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부지방법원판결

서울서부지방법원 2015. 4. 16. 선고 2014가합8486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 서울시버스노동조합의 지부로서 B 주식회사(이하 '이 사건 회사'라 한다)에 재직 중인 근로자로 구성된 단체이다. 원고는 1992. 4. 5.부터 이 사건 회사에 입사하여 운전직 근로자로 재직하다가 2014. 2. 4. 정년퇴직한 후, 같은 해 3. 28.부터 이 사건 회사에서 계약직 근로자로 근무하고 있는 피고 소속 조합원이다.

나.

피고 상무집행위원회는 2014. 5. 3. 피고 지부 운영위원회에 원고에 대한 징계를 건의하였다. 위 운영위원회는 같은 달 23. ① 원고가 피고의 동의 없이 140여 명이 넘는 피고 조합원의 서명 날인을 받아 이 사건 회사에 임금을 달라고 압박하는 용도로 피고 조합원을 이용하였고, ② 계약직 근로자의 채용 및 배제는 피고가 단체협약에 따라 이 사건 회사와 매년 사전협의를 거쳐 결정하고 계약기간은 1년임에도, 원고는 독단적으로 이 사건 회사와 특정 버스노선에 대하여 4년간 계약기간을 보장하는 조건으로 이면계약을 체결하여 이 사건 회사에 계약직 근로자로 입사하고 피고 조합원으로 가입하였으며, ③ 피고의 동의 없이 피고 조합원들에게 유인물을 배포하여 피고 조합원들을 선동했다는 이유로 참석 운영위원 14명 중 12명의 찬성으로 원고를 피고 지부에서 제명하는 결의를 하였다(이하 '이 사건 제명결의'라 한다).

다.

서울시버스노동조합의 규약(이하 '이 사건 규약'이라 한다) 중 관련 부분은 다음과 같다.

제99조(징계기관)

각급 임원 및 조합원의 징계기관은 다음과 같다.

(생략)

2.

원고의 주장

원고는 피고의 동의 없이 피고 조합원들로부터 서명날인을 받은 적이 없다. 원고와 이 사건 회사가 체결한 계약직 근로계약은 단체협약과 피고의 적격심사 기준을 위반하지 않았으므로 피고의 노사협의 결정권한을 침해하지 않았다. 그리고 원고는 몇몇 조합원들에게 근로조건 개선 등을 요구하는 유인물을 건네주었을 뿐, 불법 유인물을 유포하거나 유언비어를 날조한 적이 없다. 따라서 피고는 정당한 사유 없이 원고를 제명하였으므로 이 사건 제명결의는 무효이다.

3.

판단

가.

징계사유의 존부

1)

피고의 동의 없이 조합원의 서명날인을 받았는지 여부

이 사건 규약 제100조 제2항 제15호에 따르면 피고 지부장의 사전승인 없이 조합원에게서 서명날인을 받는 것은 징계사유에 해당하나, 을 제7호증의 기재만으로는 원고가 피고의 사전승인 없이 140명이 넘는 조합원의 서명 날인을 받았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를 이 사건 제명결의의 이유로 삼은 것은 부당하다.

2)

이 사건 회사와 이면계약을 함으로써 피고의 권한을 침해하였는지 여부

갑 제4호증, 을 제8, 10, 12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1)

서울특별시버스운송사업조합은 2013년경 서울시버스노동조합과 '고령화시대에 대비하고 안정적인 고용확보를 위하여 정년에 도달한 종업원(조합원)에 대하여는 소노사협의회<1>를 거쳐 재고용할 수 있다. 2014. 1. 1.부터 만 60세 정년 이후에는 1년 단위로 소노사협의회의 적격심사를 거쳐 재고용하되, 만 65세까지를 원칙으로 한다. 단, 임금조견표는 별도로 정한다.'는 내용의 조항(제28조 제2항, 이하 '이 사건 협약조항'이라 한다)을 포함하여 단체협약을 체결하였다.

(2)

이 사건 회사와 피고는 이 사건 협약조항에 따라 ① 이 사건 회사와 피고 대표가 참여한 소노사협의회에서 재고용대상인 계약직 근로자를 결정하고, ② 이 사건 회사는 내부결재를 거쳐 소노사협의회에서 결정된 계약직 근로자와 계약기간을 1년으로 한 근로계약을 체결하며, ③ 계약직 근로자가 피고에게 근로계약서 등과 피고 가입원서를 제출하여 피고의 조합원이 되는 방식으로 정년퇴직한 근로자를 계약직 근로자로 재고용하여 왔다.

(3)

이 사건 회사와 피고는 2014. 2.경 원고를 계약직 근로자로 재고용하기로 합의하였고, 원고는 2014. 3. 28. 이 사건 회사와 고용기간을 2014. 3. 28.부터 2015. 3. 27.까지로 한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위 근로계약서를 피고에게 제출하여 피고의 조합원으로 가입한 후 이 사건 회사에 계약직으로 근무하였다. 이 사건 근로계약서에는 '임시고용 기간이 만료되면 근로계약은 자동 해지되며, 계약 만료 후 적격심사를 거쳐 근무에 적합하다고 판단되는 경우에 한하여 1년간 재고용할 수 있다.'고 기재되어 있다.

(4)

한편 원고는 2013. 12. 23. 이 사건 회사를 상대로 체불임금 청구의 소(이 법원 2013가소95671)를 제기하였고, 이 사건 회사는 2014. 1. 22. 원고가 위 소를 취하하는 조건으로 원고와 근로계약기간을 ① 2014. 2. 중하순 근로하는 첫날부터 365일 동안(1년), ② 2015. 3. 상순 근로하는 첫날부터 365일 동안(1년), ③ 2016. 3. 중하순 근로하는 첫날부터 365일 동안(1년), ④ 2017. 4. 상순부터 2018. 2. 4.까지(만 66세 되기 전까지)'로 한 별도의 근로계약(이하 '이 사건 이면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원고는 피고의 조합원으로 가입할 당시 이 사건 이면계약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5)

이 사건 회사의 계약직 노동자들은 7719, 7018, 721번 노선에 비고정적으로 배치되어 번갈아가며 버스를 운행하고 있었다. 그런데 원고와 이 사건 회사는 '이 사건 회사는 원고가 정년퇴직 전에 고정으로 운행하던 버스<2>를 위 계약기간 동안 고정적으로 배차하여 운행하게 한다. 이 사건 회사는 원고에게 매월 소정 근로일수(만근) 근로를 할 수 있게 한다.'는 특약을 이 사건 이면계약에 포함하였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는 피고의 재고용대상 결정 이전에 이 사건 이면계약을 체결함으로써 피고의 이 사건 협약조항에 따른 재고용대상 결정권한을 침해하였고, 재고용에 따른 계약기간 역시 이 사건 협약조항과 달리 65세에 달할 때까지 4년간 보장받게 되었다. 나아가 원고는 다른 계약직 노동자들과는 달리 이 사건 회사로부터 상대적으로 선호되는 7719번 노선에 대한 고정배차를 약속받았다. 이와 같이 원고가 이 사건 협약조항을 위배하여 이 사건 이면계약을 체결한 행위는 노동조합 및 지부의 정당한 지시명령에 따르지 않고 각종 결의 집행사항에 불복하는 행위이고, 정상적인 노동조합 업무를 방해한 행위로서 이 사건 규약 제100조 제2항 제3호, 제6호, 제13호에 따른 징계사유에 해당한다.

3)

피고의 동의 없이 유인물을 배포하고 유언비어를 유포하였는지 여부

갑 제9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가 2014. 4. 26.경 피고 지부장의 사전승인 없이 피고 조합원들에게 "10~15년 이상 장기 근속한 운전직 근로자가 정년퇴직하는 경우 퇴직사유 발생일로부터 역으로 3~5년 교통사고가 없는 자에 대하여(운행질서와 민원발생은 참조하는 선에서) 시내버스 운전자로 적합하다 판단하여 희망하는 자에 한하여 정년퇴직 후 15일 이내에 재고용(촉탁)하며, 퇴직 전 고정으로 배차받아 운행하던 버스를 고정으로 배차받아 근로할 수 있게 하는 제도적 장치를 요구"한다는 내용의 10여 장의 유인물을 나누어 준 사실이 인정된다.

따라서 원고의 위 유인물 배부행위는 '피고 지부장의 사전승인 없이 유인물을 사업장에 게시하거나 배포하는 행위'로서 이 사건 규약 제100조 제2항 제12호에 따른 징계사유에 해당한다.

나.

징계양정의 적정 여부

갑 제2, 7, 10, 11, 12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는 2014. 5. 30.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서울서부지청에 이 사건 제명결의가 부당하다는 이유로 시정명령 의결을 신청하였으나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서울서부지청은 2014. 12. 10.경 이 사건 제명결의가 이 사건 규약에 따라 적법하게 이루어진 것이라고 판단하여 위 신청을 기각한 사실, 이 사건 이면계약에 따른 원고의 고정배차 약정에 관하여 피고 조합원들의 항의가 있었고, 이에 따라 2014. 4. 29. 원고와 이 사건 회사 사이에 서울지방노동위원회 서울 2014부해954호로 7719번 노선 고정배차 약정을 7719번 노선 우선순위 배차로 변경하기로 하는 화해가 이루어진 사실이 인정된다.

위 인정사실에 더하여 원고는 1998. 3.경부터 2001. 5. 31.까지 피고의 지부장으로 재직(을 제14호증의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하는 등 피고의 임원으로 활동하였으므로 노동조합의 활동과 권한에 대하여 잘 알고 있을 것으로 보이는 점, 이 사건 회사와 근로자 사이에 이 사건 이면계약과 같은 개별 고용약정이 허용된다면 이 사건 협약조항에 따른 피고의 재고용대상 결정권한이 전면적으로 침해될 우려가 있는 점, 원고는 이 사건 제명결의 이후에도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35조에 따라 단체협약에 따른 임금, 상여금 기타 근로조건에 관하여 피고 조합원과 동일한 대우를 받게 되는 점을 고려하면 이 사건 제명결의가 이 사건 규약에 따른 징계 중 가장 무거운 징계라 하더라도 이를 원고의 징계사유에 비추어 과도하다고 보기 어렵다.

다.

소결론

따라서 원고의 징계사유와 징계양정의 적정성이 인정되므로 이 사건 제명결의가 부적법하여 무효라고 볼 수 없다.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한성(재판장) 강희경 이민령

각주1) 회사와 노동조합 지부 사이의 노사협의회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각주2) 7719번 노선 버스를 의미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