, 담배를 피우거나 자리를 임의로 비우면 G 팀장에게 제재를 받았으며, F 등은 근무시간을 지키지 못하면 팀장 등으로부터 문책을 받거나 시말서를 작성하였던 점(그 시말서는 팀장을 거쳐 피고인에게 보고되었다), ③ 또한 F 등은 E에서 정해진 날에만 휴가를 낼 수 있었고, H의 경우 출산휴가를 썼다는 이유로 피고인에게 문책을 당하고 시말서를 쓰고 대리로 강등되기도 하였던 점, ④ F 등은 회사에 출근하여 지정된 장소에서 업무를 하였고, 외근 영업이 많지 않았는데, 광고주의 요청이 있으면 회사의 허락을 받고 외근 영업을 하였고, 실적이 발생하면 팀장과 함께 광고주를 방문하여 광고 운영방안을 논의하기도 하였으며, F 등은 E으로부터 업무에 필요한 컴퓨터, 전화기와 광고주에 관한 데이터베이스 자료 등을 제공받았던 점, ⑤ F 등은 매월 영업실적과 관계없이 영업지원금이라는 명목으로 80만 원에서 110만 원을 고정적으로 받았고, 그 이외에 키워드수당 등 실적에 따라 지급되는 성과금을 받았는데, 위 영업지원금에 대하여 피고인은 영업활동비를 위해 지원한 것이라고 하나, F 등의 업무는 주로 회사에서 이루어졌고, 외근 영업이 많지 않아, 이러한 영업을 위한 지원금이라고 보기 어려우므로, 영업실적과 관계없이 지급한 위 영업지원금은 고정급의 성격을 띠고 있다고 할 것인 점, ⑥ E에서는 F 등과 같은 업무를 하는 직원인 J과 K를 장애가 있거나 부양가족이 있다는 이유로 4대 보험에 가입시켜 주기도 하였던 점, ⑦ 변호인은 당심에서 온라인 광고 영업권이 텔레마케터에게 귀속된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포털사이트 네이버를 운영하는 엔에이치엔비즈니스플랫폼 주식회사에서는 텔레마케터가 이직하면서 온라인 영업권을 타 대행사로 이관하는 것을 정책적으로 금지하고 있고, 당심에서의 F 증언에 따르더라도, 영업권 이관은 광고주의 결정으로 대행사를 변경하는 것으로 보이며, 오히려 E에서는 F에 대하여 E에서 근무하며 관리하던 업체를 빼내 갔다며 고소하기도 하였는바, 온라인 광고 영업권이 텔레마케터에 귀속된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을 인정할 수 있는바,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보면, F 등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인정된다고 할 것이다.

또한 기록상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F 등은 E의 일반 직원들에게 적용되는 취업규칙 등의 적용을 받지 않고, TM 계약서를 작성하였으며(위 계약서도 근로를 시작한 후 상당한 기간이 지나서 E의 요청에 따라 작성된 것이다), 부가가치세법상 사업자등록을 하고 근로소득세가 아닌 사업소득세를 납부하였고, 위 일반 직원들과 다른 공간에서 근무한 사정이 있다 하더라도, 이러한 사정들은 사용자인 피고인이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에서 사실상 임의로 정할 수 있는 사정에 불과하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피고인의 근로자 인정에 관한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나.

임금체불 고의에 관한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살피건대,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재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경우라면 사용자가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어서 사용자에게 근로기준법 제36조, 제109조 제1항 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지는 사용자의 지급거절 이유 및 지급의무의 근거, 사용자가 운영하는 회사의 조직과 규모, 사업 목적 등 제반 사항, 기타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한 다툼 당시 제반 정황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하며, 사후적으로 사용자의 민사상 지급책임이 인정된다고 하여 곧바로 사용자에게 같은 법 제36조, 제109조 제1항 위반죄의 고의가 인정된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0도14693 판결 등 참조).

그러나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F 등은 근로자로 인정되고, 근로기준법상 퇴직금의 지급의무가 존재한다고 할 것이어서, 피고인이 F 등에 대하여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법리적으로 다투는 것은 퇴직금 지급의무 존부에 대해 다툴만한 근거가 있어 퇴직금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이지 아니하므로, 피고인의 임금체불 고의에 관한 법리오해 주장 역시 받아들이지 아니한다{비록 기록에 의하면, O이 E 사업장의 P을 피진정인으로 하여 근로기준법위반 진정을 하였고,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서울서부지청에서는 위 진정인에 대하여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니므로 불기소(혐의 없음) 처분을 하였다는 자료가 있으나, 이 사안에서는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서 F 등에 대하여 근로자로 판단하였고, 근로기준법상 '근로자' 여부의 판단은 개별적인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할 것이어서, 앞서 P이 O의 진정사건에서 불기소 처분을 받았다는 사정만으로는 피고인에게 F 등에 대하여 퇴직금 지급의무 부존재를 다툴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다거나 근로기준법위반의 고의가 없다고 보이지 아니한다}.

3.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다만, 형사소송규칙 제25조 제1항에 따라 직권으로, 원심판결문 제2면 법령의 적용 중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호"를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으로 고치는 것으로 경정한다).

판사 이성철(재판장) 김대권 김미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