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6월에 처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피해자 AZ, BA, BB, BC, BD, BE, BF, BT, BU, BV, BW, BX, BY, BZ, CA, CB, CC에 대한 각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에 관한 공소를 각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피고인은 원심판결 선고 전에 근로자 CD, CE, CC(개명 전 이름 : BP), CF, CG 등과 합의하여 원심법원에 고소취하서 및 합의서를 제출하였는바, 근로자에 대한 금품청산의무위반으로 인한 근로기준법위반죄는 동법 제109조 제2항에 의하여 피해자의 명시한 의사에 반하여 죄를 논할 수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27조 제6호에 의하여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는 공소를 기각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와 달리 이를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반의사불벌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양형부당
원심이 피고인에게 선고한 형(징역 10월)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판단
직권판단
피고인의 항소이유에 대한 판단에 앞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피해자 AZ, BA, BB, BC, BD, BE, BF, BT, BU, BV, BW, BX, BY, BZ, CA, CB에 대한 각 근로기준법 위반의 점에 대하여 직권으로 살펴본다.
피해자 AZ, BA, BB, BC, BD, BE, BF, BT, BU, BV, BW, BX, BY, BZ에 대한 각 근로기준법위반의 점
공소장의 변경은 공소사실의 동일성이 인정되는 범위 내에서만 허용되고, 공소사실의 동일성이 인정되지 아니한 범죄사실을 공소사실로 추가하는 취지의 공소장변경신청이 있는 경우에는 법원은 그 변경신청을 기각하여야 하는바(형사소송법 제298조 제1항), 공소사실의 동일성은 그 사실의 기초가 되는 사회적 사실관계가 기본적인 점에서 동일하면 그대로 유지되는 것이나, 이러한 기본적 사실관계의 동일성을 판단함에 있어서는 그 사실의 동일성이 갖는 기능을 염두에 두고 피고인의 행위와 그 사회적인 사실관계를 기본으로 하되 규범적 요소도 아울러 고려하여야 한다(대법원 1999. 5. 14. 선고 98도1438 판결 등 참조). 또한,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36조 위반의 범죄는 근로자에 대하여 일정기일까지 임금을 지급받게 하기 위한 취지이므로, 근로자가 수인일 경우 그 범의가 단일한 것이라고 인정하기 어려울 때에는 지급을 받을 수 없었던 근로자 각자마다에 대하여 같은 법조 위반의 범의가 있다고 인정하여야 한다(대법원 1997. 9. 30. 선고 97도1490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① 검사가 2011. 5. 13. 이 법원 2011고단722호로 피고인에 대하여 "피고인은 2009. 12. 26.부터 2010. 2. 1.까지 서울 마포구 F 소재 'E 주민총회 소집요청자 모임' 사무실에서 재개발과 관련된 주민총회 서면동의서 징구 등의 업무를 담당한 근로자인 G의 임금 7,000,000원을 당사자 간의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한 것을 비롯하여 별지 범죄일람표 (3) 기재와 같이 2009. 12. 26.부터 2010. 3. 13.까지 주민총회 서면동의서 징구 업무 등을 하며 근무한 근로자 42명의 임금 합계 93,180,000원을 당사자간의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는 공소사실로 기소를 하였다가, 2012. 7. 16. 원심법원에 서울서부지방법원 2011고단722호 사건의 위 공소사실을 "피고인은 2009. 12. 26.부터 2010. 2. 1.까지 서울 마포구 F 소재 'E 주민총회 소집요청자 모임' 사무실에서 재개발과 관련된 주민총회 서면동의서 징구 등의 업무를 담당한 근로자인 G의 임금 7,000,000원을 당사자 간의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는 등 2009. 8. 28.경부터 2010. 2. 1.까지 별지 범죄일람표(4) 기재와 같이 주민총회 서면동의서 징구 업무 등을 하며 근무한 근로자 59명의 임금 합계 108,180,000원을 당사자간의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는 내용으로 변경하는 공소장변경허가신청(이하 '이 사건 공소장변경허가신청'이라 한다)을 한 사실, ② 원심법원이 2012. 8. 10. 원심 제10회 공판기일에서 위와 같은 이 사건 공소장변경허가신청을 허가함으로써 서울서부지방법원 2011고단722호 사건의 공소장이 위와 같이 변경된 사실, ③ 한편, 검사는 2013. 1. 23. 피해자 K, L, M, N, O, P, Q, R, S, T, U, V, W, X, Y, Z, AA, AB에 대한 각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에 관한 공소를, 2013. 5. 1. 피해자 AC, AD, AE, AF, AG, AH(개명 전 이름 : AI), AJ, AK, AL, AM에 대한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에 관한 공소를, 2013. 5. 29. 피해자 AN에 대한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에 관한 공소를 각 취소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그런데 검사는 이 사건 공소장변경허가신청을 통하여 피해자 AZ, BA, BB, BC, AC, AD, BD, BE, BF, BT, BU, BV, BW, X, BX, AK, BY, BZ, AA에 대한 각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에 관한 공소사실을 추가<1>하였으나(다만, 피해자 AC, AD, X, AK, AA에 대한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에 관한 공소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이 이후 공소취소 되었다), 별지 범죄일람표(3) 기재 피해자들에 대한 근로기준법위반죄의 범의와 위 피해자들에 대한 근로기준법위반죄의 범의가 단일한 것이라고 인정할 만한 아무런 자료가 없는 이 사건에 있어서 피해자 각자마다에 대하여 각 금품청산의무위반으로 인한 근로기준법위반죄가 성립한다고 봄이 상당한 이상, 서울서부지방법원 2011고단722호 근로기준법위반사건에 있어서 위와 같이 피해자를 추가하는 내용의 검사의 이 사건 공소장변경허가신청은 기각되었어야 함이 마땅함에도, 원심은 이를 허가한 다음 당초의 공소사실과 동일성이 인정되지 않는 피해자 AZ, BA, BB, BC, BD, BE, BF, BT, BU, BV, BW, BX, BY, BZ에 대한 각 근로기준법위반죄에 대하여도 유죄를 선고하고 말았으니, 이러한 원심의 조치에는 공소사실의 동일성 내지 공소장변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피해자 CA, CB에 대한 근로기준법위반의 점
실체적 경합관계에 있는 수개의 공소사실 중 어느 한 공소사실을 전부 철회하는 검사의 공소장변경허가신청이 있는 경우 이것이 그 부분의 공소를 취소하는 취지가 명백하다면 공소취소 신청이라는 형식을 갖추지 아니하였더라도 이를 공소취소로 보아 공소기각을 하여야 하는데(대법원 1988. 3. 22. 선고 88도67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원심이 2012. 8. 10.에 검사의 이 사건 공소장변경허가신청을 허가함으로써 별지 범죄일람표(3) 순번 11, 42 기재 피해자 CA, CB에 대한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에 관한 공소사실이 철회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위 철회된 공소사실 부분이 나머지 공소사실과 실체적 경합관계에 있는 이상, 위 공소장변경에 따라 이 부분 공소가 취소된 것으로 보아야 한다. 따라서 이러한 경우 원심은 형사소송법 제328조 제1항 제1호에 따라 공소가 취소된 위 공소사실에 대하여 공소기각의 결정을 하였어야 함에도, 원심은 제10회 공판기일에서 이 사건 공소장변경허가신청을 허가한다는 결정만을 고지하였고, 그 이후에도 이 부분에 대한 공소기각결정이나 공소기각판결을 하지 아니하였으므로, 이 점에서 원심판결은 그대로 유지될 수 없게 되었다.
다만, 피고인의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주장은 여전히 이 법원의 심판대상이 되므로 아래에서 이에 관하여 살펴본다.
피고인의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원심에서 유죄로 인정된 근로기준법위반죄의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은 2009. 12. 26.부터 2010. 2. 1.까지 서울 마포구 F 소재 'E 주민총회 소집요청자 모임' 사무실에서 재개발과 관련된 주민총회 서면동의서 징구 등의 업무를 담당한 근로자인 G의 임금 7,000,000원을 당사자 간의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한 것을 비롯하여 별지 범죄일람표(1) 기재와 같이 2009. 8. 28.경부터 2010. 2. 1.경까지 주민총회 서면동의서 징구 업무 등을 하며 근무한 근로자 30명의 임금 합계 57,000,000원을 당사자 간의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고 함에 있다.
살피건대, 금품청산의무에 대한 근로기준법위반죄는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같은 법 제36조에 해당하는 죄로서 같은 법 제109조 제2항에 의하여 피해자의 명시한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는 범죄인바, 별지 범죄일람표(1) 순번 18 기재 피해자 CC(개명 후 이름 : BP)이 원심판결 선고 전인 2013. 1. 23. 원심법원에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지 아니하는 의사표시를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는 형사소송법 제327조 제6호에 따라 공소를 기각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유죄로 인정하고 말았으니, 이러한 원심의 조치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피고인은 더 나아가 별지 범죄일람표 순번 10, 19, 25, 26 기재 CD, CG, CE, CF 또한 원심판결 선고 이전에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불원하는 의사표시를 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친고죄나 반의사불벌죄에 있어서 고소의 취소나 처벌을 희망하는 의사표시의 철회는 수사기관 또는 법원에 대한 법률행위적 소송행위이므로 공소제기 전에는 고소사건을 담당하는 수사기관에, 공소제기 후에는 고소사건의 수소법원에 대하여 이루어져야 하는바(대법원 2012. 2. 23. 선고 2011도17264 판결 등 참조), 피고인이 당심에서 제출한 고소취하서 등의 기재에 의하면, 원심판결 선고 전인 2011. 11. 7. 피해자 CG, 2011. 11. 9. 피해자 CE, 2011. 11. 10. 피해자 CF, 2011. 11. 11. 피해자 CD과의 각 합의서가 작성된 사실은 인정되나, 위 합의서가 원심판결 선고 전에 원심법원에 제출되었다고 볼 자료가 없으므로, 피고인의 이 부분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주장은 이유 없다.
따라서 피고인의 위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주장 중 피해자 CC에 대한 근로기준법위반죄 부분은 이유 있고, 나머지 주장은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심판결에는 앞서 본 직권파기 사유가 있을 뿐만 아니라, 피고인의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주장은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가 있고, 한편 원심이 피해자 AZ, BA, BB, BC, BD, BE, BF, BT, BU, BV, BW, BX, BY, BZ, CC에 대한 각 근로기준법위반죄와 유죄로 인정된 나머지 각 죄를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다고 보아 하나의 형을 선고한 이상 결국 원심판결 전부가 파기될 수밖에 없으므로,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