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부지방법원판결

서울서부지방법원 2016. 5. 12. 선고 2015노1838 판결

주문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D 주식회사와 E 사이에 체결된 근로계약은 포괄임금계약이 아닐 뿐만 아니라 가사 포괄임금계약이라 하더라도 E의 동의가 없는 이상 위 계약은 무효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 계약이 유효함을 전제로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

2.

판단

가.

이 사건 공소사실

피고인은 서울 광진구 C건물 1709호에 있는 D 주식회사 대표이사로서 상시 66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근로자 파견사업을 운영하는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로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의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2011. 3. 1.부터 2012. 2. 29.까지 근로하다 퇴직한 E의 주휴수당 및 월차수당 1,435,000원을 당사자 사이의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지급사유 발생일인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각각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나.

원심의 판단

원심은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에 비추어 D 주식회사(이하 'D'이라 한다)과 E 사이에 체결된 포괄임금약정이 근로자에게 불리하다거나 제반 사정에 비추어 부당하지 않으므로 유효하다고 판단하고 이를 전제로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다.

○

근로자 E은 2011. 3. 1.부터 F공원 등의 질서유지를 주된 업무로 하여 D에서 근무하여 왔다.

○

F공원 등 질서유지 업무는 감시·단속적 근로로서 그 성질상 야간근로 및 휴일근로가 당연히 예정되어 있고, E을 포함한 근로자들은 매월 배정된 근무표에 따라 유동적인 형태로 근무하였다.

○

위 회사와 E이 2011. 3. 1. 작성한 근로계약서에는 임금에 관하여 "일급 : 주간 5만 5천원, 야간 6만 원(제수당 포함)"이라고 기재되어 있다.

○

휴일이 따로 없는 공원의 질서유지 업무의 특성상 E을 포함한 근로자들이 주휴나 월차를 사용하는 경우를 예상하기 어렵다.

○

위 업무가 비교적 단순한 작업임에도 불구하고 2011년 고시된 시간당 최저임금인 4,320원을 상회하는 시급 6,875원 또는 8,571원의 비율로 산정된 임금이 지급되었다.

○

E은 근무기간 동안 별다른 이의 없이 위와 같은 방식에 따라 지급되는 급여를 수령해 왔고 별도로 주휴수당이나 월차수당의 지급을 요구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다.

당심의 판단

사용자는 근로계약을 체결함에 있어서 근로자에 대하여 기본임금을 결정하고 이를 기초로 제수당을 가산하여 지급함이 원칙이라 할 것이나, 근로시간, 근로형태와 업무의 성질 등을 참작하여 계산의 편의와 직원의 근무의욕을 고취하는 뜻에서 기본임금을 미리 산정하지 아니한 채 제수당을 합한 금액을 월 급여액이나 일당임금으로 정하거나 매월 일정액을 제수당으로 지급하는 내용의 이른바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지급계약을 체결한 경우에 그것이 근로자에게 불이익이 없고 제반 사정에 비추어 정당하다고 인정될 때에는 이를 무효라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05. 8. 19. 선고 2003다66523 판결 등 참조).

원심이 설시한 위와 같은 사정에다가 앞서 본 법리 및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아래의 사정을 보태어 살펴보면, E과 D 사이의 근로계약은 유효한 포괄임금계약이라 할 것이고 가사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피고인에게 주휴수당 및 월차수당의 미지급에 대한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이와 같은 취지의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되고 검사가 지적한 바와 같이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

검사는 D의 취업규칙상 "제수당" 부분에 연차수당만 규정되어 있고 주휴수당이나 월차수당에 관하여 규정되어 있지 않은 점을 들어 E이 "제수당"에 주휴수당이나 월차수당이 포함된다는 점을 인식하지 못하고 D과 사이에 근로계약을 체결하였으므로 위 근로계약은 포괄임금계약이라고 볼 수 없다고 주장하나, "제수당(諸手當)"에서의 제(諸)는 "모든" 또는 "여러"의 뜻을 가진 한자이고 "제수당"이라는 말은 모든 잡다한 수당을 통틀어 의미하는 것으로 일반적으로 통용되고 있으므로, 취업규칙에 규정되어 있지 않았다거나 E이 주휴수당이나 월차수당의 존재에 대해 알지 못했다는 사정만으로 위 근로계약이 포괄임금계약이 아니라고 볼 수는 없다.

○

또한 검사는 근로기준법 제17조에 '사용자는 근로계약을 체결할 때 임금의 구성항목· 계산방법·지급방법 등이 명시된 서면을 근로자에게 교부하여야 한다'는 취지로 규정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위 규정에 따른 근로조건의 명시가 없었음을 들어 위 근로계약에 대한 E의 유효한 동의가 없었다고 주장하나, 앞서 본 대로 위 근로계약에는 일당임금 속에 '모든 잡다한 수당'을 의미하는 '제수당'이 포함되어 있다고 명시되어 있는데, 이에 더하여 임금, 특히 수당의 세부적인 구성항목까지 명시할 것을 기대할 수는 없다 할 것이므로, 위 주장도 쉽게 수긍되지 않는다.

3.

결론

그렇다면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지영난(재판장) 손원락 이종훈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