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가 2017. 1. 12. 원고에게 한 전보발령은 무효임을 확인한다.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원고와 피고의 관계
피고는 증권매매업 등을 영위하는 증권회사이고, 원고는 1995년경 피고에 입사하여 근무하던 근로자로서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증권업종본부 B지부(이하 '노동조합'이라고 함)의 조합원이다.
증권회사의 업무 분야는 일반적으로 리테일 영업직, 본사 영업직, 관리직으로 구분되고, 본사 영업직은 다시 기업금융(IB) 부문과 법인영업 부문으로 나뉜다. ① 리테일 영업직은 주로 개인 고객을 상대로 주식거래 중개 업무, 주식담보대출 업무 등을 담당한다. ② 본사 영업직 중 기업금융(IB) 부문은 기업들이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증권을 발행할 때 기업들과 투자자의 중개 역할을 하면서 투자와 관련된 각종 지원·서비스를 제공하는 업무를 담당하고, 법인영업 부문은 금융법인, 국민연금 등의 기관투자자를 상대로 주식 중개 업무를 담당한다. ③ 관리직은 인사, 회계, 준법감시, 감사, 일반사무 등 회사에 대한 전반적인 관리 업무를 담당한다.
원고는 입사 이후 초기 2년간 리테일 영업을 담당한 이후로는 줄곧 기획, 마케팅, 감사팀, 자금팀 등에서 관리직으로 근무하였다.
노동조합의 파업과 피고의 불법대체인력 채용 및 임금체계 변경
피고와 노동조합은 2010년과 2011년 단체협약 체결을 위하여 수차례 교섭을 진행하였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하였다. 노동조합은 2012. 4. 23. 전면파업(이하 '이 사건 파업'이라고 함)에 돌입하였고, 원고도 이 사건 파업에 참가하였다.
피고는 원고가 자금팀에 근무하다가 자금팀의 C 등과 함께 이 사건 파업에 참여하자 2012. 5. 12. 소외 D, E을 자금팀 수석 및 차석으로 채용하였고, 위 D과 E이 2012. 8. 24. 퇴사하자 F를 2012. 8. 28. 자금팀 수석으로 신규채용하였다. 피고의 전 대표이사 G은 위와 같은 일련의 채용이 쟁의행위에 참가한 원고와 C의 불법대체인력 채용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서울고등법원으로부터 2014. 10. 31.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위반죄의 유죄판결을 선고받았고 이에 대한 G의 상고가 2017. 4. 26. 기각되어 위 고등법원 판결은 확정되었다(2014노597호, 2014도15377호).
피고는 이 사건 파업 중이던 2013년 4월경 리테일 영업직 직원의 임금체계를 고정급 체계에서 성과연봉제(고정급을 월 200만 원으로 낮추고 성과급을 지급하는 형태)로 변경하였다.
피고와 노동조합은 2013. 11. 28. 이 사건 파업을 종료하기로 합의하면서 이 사건 파업 이전에 관리직 또는 정규직 영업직으로 근무하던 근로자가 리테일 영업직으로 전환하여 성과연봉제의 적용을 받는 경우(종전에 리테일 영업직으로 근무하던 근로자가 고정급에서 성과연봉제로 전환하는 경우 포함), 잔여 정년연수에 따라 최저 1,000만 원에서 최고 4,000만 원까지의 전환금(이하 '전환보상금'이라고 함)을 1회 지급받는 것으로 합의하였다.
원고에 대한 1차 전보발령 및 이에 대한 무효확인판결의 확정
피고는 2013. 12. 9. 파업에서 복귀한 조합원 52명 중 원고를 비롯한 30명을기업개선팀으로 전보발령하였고, 2014. 3. 28. 법인자산관리 1, 2, 3, 4 팀을 신설한 후 2014. 4. 1. 원고를 비롯한 14명을 다시 위 신설 법인자산관리직으로 전보발령하였다(이하 위 두 차례 전보발령을 합하여 '1차 전보발령'이라고 함).
원고를 비롯한 근로자들은 서울서부지방법원 2014가합5364호로 1차 전보발령의 무효확인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고, 위 법원은 2015. 7. 2. 피고의 원고에 대한 1차 전보발령에 관하여 '리테일 영업직 또는 관리직으로만 근무하였던 근로자들을 성과를 내기 어려운 법인 영업을 수행하는 법인자산관리직으로 발령하여 업무상 필요성보다 근로자들의 생활상의 불이익이 훨씬 중대하고, 전보발령 과정에서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거치지 않은 점 등에 비추어 인사권의 남용으로서 무효'라고 판단하였으며 이에 대한 피고의 항소 및 상고가 기각되어 위 1심 판결은 2017. 2. 3. 확정되었다(서울고등법원 2015나2043064, 대법원 2016다264044).
원고에 대한 2차 및 3차 전보발령
피고는 1심 판결 선고 직후인 2015. 7. 17. 원고를 관리직인 고객지원팀으로 전보발령 하였고(이하 '2차 전보발령' 이라고 함), 2017. 1. 12. 원고를 다시 전략영업3팀(IB영업)으로 전보발령 하였다(이하 '이 사건 전보발령'이라고 함).
원고가 이 사건 전보발령에 대하여 2017. 2. 9. 이 법원 2017카합50054호로 전보발령효력정지가처분 신청을 하여 2017. 6. 19. 인용결정을 받았으나 피고는 위 가처분결정의 취지에 따르지 않은 채 원고를 전략영업3팀이 통합된 전략영업1팀에서 근무시키고 있다.
원고는 이 사건 전보발령 전 피고가 정한 매월 400만 원씩의 급여를 지급받았고 이 사건 전보발령 후 임금 보전기간이었던 최초 3개월 동안 400만 원을 지급받았으며 이후부터 현재까지는 매월 200만 원씩을 지급받고 있다.
당사자 주장의 요지
원고 주장의 요지
피고는 원고에 대한 1차 전보발령 무효확인판결이 확정되기도 전에 원고를 전혀생소한 기업금융부문 부서인 전략영업3팀으로 전보하였는바, 이는 업무상 필요가 인정되지 아니하고 원고에게 상당한 불이익을 가하는 것으로서 피고의 인사권을 남용한 전보발령이므로 무효이다.
피고 주장의 요지
피고는 증권업계 불황에 다른 시장변화로 금융투자부문의 적자가 지속되어 2016년 10월경 주식담보대출, 장외주식중개, IB부문에 추가로 인력을 배치하는 내용의 '금융투자부문 개편안'을 마련하여 전략영업3팀을 신설한 것이고, 원고의 경력, 직급, 능력 등을 고려하여 원고를 전략영업3팀의 수석으로 전보발령한 것으로서, 이는 피고의 업무상 필요에 따라 사용자의 재량 범위 내에서 이루어진 정당한 인사권의 행사로서 유효하다.
판단
관련법리
근로자에 대한 전직이나 전보처분은 근로자가 제공하여야 할 근로의 종류·내용·장소 등에 변경을 가져온다는 점에서 근로자에게 불이익한 처분이 될 수도 있으나,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권한에 속하므로 업무상 필요한 범위 안에서는 상당한 재량을 인정하여야 하고, 그것이 근로자에 대하여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휴직·정직·감봉 기타 징벌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근로기준법 제30조 제1항에 위배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하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무효라고는 할 수 없고, 전직처분 등이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 내에 속하는지의 여부는 당해 전직처분 등의 업무상의 필요성과 전직에 따른 근로자의 생활상의 불이익을 비교·교량하고, 근로자가 속하는 노동조합(노동조합이 없으면 근로자 본인)과의 협의 등 그 전직처분을 하는 과정에서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거쳤는지 여부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결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09. 4. 23. 선고 2007두20157 판결 등 참조).
판단
갑 제14 내지 18호증, 갑 제20, 21, 27 내지 32호증(각 가지번호 포함), 을 제8, 13, 22, 28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가 원고를 전략영업3팀으로 전보한 이 사건 전보발령은 피고의 인사권 범위 내에 속하는 정당한 처분이 아니라 인사권의 남용에 해당하는 것으로서 무효라고 봄이 타당하다.
피고가 2010년부터 2014년까지 5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였고 이 사건 파업 이전 11개의 점포를 3개 점포로 통폐합하였으며 근로자 수도 209명에서 157명으로 줄어든 사실(2018. 4. 18. 기준 127명)이 인정되기는 한다. 그러나, 피고는 2002년 이후 총 7회에 걸쳐 유상감자를 하여 그 감자금액이 3,757억 원에 달하고, 담보를 제공받는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채 2010년 12월경부터 2012년 10월경까지 53회에 걸쳐 주식회사 H의 기업어음 합계 1,245억 원 상당을 매입하였고 주식회사 H은 그 자금으로 피고의 모회사인 주식회사 I에 433억 여원을 대출한 바 있다. 또한 피고는 주식회사 I 금융그룹 계열사들의 인사·총무 및 노무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회사인 주식회사 노마즈로부터 J빌딩을 월세로 임차하고 있다가 이를 주식회사 노마즈와의 합의 하에 전세로 전환하면서 전세금 합계 58억 원을 주식회사 노마즈에 지급하여 주식회사 노마즈가 위 자금 중 대부분을 주식회사 I에 대여한 사실도 있다. 위와 같이 피고의 경영상 판단에 의한 유상감자와 신용위험을 동반한 계열사간 자본거래가 상당하였던 점, 피고는 당기 순손실이 지속되다가 2015년도에 34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기도 한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의 점포 통폐합과 근로자수 감소가 단순히 증권업계의 불황에 따른 시장 변화 때문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피고는 IB부문을 전문화하려는 노력을 계속 경주하여 왔고 그 일환으로 2016년 10월경 금융투자부문 개편안을 마련하여 IB를 강화하고 해당 부문에 인력을 추가 배치하고자 하는 취지에서 전략영업3팀을 신설하고 원고를 전략영업3팀으로 배치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① 2016. 10. 31.자 등기임원 간담회 회의내용에 의하면 'IB부문 강화 : IB시장은 장외주식이나 담보대출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활성화되었으므로, 추가인력 배치는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접근'이라고 기재되어 있어 당시로서는 IB부문의 팀 신설을 구체적인 과제로 확정하고 있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원고가 발령을 받기 하루 전인 2017. 1. 11. 전략영업3팀이 전격적으로 신설된 점, ② 피고 주장에 따르더라도 위와 같은 팀의 신설은 피고의 종전 계획에 의한 것이라기보다 피고가 퇴사의사(계약해지)를 타진하던 직원 K, L의 요청에 의한 것이라는 것인데, 그와 같이 팀 신설의 중요한 동기를 제공하였다는 L는 오히려 2017. 9. 18. 퇴사하였고 K과 원고는 이 사건 전보발령 이후 별다른 실적을 내지 못하고 있는 점, ③ 피고는 기업금융 부문 경력이 없는 원고나 전략영업3팀의 팀원들에게 기업금융 부문과 관련한 교육을 실시한바도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전략영업3팀 신설이 피고의 전략적 판단에 따른 업무상 필요에 의한 것이라는 점을 납득하기가 어렵다.
설령 피고가 팀을 신설하여 새로운 수익 창출의 가능성을 기대하였다거나 K, L의 법인영업 업무경험을 토대로 기업금융 관련 거래를 하는 복합적 영역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략적 판단을 하여 팀을 신설한 것이었다고 하더라도, 사정이 그와 같다면 피고가 기업금융 부문에 전문경력직 채용을 지속하여 온 점에 비추어 볼 때 K, L를 이끌어 줄 전문경력직 직원을 함께 배치하여 팀을 구성하는 것이 합리적일 것임에도 피고는 기업금융이나 법인영업 경험이 전혀 없고 입사 초기 약간의 리테일 영업경험과 장기간의 관리직 경험밖에 없는 원고를 전략영업3팀에 수석으로 배치하였다.
피고는 원고가 이 사건 전보발령 전 담당하였던 고객지원팀 업무가 콜센터 전화응대와 같은 단순한 업무로서 오히려 원고의 경력이나 능력에 비하여 이와 같은 단순한 업무를 부여하는 것이 원고에 대한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할 소지가 있어 원고를 전략영업3팀으로 전보발령을 한 것이라고도 주장한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에 대한 1차 전보발령이 무효임을 확인하는 1심 판결이 선고되자 피고 스스로 원고를 고객지원팀으로 전보발령한 것이므로, 그것이 피고 주장과 같이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할 여지가 있다면 피고가 원고를 이 사건 파업 이전에 근무하던 관리직으로 복귀시키거나, 원고와의 성실한 협의를 거쳐 적재적소에 원고를 배치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할 것임에도 피고는 약간이나마 원고에게 경험이 있고 전환보상금을 받을 수도 있는 리테일 영업직도 아닌 전혀 경험이 없는 기업금융 부문에 배치하였다. 이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전보발령이 업무상의 필요에 따른 것이라는 점을 인정하기 부족하다.
피고는 1차 전보발령에 대한 무효확인판결이 확정되기도 전에 다시 이 사건 발령을 하였고, 이 사건 전보발령에 따라 원고의 업무내용 및 임금의 구성항목, 계산방법 등이 변경되어 원고의 임금이 감소하였으며 원고가 실적을 내기 어려운 구조가 지속되고 있다. 피고는 관리직에서 영업직으로 전환된 직원들이 상당한 성과급을 지급받고 있으므로 영업직으로의 전환이 곧바로 급여의 삭감으로 이어지는 것이 전혀 아니라는 취지로 주장하나 원고가 속한 전략영업3팀이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원고의 주장에 대하여는 객관적인 자료에 의한 반박을 하지 못하였다. 또한 피고는 조합원들과 비조합원들의 실질적인 구별이 인식될 정도의 자리배치 및 사무실 환경을 조성한 사실이 인정되고, 이 사건 전보발령은 조합원 대다수가 근무하는 4층으로 원고를 발령낸 것으로써 그와 같은 구별의 환경을 강화하는 인사조치로 봄이 타당한바, 위와 같은 사정들로 인한 원고의 경제적 불이익 및 생활상의 불이익이 상당하다고 인정된다.
피고는 이 사건 전보발령에 관하여 원고와 성실한 협의를 거쳤다고 주장하나, ① 피고가 2016년 10월경 원고에게 영업쪽 인사발령에 대한 의사타진을 하였을 당시 원고는 판결이 확정된 이후에 논의하는 것이 맞다는 의견을 피력하였음에도 피고는 이후 추가적인 설명이나 기업부문 팀 신설에 대한 협의 등이 전혀 없이 1차 전보발령 무효확인판결 확정 전에 이 사건 전보발령을 한 점, ② 원고가 근무하던 자금팀에 불법대체인력으로 채용되었던 F가 1차 전보발령 무효확인판결 확정 후 한달도 채 되지 아니한 2017. 2. 24. 퇴사하였고, 피고는 F의 해당업무직 채용을 위한 사내 모집공고를 하였으며 원고도 이에 지원을 하였는데, 당시는 원고가 이 사건 전보발령에 대한 효력정지가처분 신청을 한 후였음에도 피고는 F의 업무에 비조합원을 발령한 점, ③ 이후 원고에 대한 가처분결정이 인용되었음에도 피고는 원고의 업무에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점 등 이 사건 전보발령을 전후하여 피고가 보인 태도에 비추어 피고가 원고에게 이 사건 전보발령 직전에 발령사실을 통지한 것만으로는 원고와 신의칙상 요구되는 협의절차를 거친 것이라고는 도저히 보기 어렵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우라옥(재판장) 홍예연 이기웅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