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부지방법원판결

서울서부지방법원 2016. 10. 13. 선고 2016가합30791 판결

주문

1.

피고가 2015. 10. 27. 원고에 대하여 한 전보발령은 무효임을 확인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방송사업 및 문화서비스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방송사업자이다. 원고는 1994. 12. 1. 피고에 입사하여 아나운서 등으로 근무하였다.

나.

1) 피고 소속 근로자들로 구성된 전국언론노동조합 B본부(이하 'B 노조'라 한다)는 피고가 공정보도를 하겠다는 구성원들과의 약속을 제대로 지키지 않고 있다는 등의 이유로, 2012. 1. 30.부터 2012. 7. 17.까지 약 6개월 동안 여의도 소재 본사 건물의 정문 및 1층 로비 등을 점거하고 집회를 개최하는 등의 쟁의행위(이하 '이 사건 파업'이라 한다)를 하였다. 원고도 노조원으로서 이 사건 파업에 참가하였다.

2)

B노조가 2012. 7. 17. 이 사건 파업을 중단하기로 결의함에 따라, 원고는 같은 날 근무처인 아나운서국 아나운서1부로 복귀하였다. 그런데 피고는 원고에 대하여 같은 달 18. 서울경인지사 인천총국으로 전보발령한 것을 비롯하여 2013. 3. 12.까지 불과 약 8개월 사이에 아래와 같이 4차례에 걸쳐 전보발령을 하였다.

3)

원고는 위와 같이 전보되어 근무하는 과정에서 2013. 3. 20.경 서울남부지방법원 2012카합551 전보발령 효력정지 가처분결정을 받은 후, 2013. 4. 9. 아나운서국으로 다시 전보되어 근무하였다.

다.

피고는 2015. 10. 27. 아나운서국 아나운서1부(콘텐츠연구팀)에서 근무하던 원고를 미디어사업본부 신사업개발센터로 전보발령(이하 '이 사건 전보발령'이라 한다)하였다.

라.

피고 구 인사규정(2015. 10. 12. 개정되어 같은 날 시행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다만, 피고는 2015. 10. 12. 위 인사규정에서 직종에 관한 규정인 제4조 제4호, 제6조, [별표 1]을 삭제하는 내용 등으로 인사규정을 개정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 34호증, 을 제2, 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의 주장 및 판단

가.

당사자의 주장

1)

원고의 주장

이 사건 전보발령은 형식상 업무상 필요를 내세웠을 뿐 실질적으로는 정당한 쟁의행위에 대한 보복조치로 이루어진 부당노동행위로, ① 당사자의 동의 없이 직종을 강제로 변경하였고, ② 업무상 필요와 무관하게 이루어졌으며, ③ 원고에게 통상 예측할 수 없는 중대한 불이익을 초래하였고, ④ 원고와 협의 등 없이 이루어져 절차적 정당성을 현저히 결여하였으므로, 절차적·실체적으로 위법하여 무효이다.

2)

피고의 주장

이 사건 전보발령은 ① 급변하는 방송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피고의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조직개편의 일환으로 이루어진 일반적인 인사발령이고, 신사업개발센터에서 신규 사업 수주를 하기 위해 원고의 인지도를 활용할 필요가 있어 이루어진 것이므로 업무상 필요가 있었고, ② 피고는 직종을 특정하여 원고를 채용하지 아니하였고, 피고의 인사규정이 2015. 10. 12. 개정됨에 따라 직종 구분이 폐지된 이상, 피고가 이 사건 전보명령을 함에 있어 원고의 동의를 요한다고 할 수 없으며, ③ 이 사건 전보명령으로 원고에게 아무런 생활상의 불이익이 발생하지 않았고, 새로 설립된 융합부서에서아나운서의 충원이 필요한 상황이었고 원고로서도 충분히 예상가능 하였던 이상, 피고가 원고와의 협의를 거쳐야할 필요가 없었으므로, 적법하다.

나.

사용자의 전보발령권의 범위 및 한계에 관한 법리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에서는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 정직, 전직, 감봉, 기타 징벌을 하지 못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근로자에 대한 전직이나 전보처분은 근로자가 제공하여야 할 근로의 종류·내용·장소 등에 변경을 가져온다는 점에서 근로자에게 불이익한 처분이 될 수도 있으나,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권한에 속하므로 업무상 필요한 범위 내에서 사용자는 상당한 재량을 가지며 그것이 근로기준법 등에 위반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무효라고 할 수 없고, 전직처분 등이 권리남용에 해당하는지의 여부는 전보처분 등의 업무상의 필요성과 전보 등에 따른 근로자의 생활상의 불이익을 비교, 교량하고 근로자 측과의 협의 등 그 전보처분 등의 과정에서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거쳤는지 여부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결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09. 4. 23. 선고 2007두20157 판결 등 참조).

한편, 전보처분 등을 함에 있어서 근로자 본인과 성실한 협의절차를 거쳤는지의 여부는 정당한 인사권의 행사인지 여부를 판단하는 하나의 요소라고는 할 수 있으나, 그러한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전보처분 등이 권리남용에 해당하여 당연히 무효가 된다고는 볼 수 없다. 그리고 사용자가 전직처분 등을 함에 있어서 요구되는 업무상의 필요란 인원 배치를 변경할 필요성이 있고 그 변경에 어떠한 근로자를 포함시키는 것이 적절할 것인가 하는 인원선택의 합리성을 의미하는데, 여기에는 업무능률의 증진, 직장질서의 유지나 회복, 근로자 간의 인화 등의 사정도 포함된다(대법원 2013. 2. 28. 선고 2010다52041 판결 등 참조).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아래에서는 이 사건 전보발령의 ① 업무상 필요성, ② 원고의 불이익, ③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 준수의무 유무 등에 관하여 살펴본다.

다.

업무상 필요성

1)

먼저, 피고의 구 인사규정의 [별표 1] 직종분류표를 삭제한 2015. 10. 12. 개정된 인사규정이 원고에게 적용될 수 있는지에 관하여 살펴본다.

①

취업규칙의 작성·변경 권한은 원칙적으로 사용자에게 있으므로 사용자는 그 의사에 따라 취업규칙을 작성·변경할 수 있으나, 취업규칙의 작성·변경이 근로자가 가지고 있는 기득의 권리나 이익을 박탈하여 불이익한 근로조건을 부과하는 내용일 때에는 종전 근로조건 또는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고 있던 근로자의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의한 동의, 즉 당해 사업장에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노동조합,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과반수의 동의를 요하고, 이러한 동의를 얻지 못한 경우에는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다고 인정되지 않는 한 기득 이익이 침해되는 기존의 근로자에 대하여는 변경된 취업규칙이 적용되지 아니한다 할 것이다(대법원 2007. 10. 11. 선고 2007두11566 판결 등 참조).

②

이 사건에 돌아와 본다.

갑 제34, 36 내지 41호증, 갑 제35호증의 1, 2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보태어 보면, 피고는 근로자의 담당하는 직무에 관한 고도의 전문성과 숙련을 요하는 방송업무의 특성상, 피고의 구 인사규정에 직무의 특성에 따라 구분한 직종에 관한 규정을 두었고, 또한 근로자 채용단계에서부터 기자, 아나운서, 편성PD, 예능PD, 드라마PD, 방송경영 등 직종을 구분하여 신입사원을 모집하고 직종별로 모집인원과 전형절차를 달리하였으며, 직종별 전형을 거쳐 최종 선발된 채용자들을 해당 직종에 따라 각 본부 또는 국의 선임부서로 배치하여 3개월간 일반 및 직종별 수습절차를 거친 후 해당 직종 분야로 인사발령을 하였던 사실, 원고 역시 1994. 12. 1. 피고에 아나운서로 입사하여 수습임용을 거친 후 1995. 3. 1. 아나운서팀으로 전보발령된 이래 2012. 7. 17. 까지 약 17년 동안 아나운서국에 소속되어 아나운서로서의 업무를 담당하였고, 그 후 앞서 본 바와 같은 경위로 4회에 걸쳐 전보명령을 받았다가 위 전보명령 효력정지가처분결정을 받는 등으로 2013. 4. 9. 다시 아나운서국으로 전보되어 이 사건 전보명령 이전까지 아나운서국에서 계속 근무한 사실, 그런데 피고는 2015. 10. 8. 이사회를 개최하여 피고의 구 인사규정 중 직종의 정의 및 명칭 등에 관한 규정인 제4조 제4호, 제6조, [별표 1] 직종분류표를 삭제하기로 하는 등으로 결의를 하여 피고의 구 인사규정을 위와 같이 개정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앞서 본 피고의 구 인사규정 내용 및 위 인정사실에 비추어 보면, 피고의 인사규정은 피고의 취업규칙의 하나라고 할 수 있고, 피고가 2015. 10. 12. 인사규정을 개정하여 직종에 관한 규정을 삭제하는 것으로 변경한 것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각 해당 직종에서 계속 근무하리라는 것을 기대하는 기존 근로자의 기득의 권리나 이익을 박탈하고 기존 근로자의 해당 직종을 고려함이 없이 전보 등 인사가 이루어 질 수 있다는 측면에서 기존 근로자에게 불이익하게 개정된 것이고, 피고의 방송업무의 특성 및 구 인사규정에서 직종분류 규정을 둔 취지 등에 비추어 보면 위 인사규정의 개정이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다고 보기도 어려운 이상, 피고가 피고의 구 인사규정을 위와 같이 변경함에 있어서 피고의 구 인사규정의 적용을 받고 있던 근로자의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의한 동의를 요하였다 할 것인데, 피고가 인사규정을 위와 같이 변경함에 있어 피고의 구 인사규정의 적용을 받고 있던 근로자의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의한 동의를 받았음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 따라서 직종분류에 대하여 피고의 구 인사규정의 적용을 받고 있던 근로자인 원고에 대하여는 위 변경된 인사규정은 적용되지 아니하고 피고의 구 인사규정이 적용된다 할 것이다.

2)

다음으로 이 사건 전보발령의 업무상 필요성에 관하여 본다.

을 제11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근래 종합편성방송, 뉴미디어의 광고수입은 꾸준히 증가하는 반면 피고를 포함한 D의 광고수입이 해를 거듭할수록 감소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기존에 광고수입에 대한 의존도가 상당히 높은 피고가 새로운 수익사업의 개발 등을 통하여 신성장동력을 확보할 필요성이 있었음을 부인할 수 없으므로, 피고가 종래의 전통적인 사업에서 벗어나 새로운 수익모델을 발굴하기 위해 조직개편을 통해 새로운 부서를 설치한 것이 불필요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위에서 본 사실관계, 갑 제43, 45, 47호증, 갑 제44호증의 1 내지 3, 갑 제46호증의 1 내지 5, 을 제7, 9, 12, 43호증, 을 제35호증의 1 내지 3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아래의 여러 사정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가 2015. 10. 27. 원고를 신사업개발센터로 전보발령한 것이 업무상 필요에 따른 합리적인 인사였다고 보기 어렵다.

①

이 사건 전보발령 당시 원고에게 적용되는 피고의 구 인사규정에서 기자, PD, 아나운서, 방송경영 등으로 직종을 구분하였고, 피고가 종래 직원채용에 있어서 그 모집과 전형을 인사규정에서 정한 직종별로 구분하여 절차를 진행하고 담당 직무에 필요한 전문지식을 측정하는 공개경쟁시험을 거쳤는데, 원고도 위와 같은 채용과정을 거쳐 피고에 아나운서로 입사하였고 그 이후 약 17년간 아나운서로서의 업무경력을 쌓던 중, 이 사건 파업 직후부터 불과 약 8개월 동안 무려 4회에 걸쳐 원고와 사전협의 등을 거치지 않고 피고에 의해 일방적으로 이루어진 전보명령을 받아 타 부서에서 아나운서 업무와 그다지 관련성이 있다고 보기 어려운 업무를 수행하다가 위 가처분결정 등을 통해서 2013. 4. 9. 비로소 다시 아나운서국으로 전보되어 아나운서로서의 업무경력을 쌓게 되었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

②

피고의 직제규정에 따른 부서는 편성제작본부, 보도본부, 드라마본부, 예능본부, 방송인프라본부, 미디어사업본부 등으로 크게 분류되고, 아나운서국이 소속된 편성제작본부는 다시 뉴미디어포맷개발센터, 편성국, 콘텐츠제작국, 아나운서국, 시사제작국, 라디오국 등이 속해 있으며, 피고가 이 사건 전보발령으로 원고를 전보한 신사업개발센터는 미디어사업본부에 속해 있어 원고의 해당 직종인 아나운서나 그 유사직종에 속한다고 하기 어려워, 이 사건 전보발령은 원고의 직종을 변경 내지 그에 준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③

신사업개발센터는 2014. 10. 27.경 신설된 부서인데 피고 직제규칙에는 신사업개발센터의 업무분장으로 단지 '신규사업 개발'이라고 되어 있을 뿐 실제 수행하는 업무분장에 대한 구체적인 기재가 없다. 또한 피고는 신사업개발센터라는 새로운 부서를 설치하고, 위 부서로 일반직원 뿐만 아니라 PD, 기자들 등 전문직종의 근로자들을 전보하였으나, 전보 당시 신사업개발센터 사무실에는 책상과 의자만 놓여있을 뿐 집기조차 제대로 갖추어져 있지 않았으며, 소속 부서원들은 물론 그 장마저 수행할 업무의 내용에 대해서 전혀 아는 바가 없었다. 이런 점에 비추어 보면, 신사업개발센터의 설치가 피고가 주장하는 바와 같은 경영난 타개를 위한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필요에서 이루어진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④

신사업개발센터의 2015년 주요 수행업무는 ㉠ E, ㉡ F, ㉢ G, ㉣ H 등이었다. 원고는 이 사건 전보발령으로 신사업개발센터에서 근무하면서 다른 직원들과 함께 스케이트장에서 이용객들의 안전 등을 관리하는 현장업무를 순번을 정하여 담당하였고, B 드라마 포스터 이미지를 활용한 마스크팩 판매, B의 각종 프로그램에 나온 지역별 맛집을 소개하는 만화책 출간, B 주간 연예뉴스 프로그램을 활용한 한류연예정보지 제작배포 등의 사업제안을 하였다. 이와 같은 신사업개발센터의 수행업무 및 원고가 담당한 업무내용은 원고가 아나운서로서 쌓아온 전문성 및 경력과의 관련이 낮아 보여피고의 구 인사규정 제20조에서 정한 보직 및 전보의 원칙에 부합한다고 보기 어렵다.

⑤

피고가 이 사건 전보발령 전에 신사업개발센터의 업무능률을 높이거나 노동력의 적정한 배치를 위해 사전에 희망자를 물색하는 등의 조치를 취한 것으로 보이지 않고, 신사업개발센터에 업무상 특히 아나운서 경력이 있는 근로자를 배치해야 할 필요성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라.

원고의 불이익

앞서 본 사실 및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보태어 보면, 이 사건 전보발령 전후 원고의 신분은 인사규정 제5조 제1항 소정의 일반직 직원에 해당하는 사실, 또한 이 사건 전보발령 전후 근무지는 모두 서울인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전보발령 전후를 비교하였을 때 원고의 직급 및 급여, 근무지면에서 불이익이 발생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그러나 전보발령의 정당성을 판단함에 있어서 고려되어야 할 원고의 불이익에는 위와 같은 생활상의 불이익 외에 업무상의 불이익도 포함되어야 할 것인데, 원고는 앞서 본 바와 같이 직종별로 구분된 모집과 전형절차를 거쳐 아나운서로 피고에 입사한 이래 앞서 본 바와 같이 불과 8개월이라는 단기간에 무려 4차례에 걸쳐 그다지 합리성이 있다고 보기 어려운 피고의 전보발령을 통해서 아나운서국이나 그 유사 부서가 아닌 다른 본부의 부서에서 근무하였던 것을 제외하고 거의 계속 아나운서로 근무하였고, 원고의 위와 같은 업무경력 및 특히 원고가 위 전보명령 효력정지가처분 결정 등을 통해서 다시 아나운서국으로 전보되어 근무하게 된 사정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로서는 이 사건 전보발령 당시 자신이 아나운서로 계속 근무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었던 것으로 볼 수 있는 점, 이와 같은 상황에서 이 사건 전보발령으로 원고의 아나운서로서의 경력이 또다시 단절되고 원고의 능력과 욕구가 반영되지 아니한 거의 새로운 업무를 수행하도록 지시받게 된 점 및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전보발령에 업무상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려운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전보명령으로 인한 원고의 업무상 불이익이 상당히 크다고 할 수 있다.

마.

피고의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의 준수의무 유무 등

앞서 본 바에 의하면, 이 사건 전보발령은 직종 변경 내지 그에 준할 정도의 주요한 인사이동에 해당하고, 이 사건 전보발령의 업무상의 필요성과 그에 따른 원고의 업무상 불이익을 비교·교량하면, 이 사건 전보발령은 업무상 필요성보다 그에 따른 원고의 불이익이 크다고 볼 수 있으므로, 피고는 이 사건 전보발령을 함에 있어 원고와 사전협의 등 이 사건 전보명령 등의 과정에서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거쳐야 할 의무가 있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피고가 이 사건 전보발령과 관련하여 원고와 사전협의를 하는 등의 절차를 거쳤음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가 이 사건 전보발령을 함에 있어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의무를 준수하였다고 할 수 없다.

바.

소결

앞서 본 이 사건 전보발령의 업무상의 필요성 정도, 원고의 업무상 불이익 및 이 사건 전보발령에 있어서의 피고의 절차위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이 사건 전보발령은 피고가 정당한 이유 없이 인사권을 남용한 경우에 해당하여 위법하고, 그 위법의 정도가 중대·명백하여 무효라고 봄이 타당하다. 또한 피고가 이 사건 전보발령의 효력을 다투고 있는 이상, 원고로서는 이 사건 전보발령의 무효 확인을 구할 이익이 있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행순(재판장) 김윤희 정기종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