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부지방법원판결

서울서부지방법원 2018. 7. 12. 선고 2017가합36215 판결

주문

1.

피고가 2016. 11. 21. 원고들에 대하여 한각 전보발령은 모두 무효임을 확인한다.

2.

피고는 원고 A에게 16,116,354원, 원고 B에게 30,181,732원 및 위 각 금원에 대하여 2017. 8. 24.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5%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3.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4.

제2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원고들과 피고의 관계 및 단체협약

(1)

피고는 증권매매업 등을 영위하는 증권회사이고, 원고 A은 D노동조합 증권업종본부 C지부(이하 '조합'이라 한다)의 지부장, 원고 B은 부지부장이다. 원고 A은 2006년 12월부터, 원고 B은 2011년 1월부터 각 노조 전임자의 지위에 있었다.

(2)

증권회사의 업무 분야는 일반적으로 리테일 영업직, 본사 영업직, 관리직으로 구분되고, 본사 영업직은 다시 기업금융(IB) 부문과 법인영업 부문으로 나뉜다. ① 리테일 영업직은 주로 개인 고객을 상대로 주식거래 중개 업무, 주식담보대출 업무 등을 담당한다. ② 본사 영업직 중 기업금융(IB) 부문은 유상증자, 회사채 발행 등 기업자금조달 업무를 담당하고, 법인영업 부문은 금융법인, 국민연금 등의 기관투자자를 상대로 주식 중개 업무를 담당한다. ③ 관리직은 인사, 회계, 준법감시, 감사, 일반 사무 등 회사에 대한 전반적인 관리 업무를 담당한다.

(3)

원고 A은 1994. 12. 28. 피고 회사 주식부에 입사한 이래 관리직인 자금부 회계팀, 감사팀, 경영지원팀 등에서 근무하였는데, 이 사건 노동조합 지부장이 되기 이전에는 경영지원팀 회계담당이었고, 원고 B은 미국공인회계사로서 관리직인 회계팀, 위험관리팀에서 근무하였는데, 이 사건 노동조합 부지부장이 되기 이전에는 위험관리팀 과장이었다.

(4)

조합은 2012. 4. 23.부터 파업에 돌입하였다가 1년 7개월 가량 후인 2013. 12. 2. 파업을 중단하고 업무에 복귀하였다. 피고는 조합이 파업 중이던 2013년 4월경 영업직 성과연동 연봉제(고정급을 월 200만 원으로 낮추고 성과급을 지급하는 형태)와 관리직 수당연봉제(매년 개별 임금협상을 통한 연봉 결정)로 임금체계를 변경하였다.

(5)

피고와 조합은 2013. 11. 28. 파업을 종료하면서 '회사와 조합은 임금협약에 따라 2013년 4월 회사가 실시한 영업직 성과연동 연봉제와 관리직 수당연봉제를 파업참여 조합원들에게 적용한다'는 내용이 포함된 노사합의를 하였고, 다음과 같은 내용의 단체협약 및 임금협약을 체결하였다(이하 '이 사건 단체협약' 및 '이 사건 임금협약'이라고 함).

나.

원고들에 대한 1차 발령

(1)

파업에서 복귀한 후 조합은 원고들을 파트타임 근로시간면제자로 지정하여 피고 회사에 통보하였고, 원고들은 1년 근로시간 2,000시간 중 각 1,000시간은 노동조합 업무를 수행하고 나머지 1,000시간에 대하여는 사내근로복지기금, 직원 고충처리/회계·세무 상담, 우리사주조합 위원회 관련 업무 등을 하였으며, 피고는 원고 A에게 관리직 2급 차장에 준하여 월 5,790,706원을, 원고 B에게 관리직 3급 과장에 준하여 월 5,225,644원을 지급하였다.

(2)

피고는 2014. 4. 18. 원고 A을 법인자산관리 1팀 수석으로, 원고 B을 기업개선팀 수석으로, 모두 영업직으로 변경하는 내용의 전보발령(이하 '1차 전보발령'이라고 함)을 하고 월 기본급 2,000,000원과 영업실적에 따른 성과급을 지급하였다(다만 피고는 원고들이 영업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명목으로 원고 A에게는 월 3,895,353원, 원고 B에게는 3,612,822원씩을 지급하였다).

다.

원고들의 가처분 신청 및 2차 전보발령

(1)

원고들은 서울서부지방법원 2014카합172호로 1차 전보발령에 대한 효력정지가 처분을 신청하여 2015. 1. 18. 인용결정을 받았다.

(2)

피고는 2015. 2. 16. 위 가처분 인용결정에 따라 원고들을 관리직인 고객지원팀으로 이동시키는 전보발령을 하였다(이하 '2차 전보발령'이라고 함). 피고는 2차 전보발령 후 원고들에게 월 4,000,000원의 정액 급여를 지급하였다.

라.

원고들의 소제기 및 이 사건 전보발령

(1)

원고들은 서울서부지방법원 2015가단10144호로 피고를 상대로 ① 1차 전보발령의 무효확인 및 ② 1차 전보발령 이후 임금으로 받은 금액과 이전에 받던 관리직 직급에 해당하는 월급 사이의 차액을 구하는 임금 등 청구의 소를 제기하였고, 2016. 9. 27. 위 사건의 1심은 ① 2차 전보발령에 의하여 그 확인의 이익이 소멸하였다는 이유로 1차 전보발령 무효확인청구를 각하하고, ② 임금 청구 중 2차 전보발령 이후의 임금 차액 청구부분만을 인용하는 일부 승소판결을 선고하였고, 이에 대한 쌍방의 항소가 기각되어 위 1심 판결은 확정되었다(위 법원 2016나37857호).

(2)

피고는 위 1심 판결에 대한 항소심 계속 중인 2016. 11. 21. 본사 영업직 중 법인영업 부문인 대체중개팀을 신설하고 관리직으로 고객지원팀에서 근무하던 원고들을 위 대체중개팀으로 발령하여 피고가 임의로 정한 400만 원의 정액 급여를 지급하였다(이하 '이 사건 전보발령'이라고 함).

[인정근거] : 다툼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12호증의 각 기재(각 가지번호 포함),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 주장의 요지

가.

원고들 주장의 요지

(1)

이 사건 전보발령은 업무상 필요가 인정되지 아니하고 원고들에게 상당한 불이익을 가하는 것으로서 사전 협의절차도 거치지 아니한 발령이어서 무효이다.

(2)

이 사건 임금협약에서는 관리직의 직급별 연봉에 관하여 새로운 임금체계가 적용되기까지 기존 임금체계를 유지한다고 정하였고, 이에 따라 원고들에게는 관리직 직급에서 지급받던 기존 임금체계가 적용되어야 하므로, 피고는 원고들에게 2016년 4월부터 2017년 7월까지 원고들에게 적용되어야 하는 각 임금과 원고들이 지급받은 400만 원과의 차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고, 이는 별지와 같이 계산된다(원고 A 16,116,354원, 원고 B 30,181,732원).

나.

피고 주장의 요지

(1)

이 사건 전보발령은 피고의 업무상 필요 따라 사용자의 재량 범위 내에서 이루어진 정당한 인사권의 행사로서 유효하다.

(2)

이 사건 임금협약 제13조 별표1은 이 사건 임금협약 당시 관리직의 연봉을 잠정적으로 정하는 기준에 불과하여 제2차 전보발령에 의하여 관리직이 된 원고들에게 적용될 여지가 없고, 피고는 연봉협상을 거부하는 원고들에게 적정한 급여를 책정하여지급하였으므로 기존에 원고들이 받던 임금과의 차액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3.

판단

가.

이 사건 전보발령의 효력에 대한 판단

(1)

관련법리

근로자에 대한 전직이나 전보처분은 근로자가 제공하여야 할 근로의 종류·내용·장소 등에 변경을 가져온다는 점에서 근로자에게 불이익한 처분이 될 수도 있으나,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권한에 속하므로 업무상 필요한 범위 안에서는 상당한 재량을 인정하여야 하고, 그것이 근로자에 대하여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휴직·정직·감봉 기타 징벌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근로기준법 제30조 제1항에 위배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하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무효라고는 할 수 없고, 전직처분 등이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 내에 속하는지의 여부는 당해 전직처분 등의 업무상의 필요성과 전직에 따른 근로자의 생활상의 불이익을 비교·교량하고, 근로자가 속하는 노동조합(노동조합이 없으면 근로자 본인)과의 협의 등 그 전직처분을 하는 과정에서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거쳤는지 여부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결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09. 4. 23. 선고 2007두20157 판결 등 참조).

(2)

판단

갑 제13 내지 25호증, 을 제1, 2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원고들을 영업직으로 전환시킨 이 사건 전보발령은 피고의 인사권 범위 내에 속하는 정당한 처분이 아니라 인사권의 남용에 해당하는 것으로서 무효라고 봄이 타당하다.

(가)

피고가 2010년부터 2014년까지 5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였고 이 사건 파업 이전 11개의 점포를 3개 점포로 통폐합하였으며 근로자 수도 205명에서 149명으로 줄어든 사실(2018년 4월 기준으로는 128명이다)이 인정되기는 한다. 그러나, 피고는 2002년 이후 총 7회에 걸쳐 유상감자를 하여 그 감자금액이 3,757억 원에 달하고, 담보를 제공받는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채 2010년 12월경부터 2012년 10월경까지 53회에 걸쳐 주식회사 E의 기업어음 합계 1,245억 원 상당을 매입하였고 주식회사 E은 그 자금으로 피고의 모회사인 주식회사 F에 433억 여원을 대출한 바 있다. 또한 피고는 주식회사 F 금융그룹 계열사들의 인사·총무 및 노무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회사인 주식회사 G로부터 H빌딩을 월세로 임차하고 있다가 이를 주식회사 G와의 합의 하에 전세로 전환하면서 전세금 합계 58억 원을 주식회사 G에 지급하여 주식회사 G가 위 자금 중 대부분을 주식회사 F에 대여한 사실도 있다. 위와 같이 피고의 경영상 판단에 의한 유상감자와 신용위험을 동반한 계열사간 자본거래가 상당하였던 점, 피고는당기순손실이 지속되다가 2015년도에 34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기도 한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의 점포 통폐합과 근로자수 감소가 단순히 증권업계의 불황에 따른 시장 변화 때문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나)

피고는 여러 장외주식(비상장주식) 거래 분야에서 수년간 가장 두각을 나타내는 실적을 보여 왔기 때문에 회사 차원에서 장외주식 거래를 특화·전문화하기 위한 전략적 판단 하에 대체중개팀을 신설하고 원고들을 발령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상당기간 관리직 업무만을 하였던 원고들이 그와 같은 전략적 목적의 대체중개팀에 적합한 직원이라고는 도저히 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피고가 원고들에게 대체중개팀 업무와 관련된 교육을 실시한 바도 없다.

(다)

원고들은 '피고의 관리직 22명 중 비조합원이거나 파업을 거치면서 노조를 탈퇴한 직원은 관리직에 그대로 근무하고 있으나 파업에 참여한 조합원들은 2016년 5월경부터 2017년 9월경까지 사이에 모두 영업직 발령을 받았다'고 주장하며 관리직 직원의 현황을 구체적으로 특정하고 있는데, 피고는 이에 대하여 별다른 반박을 하지 못하고 있다. 위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전보발령이 업무상의 필요에 따른 것이라는 점을 인정하기 부족하다.

(라)

피고는 1차 발령에 대한 원고들의 소송이 확정되기도 전에 다시 이 사건 발령을 하였고, 피고의 일련의 전보발령에 따라 원고들 업무의 내용 및 임금의 구성항목, 계산방법 등이 변경되어 원고들의 임금이 감소하였는바 이 사건 전보발령으로 원고들에 대한 생활상의 불이익이 상당하다고 인정된다.

(마)

이 사건 단체협약 제20조는 '회사는 조합의 전임자 및 임원에 대한 이동 등의 인사발령에 관해서는 조합과 협의를 하여야 하며, 조합활동에 지장을 주지 않는 범위 내에서 한다'고 규정하고 있음에도, 피고는 이 사건 전보발령 이전에 조합의 간부인 원고들과 별다른 협의를 진행한 바 없다.

(3)

소결

따라서 이 사건 전보발령은 무효라고 할 것이고, 피고가 이 사건 전보발령의 효력을 다투고 있으므로 원고들로서는 이 사건 전보발령의 무효확인을 구할 이익이 있다.

나.

임금차액 청구에 대한 판단

(1)

청구원인에 대한 판단

이 사건 임금협약에서 관리직의 직급별 연봉에 관하여 새로운 임금체계가 적용되기까지 기존 임금체계를 유지한다고 정하고 있는 점과 기존 임금체계상 원고 A은 관리직 2급 차장(월 5,790,706원), 원고 B은 관리직 3급 과장(월 5,225,644원)의 각 직급에 해당되는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런데 피고는 원고들과의 새로운 연봉협상 없이 2차 전보발령 이후 원고들에게 각 월 4,000,000원씩의 정액 급여만을 지급하여 왔으므로, 피고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별지와 같이 계산된 원고들이 구하는 2016년 4월부터 2017년 7월까지의 미지급 임금 차액 합계금액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피고 주장에 대한 판단

피고는 원고들이 2차 전보발령 이후 연봉결정에 관한 협의권 내지 동의권 남용으로 연봉협상에 불응하여 피고가 적정하다고 인정하는 400만 원을 지급하고 있는 것이므로 피고가 원고들에게 임금 차액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연봉협상은 쌍방 협의에 의한 것이므로 협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이를 일방의 권리남용이라고 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원고들이 오직 피고에게 고통을 주고 손해를 입힐 목적에서 원고들에게 아무런 이익이 없음에도 협의를 거부하고 있다고 볼 만한 증거도 없다. 따라서 피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3)

소결

따라서 피고는 원고 A에게 16,116,354원, 원고 B에게 30,181,732원 및 각 이에 대한 지급의무발생일 이후로서 원고들이 구하는 소장부본 송달 다음날인 2017. 8. 24.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우라옥(재판장) 홍예연 이기웅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