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인정사실
피고는 1954. 8. 20. 설립되어 상시 근로자 약 394명을 고용하여 여객자동차 운수업 등을 영위하는 법인이고, 원고는 2003. 7. 16.자로 피고 회사에 입사하여 피고 회사 C사업소의 D 노선 시내버스 운전기사로 재직하여 왔다.
원고는 2014. 8. 12. 퇴근하던 중 음주운전 승용차량에 치이는 교통사고를 당하여 2014. 8. 13.부터 2014. 11. 10.까지 휴직계를 제출하고 2014. 11. 11.자로 피고 회사에 복직하였는데, 피고는 2014. 11. 24. 원고에게 휴직일이 60일 이상이었으므로 2014. 12. 2.부터 예비운행사원으로 근무하라는 통보(이하 '이 사건 전환배치 통보'라 한다)를 하였다.
원고는 이에 반발하여 2014. 12. 2.부터 승무를 거부하였고, 피고는 승무거부를 이유로 아래 표와 같이 3회에 걸쳐 원고에게 징계처분을 내렸다.
원고는 위 다.항 징계기간이 끝난 후인 2015. 9. 9.부터도 계속 승무를 거부하였고, 피고는 이를 이유로 2015. 11. 13. 징계위원회를 개최하여 2015. 11. 16.자로 원고를 징계해고(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한다)하기로 의결하였다.
피고 회사의 취업규칙(이하 '이 사건 취업규칙'이라 한다) 중 관련된 규정은 다음과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3 내지 8호증, 을 제1, 4 내지 8, 12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의 주장
이 사건 전환배치 통보는 원고에 대한 고정근무사원에서 예비근무사원으로의 전환배치이고, 피고 회사 취업규칙 제59조의3 제1항 제1호, 제61조, 제8조 제3항 제3호를 보면 이와 같은 전환배치는 징계처분임을 명시하고 있으며, 예비근무사원으로의 배치는 회사 내에서 징계처분의 일종으로 인식하고 있고, 피고 역시 서울고등법원 2010나25317 전직명령무효확인 사건에서 '예비운전자로 배치전환을 징계를 하지 아니하고는 할 수도 없는 것입니다'라고 주장한 바 있으므로, 이 사건 전환배치 통보는 그 실질이 '강등'과 동일한 징계에 해당한다. 그런데 피고가 원고에게 이 사건 전환배치 통보를 하기로 결정한 인사위원회는 징계를 위한 인사위원회의 구성원 요건을 갖추지 못하였고, 원고에 대한 사전통지를 흠결하는 등의 절차적 하자사유가 있으므로, 이 사건 전환배치 통보는 위법하다. 또한 이 사건 해고는 이 사건 취업규칙상 징계위원회에서 노동조합지부장이 참석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원고가 소속된 노동조합에 통보를 하지 않고 원고를 징계해고 하였으므로 절차상 하자가 있고, 위법한 징계인 전환배치 통보에 불응하였다는 것을 이유로 해고한 것이므로 그 내용에도 하자가 있으며, ① 원고가 문제된 기간 중에 매일 출근하였다는 점, ② 피고는 원고와 상호 협의하여 합리적인 해결책을 찾고자 하는 노력 없이 업무지시를 거부하였다는 이유로 징계만 반복하였다는 점, ③ 원고가 피고 회사에 입사 이후 10여년간 성실히 근무하였다는 점, ④ 원고의 가정은 이 사건 해고로 인하여 심각한 경제적, 정신적 어려움에 처하였다는 점에 비추어 징계재량권을 일탈, 남용한 것으로서 무효이다.
설사 이 사건 전환배치 통보가 징계가 아닌 단순한 전보처분이라 하더라도, ① 원고가 휴직을 하게 된 것은 원고의 과실 없이 사고를 당했기 때문이고, 원고가 휴직 이후 원래 운행하던 고정차량을 배차받아 약 20여일 간 정상적으로 운행하였다는 점을 보면 고정근무사원으로 근무하는 것이 불가능한 경우도 아니었으므로 이 사건 전환배치 통보의 업무상 필요성이 존재하지 아니하며, ② 고정근무사원에 비해 예비근무사원은 자신의 근무시간에 대하여 예견하기 어렵고, 고정된 휴무일을 보장받지 못하며, 차량이 매일 바뀌어 저상버스나 수동기어 차량 등을 매일 다르게 배차받을 수 있어 원고의 생활상 불이익은 적지 아니하고, ③ 피고 직원인 소외 E, F의 경우 원고와 같이 60일 이상의 휴직을 한 후 업무로 복귀하였지만, E은 예비근무사원으로 배치되지 아니하였고, F는 예비근무사원이 아닌 '유동사원'으로 배치되었는데, 유동사원은 오히려 고정근무사원보다 대우가 좋은 자리이므로 원고에 대하여만 예비근무사원으로 근무하도록 하는 것은 형평에 반하며, ④ 원고는 2014. 11. 24.경 피고 직원인 G로부터 갑작스럽게 구두로 이 사건 전환배치 통보를 전달받았는바, 이는 신의칙상 요구되는 최소한의 절차도 거치지 않은 것이므로 이 사건 전환배치 통보는 업무상 필요성이 없는데도 정당한 이유 없이 원고에게만 불이익이 가하여지는 인사조치로서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에 위반되어 무효이고, 원고가 이에 응하지 아니한 것을 이유로 한 후행 징계 및 이 사건 해고 또한 앞에서 든 사유에 비추어 위법하여 무효이다.
따라서 피고를 상대로 이 사건 해고의 무효확인을 구하고, 2014. 12. 2.부터 2015. 1. 31.까지의 미지급임금 7,090,445원, 2015. 2. 1.부터 2016. 1. 31.까지의 미지급임금 44,766,756원, 2016. 2. 1.부터 2016. 4. 30.까지의 미지급임금 11,560,044원 합계 63,417,245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과 2016. 5. 1부터 복직시까지 월 3,853,348원의 비율에 의한 임금의 지급을 구한다.
판단
이 사건 전환배치 통보의 법적 성질
이 사건 취업규칙 제59조의3에서 징계종류로 징계해고, 출근정지, 감급, 견책을 두고 있으며, 견책으로 시말서 또는 예비운행사원 전환배치의 방법을 정하고 있으나, 한편 이 사건 취업규칙 제8조 3.항 (1)에서는 위와 같이 징계처분을 받은 자에 대한 예비운행사원 전환배치와는 별도로 계속해서 60일 이상 정상근무를 하지 아니한 자에 대하여도 예비운행사원근무를 명할 수 있다고 정한 사실은 앞에서 인정한 바와 같은바, 휴직 등의 사유로 장기간 정상근무를 하지 아니한 경우 다른 운행사원으로 하여금 고정차량을 운행하도록 하고, 휴직 등의 사유가 종료하여 다시 업무에 복귀하면 고정차량이 배치될 때까지 예비운행사원으로 근무하도록 하는 것은 여객자동차 운수업을 영위하는 피고 회사의 운영상 필요하다고 보일 뿐 부당하다고 보이지는 아니하므로, 원고에 대한 예비운행사원 전환배치는 징계적 성격의 조치라기보다는 그 근무형태만을 변경하는 전보처분으로서 징계위원회에서 징계절차를 거칠 필요는 없다고 보이고, 갑 제9, 15, 16호증의 각 기재는 위 인정에 방해가 되지 아니한다.
따라서 이 사건 전환배치 통보가 실질적으로 징계처분임을 전제로 한 원고의 위 주장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이 사건 전환배치 통보의 적법 여부
근로자에 대한 전직이나 전보처분은 근로자가 제공하여야 할 근로의 종류·내용·장소 등에 변경을 가져온다는 점에서 근로자에게 불이익한 처분이 될 수도 있으나,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권한에 속하므로 업무상 필요한 범위 안에서는 상당한 재량을 인정하여야 하고, 그것이 근로자에 대하여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휴직·정직·감봉 기타 징벌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에 위반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하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무효라고는 할 수 없고, 전직처분 등이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 내에 속하는지의 여부는 당해 전직처분 등의 업무상의 필요성과 전직에 따른 근로자의 생활상의 불이익을 비교·교량하고, 근로자가 속하는 노동조합(노동조합이 없으면 근로자 본인)과의 협의 등 그 전직처분을 하는 과정에서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거쳤는지 여부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결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09. 4. 23. 선고 2007두20157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전환배치 통보로 인하여 원고가 예비운행사원으로 근무하게 되더라도, 근무지나 운행 노선이 변경되지는 않는 점, 근무일수, 근무시간, 급여 등이 고정운행사원과 동일한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고, 이 사건 취업규칙 제8조 제4항에서 예비운행사원으로 배치전환을 받은 자가 차량 고정배치를 받을 수 있는 순위는 배치전환일로부터 1개월을 경과한 후 예비운행사원 중 입사순위에 따른다고 정하고 있음은 앞에서 인정한 바와 같은데, 을 제2, 9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예비운행사원이던 피고 회사의 근로자 중 비교적 입사 순위가 빠른 H은 2013. 6. 12. 입사하여 2015. 2월경 고정운행사원으로, I은 2014. 2. 1. 입사하여 2015. 2월경 고정운행사원으로 각 근무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원고가 2003. 7. 16. 피고 회사에 입사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원고가 2014. 12. 2.부터 예비운행사원으로 근무하였다면 그로부터 두 달이 되는 2015. 2월경에는 위 H, I보다 먼저 고정운행사원으로 다시 근무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 사건 전환배치 통보로 인한 원고의 생활상 불이익이 과도한 것이라고 인정할 수 없다.
그리고 갑 제9, 18, 19호증, 을 제10호증의 각 기재, 증인 J, K의 각 증언에 의하면, 피고 회사 직원인 E은 61일간 휴직하였으나 예비운행사원으로 전환배치되지 않은 사실, F는 84일간 휴직한 후 예비운행사원으로 전환배치되었다가 토요일, 일요일을 고정적으로 쉴 수 있는 소위 '유동기사'로 배치되었던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나, 한편 앞에서 든 증거에 의하면, 이 사건 취업규칙 제8조 3.항 (1)은 60일 이상 휴직한 사람에 대한 예비운행기사 전환배치 처분을 재량에 의하도록 하고 있는데, 인사위원회에서 E이 기준일인 60일에서 단 하루 더 휴직한 것에 불과하므로 그 점을 감안하여 그대로 고정운행기사로 두기로 결정한 사실, 소위 유동기사 역시 예비운행사원인 사실, 2004년경부터 현재까지 피고 회사에서 60일 이상 휴직한 자는 원고, E, F 이외에 없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피고가 행한 이 사건 전환배치 통보가 형평에 반한 것으로 단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전환배치 통보가 정당한 사유 없이 행하여진 것이고, 형평에 반하여 무효라는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이 사건 해고의 적법 여부
나아가 이 사건 해고의 적법여부에 관하여 보건대, 이 사건 취업규칙 제61조는 징계위원회 개최시 '노동조합지부장은 참석하여 의견을 개진할 수는 있으나, 의결권은 없다'라고 정하고 있고, 이 사건 해고를 위한 징계위원회에 노동조합지부장이 참석하지 않은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그러나 이 사건 취업규칙에 의하더라도 피고가 징계위원회 전에 노동조합지부장에게 징계위원회의 통지를 하여야 한다거나 노동조합지부장의 참석이 징계위원회가 적법하게 열리기 위한 요건은 아니므로, 이 사건 해고를 위한 징계위원회에 노동조합의 대표자가 참여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이 사건 해고가 절차적 요건을 구비하지 아니하여 무효라고 할 수 없다. 또한 원고가 이 사건 전환배치 통보 이후 이 사건 해고에 이르기까지 약 1년여간 지속하여 버스운행을 거부하고 있는 점, 버스운행 거부로 인하여 피고 회사로부터 3회에 걸쳐 총 80일간의 무급출근정지 처분을 받았던 점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고, 을 제4 내지 6, 12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가 버스운행을 거부하던 중에도 피고는 지속적으로 원고가 지정된 차량에 근무할 것을 독려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며, 피고의 이 사건 전환배치 통보가 적법함은 앞에서 본 바와 같고, 피고 회사는 여객자동차 운수업 등을 영위하는 법인으로서 직원에 대한 배차지시 및 그에 따른 직원의 운행업무는 근로계약에 따른 본질적인 내용이라 할 것인바, 원고가 수차에 걸쳐 피고의 운행지시를 거부함으로써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더 이상 계속할 수 없게 되었다 할 것이고, 이는 원고에게 귀책사유가 존재한다고 할 것다.
따라서 피고의 원고에 대한 이 사건 해고는 정당하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고, 이 사건 해고가 무효임을 전제로 하는 원고의 임금 청구에 관한 주장 역시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신헌석(재판장) 유혜주 최지헌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