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는 원고에게 30,227,889원 및 이에 대하여 2013. 10. 15.부터 2017. 5. 31.까지 연 6%,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의 10%는 원고가, 90%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솔로몬신용정보 주식회사에서 2016. 3. 24. 현재의 상호로 변경되었다)는 금융위원회로부터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른 신용정보업 허가를 받아 신용조사업, 채권추심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다.
원고는 2003. 6. 2. 피고와 사이에 채권추심에 관한 업무위임계약(이하 '이 사건 업무위임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고 피고가 채권자들로부터 수임한 채권의 추심업무를 담당하다가 2013. 9. 30. 퇴사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3호증(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의 청구원인
원고는 비록 위임계약의 형식으로 피고 회사에 입사하였으나, 업무수행에 있어 피고로부터 구체적인 지휘 · 감독을 받는 등 실질적으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에 해당하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퇴직금으로 청구취지 기재 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주장
피고는 원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한 것이 아니라, 위임계약을 체결하였으며, 원고는 피고로부터 추심을 위탁받은 채권에 관하여 독자적으로 추심업무를 수행하였고, 기본급이나 고정급 없이 채권추심 실적에 비례한 수수료를 받았을 뿐이므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가 아니다. 따라서 피고로서는 원고에게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판단
원고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는 업무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 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 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 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해서는 아니 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대법원 2010. 5. 27. 선고 2010다12739 판결 등 참조).
다음의 사실은 당사자들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 내지 4, 6 내지 13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다.
원고는 2003. 6. 2. 피고와 사이에 이 사건 업무위임계약을 체결한 이후 재계약의 형식으로 계속 근무하면서, 추심활동결과에 따라 회수된 채권액을 기준으로 피고가 정한 지급비율에 따른 수수료를 매월 정기적으로 지급받아 오다가, 2013. 9. 30. 퇴사하였다.
피고는 원고를 비롯한 채권추심원들을 여러 팀으로 나누어 관리하면서, 팀장 등을 통하여 구체적인 업무수행 방법 등을 지시하고, 채권회수 실적을 보고하도록 하였으며, 필요할 때마다 채권추심원들을 상대로 채무변제 독촉요령, 법적 대응방법, 위법사례 및 고객과의 마찰을 최소화하는 요령 등에 관한 교육을 실시하였다.
피고는 원고를 비롯한 채권추심원들에게 사무실 및 개인별 책상, 컴퓨터, 유선전화 등의 사무용 가구와 비품을 제공하였고, 피고의 전산망에 접속할 수 있는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부여하였으며, 신용정보업종사원증을 발급하여 주었다. 또한 피고는 채권추심원들의 업무수행과 관련하여 발생하는 유선전화비용, 일정 건수의 우편물 발송비용, 증명서 발급비용 등을 지원하여 주었고, 채무자 실태 조사에 관하여 서울 · 경기권은 5만 원, 지방은 최대 20만 원까지 지원해 주었다 .
원고를 비롯한 채권추심원들의 출근시간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오전 9시였고, 퇴근시간은 18시였는데, 무단결근이나 지각에 대하여는 팀장 등의 구두 경고가 있었고, 결근이나 지각이 반복되는 경우에는 근태평가 점수에 반영되어 채권배분 등에 있어서 불이익을 받거나, 계약해지 사유가 되기도 하였다. 채권추심원들은 사무실에 출근하여 부여받은 아이디와 비밀번호로 피고의 전산망에 접속하여 채권 관련 신용정보를 조회한 다음, 신용정보업종사원증을 지참하고 채무자를 만나 변제를 독촉하거나 재산조사, 소재파악, 변제금 수령 등의 업무를 수행하였고, 업무를 마친 후에는 당일 수행한 업무내용과 실적 등을 피고의 채권관리프로그램에 입력하였다.
피고는 원고를 비롯한 채권추심원들이 입력한 전산자료나 취합한 실적 등을 토대로 일정한 기간별로 채권추심원들의 실적을 분석, 관리하였을 뿐만 아니라, 분석된 실적을 기초로 주별, 월별 실행목표를 설정하여 주기도 하였고, 이른바 "회수실적 증대기간"을 설정하여 실적 증대를 독려하기도 하였다.
피고는 개인별 목표를 달성한 채권추심원들에게 장려금을 지급하거나 표창장을 수여하는 한편, 실적이 하위인 채권추심원들에 대하여는 팀장의 주관 하에 실적 부진에 대한 대책회의를 하고 계약해지를 경고하기도 하였으며, 채권추심원별로 실적에 관한 등급을 매겨 수수료도 그 등급에 따라 차등하여 산정 · 지급하였다.
채권추심원들이 제3자에게 업무를 대행하도록 하는 것은 엄격하게 금지되어 있었고, 원고는 근무기간 중 피고에게만 근로를 제공하였다.
위 인정사실에 나타난 다음의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는 피고와 사이에 비록위임계약 형식의 이 사건 업무위임계약을 체결하기는 하였으나, 업무수행에 있어 피고로부터 상당한 지휘 · 감독을 받으면서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하여 온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판단된다.
원고를 비롯한 채권추심원들이 추심할 채권은 피고에 의해 일방적으로 배분되었고, 다수의 채권을 관리하는 채권추심업무의 특성상 피고가 개개의 채권에 대한 추심방법이나 순서 등을 일일이 지시하지는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채권추심의 기본방향은 피고에 의하여 정하여졌고, 채권추심원들이 이에 따르지 않을 경우 채권배분에 있어 불이익을 주거나 업무위임계약을 해지하는 등 피고가 그 지휘 · 감독권을 관철할 수 있는 수단도 확보되어 있었다.
피고는 일정한 기간 단위로 집계하는 채권추심 실적을 통하여 원고를 비롯한 채권추심원들의 업무수행 내용을 간접적으로 확인하는 데 그치지 않고, 매일 당일의 업무수행 내용을 피고의 전산망에 상세히 입력하게 함으로써 수시로 업무수행 내용을 직접 확인하고, 관리하였다.
피고는 원고를 비롯한 채권추심원들이 사업자라면 일응 부담하였을 것으로 보이는 유선전화요금, 우편요금, 증명서 발급비용 등의 제 비용을 부담하였고, 사무실, 사무집기 등을 제공하였다.
원고를 비롯한 채권추심원들의 업무는 피고의 사업에서 가장 필수적이고 본질적인 부분으로, 피고의 적정한 업무수행은 결국 채권추심원들의 적정한 업무수행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으므로, 피고로서는 채권추심원에 대한 지휘 · 감독권을 행사하고자 하는 유인이 더욱 컸을 것으로 보인다.
원고를 비롯한 채권추심원들은 추심실적에 따라 피고가 정한 비율에 따른 수수료를 매월 정기적으로 지급받아 왔고, 위 수수료는 채권추심업무와 이에 부수한 전산입력업무, 채권자에 대한 서비스업무 등 원고들이 수행한 전체 근로에 대한 대가로서 지급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퇴직금 청구에 관한 판단
퇴직금 청구권의 발생
원고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로서 1년 이상 계속하여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하다가 퇴직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의한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퇴직금의 액수
원고가 퇴직 전 3개월 동안, 즉 2013. 7. 1.부터 2013. 9. 30.까지 92일 동안 피고로부터 보수로 합계 8,974,229원을 받은 사실은 당사자들 사이에 다툼이 없으므로, 원고의 평균임금은 1일당 97,545.96원(= 8,974,229원 / 92일, 소수점 셋째 자리 이하 버림)이다.
그리고 원고가 2003. 6. 2.부터 2013. 9. 30.까지 근무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원고의 재직기간은 10년 3개월 29일이다.
따라서 원고가 받을 퇴직금은 30,227,889원{= 97,545.96원/일 × 30일 × (10 + 3/12 + 29/365), 원 단위 이하 버림}이다.
소결
그러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30,227,889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가 퇴직한 때로부터 14일이 경과한 2013. 10. 15.부터 근로기준법 제37조 제2항, 같은 법 시행령 제18조 제3호에 따라 피고가 그 퇴직금 지급의무의 범위에 관하여 다투는 것이 적절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 선고일인 2017. 5. 31.까지 상법이 정한 연 6%,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 제37조 제1항, 같은 법 시행령 제17조가 정한 연 20%의 범위 내에서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고, 이를 넘어서는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진재경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